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8] 이목구비(耳目口鼻)의 음양타령

작성일
2015-04-01 05:21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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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8] 이목구비(耳目口鼻)의 음양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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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4월 초하루, 봄 꽃이 사방에서 흐드러지게 피어나네요. 아름다운 나날입니다. 더구나 어제는 부슬비가 온종일 내렸으니 가뭄에 단비를 만난 형국이라서 초목들은 더욱 신명이 나지 싶습니다.

일평생을 달고 다니면서 신세를 지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이목구비입니다. 우리 말로는 귀, 눈, 입, 코가 되겠고, 묶어서 얼굴이라고도 하네요. 새벽에 잠이 깨었는데 문득 이것이 생각나서 슬그머니 일어났더니 새벽 세시로군요. 때론 자다가도 잠을 잃어버리고 초롱초롱 한 생각 속으로 빠져들기도 합니다. 오늘 새벽도 그러한 날인가 봅니다.

실은 어제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에서 어느 열성적인 회원 한 분이 현빈(玄牝)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는 바람에 비롯된 실마리이기도 합니다. 현빈은 도덕경에 나오는 이야기인 줄이야 누가 모르겠습니까만서도 이것이 곡신(谷神)과 연결 되면서 여성의 생식기냐 아니냐로 한바탕 토론이 벌어졌던 것이지요. 낭월도 뭔가 거들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여서 무슨 자료가 있는가 싶은 마음에 사이트를 뒤지다가 코와 입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것을 봤는데 오늘 새벽에 그 글귀가 떠올라서 잠이 달아났던가 봅니다. 하하~

1. 얼굴 값을 한다.

모든 동물은 얼굴이 있습니다. 저마다 생긴 모습은 달라도 대부분의 동물은 자신을 나타내는 모습을 하고 있는 얼굴이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에 대해서는 인간도 다른 동물들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인간의 행동을 하고 원숭이는 원숭이의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것을 얼굴 값이라고도 하겠네요. 생긴대로 논다는 약간 낮춰서 말하는 의미도 같은 뜻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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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한담에서 이목구비를 논하는 제목을 보고서 혹 이러한 그림을 떠올리셨다면 오산입니다. 전혀 그것과는 상관이 없는 이야기라는 점을 미리 말씀드림으로 해서 괜한 시간낭비를 방지하고자 합니다. 낭월은 이러한 것에 대해서는 접근을 할 능력이 되지도 못할 뿐더러 큰 관심도 없다는 점을 미리 밝혀드리는 바입니다. 그러므로 극히 평범한 일반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해 볼 참이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하하~

'얼'은 정신머리를 말하고, '굴'은 구멍[窟]을 말한다는 설이 있습니다. 그래서 얼굴에 있는 칠공(七孔)은 정신이 들락거리는 구멍이라는 이야기인데 이것도 재미있는 말이라고 생각되네요. 두 개의 눈과, 두 개의 귀, 그리고 하나의 코와 하나의 입이 전부입니다. 아울러서 대부분의 네발 달린 짐승의 모습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한자로는 면(面)이라고 하면 되겠군요. 그리고 면에 해당하는 뜻은 낯입니다. 낯은 얼굴이 박혀있는 바탕이라고 보면 되겠지 싶습니다. 그리고 오늘 생각해 볼 이야기는 낯이 아니라 그 낯에 붙어있는 얼굴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볼 참입니다. 그러니까 면이 아니라 이목구비라는 의미가 되겠네요. 낯을 논할 적에는 낯짝, 면목(面目) 등으로 사용을 할 수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오늘은 논하지 않겠습니다.

예전에 중국어 학원에서 북경에서 온 선생님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얼굴을 중국 사람들은 오관(五官)이라고 한답니다. 우리말로는 얼굴이지만 중국말로는 '우꽌'이지요. 그리고 얼굴의 의미가 훨씬 더 멋있다는 생각을 그때 하게 되었습니다. 여하튼 오관은 다섯 가지의 기관이라는 이야기인 것은 분명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목구비는 넷인데 이름이 오관이라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 물었지요. 무엇이 오관이냐고 했더니 이목구비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산수도 못하는 바보냐고 농담도 했습니다만 선생님의 자연공부가 낭월만 못했던지 시원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문득 그 선생님이 보고 싶네요. 귀국해서 어느 아기의 엄마가 되었다는 소식만 들었습니다만..... 북경에 가면 한 번 찾아 봐야 하겠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까 오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네요.  물론 사전에도 나오는 것이므로 우리도 한자로는 오관이라고 쓴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아래한글의 한자 사전에서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감각기관으로 작용하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맡을 보고 피부로 감촉을 느끼는 것으로 본다는 뜻이겠습니다.

