[764] 오주괘나 오쇼젠이나 뭐가 달러?
작성일
2021-07-0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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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4] 오주괘나 오쇼젠이나 뭐가 달러?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참 오랜만에 한담의 문을 열어봅니다. 제주도의 여행기에 푹 빠져서 서너 달을 잘 놀았습니다. 문득 한담을 들여다 보니까 넉 달도 더 지났네요. 이제 여행에서 빠져나와서 겨우 정신을 차렸습니다. 하하~!
어제인가 봅니다. 지난 달에 타로카드를 공부한 제자가 카톡으로 문자를 보내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공부하시는 벗님께 약간이나마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네요. ^^
제자 : 스승님 바쁘지 않으신지요?
낭월 : 바빠도 안 바쁘지 무슨 일인지 말씀하셔봐.
제자 : 실은 저녁에 누굴 만나기로 했습니다.
낭월 : 그래? 만날 일이 있으면 만나야지. 그런데?
제자 : 오래 전부터 아는 부인인데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답니다.
낭월 : 아니, 벌서 공부하신 소문이 나신 건가? 축하해요~! ㅎㅎ
제자 : 요즘 왜 그렇게 만나기가 어렵느냐고 해서 공부한다고 했거든요.
낭월 : 그래 자꾸 광고를 해야지. 걱정이 되는 게 있으신가 보구나.
제자 : 맞아요. 고민이 뭔지는 대략 알고 있어요.
항상 하는 말입니다만, 공부는 배웠으면 써야 계속 날카로워집니다. 공부를 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저장이 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반복적으로 익히고 갈고 연마하다가 보면 어느 사이에 자신의 자리인 뼈와 살과 뇌리에 파고 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낭월이 가장 예뻐라고 하는 제자는 톡으로 귀찮게 하는 제자이고, 가장 걱정하는 제자는 일체 소식이 없는 제자이기도 합니다. 궁금한 일이 없을 수는 없는데 묻지 않는다는 것은 공부가 멈췄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저마다의 삶은 각자의 흐름을 타고 지나가는 까닭이지요.
낭월 : 고민이 뭔지 알면 그에 맞춰서 답을 주면 되겠네.
제자 : 요즘 어딘가에 큰 투자를 한 것을 알고 있거든요.
낭월 : 투자라고? 그렇다면 번뇌가 많겠군.
제자 : 아니, 투자라는 말만 들으시고 그렇게 답을 내리세요?
낭월 : 투자한 사람이라며? 돈이 잘 돌아가면 만나자겠어?
제자 : 와우~! 역시 스승님의 판단력은 항상 놀랍다니까요. 호호~!
낭월 : 재물은 항상 번뇌를 남기고, 밥은 항상 즐거움을 주지.
제자 : 맞아요. 밥만 벌면 되는데 대대손손 쓸 돈을 만들려고 해요.
낭월 : 어쨌든 만나기는 해야 할 모양이구나.
제자 : 그래서 걱정이에요. 뭐라고 해야 할까 싶어서 괘를 뽑았어요.
庚辛丁乙辛 丙癸己丁
寅亥巳未丑 辰未酉酉
아래의 설명을 읽으시기 전에 먼저 사주의 구조를 살펴서 용신의 상황도 보시고 올해 65세이니 주운도 보고 세운도 대입하면서 나름대로 궁리를 하시면 더 좋습니다. 물론 오주괘도 볼 수가 있으시다면 더욱 좋지요. 이해하고 설명을 보는 것과 무턱대고 보는 것에는 감동의 차이가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하하~!
낭월 : 그래 어떻게 보였는감?
제자 : 사모님이라고 불러요. 돈이 많거든요. 호호~
낭월 : 그야 아무렇거나. 점괘나 풀어 보셔봐.
제자 : 정사(丁巳)가 을(乙)의 도움까지 받고 있잖아요?
낭월 : 음.... 그래서?
제자 : 일은 잘 풀릴 것으로 보였어요.
낭월 : 왜?
제자 : 시간의 신(辛)도 있고, 분간의 경(庚)도 재물이니까요.
낭월 : 그럼 만나서 잘 될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렴.
제자 : 그런데, 사해(巳亥)가 무슨 뜻인지를 모르겠어요.
낭월 : 꼬인다는 뜻이지 뭘.
제자 : 예? 그러면 큰일인데 어쩌죠?
낭월 : 괜히 운명이라고 하겠어? 할 수 없는 것도 있으니까.
이야기를 듣고 보니까 이 여인은 올 해 나이는 65세이고, 임대건물을 갖고 있으면서 매월 1,500만 원의 수익이 고정되어 있답니다. 그만하면 부자인데 그렇게 나온 수익을 누군가에게 맡겨서 키워달라고 했던 모양입니다. 문제는 그 사람이 자신과 의논도 없이 15억을 아파트 공사에 투자했다고 하더랍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투자한 지분은 충분히 큰 수익을 남기겠다는 생각으로 추가해서 5억을 더 밀어넣었다는 겁니다.
