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柚子)의 계절

작성일
2021-12-11 04:45
조회
521

 유자(子)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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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는 가을 귤이 샛노랗게 익어가는 것을 봤다. 귤림추색(橘林秋色)의 아름다운 풍경을 봤는데 방송에서는 남쪽의 유자가 익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에 그 향을 상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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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가 왔다기에 뭔가 하고 열어 보니 이렇게 생긴 것이 들어있다. 남쪽에 사는 제자가 유자 밭에 갔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보냈더란다.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유자를 따 담던 비닐봉지까지 넣어서 급히 보내시다니.... 얼른 보내고 싶은 마음이 전해지는 듯하다. 주머니의 송곳을 감출 수가 없듯이 박스 속의 유자향도 감출 수가 없구나. 삽시간에 진동을 한다. 그야말로 유자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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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는 달리 먹을 방법이 없다. 유일하게 할 수가 있는 것이 유자청이다. 저녁을 먹으러 나온 경덕이 샛노란 유자를 보더니 관심이 생겼는지 먹어 보겠다고 하기에 가만히 있었다. 10초 후에 녀석의 비명소리를 들었다. 가장 확실한 공부는 직접 맛을 보는 것이다. 말로 아무리 해봐야 생생한 경험만 하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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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님이 씻어놨다가 물기가 빠진 유자를 들고 들어온다. 도마도 두 개고 칼도 두 개다 이런 것을 보면서 우물쭈물하면 모양 빠진다. 얼른 칼을 잡고 달려들었다. 향이 얼마나 짙은지 침향은 저리 가라이다. 유자의 향이 온 방안을 가득 매운다. 유자향이라고 말이야 하지만 보다보다 이렇게 짙은 경우는 또 처음이다. 생긴 것은 울퉁불퉁해도 그 향은 대단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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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를 잘 받았다고 했더니 고성쪽의 유자는 매끈하고, 남해쪽의 유자는 울퉁불퉁하단다. 처음 들었다. 남해의 유자는 나무가 고목이어서 모양이 이렇단다. 그래서 향은 더 짙다는 말에 공감이 절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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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다 썰었다. 씨앗이 꽤 많았다. 귤하고 다른 것이 이런 것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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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씨는 뭐하러 골라내노. 그냥 버무려 놓으면 되잖아?
연지 : 사먹는 유자도 씨가 없잖아요.
낭월 : 그야 돈 받고 팔려고 손질한 것이겠지.
연지 : 금방 해요. 테레비나 보고 있어요.

씨앗을 골라내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건 하기 싫어서 말리는 척만 했다. 말린다고 해서 그냥 할 연지님이 아닌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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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에 씨가 있으면 얼마나 있으랴..... 했다. 그렇게 한쪽에서는 씨앗을 골라내고, 낭월은 리모컨을 들고서 채널을 골라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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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대략 짐작으로 두어 되는 되지 싶다. 늙은 나무가 자손 농사는 잘 지었던 모양이다. 모두 결실이 잘 된 종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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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씨앗 몇 개만 심어 볼래?
연지 : 아랫마을 친구네는 레몬을 심어서 싹이 났던데 그럴까?
낭월 : 남쪽의 유자를 북쪽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 안카나.
연지 : 그러지 뭐. 끼짓거. 유자가 달리려나?
낭월 : 그럼 심어보자. 나도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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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 씨앗으로 몇 개만 심어보기로 했다. 3년 후에는 유자나무에서 탱자를 보게 될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이런 때만 시계를 마구마구 돌려보고 싶어지기도 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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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설탕에 버무려서 담아놓은 것을 보니 생각보다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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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에 대한 정보도 찾아보자. 그래서 또 지식내공을 0.1 증가시켜야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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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보다 세 배나 많구나. 뇌혈관장애에도 좋단다. 그러니까 막힌 것을 뚫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뜻인게로구나. 뭐든 뚫어주면 좋지. 도로든 혈관이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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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 (naver.com)

약용음식에 대한 정보로구나. 설명을 봐서는 인삼 녹용 못지 않군. 껍질도 같이 먹을 수는 있다니 앞으로는 버리지 말고 건더기도 꼭꼭 씹어서 먹어야 하겠구나. 귀한 과일이었네.  멀라서 정성으로 보내주신 성의에 보답해서 잘 먹고 더 신나게 잘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