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화] 도대체 ‘루트권한’이 뭐야~~!?!...

작성일
2002-03-20 11:51
조회
5686
[제153화] 도대체 ‘루트권한’이 뭐야~~!?!?!?



봄바람이라고 하는 생각을 할 정도의 포근한 바람이 살랑이는 3월 인갑다. 그래도 겨울인지 봄인지도 못 느끼고 분주하게 살아가는 낭월은 오늘도 여전히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임을 아시는 벗님은 다 알고 계실 것으로 생각 된다. 다시 근래의 상황을 알려드릴 겸, 어쩌면 도움을 좀 얻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정황을 기록해 본다.



1. 서버호트팅에서 단독서버로 전환



홈페이지를 관리해 온지도 그럭저럭 세월이 흘러서 7~8년 되었나보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쌓이는 것은 데이터가 되고, 잃는 것은 빈 공간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하겠는데, 그 사이에 이사를 몇 번이나 했으며 게시판은 또 몇 차례나 바꿔 달았는지 일일이 셀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또 관리비용으로 지출이 된 금액도 적다고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당연히 해야 하겠다. 매년 수백만원의 비용이 홈페이지로 인해서 지출이 된다고 해야 하겠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비용은 상담료 등을 통해서 상쇄가 되기 때문에 크게 부담이 된다고는 못하겠는데, 근래에는 다시 공간문제가 크게 떠오르게 되었으니 바로 화상강의를 계획하면서이다.



적어도 서버 공간이 수십기가바이트가 되어야 뭔가 자료를 올려서 서비스를 할 것인데, 그 동안 사용하던 공간인 1기가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을 당연히 파악하게 된 낭월은 뭔가 공간을 넓힐 방법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그래서 그 동안의 더부살이를 면하고 아예 컴퓨터를 한대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하자는 특단(관리가 무서버서리...)의 결정을 내리게 된 것에는 매월 관리비가 지금의 홈페이지 유지비와 맞먹는다는 것으로 인해서이다. 그리고 18개월이 지나면 컴퓨터를 아예 준다는 말도 한다. 여하튼 믿을만한 회사이기 때문에 적어도 어느 정도의 관리만 신경을 쓴다면 40기가바이트 정도의 널찍한 공간에서 마음대로 호작질(놀이)를 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것에 이끌려서 계약서 다운받아 도장 찍어서 팩스로 보내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5분.



2. 여기까진 그래도 좋았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물론 그 사이에 게시판의 접근이 거부된 것도 벗님들께는 죄송했지만 이사를 하려면 원래 그러려니~ 하는 정도의 아량은 있으실 것으로 믿어서 잘 넘겼다고 봐야 하겠고, 그럭저럭 회사에서 메일이 날아와서 모든 것이 완료되었다고 하는 소식이 들어올 시간까지는 속도 편하게(쫌 있시마 압니다) 희희낙락하고 있었던 낭월이다. 실로 집이 좁아서 넓혀가는 것이야 아무리 할인을 해서 생각 해봐도 즐거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여하튼 그 사이에 이런저런 준비들을 하느라고 분주하게 돌아갔으니 다른 것은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



그 사이에 화상강의를 준비하기 위해서 논산 건양대 부근에 방을 하나 얻었다. 일년에 300만원짜리 원룸인데, 큰길가라서 창문에다가 ‘사주공부방’ 정도는 써붙여도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연지님에게는 ‘학생들 공부하러 오면 가르쳐주게 되고 그러면 방세는 나오겠으니까 신경쓸 것이 없겠네’라고 했지만 실은 그렇게 될지는 또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우선 일이 잘 되면 되었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추진하는 남편이기에 아마도 마음으로는 기대를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 속이야 우째 알겠노....



그리고 하나로통신을 설치했다. 단말기가 없어서 더디다는 것을 단골대리점을 독촉해서 부랴부랴 그저께 설치를 했다. 그리고 이리저리 접속을 해보니 과히 쓸 만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비로소 산골의 모뎀으로부터 해방이 되는 낭월이니 얼마나 신명이 났겠느냐는 소식은 느린 통신에 열이 많이 받아보신 벗님만 이해를 하실 것으로 본다.



