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술은 수화기제(水火旣濟)

작성일
2000-03-27 00:00
조회
6497


[제50화] 술은 수화기제(水火旣濟)이다.


거의 매일 이 술이라는 성분에 취하는 사람이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더욱 인기를 끌어가고 있는 식품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어느 곳에서는 신이 주신 최상의 선물이라고도 하고, 또 어느 사람은 잘만 사용하면 약이 되는 성분이지만 잘 못 사용하면 독이 되는 것이라고도 말한다. 그렇다면 사주쟁이 낭월이 보는 술은 또 어떤 것인가 한번 생각을 피력하고자 한다. 함께 음미해 보시기 바란다.


 


1. 술은 수화기제(水火旣濟)이다.


 


실로 하고 싶은 말씀은 이것이다. 술이 과연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낭월은 수화기제의 소식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 물론 그 이면에 흐르는 심리적인 구조는 상당히 우호적이라고 하는 느낌이 포함되어 있는 것도 같다. 과연 어째서 수화기제인지를 잘 설명하지 않으면 금주연합회에서 항의라도 받지 않을까 싶어서 조심조심 그 의미를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1) 물과 알코올의 조화.


 


그냥 물은 아무도 술이라고 하지 않는다. 여하튼 어떤 형태로든지 간에 알콜이 포함되어야만 비로소 술의 대접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술이라고 하는 이름을 얻은 다음에는 그 성분은 수화기제의 작용을 하게 되는 것으로 보게 된다. 그렇다면 수화기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자.


그래서 술의 성분은 '물+알콜=술'의 공식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봐서 알콜은 火에 가깝다고 해야 하겠고, 물은 水에 가깝다고 한다면 누가 아니라고 하겠느냐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알콜의 함량이 낮은 술은 갈증 해소용으로 사용을 하면 되겠고, 알콜의 도수가 높은 술은 추위를 해소하거나 위축된 마음을 펴는데 사용하면 되겠다. 그리고 중간의 성분은 양쪽을 모두 도와주는 것으로 이해를 하면 되겠는데, 그래서 물과 알콜의 조화라고 하는 말을 해보는 것인데 말이 안 된다고는 하지 못하리라고 본다.


 


2) 알콜과 추위 녹이기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겨울에 어딜 가다가 대합실이나 길거리에서나 날은 춥고 몸은 떨리면 우선 생각나는 것이 따끈한 술 한잔이다.(이놈의 화상은 맨날 술만 먹고사나.....?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먹은 것은 먹었다고 해야지뭐.....) 그래서 길가의 포장마차나 해장국집에 들어가서 소주 한병에 얼큰한 안주를 마시면 그 냉혹하던 추위는 어디로 간 곳이 없고, 포근한 마음에 훈훈한 여유까지 생기는 것을 경험하지 못하셨다면 일단 벗님은 스스로 술꾼이라고 자처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 때의 한잔은 참으로 감로수(甘露水), 아니 감로주(甘露酒)임에 틀림이 없으렷다!


이때의 술은 일단 소주급(25°이상)은 되어야 한다. 그보다 낮으면 도저히 방향이 잘못된 것이고 오히려 수화기제가 아니라 화약수승(火弱水勝)의 실패작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추위를 녹이려고 맥주를 한잔했다고 한다면 그 친구는 틀림없이 "떽끼놈~! 엉터리 애주가~!" 라고 야단을 맞고야 말리라... 왜냐면 방향이 틀렸기 때문이다. 당연히 소주급 이상을 마셔야 수화기제가 되는데 가능하면 40° 급도 좋다고 본다. 왜냐면 짜릿한 그 맛을 즐긴다면 양주 한잔이 더 좋다고 생각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것은 낭월의 스타일이고 또 사람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수도 있으므로 여하튼 소주 급 이상은 되어야 추위를 녹이는 약으로 작용을 할 것이고 비로소 수화기제를 이뤘다고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미 수의 기운이 외부에서 많이 발생을 하여 침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체내에서는 화의 기운이 부족한 상태인 것이다. 火가 부족하다면 당연히 화를 보충해야 하는데, 그 방법이 문제이다. 일단 답배를 한 대 피우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다. 다만 낭월은 담배를 피우질 않으니 춥다고 해서 담배를 사러 갈 수는 없는 일이어서 소용이 없는 처방이라고 해야 하겠고, 그렇다고 따끈따끈한 방을 찾아가서 몸을 녹이기에는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서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하는 점에서 일단 술 한잔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하는 처방을 내리고 있다.