그런데 중국 측의 자료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눈[眼], 귀[耳], 코[鼻], 입[口], 눈썹[眉]을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하~ 그 중국 선생님은 눈썹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못했던가 봅니다. 하긴 이목구비에는 눈썹이 포함되지 않았군요. 그래서 글자로만 본다면 당연히 눈썹에 대한 것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눈썹의 비중이 과연 앞의 이목구비에 견줄만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 봐야 하겠지만 예전에는 비중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 그만이겠습니다. 하하~

벗님께서도 매일 거울을 보신다면 자신의 얼굴에 대해서는 관찰을 잘 하신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낭월보다 더 관찰력이 뛰어나시다면 그냥 웃어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참고가 될 만한 이야기가 된다면 또한 감사드립니다. 생각은 나눌 적에 그 가치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지요.

 

2. 얼굴과 장부(藏腑)의 관계

자, 이제 얼굴 분석에 들어가겠습니다. 우선 얼굴의 기능에 대해서부터 생각을 해 보도록 합니다. 보통 장부의 기능이 밖으로 들어난 곳이 얼굴이라고 하니까 그 굴로 어떤 정신이 들락거리는지를 생각해 보면 되겠습니다. 토끼 굴에는 토끼가 살고, 게 구멍에는 게가 살듯이 저마다의 굴에는 그 곳을 이용하는 주인이 있을 것은 당연하다고 한다면 어떤 놈이 들락거리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눈부터 해 볼까요? 눈은 어느 장부와 연결이 되어 있는지 아시지요? 모르겠다면 눈이 노랗게 되었을 적에 어느 부위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요? 간(肝), 눈은 간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기관과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그것은 의식을 잃은 사람을 의사가 접했을 경우에 맨 처음 하는 행위를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뭘 하나요?

의사는 정신을 잃은 사람을 접하게 되면 우선 눈을 열어봅니다. 동공이 풀렸는지를 보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 말은 동공이 풀렸다면 이미 늦었다는 결론을 내린다는 의미이기도 하네요. 물론 심장이 멈췄다는 말이 되기도 하겠고, 잠시 멈춘 심장은 아직도 동공이 풀리지 않았으므로 인공호흡을 시도하게 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눈은 심장과도 연결이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로군요. 그래서 두 가지의 정신이 들락거리는 곳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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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른 말로는 마음[心]의 창(窓)이라고도 하는가 보네요. 심장이 들락거라는 창문이라는 소리겠지요. 왜 다른 것은 굴이라고 하고 눈은 창이라고 할까요? 콧구멍, 귓구멍, 목구멍인데 눈은, 물론 눈구녕이라는 말이 있기는 합니다만 창이라는 말도 쓴단 말이지요. 참고로 귀, 코, 입에는 창이란 말을 안 쓰지요. 그것은 유리가 달려있어서 그런가 싶습니다. 구멍이면서도 구멍아닌듯 한 구멍... ㅎㅎㅎ 요즘 유행하는 말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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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이로 미뤄서 눈은 두 가지의 정신이 들락거린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오행으로 분류할 경우에 눈은 木이 되고 심장은 火가 되니 木火는 한 굴을 같이 사용한다는 것도 알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혹 오관이라고 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니까 눈의 관이 둘 이라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지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눈썹이 하나의 기관으로 자리하기에는 너무 허술해 보이거든요. 눈썹은 없어도 그만이니 말이지요.