그러니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은 환경을 얻어서 컴퓨터작업을 하게 되었으니 모든 것이 순조롭게 될 것은 당연하다고 봐야 하겠고, 그래서 서버회사에서 날아올 메일만 기다렸다는 것이고, 그 과정이 그래도 괜찮았다는 말씀이다.



2. 달랑 날아온 메일 한 통



‘서버세팅이 완료되었습니다.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이게 전부이다. 이러한 메일을 받고서 황당하지 않으시다면 이미 벗님은 고급 기술자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낭월은 참말로 난감했다.



우선 메일계정을 하던 프로그램이 사용불능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왠지 속았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물론 그것은 낭월의 무지로 인해서이고, 그쪽에서는 컴퓨터만 빌려주고 선로를 제공해 주는 것으로 역할이 다 되었으며 관리는 본인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는데, 낭월의 생각으로는 웹호스팅을 좀더 넓은 공간에서 받게 되는 정도로 생각을 했다는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여보세요. 관리자를 부탁합니다.”

“말씀하세요.”

“여기 논산에 단독서버를 사용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요?”

“메일계정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지요?”

“단독서버를 하시는 분이 그것도 모르세요?”

“모르니까 묻는 것이잖아요. 왜 좀 자세하게 알려주지 않지요?”

“원래 그 옵션은 그런 것이거든요.”

“이전에 호스팅을 할 적에는 다 해주셨잖아요. 그 정도는 해주는 것으로 알았는데 아닌가요?”

“아니지요. 전혀 다른 시스템입니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하셔야 합니다.”



에구~ 이런 젠장~~!!



“어쨌던 계정을 설정하는 법을 좀 알려주셔야 하겠는데요..”

“루트권한으로 하시면 됩니다.”

“그게 뭔데요.”

“일일이 다 말씀을 드릴 수가 없는데요.... 공부를 하세요.”



우와~! 낭월이 남들에게 공부하시라는 말은 많이 했지만 이렇게 공부를 하라는 말을 듣고 보니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좀 심했나...?) 기분이 들었다. 이거 큰일이로군. 아무래도 뭔가 잘못 생각을 한 모양이군.... 이런 저런 생각이 마구마구 들면서 슬슬 약이 오르는 것을 느낀 것도 참 오랜만이다.



그래 까짓거 사람이 쓰라고 만든 물건 아니냐.

리눅스 공부좀 하지뭐

배워서 하면 되지 누구는 나면서 웹마스타냐 젠장~!



역시 낭월다운 기질은 여전히 숨어 있었던 모양이다. 언젠가 관심을 가져보려고 구해둔 ‘리눅스네트워크’라는 위압적인 제목의 베개로 사용할 책을 펴든 것도 이렇게 망신(?)을 당한 다음이었다. 그래도 그 책을 수년 전에 구입했다는 것은 이러한 일이 일어날 것을 미리 알고 준비한 선견지명이 있는 사주학자의 혜안이었다.(에구~ 이제 돌아버리는 모양이군 흐흐~)



책을 보면서 우선 센드메일 설정하는 법도 보고, 시키는대로 useradd 명령어도 해보고 했다. 물론 당연히 telnet으로 접속해서 하는 것은 말을 할 것도 없다. 그런데 텔넷으로 접속을 하니까 이미 뜨는 그림이 다르다. 그리고 마음대로 될까만서도 당연히 시도를 하면서 깜깜한 벽에 부딧치니까 약이 오르다가 넘쳐서 열이 받히게 되었다. 이래가지고서야 어떻게 하겠느냔 말이 나면서 메일을 날렸다. 다음은 보낸 메일의 일부분이다.



다시 문의 드립니다.



텔넷으로 계정에 접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메일 계정을 등록하려고 useradd seoul 엔터를 쳤습니다.

