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주왕산 주산지

작성일
2023-11-19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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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靑松) 주왕산(周王山) 주산지(注山池) 

 

(2023년 11월 7일 탐방)

 


 

달기약수탕에서 주산지는 주왕산의 끝에서 끝으로 느껴진다. 중간에 대전사를 두고서 오른쪽으로 갔다가 다시 왼쪽으로 이동하는 코스이다 보니까. 그렇게 느껴지는데 거리는 22km에 소요시간은 33분이로구나. 여하튼, '떡 본 김에 제사 지내고,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주왕산 온 김에 주산지에 발자국을 남기자는 생각으로 찾았다. 그럭저럭 짧디 짧은 하루 해도 저물어 가는 시간이지만 아직은 해가 있으니까 최후의 1초까지도 잘 활용해야 한다. ㅎㅎ

 


 

예전에는 어디를 가서 둘러보다가 시간이 바쁘거나 하면 '다음에 오면 되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다음은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오늘 보지 못하거나 가지 못하면 다음에도 못 오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나이 탓도 있을 것이고 생각 탓도 있을 게다. 지금 실행하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는 생각이 마당에 자리를 깔고 누워있기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어쩌면 오랜 여행의 경험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긴 하겠다.

 


 

늦사과인 부사가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풍경을 보니 아무리 바빠도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기고 싶었다. 사과를 따지 않은 것은 잎이 모두 떨어진 다음에 햇살을 받아서 붉은 빛으로 맛있게 물들기를 바라는 목적이 있음을 안다.

 


 

얼마 전에 지나간 늦 태풍에 농부는 조바심을 냈으리라고 생각은 되었지만 다행히 사과는 풍년으로 보인다. 청송에서는 청송사과를 하나 사먹어야 하는데 말이지.....

 


 

등마루 하나를 올라가니까 전망대 가는 길이 나온다. 다만 지금은 전망대로 갈 시간이 없다. 그래서 그냥 지나치려는데 사과를 파는 천막이 보여서 잠시 들렸다. 사과를 하나 사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청송이니까.

 


 

그러고 보니까 새참을 먹을 시간도 되기는 했구나. 아지매가 반갑게 맞아준다. 

 


 

한 봉지에 2만원이다. 딱 먹기 좋은 크기의 부사구나. 사과는 부사지. ㅋㅋ

 


 

사과 한 알을 다 먹을 때쯤 주산지에 도착했다. 주산지 정보를 나름 본다고 봤는데도 선입견이 작용을 해서인지 1km를 걸어가야 한다는 정보는 생소했다. 그냥 저수지가 있고 그 주변에 주차장이 있으리라고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주차장에 차를 대고서 부지런히 걷는 수밖에 없군.

 


 

이미 산 그림자가 잔뜩 드리워졌다. 나그네의 걸음은 점점 빨라지는 시간이다. 일몰은 5시 29분이다. 이제 햇살은 1시간의 여유를 주는 4시 29분이니까 부지런히 걸어야 하겠구나. 1km지만 오르막이라고 본다면 20분은 잡아야 할 테니까 오가면서 40분이라서 둘러볼 시간도 대략 20~30분 정도다.

 


 

그래도 유명세를 타서인지 늦은 시간에도 주산지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꽤 있다. 아무래도 주산지는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인가에서 멋진 풍경을 보여줘서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2003년도에 나온 영화라니까 10년이 되었구나. 그래도 영화촬영지의 힘은 상당한 것으로 봐야겠네.

 

 

그렇구나. 여기도 국립공원이었네. 출입인원을 체크하는 모양이다.

 

 

이 구역은 절골지구로 분류가 되는 모양이다. 용추협곡은 상의지구던가? 구역별로 나눠서 소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절골은 친숙한 지명이기도 하다. 보통 산 아래에는 절골이라고 불리는 곳이 심심찮게 보이는 까닭이다. 주왕산에도 절이 한 둘이 아니겠지만 절골의 타이틀을 딴 곳은 대전사 골짜기가 아니라 이곳이었구나.

 

 

주산지는 암벽을 보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그림을 봐도 저수지 하나를 두고서 구 주변은 나무들로 그림을 가득 채운 것으로 봐서 짐작이 되고, 주산지 소개하는 사진에서도 고목나무가 물에 서있는 풍경이 특색으로 나오는 것으로 봐서 그렇겠거니 싶다.

 

 

 

지질명소 : 주산지

주산지는 1720년 8월 조선조 경종원년 착공하여 그 이듬해 10월에 준공된 연못입니다. 이 저수지는 길이 200m, 너비 100m, 수심 8m로 크기는 아담하지만, 가뭄에도 물이 말라 밑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습니다. 주산지에는 뜨거운 화산재가 영겨붙어 만들어진 용결응회암이라는 치밀하고 단단한 암석이 아래에 있고, 그 위로 비용결응홰암과 퇴적암이 쌓여, 전체적으로 큰 그릇과 같은 지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비가오면 비용경응회암과 퇴적암층이 스펀지처럼 물을 머금고 있다가 조금씩 물을 흘려보내기 때문에, 이처럼 풍부한 수량을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주산지에는 20~300년된 왕버들 30여 그루가 있는데 그 풍치가 매우 아름다워 많은 탐방객들이 찾고 있는 명소입니다.

