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무녀도 해식와

작성일
2023-11-2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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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群山) 무녀도(巫女島) 해식와(海蝕窩)  

 

[한국의 지질노두224] 무녀도리(군산시 옥도면) 백악기 유문암과 해식와 

 

(2023년 11월 15일 탐방)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는 언젠가 둘러봐야지 했었다. 선유도(仙遊島)로 연결이 되는 다리를 개통하기도 전에 둘러봤는데 이제는 지질공부를 한다는 목적을 들고서 나들이를 하게 되었구나. 최종 목적지인 말도(末島)까지 하루에 둘러보기로 하고서 집을 나섰다.

 


 

장자도(壯子島)까지 거리는 110km에 소요시간은 1시간 56분, 도착예정시간은 8시 48분. 출발시간은 6시 50분이다. 7시 전에만 출발하면 된다는 예정이었는데 다행히 늦지 않게 출발을 하게 되었다. 당일치기는 조금 더 바쁘다. 하루의 시간에 대한 안배를 잘 해야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장자도의 배 시간은 10시 40분이고, 그 전에 서둘러서 출발한 것은 무녀도와 선유도를 둘러보고 배를 타야 돌아올 적에 시간을 절약할 수가 있는 까닭이다.

 

076 말도(군산시 옥도면) 선캠브리아기 규암층 습곡

077 말도(군산시 옥도면) 선캠브리아기 변성 퇴적암층

078 말도(군산시 옥도면) 선캠브리아기 편마암

079 선유도(군산시 옥도면) 백악기 화산 각력암

080 선유도(군산시 옥도면) 백악기 유문암
224 무녀도리(군산시 옥도면) 백악기 유문암과 해식와

 

『한국의 지질노두』에 소개한 곳이 고군산도에 여섯 곳인데, 이번 나들이로 이곳들을 모두 둘러볼 요량이어서 무녀도와 선유도의 세 곳을 훑어보고서 배를 탈 예정을 세웠다. 

 


 

여정(旅程)이 예정대로만 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돌발변수가 생기는 것은 또 그때 가서 해결하면 된다. 이렇게 알찬 일정을 세웠으니 오늘은 또 어떤 돌 님을 만나서 구구절절 살아온 이야기들을 듣게 될지 설렘설렘.

 


 

입동도 지나고 보니 해가 많이 짧아졌다. 마을을 빠져나가는데 서리를 맞고도 꿋꿋한 국화들이 잘 다녀 오란다. 그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하게 귀가하는 것이니까. 

 


 

새만금 제방을 달려서 선유도로 갈라진다.

 


 

 

 

 

 

방향을 역으로 돌았다는 생각은 다 둘러보고 난 다음에 알았다. 왜냐하면 지질노두의 표시가 끝에 가니까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디부터 시작해도 결과는 같았다고 봐도 되겠다. 

 

 

 

예상대로 갯벌이 다 드러났다. 

 

 


 

오늘의 선유도 주변 간조(干潮)는 10시 6분이다. 지금 시간은 8시 26분이니 간조 1시간 반 전이니까 위쪽의 물은 모두 사라지고 바닥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니까 나올 적에는 이미 물이 들어와서 바닥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한 것은 만조가 오후 4시 10분인데 배를 타고 나오면 이미 장벌에는 물로 가득 채워졌을 것이라는 정도는 이제 대략 주먹구구로 따져봐도 답이 나오는 까닭이다. 그러니 아침에 둘러봐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 일정의 운명이라면 운명이겠다. ㅎㅎ 

 

 

 

그래 이미 사진으로 소개를 많이 봐서 보는 즉시 알아보겠구나. 여기가 바로 무녀도 해식와로군. 멋지네. 그리고 사진에서 볼 적에는 조그만 정도의 크기로 봤는데 막상 와서 보니까 예상보다 상당히 큰 규모라는 것도 알겠다. 뭐든 현장에서 봐야 제대로 이해가 된단 말이지.

 


 

 

 


 

 

 


 

 

 


 

 

 


 

암석이 재미있게 생겼다. 밝은 회색인데 조각조각으로 깨져 있는 것이 특이해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또 무슨 암석인지 살펴봐야지. 지질도와 지질노두를 같이 비교해 봐야 겠군.

 

 

 

  

 


 지질도의 정보로는 중생대(中生代) 백악기(白堊紀)의 야미도(夜味島) 유문암(流紋巖)이구나. 야미도는 신시도에 오기 전에 있는 섬이다. 유문암은 유문암인데 야미도의 특색이 있는 유문암이란 말이지? 그렇다면 또 지질노두의 설명은 어떤지도 봐야지. 서로 일치하면 좋으련만..... 