했더니 나오는 메세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bash: useradd: command not found



라고 나옵니다.

아무래도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도움을 받으려고 전화를 했더니 여성 분께서

직접 하셔야지 자꾸 물으면 되느냐는 식의 말씀을 하셔서

좀 황당합니다.

메일로라도 되도록 알려주셔야 해먹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도움을 좀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하고서 커피만 연거푸 서너 잔 마셨나보다. 전화를 했다가 또 핀잔을 들으면 망치를 찾으러 갈 것 같아서 말이다. 혼자 방 안에서 발광을 떤 것을 벗님이 보셨다면 뭐라고 하실라나..... 하하하~

한 30분이 지나자 메일이 날아왔다. 반가움에 들여다보니 다음과 같이 쓰여져 있었다.



‘루트 권한으로 하시면 됩니다.’



허허허~ 이런 젠장. 누가 그걸 몰라. 그노무 루트권한이 도대체 뭐해먹는 것이며 어떻게 주는 것이냔 말이다.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는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를 비로소 실감하고 절감하는 낭월이였다. 그래서 다시 메일을 날렸다.



‘글쎄 그 권한을 어떻게 갖느냔 말입니다.’



조금 있으니 바로 답이 왔다.



‘루트로 접속하는 방법은 ‘su -’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아마도 그냥 'su'만 치고 들어가려고 하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하시고 패스워드를 치시면 됩니다.’



그래서 또 열심히 텔넷으로 접속을 해서는 문제의 그 명령어, 루트권한을 얻기 위한 노력으로 'su -'를 쳤다. 그랬더니 참말로 패스워트를 넣으라는 안내가 뜬다. 이런 때에는 참 선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겠다. 그래서 얼른 계정에 접속하는 비밀번호를 넣었다. 그런데 이 녀석은 계속 그거 말고 다른 것을 넣으라는 거다. 답변이라도 날아온 메일은 아무리 살펴보고 또 봐도 비밀번호가 별도로 없었으니 그래서 또 메일을 보내는 수밖에.



‘무슨 비밀번호를 넣으라는 건지 알려주셔야지요.’



아마 그 담당 기술자도 많이 답답했을 거다. 그래도 편관이 있는 사람이었던지 아무런 군소리 없이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그런데 내용을 보니 처음에 세팅을 하고 보낸 메일에 그대로 적혀있었던 것이 아닌가. 그래서 다시 황당.... 그래서 아는 것 만큼만 보인다고 하는 모양이다.



다시 열심히 접속을 해서 드디어 루트권한을 획득하게 되었다. 그 기분을 또 아실랑가 모르겠다는 질문을 드리고 싶어진다. 여하튼 하면 된다는 것이다. 고민하면서 얻는 결과가 소중하다는 것은 늘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만 이렇게 준비도 없이 서버를 관리하게 되는 입장이 될 것으로는 미쳐 생각하지 못했는데, 어느 사이에 이렇게 되어버렸다. 그참.....



3. 오늘은 백업을 공부해야지~



공부한다는 것이 참 즐겁긴 즐겁다. 이제 비로소 남의 손을 빌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홈페이지를 관리할 위치가 되었다는 것이 한편 생각을 해보면 잘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남의 신세만 지게 될 것으로 봐서이다. 물론 이것도 하다가 잘 되지 않으면 관리자를 두면 된다. 전문가에게 맡겨야 할 정도의 일이 되면 그것도 또한 좋은 일이라고 해두겠는데, 여하튼 지금은 웹마스타 공부를 해야만 한다. 그래서 어제 들어오면서 제목도 그럴싸한 ‘리눅스 웹마스터’라는 역시 베개 감의 책을 구해왔다. 이제 이번 주에는 그놈과 사귀어 봐야 하겠다. 이것을 해결하기 전에는 상담도 보류다 우짜겠노... 급한 일을 두고는 다른 것은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서버야~ 언젠간 꼭 먹고 말거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