다음으로 코, 코는 호흡을 하는 기관으로 연결이 되어 있으니 폐(肺)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네요. 그리고 입은 소화기관으로 들어가는 것이니 또한 비(脾)와 연결이 되었다고 보면 문제가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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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귀는 신(腎)과 연결이 되어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은 얼른 와 닿지는 않네요. 다만 생긴 모양으로 봐서 콩팥을 닮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견 그럴싸 해 보이긴 합니다. 여하튼 생식기능이 떨어지면 귀도 어둬진다는 말이 있으므로 일단 타당하다고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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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의 장부는 이렇게 대입을 시켜서 이해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물론 여기에 대한 전문가는 한의사겠군요. 장부에 이상이 생긴 것을 얼굴을 통해서 판단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관상가 중에서 면상(面相)을 보는 사람도 이러한 것을 통해서 그 사람의 운명을 예측할 수가 있겠습니다. 여하튼 각자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종사하는 경우에는 더욱 깊은 통찰을 할 수가 있겠네요. 다만 낭월은 역부족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얼버무리고 도망치는 상수를 택합니다. 하하~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그럼 여태 한 것은 뭐냐고요? 그야 서론이지요 뭐. 서론이 좀 길었네요. 그래도 급할 것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한담(閒談)이지요. 하하~

 

3. 귀와 눈

눈과 짝은 귀입니다. 왜일까요? 그러니까요. 분명히 저마다 맡은 일이 다른데 무슨 짝이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셨다면 일단 낭월보다 한 수 아래시라는... ㅋㅋㅋ

우선 생긴 한자의 모양을 보면 닮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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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누가 봐도 같은 꼴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귀는 밖으로 드러나 있고, 눈은 속으로 들어가 있다는 것을 글자 모양만 봐도 알겠네요. 그런데 생긴 모양에서 약간의 의문이 발생할 수도 있겠습니다. 귀이(耳)는 세로로 붙어 있으니까 대략 모양과 연결이 되는데 눈은 가로로 있으니 저 눈목(目)자와는 좀 다르다는 생각을 하셨다면 상당한 관찰력이십니다. 그래서 또 준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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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옆으로 누운 것이 맞지요? 예? 이상하다고요. 그렇긴 합니다. 맨 아래의 획이 너무 좌우로 삐져나왔네요. 그렇다면 뭐 어쩔 수가 없겠습니다. 이 글자는 찢어진 눈목자라고 우기는 수 밖에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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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목(目)자가 이렇게 변천했다고 학술적으로 논하고 있으니 그냥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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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귀이(耳)자는 이렇게 변화를 했답니다. 뭐 대체로 그럴싸 하네요. 이러한 연결고리를 찾아서 짝지어 놓는 고고학자님들도 참 대단하십니다. 그래서 이렇게 또 편안하게 이해를 하게 되니 늘 감사하지요. 글자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논하고, 의미를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오늘 낭월이 하려는 이야기도 글자가 아니라 의미니까요.

눈도 둘이고, 귀도 둘입니다. 반면에 코와 입은 하니씩이지요. 그래서 눈과 귀는 짝이라는 말을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물론 가로로 짝이지요. 그렇다면 코와 입은요? 그야 당연히 세로로 짝이겠군요. 맞나요? 물론이지요. 어느 누구도 아니라고 못하게 생겼으니 말입니다. 하하~

그런데 또 눈과 귀를 가만히 생각해 보면, 서로 음양이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즉 눈은 가로로 되어 있고, 귀는 세로로 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하나는 음이고 하나는 양이라는 이야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궁리를 하게 될 요인을 찾은 것이지요. 그렇다면 어느 것이 양이고 또 어느 것이 음일까요?

이 말은 가로와 세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로(一)는 일음(一陰)이고, 세로(丨)는 일양(一陽)이므로 자동으로 가로는 음이고 세로는 양이라는 결론이 나오네요. 왜냐하면 가로는 공간이고 세로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또 가로는 짝수이고 세로는 홀수이기도 하네요. 도로에 붙은 번호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여하튼 가로는 음이고 세로는 양이라는 것에 대해서 합의를 봐야만 이야기를 진행 할 수가 있겠습니다. 동의 하시겠지요?

그렇다면 눈은 가로로 되어 있으니 음이 되고, 귀는 세로로 되어 있으니 양이로군요. 그래서 눈과 귀는 한세트가 되는 것입니다. 단어도 이목(耳目)이라고 하니까 이것은 틀림 없다고 하겠습니다. '이목을 집중시킨다'고도 하잖아요. 그러니까 크게 봐서는 구비(口鼻)는 양이고, 이목(耳目)은 음인데, 다시 세분하면 귀는 양이고 눈은 음이라는 이야기가 되네요. 얼굴에 이러한 의미가 들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참 재미있거든요. 물론 일할머리 없는 낭월이나 이런 궁리를 하고 있겠지요? 벗님도 생각해 보셨다고요? 그렇다면 우린 닮은 꼴입니다. 하하~