사주를 살펴봅니다. 나이 들어서 돈 문제로 고통을 당할 조짐이 시주인 병진(丙辰)에 나타난다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사주는 강하다고 보기 어려워서 용신은 유(酉)에 있을 모양인데 말년에 병화의 정재가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이니 참 딱한 일입니다. 혹 재성이 기신인데 무슨 돈이 그렇게 많으냐고 하실 벗님도 계시지 싶습니다. 이런 것에서 착각하면 안 됩니다. 재물은 번뇌이고 갈등이며 불안이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존재가 되기도 하는 것이니까요. 하하~!
제자 : 스승님, 사주를 봐서는 올해 괜찮아 보이잖아요?
낭월 : 그렇겠네.
제자 : 그렇다면 돈은 받을 수가 있지 않을까요?
낭월 : 모르지, 받을 수도 있겠지.
제자 : 스승님의 답변이 왜 그렇게 시원치 않을까요?
낭월 : 점괘의 조짐과 사주의 시주가 기묘하게 맞아떨어져서 말이지.
제자 : 점괘는 어떻게 해석이 되셨는데요?
낭월 : 재물이 날개를 달았네.
제자 : 예? 그럼 대박을 친 거잖아요? 아파트는 80%나 분양되었다네요.
낭월 : 재물이 날개를 달았는데 어떻게 대박이지?
제자 : 아닌가요? 설명해 주세요.
낭월 : 날아서 멀리 허공으로 두둥실~~!
제자 : 예? 그럼 못 받는다는 말씀이잖아요? 왜 그렇게 해석하세요?
사해충으로 동업자인 일지 사(巳)에게 큰 곤경이 일어난 조짐이거나 일어날 조짐으로 해석을 했습니다. 자신이 투자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의뢰한 사람이 투자를 해서 같이 가고 있으니 동업자의 조짐을 살펴봤기 때문입니다. 동업자에게 찾아온 곤경이라면 자신에게도 치명타를 안겨 줄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시간의 신(辛)은 편재이니 수익에 해당하는 돈이겠습니다. 그러니까 수익은 해(亥)의 해류를 타고서 수평선 저 너머로 사라지게 생겼네요. 이미 동업자(巳中丙火)는 죽을 맛인데, 그가 바랐던 것은 병신합(丙辛合)으로 시간의 신금인데 손에서 이미 벗어나고 있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시 제자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제자 : 그래도 원금은 회수할 수가 있지 않을까요?
낭월 : 뭐가 원금이지?
제자 : 분간(分干)의 경이 정재잖아요. 그러니까....
낭월 : 화산의 재가 되어서 허공으로 흩어지는 건 어쩌지?
제자 : 금극목인데요?
낭월 : 도대체 오행 공부를 잘 하고 있는 것은 맞아?
제자 : 예? 가르쳐 주신 그대로잖아요?
낭월 : 에구~ 언제나 변화에 통할꼬.... ㅋㅋㅋ
제자 : 미련한 제자이옵니다. 가르침을 주소서~!
낭월 : 해수를 봐야지.
제자 : 아, 해수가 수생목을 하네요?
낭월 : 그 위력을 무슨 수로 감당하지?
제자 : 어쩐지... 찝찌부리~하기는 했습니다. 그렇게 해석이 되네요.
낭월 : 왜 그런 점괘를 뽑아가지고는 ㅎㅎㅎ
제자 : 만나자고 하는 전화를 받고 바로 뽑았거든요. 우짭니까?
상황이 이렇게 돌아갔습니다. 어차피 만나기는 해야 할 모양이고 만나면 그 이야기를 할 것도 당연할 것이니 뭔가 희망적인 해답을 주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야 당연하겠지요. 그래서 제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제자 : 올해는 신축년이면 좋은 운이지 않나요?
낭월 : 그렇지. 올해만 좋지.
제자 : 예? 그 말씀은 내년은 문제라는 거잖아요?
낭월 : 말인둥~!
제자 : 내년은 임인, 다음은 계묘, 수목이네요.
낭월 : 쫙쫙~ 빠져나갈 조짐이네.
제자 : 뭐라고 해 줘요? 가르쳐 주세요.
낭월 : 올해는 좋다고 해 주시렴. 뭐 어쩌겠어.
제자 : 앞으로도 계속 봐야 한단 말이에요. 어떡해요?
낭월 : 타로를 갖고 가셔봐요.
제자 : 타로는 아직 잘 모르는데요?
낭월 : 배웠으면 써야 내공이 되는 거니까.
제자 : 정말 그렇게 해 볼까요?
낭월 : 타로에서 짐 카드나 안 나오면 다행이지.
제자 : 알았어요. 타로를 갖고 가볼게요.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마쳤습니다. 저녁에 만난다니까 다음 날, 그러니까 오늘 아침에 그 이야기를 들려주려니 했습니다. 새벽에 잠이 깨서 차를 마시는데 톡이 왔습니다.
