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1] 아직도 유효한 새옹지마(塞翁之馬)

작성일
2012-09-14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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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아직도 유효한 새옹지마(塞翁之馬)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태풍이야기가 또 들려오네요. 들판의 벼들이 알을 품고 있는데 아마도 피해가 제법 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농부의 운은 아무래도 하늘에 달렸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부디 조용히 지나가고 알찬 추석이 되었으면 합니다.


  옛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는다는 말을 생각해보는 요즘입니다. 그러니까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도 여전히 살아남아 있는 고사(故事)에는 그만큼의 의미있는 삶이 배어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항상 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가끔은 그 의미가 더욱 새롭게 다가오는 때가 있는 것 같아서 한 생각을 일으켜 보게 됩니다.


  새옹의 말에 대한 고사는 한 두번쯤 들어보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만큼 유명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말이지요. 혹 못들어 보셨다고 한다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면 상세한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을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며칠 전에는 모처럼 가을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어느 유명한 식당을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이 식당이 유명해진 것은 평소에 정성으로 음식을 만들어서 내집 식구에게 먹이는 것처럼 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습니다만, 특히 모 방송국에서 먹거리에 대한 취재를 통해서 더욱 유명해진 것도 한 몫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특히 낭월의 관심을 끌게 되었던 것은 그 후에 그 식당에서 식사를 한 손님이 음식으로 인해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사고가 발생하게 되어서 다시 취재를 하게 되었고 그 방송국에서 선정했던 착한식당의 명패를 회수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였습니다.


  내심, 차라리 방송을 타지 않았다면 괜찮았을 것인데 우선 방송을 타면서 유명해진 것은 좋았지만 그로 인해서 시선을 받게 되면서부터 많은 부담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비록 한 번의 실수였는지도 모를 식중독의 사고를 겪었지만 그것은 가끔 있는 일이라고 본다면 다시 더욱 마음을 모아서 잘 하고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일행과 함께 찾아가 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그 식당을 찾아가 보니까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문을 닫는다'는 메모지와 함께 굳게 잠긴 문을 보면서 여러가지의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방송국에서 취재를 하러 왔을 적에 정중히 거절을 했더라면 지금 그 식당은 어떻게 되었을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봤던 것이지요.


  물론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어떻게 다시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니까 말이지요. 매일 저녁마다 방송국들이 앞을 다퉈서 소개하는 맛집들이 믿을 수 없는 정보가 하도 많다는 말은 공공연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만 참으로 좋은 뜻에서 시작한 방송의 프로그램으로 인해서 이렇게 하루 아침에 폐허가 되다시피한 식당의 모습을 보면서 그 주인의 마음은 어떠할런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어쩌면 방송을 타고서 더욱 유명하게 되어서 금전적으로 조금은 더 여유로웠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있었을 수도 있었겠습니다. 혹은 과거의 어떤 일들로 인해서 빚쟁이의 압박을 받고 있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만약에 새옹지마의 고사를 떠올릴 수가 있었더라면 방송을 허락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 안타까움이 들었습니다.


  듣자니까 갑자기 바깥주인이 돌아가셨다는 말도 들렸습니다. 그렇다면 그 사망의 원인에는 이로부터 겪게 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건강에 이상이 생겼거나 혹은 다급한 마음에 상처를 받고서 감당하지 못한 마음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아마도 홀로 남은 안주인의 마음은 천만번 방송을 타게 된 것에 대해서 후회를 하고 있지는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 그림과 겹치는 사람이 또 있네요. 출마일을 오늘 내일하고 있는 안철수 교수 말입니다. 물론 어떤 결정을 하게 되더라도 스스로 충분히 생각을 해보고 판단을 하겠지만 이전투구(泥田鬪狗)와도 같은 정치판에서 스스로 얻을 것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이미 죽느니 사느니 하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봐서 아무래도 조용하게 살아가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긴 시간을 생각으로 보내고 있는 것도 아마 새옹지마의 이야기를 무시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보기도 합니다. 여하튼 한 마디 떠오르는 것은.


"누가 압니까? 복(福)이 또 화(禍)가 될런지...."
"누가 압니까? 또 화(禍)가 복(福)이 될런지....."


혹 원문이 궁금하신 벗님도 계실까 하여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를 올려드립니다. 우리가 말하는 새옹지마(塞翁之馬)를 중국인들은 새옹실마(塞翁失馬)라고 하는가 봅니다.


 


[塞翁失馬的故事]


從前,有位老漢住在與胡人相鄰的邊塞地區,來來往往的過客都尊稱他為“塞翁”。塞翁生性達觀,為人處世的方法與眾不同。


  有一天,塞翁家的馬不知什麼原因,在放牧時竟迷了路,回不來了。鄰居們得知這一消息以後,紛紛表示惋惜。可是塞翁卻不以為意,他反而釋懷地勸慰大夥兒:“丟了馬,當然是件壞事,但誰知道它會不會帶來好的結果呢?”

  果然,沒過幾個月,那匹迷途的老馬又從塞外跑了回來,並且還帶回了一匹胡人騎的駿馬。於是,鄰居們又一齊來向塞翁賀喜,並誇他在丟馬時有遠見。然而,這時的塞翁卻憂心忡忡地說:“唉,誰知道這件事會不會給我帶來災禍呢?”

  塞翁家平添了一匹胡人騎的駿馬,使他的兒子喜不自禁,於是就天天騎馬兜風,樂此不疲。終於有一天,兒子因得意而忘形,竟從飛馳的馬背上掉了下來,摔傷了一條腿,造成了終生殘疾。善良的鄰居們聞訊後,趕緊前來慰問,而塞翁卻還是那句老話:“誰知道它會不會帶來好的結果呢?”

  又過了一年,胡人大舉入侵中原,邊塞形勢驟然吃緊,身強力壯的青年都被征去當了兵,結果十有八九都在戰場上送了命。而塞翁的兒子因為是個跛腿,免服兵役,所以他們父子得以避免了這場生離死別的災難。


 


  어쩌면 수천년 전에 변방의 어느 노인이 말했다는 한 마디가 여운을 남기면서 계룡산을 감돌고 있는 것 같은 가을 밤이네요. 이러한 정황을 놓고서 사주의 운으로만 풀어야 할까요? 아니면 삶의 지혜로 풀어야 할까요? 세상만사가 모두 운명대로만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노력과 환경이 함께 호흡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 보곤 합니다.


  모쪼록 벗님의 내일에서는 새옹의 한 마디가 때늦은 후회가 되지 않는 경구(經句)로 남아있게 되기를 기원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2년 9월 14일 밤에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