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인간적인 관점

작성일
2007-09-1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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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안의 가족 구성원 중에서 癸水에 해당한다고 봐야 할 사람은 누구일지 얼핏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하나하나를 면밀하게  관찰해가면서 대입을 시켜보는데, 아무래도 가정에서 물의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은 어머니라고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어머니는 이미 기토에게 부여를 해버린 후가 되기 때문에 다시 끌어다가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토를 다른 역할로 보고서 계수를 그냥 어머니의 위치에다가 부여를 해버리고 속편하게 넘어가버릴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기토의 역할도 어머니의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그렇게 쉽사리 관찰했던 내용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이어서 좀더 계수의 역할을 궁리하도록 해본다. 과연 계수에 어울리는 가족이 없을까? 정말로 없다면 계수의 역할을 약간 바꿔서 관찰해보면 또 어떨까? 그렇게 궁리를 하다가 절묘(?)한 타협안을 찾아냈다. 그게 뭐냐면 계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이라고 한다면 이렇게 시종일관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을 사람이 누가 있으랴... 싶기도 하고, 물이 의미하는 것은 가족 전체의 삶과도 연관지을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다시 관찰을 해본다.

계수가 맨 마지막에 있는 것도 어쩌면 그러한 의미가 있을런지도 모른다. 계수의 역할은 전체의 가족들이 서로 의지를 하고  살아가도록 연결지어주는 끈끈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되어서이다. 과연 이러한 접근방식이 앞의 이야기와 서로 연결이 되어서 설명이 가능한지 함께 생각해주기 바란다. 다만 생명력을 가장 활기차게 유지해주는 작용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면 가족의 팀웍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야말로 뿔뿔히 흩어져버리면 애초에 가족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족들은 물을 먹어야 사는 것이다. 이러한 이치는 산속의 옹달샘에서도 여실히 증명이 된다. 산속의 친구들은 중심점에 언제나 맑은 물이 퐁퐁 나오는 옹달샘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던지 놀다가 목이 마르면 찾아와서 물을 먹고가는 옹달샘은 산중의 동물들에게 없어서는 않될 중요한 조건이다. 물론 물만 있으면 사느냐고 항의를 한다면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하겠으나, 앞에서 말씀드린 삶의 중요한 조건으로 빛이 들어가야 하겠지만 태양이 없다는 것은 생각을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제외시키고 그냥 물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아진다는 것과도 서로 통한다고 하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가정에서의 물도 곧바로 가족의 생명력을 담당한다고 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의 의미는 혈통간에 발생하는 애정은 물보다도 더욱 진하다는 이야기가 되겠고, 그래서 가족에게는 피가 되겠다. 이러한 의미로써 계수의 역할을 생각해보고 싶은 것이다. 반드시 사람이어야 할 필요는 없고, 또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상관없다. 다만 그 역할이 계수에 어울리기만 한다면 말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계수는 가족을 구성하는 중요한 틀이라고 관찰을 해보는 것이다.




다시 이것을 국가적인 관점으로 바꿔서 생각을 해보도록 하자. 국가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수도국이 있다. 물에 대해서 연구하는 기관일거고, 나아가서는 환경보건이나 위생과와 같은 여러 가지 기능을 갖고 있는 기관들이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기관들은 모두 계수라고 하는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을 해보고 싶다. 아울러서 수자원공사도 포함시키자. 그러나 이들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법이라고 하는 자체는 법에 대해서 모르고 있는 것이 정상이다. 자신이 자신을 알기는 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물이 법이라면 계수는 법에 대해서 모르고 있어야 정상이라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국가에서는 법아닌 법이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민족성이 아닐까 싶다.  배달민족이라고 하는 성질은 역경을 만날수록 더욱 의미가 커진다. 그렇게도 힘들게 살아온 우리의 과거들이 그렇게 유지되었던 것 중에 하나는 민족이라고 하는 묶어주는 결속력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의 힘이 응고하는 성분이라고 했다. 모여드는 성분은 결국 공동체의식(共同體意識)을 만들어 내고야 말 것이기 때문이다. 불은 자꾸 분산이 되는 형태를 만들어 낸다면 물은 자꾸 연결시키는 작용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에 있어서의 계수의 역할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어떤 조직이 아니다. 고유하고 절대적인 어떤 보이지 않는 힘, 이것을 일러서 참다운 법칙이라고 명하고 싶다. 그러한 역할을 할 수가 있는 계수가 있다면 그 나라는 두 번 말할 필요도 없이 발전하고 단결된 나라일 것이다.

가족간에서도 계수가 살아있으면 살아있을수록 그 가정의 결속력이 좋아지고 똘똘 뭉쳐서 남들이 감히 어떻게 하지를 못하게 되는 것은 이미 주변에서 늘상 보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계수가 그 기능을 잃어갈 즈음이면 점차로 응집력이 떨어진다. 그러면 분산이 되는데, 이렇게 하는 데에는 열기운이 단연 으뜸역할을 한다. 가열하게 되면 물은 분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똘돌 뭉친 물이 맛도 좋은 법이다. 가장 맛이 좋은 물의 온도가 몇도인지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다. 대략 따져본 바로는 섭씨로 따져서 4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차고 맛있는 물이 가장 비중도 높고, 활성화가 되어있는 좋은 물이라고 한다. 이것을 일명 육각수(六角水)53)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물을 먹고 살면 체내의 모든 죽은 세포들은 밖으로 배출된다고 하는 말도 있다. 그야말로 감로수(甘露水)54)인 셈인가보다.

육각수라고 하는 말에서 떠오르는 것은 ‘히란야’라고 하는 도형이다. 이것은 대충 육각도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여기에서다 담배를 5분 정도 놓아뒀다가 피우는 것 만으로도 그 성능을 느낄 수가 있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 어쨌던 물 중에서 가장 양질의 상태라고 이해를 하면 되겠는데, 이러한 상태가 되면 결속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가장 특징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