 

[한국의 지질노두224] 무녀도리(군산시 옥도면) 백악기 유문암과 해식와

 

 노두는 동서 방향의 5~6m 높이의 절벽인데 회색~암회색의 치밀한 유문암으로 구성되었다. 날카롭게 깨지고 절리가 잘 발달되었는데 절리의 방향은 가까운 거리에서도 크게 변한다. 노두의 단면은, 상부(1~2m)는 수직에 가깝고, 중간 부분은 섬쪽으로 활 모양으로 들어갔으며 하부(1.5m 정도)는 완만한 경사로 해빈으로 이어져서 넓게 드러난다. 상부에는 수평에 가까운 절리가 발달되는 반면 중부와 하부에서는 절리면과 노두의 표면이 거의 일치한다. 해안에는 노두에서 떨어져 나온 판상의 암편들이 분포한다.


노두 표면의 단면은 래피리 응회암에 발달된 다른 지역의 해식와(notch) 단면과 유사하지만 그 생성 과정은 다소 다른 것으로 해석된다. 응회암의 경우 강한 파랑(wave)의 침식작용만으로 형성되지만 무녀도리의 경우에는 파랑에 의한 침식과 절리면의 쪼개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무녀도리 백악기 유문암과 해식와 [Cretaceous rhyolite and notch at Munyeodo-ri, Gunsan] (한국의 지질노두, 초판 2004., 개정판 2013., 최현일, 진명식, 신홍자, 장세원, 조경남, 길영우, 김복철)

 

 오, 여기에서는 다행히 서로 일치된 설명이네. 양남면 주상절리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설명을 해서 혼란스러운데 이렇게 일치가 되면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하겠으니 이렇게 당연한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는 것도 참 답답한 일이기는 하다. ㅎㅎ

 


 

설명한 그대로구나. 깨어진 암편(巖片)들이 깔려있고, 그 아래는 해식(海蝕)으로 드러난 해식대(海蝕臺)가 제법 넓게 자리하고 있다. 이것은 변산의 적벽강에서 바닥에 넓게 분포되어 있는 해식대에 비하면 넓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정도라도 상당히 넓어 보인다. 과연 한 번은 와 볼만 한 풍경을 보여줘서 매우 만족이다.

 


 

 

 


 

 

 


 

 

 


 

 

 

 


 

해식와(海蝕窪)는 소굴업도의 해식와를 배에서 바라본 것이 가장 규모가 컸는데 그곳은 응회암이고, 여기는 유문암이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구나. 그리고 무녀도의 해식와는 바위가 잘게 쪼개져 있어서 파도와 풍화에 이해서 패였다는 설명에 끄덕끄덕~!

 


 

중간에는 오목하게 패인 곳도 있다. 더 많이 부서져서 그렇게 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는 와(窩)가 되지 못했구나. 상부의 암반이 자꾸만 부서져서 파도가 깎아낸 만큼 윗부분도 떨어져 나가서 그럴 것으로 짐작해 본다. 그래도 그대로 멋지다. 다 같은 것만 있는 것보다 더 좋기도 하다.

 

 


지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위성지도는 썰물 때 찍었던 모양이다. 구글 지도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궁금하군. 

 

 

어? 그림자가 잔뜩 내렸으니 저녁 무렵에 찍은 위성사진인가 보다. 그런데 구글지도가 더 친절하잖여? '무녀도 해식와'라고 이름을 적어 놨는데 카카오맵은 아무런 설명이 되어 있지 않으니 말이지. 네이버지도에서도 이름이 없는 것으로 봐서 구글지도가 승~!

 


 

 

 

 

 

생각보다 다양한 표정을 보여줘서 심심하지 않구나. 

 


 

 

 


 

 

 


 

 

 


 

 

 


 

암벽(巖壁)이 연마기로 깎아 놓은 듯이 매끈하고 평평한데 만약에 결이 없이 단단하고 깨지지 않았더라면 글자를 새기기 딱 좋은 면인데 타일 조각처럼 생겨서 비바람에 견디지 못할테니 여기에 서각(書刻)을 할 수는 없겠구나. 이런 면을 보면 뭔가 글자를 써놓고 싶어서 근질근질했을텐데 말이지. 그렇다면 포샵으로라도 뭘 하나 만들어 볼까? ㅎㅎ

 

 

짜쟌~! 무녀동천(巫女洞天)이라 무녀의 세상이란 말이군 좋다.

그렇지 그럴싸~ 하군. 왜 안 돼? 도대체 돌에 무슨 짓을 한 겨? ㅋㅋ  

 

 

무녀도(巫女島)에 혹시 무슨 전설이라도 있으려나 싶어서 뒤적여 봤는데 직접 무녀도와는 상관이 없는 김동리 소설 『무녀도(巫女圖)』를 만화로 만들었더란다. 무녀의 섬이 아니라 무녀의 그림이라니 그 내용이 궁금하기는 하다만, 무녀가 사는 섬이 어찌 무녀도 뿐이랴. 여하튼 명색이 섬 이름이 무녀도이고 보면 아무래도 무녀(巫女)와 연관이 있을 듯 싶고,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도 말이 됨직한 느낌적 느낌이 몽글몽글피어오른다만 근거없는 헛소릴랑은 다른 곳에서 하고 여기에서는 오로지 돌팍 이야기만 해야 하는 걸로. ㅋㅋ 

  


 

[명칭 유래]

이 섬의 주산인 무녀봉 앞에 장구 모양의 장구섬과 그 옆에 술잔 모양의 섬이 있어 마치 무당이 굿을 할 때 너울너울 춤을 추는 모습과 같다 하여 무녀도라 불렀다. 또한 무녀도의 본래 명칭은 '서드이'인데 그 뜻은 열심히 서둘러 일해야 살 수 있다는 뜻에서 '서드니'라고 한다.