이 기관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도구입니다. 다만 생명과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눈이 없어도 살고 귀가 멀어도 살아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다만 삶의 질을 논한다면 아무래도 불편한 점은 이루 말을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여하튼 이목은 그러한 의미에서 음양으로 짝을 이루고 있으니 음양타령이라고 할만 하지 싶습니다. 그만하면 이목에 대해서는 더 알아 볼 것이 없을까요? 그렇지요? 그렇지만 아직도 남았으니 우짜지요? ㅋㅋㅋ

하나는 닫는 기관이고 하나는 열린 기관입니다. 그러니까 양은 열려있고 음은 닫혀있는 것과 서로 부합이 되어야 하겠군요. 눈은 닫혀있다가 필요할 적에만 열리는 것이니 음이 분명하고, 귀는 항상 열려 있으니 양이 분명하네요. 그렇지요? 이로 인해서 또한 눈과 귀의 음양이 명료하게 정리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동의하지 않으시는 벗님도 반드시 계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도 또한 음양이니까요.

동의하지 못하는 이유는 오행때문입니다. 눈은 간심(肝心)이라고 했으니 木火라서 양이고, 귀는 신(腎)이라고 했으니 水에 해당하여 음이 분명한데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는 대갈일성(大喝一聲)에 귀가 먹먹하네요. 조용조용 말씀해 주세요. 그래도 다 알아 듣거든요. 왜냐하면 아직은 귀가 어둡지 않기 땜시... ㅎㅎㅎ

물론 타당하신 논리라는 점에 대해서 동의합니다. 일점의 의혹도 없는 명료한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낭월의 주장은 굽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에 대한 반론이 이미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원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누가 뭐라고 할까봐 조마조마 하잖아요. 그래서 미리 이러한 것까지 생각을 해 본 다음에 비로소 칼을 꺼낸다는 말씀~

그 반론에 대한 답변은 '음극즉양생(陰極卽陽生)론'으로 대응합니다. 이렇게 드리는 말씀에, '아하~!'라고 하신 벗님은 이미 상당하신 고수이입니다. 왜냐하면 그 의미를 바로 알아 채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어디에 떨어지는 말인지 몰라서 눈만 껌뻑껌뻑하시는 벗님은.... 우짜지요... 하하~

돌발퀴즈~! 눈이 어른일까요? 아니면 귀가 어른일까요?

답은 바로 알려드립니다. 당연히 귀가 어른이지요. 왜냐하면 눈은 못마땅하면 감아버리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데 반해서 귀는 절대로 그럴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귀를 파고 들어오는 소리는 뇌를 자극하니까요. 그래서 윗집에서 소리가 난다고 싸움도 일어나고 심하면 살인도 나는 것도 알고 보면 귀가 어른인데 대접을 소홀히 해서 일어나는 부작용의 현상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일단 말은 되지요?

총명하다는 뜻은 아시지요? 이것을 한자로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총명(聰明)입니다. 귀밝을총, 눈밝을명이거든요. 아니 귀밝을 총(聰)이야 알고 있는 글자지만 밝을 명(明)이지 무슨 눈밝을명이여? 하고 눈을 치켜뜨시면 안 됩니다. 밝다는 것은 빛을 본다는 의미이고, 빛을 보는 것은 눈만이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밝을명은 눈밝을명이라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귀가 어둡거나 눈이 밝지 못하면 총명하기 어렵다는 말도 된다는 이야기지요. 그리고 귀가 오행으로 水가 되므로 저장하는 성분이 되는데 저장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배터리의 충전력이 약화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보면 앞뒤로 따져봐도 틀림없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이제 그만 할까요? 눈귀에 대한 이야기만 하다가 코입에 대한 이야기는 어제 해 줄 것이냐고 벌써부터 조바심이 나신 벗님이 계신 듯해서 눈치가 쪼매~ 보이네요. 그냥 좀 더 할까요?

