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죽방렴
작성일
2020-06-23 10:09
조회
992
남해(南海) 죽방렴(竹防簾)
벌써 한 달이 지났구나.
사천을 들려서 남해까지 둘러본 날이.
남해다운 물살이다.
소용돌이를 보면서 수군대장을 떠올려 본다.
알면 무기가 되고 모르면 재앙이 된다.
다들 괜찮아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가라고 해 놓고서
창선대교에서 서성인다.
남해에서도 창선도와 남해도의 사이이다.
급류를 바라봐야만 바다가 살아있음이 느껴진다.
해변에서 파도를 보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까닭이다.
햇살이 서쪽바다에 부서진다.
물살을 가르고 설치된 죽방렴.
모든 죽방렴의 입은 서쪽을 향해서 벌어져 있다.
물살이 어디로 흐르는지를 알 만도 하다.
동쪽을 바라보니 바다가 바다처럼 보인다.
남해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카메라에 담기는 처음인가 보다.
입구가 좁기는 하구나.
들어가면 나가지 말라는 의미겠거니...
급류로 인해서 되돌아 나오기도 쉽지 않을 모양이다.
동쪽을 향하면 안쪽이 보이고,
서쪽을 향하면 바깥쪽이 보인다.
인간은 항상 자기들이 주인인 줄 안다.
그러나 한참만 바라보고 되면...
고기는 누구의 밥인지 바로 알 수가 있다.
왜가리와 백로가 차지하고..
갈매기조차도 자기 몫을 챙긴다.
제대로 붙어있는 광고판이다.
남해의 죽방렴을 소개하니 알 수가 있겠네.
오늘의 한끼를 해결할 곳이 여기란다.
멸치회를 꼭 먹어야 한다는 친구의 선택이다.
멸치회무침, 그래 좋다.
한바퀴 돌았으니 목도 컬컬하지. ㅋㅋ
한 달 후에 여행사진을 정리하면
잠시나마 그 분위기를 느껴서 좋다.
"축하합니다~!"
항상 우리의 건배사이다.
뭘 축하하느냐고 예전에 누가 물었었다.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것.
자기 몸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것,
음식을 씹을 수가 있다는 것,
서로 함께라는 것,
사먹을 돈이 있다는 것,
사먹을 멸치가 있다는 것,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일 수가 있다는 것,
또, 또, 카메라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것조차도.
축하를 할 것은 항상 백가지도 넘는다.
찌게도 시켰나보다.
주는대로 넙죽넙죽 먹는다.
"잘 무겄나?"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