 


3) 25° 소주가 없다면 어쩌지...?


 


이러한 것을 물을 정도면 아마도 술에 대해서는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고 해도 되겠다. 뭘 그리 어렵게 생각을 하시느냐고 드리는 말씀이다. 수보다 화가 높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인공적으로 火를 높여주면 될 일이다. 간단하게 생각을 해서 답이 나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맥주를 한 캔 사서 데워 마셔? 원 바보 같은 말씀을.... 맥주의 원료는 보리이다. 보리는 여름에 먹는 식품이고 그 이유는 겨울 내내 냉기운을 받고 자란 곡식이기 때문에 그 성분이 차가운 것이다. 그러니까 여름에 날은 덥고 땀은 줄줄 흐를 적에 바야흐로 시원하게 냉기운을 머금은 맥주 한잔은 다시 뭐라고 말로 다 할 수가 없는 보약이 되는 것은 말을 하나 마나이다. 그렇게 차가운 성분을 데운다면 그나마도 낭만이 모두 사라질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럼 어쩌란 말이냐?


쌀로 만든 술을 데워 먹으면 그대로 수화기제가 되는 것이다. 예전에 우리 평민들은 수화기제가 되기 위해서 비싼 소주를 사먹지 못하고 막걸리를 데워서 대응한 흔적이 보인다. 그래서 막걸리는 그 재료가 쌀이라고 하는 점을 고려하게 되고, 다시 말하면 맥주하고는 차원이 다르다는 이야기라고 해야 하겠다. 그런데 문제는 막걸리는 냄새가 부담스럽다고 하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이제 눈치가 인성(印星)급인 벗님은 대략 파악이 된다.


 


"따끈한 청주 한잔~!"


 


정답이다. 소주가 없다면 청주를 한잔 데워서 마시면 같은 효과를 누리게 된다. 따끈한 것이 필요하다는 것은 떨어진 화의 기운을 데워서 돋우는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매우 합리적이면서 말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흔히 어른들은 정종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청주로 바꾼 것은 정종은 일본말이라고 들 궁시렁거려서이다. 그런데 이것도 참 불만이다. 어째서 영어로 하면 말을 하지 않고 일본어를 말하면 시비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식민정책에 희생을 당한 콤플렉스가 아닌가 싶기도 한데, 분위기가 그렇다면 그만이기는 하지만 구태여 그렇게 민감한 반응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한다. '테레비'라고 하면 틀리고 '텔레비젼'이라고 하면 맞는다고 하는데, 실은 그 말이나 그 말이나 외래어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차라리 '화상통'이라고 하는 것은 어떨지 모르겠다. 가끔은 팔러 가는 당나귀의 소식을 생각하게 만드는 경험이 많이 된다. 하하~


 


2. 수화기제도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다.


 


이제 부정적인 요소를 생각해야 하겠다. 좋게 말하면 술의 공덕이 되겠지만 그 부정적인 요소를 말하면 나라를 망치고 몸을 망치는 성분이 될 수도 있겠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요소에는 어떤 성분이 있어서 그런가?


 


일단 50%를 한계로 봐야 하겠다. 정확하게 수화기제는 50%이기 때문이다. 그 이상이 되면 이미 수화기제를 넘어서 불로 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기 때문이다. 무슨 원한이 맺힌 것이 아니라면 구태여 50°가 넘는 술은 드시지 말라고 권유를 드리게 되는 것도 이런 의미에서 가능하다고 하겠다. 실로 알콜은 물에 녹는 火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물에 녹는 화를 만들 방법이 없다고 봐야 하겠기 때문이다. 그러니 알콜이야말로 얼마나 신기한 신의 작품이냐고 해야 하겠고, 그래서 예로부터 술에 대해서는 참으로 많은 애용자를 만들어 내게 되었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술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 못지 않게 부정적인 시각도 늘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겠다. 특히 요즘에 술을 먹으면서 온갖 질병에 약해지는 인체를 보면서 그러한 생각은 더욱 강해진다고 하겠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그 도를 넘지 않는 것이라고 해야 하겠는데, 이것이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알긴 아는데.....


