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역(周易)》이라는 이름이 갖고 있는 의미

작성일
2013-05-3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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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역(周易)》이라는 이름이 갖고 있는 의미
 
 
 
 
1. 주역이냐 역경이냐?
 
  《주역(周易)》은 다른 말로 《역경(易經)》이라고도 한다. 한국에서는 주역이라고 하고 중국에서는 역경이라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주역보다는 역경이 더 존중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떤 책이든 뒤에 경(經)자가 붙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권위가 있음을 의미하는 까닭이다.
 
  그런데, 역경이라고 하게 되면 약간의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또 다른 역경도 있는 까닭이다. 특히 주역이 역경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귀장역, 연산역, 정역도 역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주역을 역경이라고 하지 않고 주역이라고 호칭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쩌면 중국제여서 일 수도 있겠다. 그들은 주역에 자부심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이유야 어떻든간에 여기에서는 주역으로 통일하여 사용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정서에서는 편안하기도 하고 또 옳다고 봐서이다.  
 

2. 주역은 점괘를 얻는 책이다.
 
  뭐니뭐니 해도 주역은 점괘를 얻어서 풀이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책인 것은 분명하다. 내면적으로는 철학(哲學)이든 도학(道學)이든 모두 말이 되지만 일단 기본적인 성향을 본다면 틀림없는 점괘의 풀이가 되어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점치는 책이 이렇게도 전 세계적으로 번역이 되고 연구가 되는 것일까? 그것은 인생의 미래가 불분명한 까닭일 것이다. 내일이 명료하게 보인다면 점을 칠 일이 없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점괘를 얻을 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과학이 발달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문화인이든 첩첩산중의 원시인이든 모두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인간의 숙제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아득한 옛날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더욱 재미있다. 그 말은 앞으로 또 다시 1만년이 지나가더라도 이 문제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법이 있다면 미래를 보다 정확하게 알아내고자 하는 예보(豫報)는 끊임없이 풀어야 하고 찾아야 하는 화두(話頭)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이 존재하기에 점괘를 알려주는 책이 중요하게 되었고, 그래서 주역이 각광을 받게게 되었던 것으로 이해를 한다면 크게 의미에서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학식이 있는 사람은 점(占)이라는 말을 들으면 인상을 쓰고 눈살을 찌푸리지만 정작 본인에게 알 수 없는 미래의 숙제가 주어지면 마음이 약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평상시에는 도를 생각하고 유사시에는 점괘를 풀이하는 것이라는 성현의 말씀이 가슴에 절절하게 닿는다.
 
 
3. 주(周)와 역(易)에 깃든 의미
 
  주나라에서 문왕이 64개를 만들어서 주역이라고 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증 선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그것만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서 정리한 것을 보면 다음과 같이 된다.
 
 
 
  주(周)는 주류부정(周流不停)의 뜻이다. 주류불체(周流不滯)와 같은 말이다. 그러니까 공기와 같아서 어디에라도 해당이 되고 들어갔다가 나왔다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이해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설명을 들으면서 시야가 더욱 넓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역(易)은 세 가지이 뜻이 있다. 하나는 매우 간단하다는 뜻이고, 둘째는 변화하는 것이고, 셋째는 변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간단하기로 든다면 막대기 여섯 개로 해결이 되고
  변화하지 않는 것으로 든다면 우주가 항상 그대로인 것과 같고,
  변화하는 것으로 든다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삼라만상의 모든 것을 의미한다.
 
 
4. 점을 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공자의 말씀
 
 

   공자의 말씀에 점을 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것이 있었다. 대략 풀이를 하면 이런 뜻이 될 것 같다.
 
첫째로 너무 믿고 점치지 말아라. 그렇게게 된다면 윤리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에 대해서 위반하는 일이 생기게 되는 까닭이다.
둘째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물어야지 결과에 대해서는 묻지 말아야 한다.
셋째로 점치고자 하는 동기가 순수하고 올바르지 않으면 점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을 보면 점괘를 함부로 남용하여 세상을 어지럽게 할 것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특히 첫번째의 이유가 의미심장하다. 너무 점괘만 믿게 된다면 윤리적인 부분과 상치가 될 경우에는 점괘를 우선으로 선택할 것이기 때문에 윤리와 도덕에서 벗어나게 되면 그 허물이 더욱 크지게 된다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