눈은 항상 열어놓으면 병이 들어서 쓸 수가 없습니다. 예전에 부처가 살아 계실 적에 아나율이라는 제자는 법문을 듣는 중에 졸다가 혼난 다음에는 눈을 부릅뜨고 잠을 자지 않아서 장님이 되셨다잖아요. 그러니까 사용하지 않을 적에는 반드시 닫아둬야 합니다. 특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눈은 참으로 피로가 만땅이지요.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이렇게 낭월한담을 읽으려고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 보는 것도 눈에게는 스트레스일 뿐이겠습니다. 그래서 자주 눈을 감거나 먼 산을 바라보라고도 하잖아요. 사방이 막힌 사무실에서 먼 산을 바라볼 수가 없으니 부득이 눈을 감는 수밖에요.

그렇지만 귀는 닫아놓으면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어떡합니까? 수시로 귓구멍을 뚫잖아요? 귀후비개로 후비적거려서 장애물이 없도록 늘 청소하는 것을 보면 항상 최대한으로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눈은 비비고 귀는 후비나요? 그것도 되뇌이면 또 재미있네요. 여하튼 귀는 이물질이 끼지 않도록 항상 청소를 해야 합니다. 이것만 봐도 귀와 눈의 하는 일이 상반되는 점이 적지 않음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이제 다 했습니다. 이 정도라면 귀와 눈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정도 해 드렸지 싶습니다. 아니, 그래도 남았느냐고요? 그야..... 모르지요. 하하~

 

4. 입과 코

귀와 눈에 대해서 생각해 봤으니 이번에는 입과 코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의 글을 읽으시기 전에 앞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삼아서 입과 코에 대해서는 어떻게 관찰하면 될 것인지를 미리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급할 것은 하나도 없으니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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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口)는 단순하게 생겼는데 코비(鼻)는 복잡하게 생겼네요. 여하튼 글자가 그렇게 생긴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거니 합니다. 이 두 글자는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부터 살펴보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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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口)자의 변화 과정입니다. 처음이나 나중이나 별반 달라보이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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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鼻)자의 변화 과정입니다. 예?스스로자(自)의 변화를 잘못 말한 것이라고요? 그렇기도 하겠습니다. 그런데 낭월도 이상해서 자료를 찾아보니까 이 글자가 코를 나타낼 수도 있다고 하네요.

「鼻」,原來是「自」的轉注本義字,「自」做為第一人稱代詞之後,就在「自」下加上「畀」,這是古代的響箭,即鳴鏑,在此表示「通上」的意思,於是成了一個新的形聲字。

코비(鼻)는 원래 스스로자(自)에서 전주하여 본자가 된 것이다. 자(自)는 나를 일컫는 1인칭의 대명사로 후에 사용하게 되었다. 이 스스로 자(自)의 아래에다가 줄비(畀)를 추가했는데, 이것은 고대의 소리가 나도록 만든 화살이다. 이렇게 표시하는 것은 통상(通上)의 뜻이 되는데 이렇게 해서 새롭게 한 글자가 생겨나게 되었다.

그러니까, 이 자료에 의하면 비(鼻)의 원형이 자(自)라는 것인데 이 설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目, 耳와 같은 과(科)라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위로 통한 것이 코라는 이야기가 되니까 말이지요. 여기에서 눈목(目) 위에 점이 있다는 것에 주의합니다. 그래 놓고서 코라는 의미로 썼다는 것이니까 이 과정에서는 많은 설명이필요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중국 영화를 보면, 누군가 자신에게 모함을 하거나 비난하면 자신의 코를 가리키면서 "내가?"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코와 자신을 동일시 했다는 것도 알 수가 있겠는데 마침 코의 원형이 스스로자(自)라는 자료를 보니까 참으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또 '코가 납작해졌다'는 것은 뭘 의미하겠어요? 자신의 존재감이 짓밟혔다는 의미겠으니 우리 말로는 '코가 빠졌다'고도 하네요. 그러니까 비(鼻)와 자(自)는 항상 통용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혹 눈 옆에 코가 있으니 서로 짝을 이루면 안 되겠느냐는 생각도 할 수가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런 말도 없을 뿐더러 말이 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눈이야 없어도 생명을 이어갈 수가 있지만 코는요? 그래서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나면 눈은 귀와 짝을 이뤄야 하고 코는 입이랑 짝을 이뤄야 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물론 입이 없어도 살아갈 수가 없다는 것은 참말로 군더더기네요.

코와 입의 음양타령을 해야지요?

코는 양이고 입은 음입니다. 그것은 코가 세로로 되어 있고 입이 가로로 되어있기 때문에 관찰을 할 수가 있는 것으로 보겠습니다. 코가 양인 이유는 또 있습니다. 코의 굴도 항상 열려 있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귀의 경우와 서로통한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입은 항상 닫혀 있다가 필요할 적에만 열리나요?

