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0] 선비들의 문자유희(文字遊戱) 파자점(破字占)

작성일
2024-01-27 17:23
조회
2992

[780] 선비들의 문자유희(文字遊戱) 파자점(破字占)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어느 사이에 대한(大寒)도 지났으니 봄이 멀지 않았으려니 싶습니다. 날도 추운데 밖으로 나돌아 다니기도 어렵던 차에 조용히 들어앉아서 글자를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한 시발(始發)은 지의류(地衣類)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무엇이든 그렇듯이 어떤 것으로 연결되는 과정에서는 계기(契機)가 있기 마련이지 않습니까? 예전부터 문자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아서 갑골문(甲骨文)도 들여다 보고 했습니다만, 지의류를 보면서 떠올린 것으로 부터 문자유희가 시작됩니다. ㅎㅎ

 

1. 을유본색(乙酉本色)

 

예전에는 을유를 보면서 사목(死木)에 가깝다고 생각해서 곤고(困苦)하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또 이끼와 같은 정도의 생명체를 갖고 있는 식물이라는 정도의 생각까지도 했었지요. 더 옛날에는 화초(花草)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아, 이것은 을유(乙酉)와 무관하게 을목(乙木)을 두고 하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의류를 공부하고 보니까 곤궁에 처한 식물이 아니라 의연(毅然)하게 자기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모습으로 모델이 바뀌는 것입니다. 바로 암착지의류(巖着地衣類)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부터입니다.

 



생명력이 약동(躍動)하는 모습에서 시들어서 곧 죽을 것만 같은 모습은 전혀 없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을유의 모델을 교체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또 재미있는 지의류 공부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또 생각해 보니까 나무에 부착하여 살아가는 수착지의류(樹着地衣類)를 보면서 이번에는 을묘(乙卯)의 모델로도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을묘는 거목(巨木)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니까 여기에 모델 하나를 추가한 셈이네요. 나무에 붙어서 살아가고 있는 지의류를 보면서 을묘가 떠오른 것은 다시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지착지의류(地着地衣類)가 있기 때문입니다. 땅에 붙어서 살아가는 지의류는 아마도 을미(乙未)겠지요? 을축(乙丑)이 아닌 것은 아마도 을축은 지의류가 아니라 이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뒤따르는 까닭입니다. ㅎㅎ 

 


 

다른 이름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서 암석에 붙어서 살아가는 것과 나무에 붙어서 살아가는 것이 있고 또 땅에 붙어서 살아가는 것도 있으니까 이렇게 봐도 되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지의류에 빠져서 바라보니 을목(乙木)도 지의류로 보이는 착시현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렇게 살피다 보니까 문득 떠오른 생각입니다. 이것도 문자놀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그러니까 낭월의 간지공부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네요. ㅎㅎ 적지 않은 세월이지만 육갑(六甲)을 공부하면서 이렇게도 바라보고 저렇게도 바라보면서 다양한 사유(思惟)를 한 것은 당연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또 파자점(破字占)에 대해서 좀 더 잘 알아보자는 생각을 일으키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던 셈입니다. 예전에도 물을 문(問)에 '군왕지상(君王之相)과 걸인지상(乞人之相)으로 풀이했다는 파자점술가의 이야기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도 이성계라느니 무슨 대왕이라느니 하는데 왜 그런가 했더니 이미 중국에서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이야기다 보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적당한 인물에 덧씌워서 구전으로 전해졌던 모양입니다. 그 바람에 사석(謝石)이라는 사람도 알게 되었습니다만, 실은 이 이야기는 송대(宋代)에 살았다는 사석에게서 비롯되었다는 말도 전하는데 그것조차도 사실인지는 알 바가 없습니다. 그렇다니까 그런가보다 할 뿐입니다. 그리고 따지고 보면 그 주인공이 이성계면 어떻고 숙종대왕이면 또 어떻습니까? 전하고자 하는 것은 글자를 갖고서 조짐을 읽을 수가 있다는 것을 알면 그것만으로 충분할테니까요. ㅎㅎ

 

 


 

