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적인 권리행사

작성일
2019-02-27 10:57
조회
937

독점적인 권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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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야신스와 복수초를 마당가에 내어놓은 것은 다른 뜻이 아니다. 방에만 뒀더니 햇살맛이 그리울 것도 같고, 또 히야신스는 향이 너무 짙어서 날려보내고자 함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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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미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순식간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어디에선가 날아들기 시작한 벌이 한두마리 보이더니 갑자기 벌떼의 소동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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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벌만 보면 십리는 도망간다. 그러나 낭월은 그만큼은 안다. 직접적으로 건드리지만 않으면 꿀벌은 절대로 달려들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벌통에서는 집을 건드리니까 달려든다. 그러나 지금은 꽃에만 관심이 있는 아이들이라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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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기적처럼 일어난다. 오늘이 바로 그런 순간이었다. 그리고 다시 깨닫는다. 이것이야말로 꽃이 꽃으로 존재하는 의미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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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꽃의 마음을 헤아리지도 못하고 따스한 방에서 향기를 뿜어대는 것만 보면서 흐뭇해 했으니 과연 이것도 또한 자기만 생각하는 좁은 소견머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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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은 햇살과 함께 향기에 취하고 화분에 미쳐가는 벌들을 보면서 놀이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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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어가는 꽃에조차도 먹을 것이 있나보다. 왱왱거리는 모습이 잔칫집의 풍경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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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상도리 1,2,3구를 통털어서 꽃이라고는 여기 뿐인가 싶다. 그래서 완전히 벌들을 독점하게 된 히야신스인 걸로 봐도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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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가의 우월한 대접이다. 조금만 더 있으면 여기 저기에서 들꽃들이 하나 둘씩 피어날 것이지만 아직은 이르다. 그래서 이렇게도 작은 잔칫상이 벌어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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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벌이 더 많다는 말을 해도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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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줄 것이 있어서 행복한 꽃들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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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나마 즐거운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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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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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 있는 복수초에는 벌들이 오지 않는다. 썰렁~~ 아마도 향이 없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한 마리 정도는 찾아주려니.... 하고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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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고맙게도 한 녀석이 찾아왔다. 근데.... 이 아이도 꿀벌인가...? 아닌 것도 같고...

그리고, 또 하나를 깨닫는다. 내일은 없다는 것을. 오늘은 이렇게 놀고 내일은 다시 화분도 정리하고 해서 더 예쁘게 사진놀이를 해야지.... 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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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내일이 오늘이 되었을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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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빨을 위해서 화분도 어제보다 가지런하게 했는데도 말이다. 주인공이 없는 잔치, 아니 손님이 없는 잔치는 썰렁할 밖에.

그야말로 개미새끼 한마리 얼씬도 하지 않으니 말이다. 오전 11시가 넘었는데도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벌은 오지 않았다. 설마 어제 물어간 것으로 인해서 배가 불러서 띵까띵까~노느라고 오지 않은 건 아닐게다. 오늘은 날씨가 음산하다. 그래서 집에서 외출금지를 당한 걸로 봐야 할 모양이다.

다시, 지금 이 순간이 항상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오늘은 오늘을 즐기는 것으로 다하라.
왜냐하면 시간에서 내일은 없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