입을 항상 벌리고 있으면 우리는 바보라는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그렇다면 정신머리가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필요하지 않을 적에는 입을 닫아둔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겟네요. 그래서 눈과 입은 서로 대응이 된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여하튼 입은 음입니다. 그래서 항상 물이 고여야 하는 것이지요. 입이 말라서 바짝바짝 탄다면 그건 정상이 아니지요? 그래서 입은 축축하게 젖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그럼 코는요? 코는 젖어 있으면 되나요? 안 되지요. 그럼 감기가 걸린 상태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건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물이 흘러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물이 들어가도 안 되는 곳이기도 하네요. 입으로는 물이 들어가야 하지만 코에는 물이 들어가면 곤란하잖아요? 그로 미뤄서 코도 양이고 귀도 양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겠네요. 왜냐하면 귀에도 물이 들어가면 안 되니까말이지요. 눈에는 물이 들어가도 되는 것과 비교를 해 볼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코는 양이고 입은 음이라는 것을 알겠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시겠지요? 그런데 앞에서 말씀드렸습니다만, 현빈(玄牝)을 찾다가 입과 코를 발견했다는 의미를 여기에서 설명해 드리면 딱 어울리겠지 싶습니다. 참고하시라고 원문을 첨부합니다.

《老子》谷神不死,是謂玄牝,玄牝之門,是謂天地根。(註)至虛至卑,故謂之玄牝。(疏)玄天也,於人為鼻,牝地也,於人為口。

[노자의 도덕경]  곡신은 죽지 않으니 이것을 현빈이라고 하는데 '현빈의 문'이란 '천지의 근본'을 말한다. [주] 지극히 허한 것은 낮은 것이니 그러므로 현빈이라고 한다. [소] 현(玄)은 하늘이고, 사람에게는 코가 되며, 빈(牝)은 땅이 되며 사람에게는 입이 된다.

이렇게 나온 구절을 발견하고는 무릎을 쳤습니다. "옳커니~~!!"지요. 가끔 이런 소식 때문에 중국 사이트를 기웃거리지 않을 수가 없네요. 그래서 또 한 수를 배웠습니다. 결국 코는 양이고 입은 음이라는 낭월의 생각을 뒷받침할 자료를 찾은 셈이기도 했으니까 정리에 도움이 되겠다는 재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하~

그런데 코의 글자가 궁금해서 또 뜯어보고 싶어집니다. 물론 自가 鼻로 바뀌었으니 지금 현 시점에서 통용되고 있는 글자를 분석하는 것이 더 의미있을 것으로 봐서 이 글자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自는 이미 앞에서 설명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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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自] 진리[田]을 받든다'로 해석을 하면 좀 억지스러울까요? 그래도 말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진리를 받들지 않으면 자신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말 것이니까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이 진리를 따라야 합니다. 그 말은 세상의 이치를 따라서 지킨다는 의미도 포함이 되겠네요. 그렇지 않아면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밭전(田)이 왜 진리일까요? 그것은 속에 도[十]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진리의 밭이 되는 것이고 진리가 그 밭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것이니 곡식이 자라서 생명을 이어가듯이 진리를 키워서 도인이 되는 것으로 이해를 하면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이 밭은 논밭의 밭이 아니라 생명을 기르는 밭이라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코는 생명을 길러주는 곳이라는 의미인데 무슨 문제가 있나요?

원기를 길러주는 곳은 단전(丹田)이라고 합니다. 명상하고 호흡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익숙하고도 중요한 곳이라고 하지요. 기해단전(氣海丹田)이라고도 해서 기운의 바다라는 의미로 쓰기도 합니다. 그리고 생명의 단전은 바로 코라는 의미가 되니 자전(自田)이로군요. 그래서 한자풀이는 재미를 넘어서 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내친김에 중전(中田)도 생각을 해 볼까요? 그건 보나마나 심전(心田)이겠군요. 그러니까 자전, 심전, 단전이 상중하로 몸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정신은 상전이 지키고, 마음은 중전이 지키고, 몸은 하전이 지키면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다시 부연하면 상전(上田)인 자전 즉 코는 하늘의 이치와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하겠고, 단전은 땅의 이치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중전(中田)인 심전은 심장이 되겠고 그것은 감정이 되는 것으로 대입을 합니다. 그리고 하전(下田)인 단전은 생산의 진리이니 생식기관이라고도 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생명이 끊임없이 낳고 또 낳아서 이어지는 것을 노자는 곡신불사라고 했을 것이라는 연결점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문득, 《격암유록(格庵遺錄)》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그 책에서도 전(田)이 많이 나와서 말이지요.

