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열째천간과 생리적인 癸의 의미

작성일
2007-09-1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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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마지막으로 위치한 계수의 의미가 중요하겠다. 맨 끝에 있다고는 해도 실은 이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도 같다. 이유는 원래가 하나의 끝은 또다른 시작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수의 위치가 임수에 비해서 무슨 차이점이 있을 것인가를 생각 해볼 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물이라고 하는 역할에 대해서 음미를 해보는 것이 가장 유력하겠다.

물은 과연 무엇인가는 새삼 묻지 않더라도 이미 벗님도 짐작을 하시리라고 생각한다. 즉 물은 만물의 생명력을 유지시켜주는데 없어서는 안될 성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과연 이 생명력이 물만 가지고서 해결이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 물만 가지고서는 되지않는 것이, 물과함께 빛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빛이 없는 물은 그야말로 암흑일 뿐이다. 물이 있고 빛이 있을 때 비로소 생명력은 활기차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정도는 이미 알고 계신 대로이다.

그런데 우리는 습관적으로 ‘물=생명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을 시켜놓는다. 그러면 실제로 물만 있으면 생명력은 자동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인식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이유인즉 태양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왔기 때문에 전혀 염려를 할 필요가 없어서 일런지도 모르겠다. 태양은 항상 있는 것이기에 물만 있으면 생명은 자랄 수가 있는 것이다. 혹 이렇게 묻고 싶으실런지도 모르겠다.

“만약 어느날 갑자기 태양이 폭파되어버린다면?”

그러게 되면 아무것도 존재를 할 수가 없을 것이니 이러쿵저러쿵 하면서 궁리를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미 지구는 자연스럽게 종말을 고하게 될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태양은 당연히 존재를 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만 다른 이야기들이 가능하다. 그래서 물은 생명력으로 연결이 되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도 이러한 관점으로 추리를 해보도록 하겠다.

물이 있으면 고기가 생긴다고 했다. 그리고 사람의 몸에서도 물이 있으면 생명이 생긴다. 인체의 물은 자연의 물과 비교해서 구체적인 영양표는 다르겠지만 그 작용은 똑같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여성의 몸에서 물이 말라버리면 생명체도 생길수가 없다. 여기서 물이 마른다는 것은 생리가 끝나서 폐경기라고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잉태를 하는 것은 끝이다. 이것은 어느 누구라도 이의를 제기할 수가 없는 것이다. 즉 배란(排卵)이 없어진 상태에서 어떻게 잉태가 가능하겠는가를 생각해보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여자의 몸에서 생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생명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계수의 의미에서 단지 두 개뿐인 설명에서 하나인 ‘월경 계’라고 하는 의미로써 쓰였던 모양이다. 실제로 월경은 여인에게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여성의 특권으로 인정해주는 출산능력이 여기에서부터 출발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물=월경’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된다. 그뿐이 아니다. 일단 잉태를 했더라도 자궁에 양수가 넉넉하게 들어있어야 성장이 가능한 것도 물론이다. 만약 잉태는 했는데, 자궁내의 환경이 여의치 못하다면 유산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역시 물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오나가나 물과 연결되는 것이 계수이다. 이 물은 단지 목마를 때 먹는 물 뿐이 아니라, 거의 모든 상황에서 통하는 의미로써 액체인 셈이다. 즉 혈액도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모든 것에는 물이 없어서는 되지를 않는다. 심장이뛰는 것도 이 물을 운반하기 위해서이다. 혈액인 운반되지 않으면 몸에 영양공급이 끊어지게 되고, 이것은 그대로 썩어버린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그래서 심장이 멈추면 큰일인데, 심장이 뛰는 이유가 바로 물을 운반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는 것은 새삼스럽다.

그뿐만이 아닐 것이다. 자연에서도 물이 없으면 하루도 살아갈 수가 없다. 아니 잘하면 일주일은 살수도 있다고 헀다. 그러나 그뿐이다. 아무런 희망이 없는 것이니 결국은 죽음밖에 남지 않는 것이다. 언젠가 서울의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때에도 그 속에서 목숨이 붙어있는 사람은 살아났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는 그 속에서도 물을 먹을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즉 비가 내렸다는 것이 그나마 열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모든 생명체는 일단 물이 없으면 삶의 가치가 더 이상 유지될수 없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봐야 하겠다. 이런 몇가지의 이유로 해서 계수는 물이면서 또한 생명을 잉태해서 성장시키는 자궁 속의 물도 포함한다고 관찰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