 

대략 300년 전에 만들어진 저수지구나. 300년 된 왕버들이 있다는 것은 저수지를 만들 당시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는 말인 모양이다. 여하튼 전국에서 저수지의 유명세로 논한다면 아마도 1,2위를 다투는 것으로 봐도 되지 싶다. 

 


 

길가에 있는 바위는 주왕산임을 알려주는 듯하다. 회색의 응회암들이 군데군데 무리를 지어 나그네를 심심하지 않게 해 주고 있다.

 


 

멋은 없지만 특색은 있는 것이 응회암이다. 이번 주왕산에서 응회암은 질리도록 많이 본 셈이구나.

  


 

저수지의 바닥이 용결응회암(鎔結凝灰岩)이라서 물이 한 방울도 새어 나가지 못한다는 말이로구나. 그리고 위에는 물을 머금었다 내어 놓을 정도로 흡수력이 좋은 암반이라는 것이 얼른 이해되지는 않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말이군. 흙이나 숲이 물을 머금었다 내보낸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바위가 그런다는 것은 좀 생소한 까닭이다.

 


 

 

 


 

 

 


 

 

 


 

 

 


 

엇? 저건 무슨 표식이지? 바위에 일부러 뭔가 흔적을 남겼다는 이야기는 의미가 있을텐데 그걸 모르겠군.

 


 

태양광판이 아닌 것은 분명한데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다. 각도를 변경할 수도 있는 것으로 봐서 항공의 위성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주산지로 가는 일은 그냥 평탄하고 넓은 길이어서 편안하게 오르면 된다.

 


 

앞이 원해 보이는 것이 뭔가 나올 듯 싶은 분위기구나. 저수지에 다 온 것으로 짐작이 된다.

 


 

 

 


 

청송주산지 일원(靑松 注山池 一圓) 명승 제105호

주산지는 농업용수를 모아두기 위한 인공 저수지로, 경종 원년(1720) 8월에 착공하여 이듬해인 10월에 완공되었다. 주산지 입구 바위에는 주산지 축조에 공이 큰 이진표(李震杓)를 기리는 송덕비가 세워져 있는데, 이진표의 후손 월싱이씨들과 조세만(趙世萬)이 1771년 세운 것이다. 길이 200m, 너비 100m, 수심 8m의 아담한 이 저수지는 준공 이후 심한 가뭄에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으며 현재 13,7ha의 농지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주산지의 물은 주산현 꼭대기에 있는 별바위에서 시작하여 주산지에 머물렀다가 주산천으로 흘러 내려간다. 주산지의 주위는 울창한 수림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저수지 가운데 능수버들과 왕버들이 물에 잠긴 채 자라고 있어 신비한 풍광을 이룬다. 사계절 바뀌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경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촬영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그러고 보면 주산지의 주인은 수양버들이었군. 이것이 없으면 흔한 저수지에 불과했을텐데 이 노목들이 물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있으니까 그 풍경을 유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언젠가 이 나무들도 사라지고 나면 또 주산지는 어떻게 될지....

 


 

처음에 생각하기에는 주산지라고 해서 주왕산에 있는 연못이라서 주산지(周山池)일 것으로 짐작을 했는데 막상 확인을 해 보니까 산에서 물을 대는 연못이라는 뜻이었구나. 그것이 더 개성적이기는 하다. 이내 아담한 저수지가 드러났고 산그림자가 연못에 드리워져 있다.

 


 

이 비가 기념비로 세운 것이라는 말인 모양이구나.

 

 

 

 

 


 

비문의 해석은 굳이 적지 않아도 되지 싶어서 통과.

 


 

 

 


 

평생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은 많으나 죽은 다음에 혹은 살아서라도 송덕비(頌德碑)를 세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가뭄에 시달렸던 많은 농민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송덕비라도 세워서 공덕을 칭송할만 하지 싶겠다.

 


 

 

 

 

 

 

 


 

 

 


 

전망대는 두 군데인 모양이다. 그리고 끝까지 가다가 보면 더 가지 말라는 차단표시도 나타난다.

 


 

주산지의 자랑 왕버들도 수명이 다 해서 점차로 사라지고 있는 모양이구나. 다시 심을 수도 없을 테니 걱정이 될 만도 하겠다. 굳이 심으려면 물을 빼고서 대략 5년 이상을 자라게 둔 다음에 다시 물을 채워서 살아남는다면 그 다음 300년까지는 왕버들을 볼 수도 있으려니 싶기는 하다.

 


 

 

 


 

 

 


 

 

 


 

 

 


 

주산지의 여정은 여기까지구나. 주산지는 확실하게 둘러 본 것으로 하면 되겠다. 

'가을과 겨울사이의 주산지는 이랬다'라고 기억창고에 이름표를 붙여 놓으면 되겠고.

 


 

 

 


 

 

 


 

언젠가 한 번은 가봐야지 했던 주산지를 둘러보고서 해지는 주왕산을 떠났다. '소문난 집에 먹을 것이 없더라'고 하는 말이 떠올라서 지나가다가 잠시 들리는 것도 꼭 그럴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남기고서 다음의 목적지인, 그리고 꼭 가보고 싶었던 경주의 양남주상절리를 향해서 열심히 길을 재촉한다. 역시 바닷가의 절경은 언제라도 실망시키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