 


3. 왜 이렇게도 술에 약해졌을까....


 


이유는 간단하게 술이 독주로 변했기 때문이고 술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스트레스가 발생해서 부담을 주기 때문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러니까 속이 편한 상태에서 술을 마셨을 경우와 속이 시끄러운 상태에서 술을 마셨을 경우의 결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하는 것을 아는 애주가는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여기에서 그 원인을 찾아본다면 역시 어떤 상태에서 술을 먹느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술을 먹으면 갑자기 없던 용기가 발생해서 강심장이 되어서는 헛소리도 겁 없이 펑펑하면서 싱거운 사람이 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점들이 모두 술로 인해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니까 술을 먹어도 정신을 차리고 먹으면 좋겠는데 이 놈의 성분이 한 마음 흔들리기 시작하면 대책 없이 브레이크를 파열시켜버리고는 그대로 내달리는 통에 막을 방법이 쉽지 않다고 해야 하겠다. 그러니까 인체는 술에 대해서 민김하고 적응을 하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자신의 상태를 늘 살펴가면서 술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하나마나한 말씀도 드려본다.


 


4. 선전(旋轉)을 발동시키는 술


 


선전은 하건충 선생님이 발견하신 것이지만 낭월이가 더 잘 써먹고 있는 논리이다. 여기에 대해서 궁금하신 벗님은 관련된 글을 읽어보시면 되겠고, 일단 여기에서는 평소에는 멀쩡하던 사람이 한 잔의 술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으로 순식간에 변해 가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어떻게 해볼 수도 없이 진행되어서 나중에는 후회를 해도 아무 소용이 없는 지경이 되어버리니 일단 자신의 사주에서 선전의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면 잘 살펴서 신중히 대응하시는 것이 좋겠다. 몇몇 사람들 중에서는 술을 먹으면 맛이 가는 경우에 한해서 사주에서 선전을 찾아내기가 어렵지 않은 일을 많이 목격하고 있음을 주의해야 하겠다.


그렇다면 어째서 술이 들어가면 선전이 나타나게 될까? 일단 선전은 꼬임이라고 하게 되는데 그 꼬임이 평소에는 브레이크에 의해서 서서히 돌아가므로 여간해서는 잘 발견이 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을 해본다. 그러니까 보통은 잘 모르는 일인데 일단 술이 들어가면 술은 火에 해당하므로 火剋金을 하게 되고 여기에서 金은 브레이크라고 한다면 그 기능이 마비되면서 바로 내면의 억압된 선전이 튕겨나온다고 하겠다. 그 작용은 바로 스프링과도 같으므로 대책이 없이 튀어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실수가 심해서 아예 술을 끊어버린 지혜로운 사람도 봐서 알고 있다. 과연 이러한 의미를 놓고 본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 적에는 술을 먹지 않는 것이 좋겠고, 또 술을 먹더라도 자신의 감당이 소주로 따져서 몇 잔인지도 미리 알아두시는 것이 안전하다고 하겠다. 실수를 하고 나서 후회하기보다는 하기 전에 주의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 점 백 번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것이리라....


 


오늘은 모처럼 비가 내린다고 방송에 나온 모양이다. 그것도 제법 많이 내린다고 했다는데, 그렇다면 긴긴 봄 가뭄은 여기에서 해갈이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래야 하겠는데, 중요한 것은 비가 내리면 다시 水의 기운이 강화되면서 부족해진 火를 돋구기 위해서 다시 火를 흡수해야 할 것이고, 그러니까 비가 줄줄 내리는 날이면 소주의 맛이 더욱 당긴다는 것도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오늘 저녁에는 아무래도 소주 한 잔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인데, 안주로는 얼큰~한 김치찌개가 좋지 않을까...?


 


       계룡감로에서 술배가 고파진 낭월 두손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