 


 
 

혹시나 하고 지도를 다시 들여다 보니까 과연 무녀도의 서쪽에 길다란 장구도가 있구나. 이렇게 이야기가 연결이 되면 그것도 그럴싸 하기는 하지. 여하튼 이 내용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한다. 그러니까 섬의 형상에서 무녀를 봤던 모양이구나. 무녀가 장구를 들고 춤을 춘다니 그건 좀 어색하군, 그냥 무녀라고 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면 되지 싶다. 그래도 어딘가에서 이런 자료라도 찾아서 실어 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 고맙다. 

 


 

파도가 깎아내다가 단단한 암반이 나오니까 그냥 뒀던 모양이다. 이것은 유문암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짐작만 해 본다.

 

 

소리가 들려서 바라보니 차에서 쉬다가 내다보는 연지님이 아직 멀었느냔다. 순간 2초를 생각했다. 

 

'여기 와서 암벽 사이즈를 측정할 모델이 되라고 해? 말어?'

 

모델이 있으면 크고 작은 규모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까닭이다. 그런데 봐하니 오고 싶은 마음이 없다. 마음이 동했다면 묻지도 않고 바로 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구태여 와보고 싶지 않은데 왔다가 울퉁불퉁한 바위에 발이라도 삐면 그것도 큰일이다 싶어서 2초 후에 대답했다.

 

"아녀~ 반대쪽으로 가서 기다려 얼마 안 남았네~"

 


 

 

 


 

 

 


 

 

 


 

 

 


 

계속 가다가 보니 암벽의 모습도 변화한다. 부정합(不整合)인가?

 


 

 

 


 

 

 


 

언뜻 보면 다른 암석인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까 같은 암석으로 보인다. 아마도 물에 닿았던 부분은 이끼가 생겨서 다르게 보였던 모양이다. 지질노두의 설명으로는 부정합에 대한 언급이 없는데 생긴 형태로 봐서 위아래가 나뉜 것이 부정합으로 보이기도 한다. 

 


 

 

 


 

 

 


 

달랑게 두 마리가 웬 놈인가 싶었는지 잔뜩 경계하고 노려본다. 물이 스며 나오는지 여기는 축축해 보이는 것으로 봐서 녀석들 명당을 볼 줄 아는구나. ㅋㅋ

 


 

 

 


 

 

 


 

 

 


 

 

 


 

이렇게 잔금이 잔뜩 나있는 것은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구나. 단층? 이런 형태를 단층이라고 하기는 뭔가 애매하고.... 압력을 받은 것도 아니고, 당겨서 떨어진 것도 아닌 것으로 봐서 단층이라고는 할 수가 없지 싶은데 그냥 깨진 것이라기에는 질서가 정연하다. 그렇다면.....

 


 

 

 


 

 

 


 

절리라고 하자. 무슨 절리라고 해야 할지도 생각해 보고.... 판상절리(板狀節理)? 그러기에는 깨진 것이 판상이라고 하기에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주상절리(柱狀節理)? 아무리 봐도 기둥으로 보이지는 않아서 그것도 아니네. 피부의 주름살 무늬처럼 보이기도 하네. 그렇다면 문상절리(紋狀節理)인 것으로 ㅎㅎ

 


 

여기가 끝이로구나. 무녀도 해식와를 한 바퀴 다 돌았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를 재미있게 둘러봤다. 잠시 헤어졌던 연지님을 만나러 길가로 갔는데 이정표가 있었던 것이다.

 


 

엄바위? 이건 예정에 없었는데? 이런 것이 있는 줄도 몰랐으니까 당연하지. 길가를 기웃거리는데 한 아주머니가 나오면서 바라본다. 그래서 물었다.

 

낭월 :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엄바위가 있는 곳이 어딘지요?

여인 : 저도 처음이라 모르겠어요.

낭월 : 아, 그러시군요. 

여인 : 그런데 혹 식당이나 그런 곳이 어디 있는지 아실까요?

낭월 : 저도 여행객이라 모르겠습니다. 무녀도에는 없지 싶네요.

 

그러니까 그녀도 새벽에 길을 나섰던지 아침을 먹고 싶은데 식당이 있으려나 싶어서 기웃거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한 번만 더 물었으면 선유도로 가보면 있을 것이라고 해주고 싶었는데 묻지 않아서 말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선유도에 가서도 식당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100%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기도 한 까닭이다. 두 사람은 서로 인연이 여기까지인지라 그렇게 아무런 소득이 없이 각자 제 갈 길로 갈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