전전가(田田歌)

四口合體入禮之田
五口合體極樂之田
田田之理分明하나
世人不覺恨歎이라

네 입이 합하면 예의로 들어가는 밭이 되고
다섯 잎이 합하면 극락으로 가는 밭이로다
밭밭의 이치가 분명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알지 못함을 한탄하노라


 

글자로 풀이하면 이렇게 되겠습니다. 전전가의 일부분입니다. 격암유록을 해설하자는 것은 아니므로 혹 관심이 있으신 벗님은 찾아보셔도 되겠습니다. 여하튼 여기에서도 마음의 터전인 도인의 길로 田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겠습니다. 근데 네 입은 알겠는데 다섯입은 모르겠다는 벗님을 위해서 가장 밖에 있는 큰입을 하나 추가하시라고 힌트를 드립니다. 이거, 코 이야기 하다가 이야기가 어디로 튀었네요. 장 그러려니 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하하~

 

격암유록을 인용했다고 해서 격암유록에 들어있는 내용을 다 믿으라는 말씀은 드리지 않습니다. 언젠가 관심이 생겨서 읽었던 기억이 나서 검색을 해 보니까 전전가가 나와기에 인용한 것 뿐이지만 의미는 좋아서 참고하였거니와 전체적인 내용은 낭월도 모르니까 혹 물어볼 마음일랑은 내지 말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중요한 것은 코는 하늘로 연결되어 있고 입은 땅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현빈의 풀이에서 발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코로는 공기를 마셔서 하늘의 기운을 흡수하는 것이고, 입으로는 땅의 곡식을 먹어서 땅의 기운을 흡수하는 것이므로 코는 양이고 입은 음이라는 이야기가 된다는 의미로 정리를 할 수가 있겠습니다.

 

받을공(廾)이 빠졌나요? 그야 뭐 자신의 생명이 하늘과 연결되어 있음을 생각한다면 받들지 말라고 해도 받들 수밖에 없다고 하겠습니다. 자전(自田)을 받드는 것이야말로 천진불(天眞佛)인 아심시불(我心是佛)의 뜻이겠으니 말이지요. '내 맘이 부처니라'고 한 선현들의 가르침도 결국은 스스로 하늘의 이치를 따르는 것이라고 부연설명을 하면 한 치의 어긋남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내친 김에 순서도 매겨 볼까요? 무엇이 가장 중요하냐는 것이지요. 이미 글을 잘 읽으신 벗님은 간단하게 정리가 되시겠습니다만 그래도 한줄요약을 해 달라는 경우도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예? 눈이 가장 중요하다고요? 왜요?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는 말이 생각나셨나 보군요? 과연 그럴까요? 속담도 때로는 못 믿을 경우도 있더란 말이지요. 하하~

 

一鼻二口三耳目 되었지요?

 

세상천지에서 코보다 중요한 것이 없고,
코가 있으면 입보다 중요한 것이 없고,
입이 있으면 귀보다 중요한 것이 없고,
귀가 있으면 비로소 눈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

 

그런데 눈이 귀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 벗님께 추가로 한 마디 해야 하겠습니다. 비디오가 중요할까요? 오디오가 중요할까요? 이런 이야기지요. 동영상은 기기 막한데 아무런 소리도 안 들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비록 영상은 보이지 않지만 소리는 분명하게 들린다면 어느 것이 중요할까요? 이렇게까지 설명하면 명료하게 이해가 되셨을 것으로 봐도 되지 싶습니다. 그만큼 눈은 얼굴에서의 가치가 별로로군요. 그런데 왜 눈이 900냥이라고 했을까요? 참 아이러니 합니다. 하하~

 

뭔가 정리를 한다고 했는데 이야기가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부족하거나 미진한 부분은 벗님의 궁리로 채워넣어 주시기 바랍니다. 낭월의 한계는 여기까지입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고요. 오늘도 행복하신 하루가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5년 4월 1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