제자 : 편히 주무셨습니까?
낭월 : 하모~
제자 : 어제는 숨이 넘어가는 줄 알았어요.
낭월 : 왜? 할 말을 못해서 답답했던가 보구나.
제자 : 한 번 보세요.
제자가 그 부인을 만나서 낭월이 시키는대로 타로를 배웠다고 하고는 세 장을 뽑아보라고 했더랍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세 장의 카드를 찍은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부인의 손에서 나온 첫 카드를 뒤집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았더라지요. 그러면서 낭월이 무심코 던진 한 마디가 뇌리에 꽂히더랍니다.
"짐 카드나 안 나오면 다행이지."
그 말이 떠오르면서 타로는 뭐하러 가르쳐주나 싶었던 생각에 반성을 했다지요. ㅎㅎ 더욱 놀라운 것은 부인의 말이었답니다. 자신의 살아 온 삶이 그랬답니다. 참 재미있는 일이잖아요? 월수입 1,500만원을 누리는 사람에게 지나온 날이 짐이었다니요. 그렇습니다. 재물은 짐이거나 밥이거나 둘 중에 하나일 따름입니다. 결코 환희의 보물도 행복의 보장도 아니니까요. 벗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ㅎㅎ
제자 : 스승님, 현재의 카드는 무슨 뜻일까요?
낭월 : 그야 어떻게 해석을 해 줬는지를 먼저 말해야지.
제자 : 잘 안 보여서 지금은 잘 알 수가 없다고만 했어요.
낭월 : 뭐, 그렇게 해석해도 되잖아? 내가 보고 싶은대로 보니까.
제자 : 그게 어려웠어요. 좋은 느낌은 아니잖아요?
낭월 : 사기꾼에게 속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네.
제자 : 미래카드는 재생이 나왔어요. 다시 태어남이잖아요.
낭월 : 칙칙하지? 박카스라도 사두시렴.
제자 : 박카스는 왜요?
낭월 : 사모님 병나서 병원에 계시면 문병을 가야니까.
제자 : 정말요. 속으로 놀랐어요. 어쩌면 하나같이 이럴까요?
낭월: 어때요? 오주와 사주와 타로가 같이 놀잖아요?
제자 : 정말 어제 타로를 들고 나가길 잘 했어요.
낭월 : 스승의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잖여. ㅎㅎㅎ
오늘 아침에 결과를 보고서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놀고 있는 한담에 이야기를 들려드려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뭐든 오래 하다가 보면 육감(六感)이 생긴다지 않습니까? 간지든 타로든 팔괘든 다 같다고 봅니다. 오래 놀다가 보면 교감이 되고, 그렇게 되면 타로를 뽑기도 전에 타로의 그림이 떠오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 보면서 이렇게 지나간 이야기를 호들갑스럽게 늘어벌려 봤습니다.
비를 맞으면서도 수박이 자라고 있네요. 벗님의 학문에 대한 결실도 수박처럼 무럭무럭 자라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21년 7월 9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
그 제자의 후기입니다. 회원들 카페에 올린 내용을 옮겼습니다.
상담 다녀온 ○○입니다.
다녀와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 분이 세번째 카드를 보고 얼굴이 밝아집니다.
'좋아진다는거제?'
'......지금까지 보다는 좋아지겠죠...근데... 바로 되는건 아니겠죠...
기도 좀 합시다 저도 같이 할게요....'
'모든걸 내려 놓을때 거듭난다'는 말은 차마 못했습니다...
명리 병아리가 공부하는 재미에 푹빠져서 까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첫 상담부터 이렇게 무거운 내용을 경험하고 나니까 갑자기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욕심이 화를 부름을 수없이 듣고 말하면서도 막상 내 일이 되면 거짓말 같이 빨려 들어가서 허우적 거리는 사람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내담자들의 수많은 사연과 한숨 소리를 들어야 할까... ...
사주를 보고 용신을 찾고 운세를 보고 ......오주괘로 고민 풀어주고 타로로 상담의 깊이를 더해가고 나름 꿈에 부풀어 있었나 봅니다.
스승님께, 배움을 확인하는건 신기 하지만 마음이 힘들다 했습니다.
스승님께서는, '공부는 냉철하게 해야한다, 사주에 감정 이입하면 힘들어서 상담 못한다'고 혼내십니다.
혹여 슬럼프에 빠져 아까운 시간 놓칠까 제자를 염려 하시는 스승님의 훈계이기에 새겨야겠지요.
이번상담으로 저는 상담자의 길을 다시한번 정리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물론 믿음이 더해가는건 더더욱 이겠지요.
스승님께서 짐카드나 나오겠지 하셨을때 그럼 안되는데...했습니다.
타로 수업할때도 너무나 놀라운 경험을 했기에 내심 두렵기도 했습니다.
타로에대해 회의적이었었는데 수업과 경험을 통해 믿음은 만땅입니다.
오주괘 공부도 더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상담가의 길을 묵묵히 걸으시는 선배님들이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