그러니까 글자를 쓰더라도 (1)처럼 쓰면 좌군우군(左君右君)이 되지만 (2)처럼 쓰면 문전개구(門前開口)가 된다는 것을 보고서 그 조짐을 읽어내는 것이지 덮어놓고 무조건 물을 문이면 왕이거나 거지라고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이것은 소강절의 또 차(且)의 풀이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과거를 보러 가던 두 친구가 소강절(아니면 또 어떻습니까만)을 찾아가서 점을 봐 달라고 하니까 이렇게 且자를 썼다고 하지 않습니까? 앞 선비에게는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고 말하고 뒷 선비에게는 속귀보명(速歸保命)하라고 했다는 것도 글자의 뜻을 본 것이 아니라 형태를 본 것으로 풀이가 되어 있습니다. 앞의 且는 과거급제하여 어사모를 쓴 것과 닮았다고 본 것이고, 뒤의 且는 죽어서 위패를 세워놓은 것처럼 보였다는 것인데 이것을 보면 파자점의 세계는 광대무변(廣大無邊)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책들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ㅎㅎ

 

 


 

그냥 막연하게 파자점에 대해서 생각만 했었는데 이제는 본격적으로 어떤 구조로 글자풀이를 해야 하는지까지 생각하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그야말로 놀이로만 생각했던 글자들이 조짐(兆朕)으로 다가왔다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파자점에 대한 에피소드를 삼명TV에서 영상으로 설명해 드리면 또 재미있어하는 벗님도 계시지 싶어서 인제 시간을 내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은 자꾸 만들어야 커지고 그래야 더 재미있고, 그 재미는 함께 나눌 적에 또 새로운 영감도 얻게 될 테니까 말입니다. ㅎㅎ

 

2. 조짐의 발원지(發源地)는 타로카드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세상의 이치는 오행음양(五行陰陽)에 모두 깃들어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간지(干支)를 연구한 지도 벌써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그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또 상담에 활용하고 제자에게 전해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더 공부할 것이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뛰어든 물건이 바로 오쇼젠타로였습니다. 처음에는 공부하기 싫은 농땡이들이 먹고 살 방법 정도로 생각했었다가 어느 순간에 퍼뜩 정신이 들었던 것이지요. 

 

'와! 이것도 장난이 아니네!'

 

라는 것을 깊이 깨달았던 것이지요. 그로부터 사주나 오주나 타로나 심지어는 화투조차도 조짐을 읽으려고 들면 신묘한 세계를 보여준다는 것을 믿게 되었나 봅니다. 그래서 또 알게 됩니다. 

 

'세상만물(世上萬物)은 도(道)가 아님이 없다'

 

이것은 뒤집으면 '세상에서 약이 되지 않는 풀은 없다'로 이어지기도 하겠습니다. 아마도 맞는 말이지 싶습니다. 어디에서도 조짐이 있고, 그것을 파고 들면 그 안에서 온갖 것을 살필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요즘도 방문자에게 타로를 꺼내주면 처음에는 반신반의 하다가 결과물을 보고는 얼음땡이 되는 경우를 왕왕 보곤 합니다. 결과가 말을 해 주니까 뭐라고 할 수도 없나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간절(懇切)함'이지요. 질문하는 사람의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을 알면 타로든 육갑패든 상관이 없다는 것을 항상 느끼게 됩니다. 물론 장난삼아서 하는 것은 제외해야지요. 간절하지 않으면 천기(天機)가 동하지 않고, 그러면 타로도 맞는 것도 같고 안 맞는 것도 같은 결과를 보여줄 따름이려니 싶습니다. 이것을 낭월은 '점기(占機)'라고 합니다. 다른 말로는 촉기(觸機)라고도 합니다.

 

타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쇼젠이든 유니버셜이든 혹은 주역타로든 상관없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스스로 익숙한 것으로 사용하면 되는 것이고, 그것은 기왕이면 풀이를 함에 있어서 조금 더 상세하게 들여다 볼 숙련된 안목이 작용할 따름이려니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안목(眼目)이지 도구가 아니라는 것도 어렴풋이나마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이제 또 글자를 갖고 놀아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짜잔~~

 

3. 파자(破字), 측자(測字), 탁자(拆字), 절자(折字)

 

여러 이름으로 불립니다만 모두 같은 뜻입니다. 문자점(文字占)이라고 할 수가 있겠네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파자(破字)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통상 말을 할 적에는 파자점(破字占)이라고 하면 되겠습니다. 왜 파자점이라고 했는지도 생각해 보니까, 주로 글자를 쓸 수 있는 사람이 적다 보니까 글자판을 만들어 놓고 그 중에 한 글자를 짚으면 그 글자를 파자해서 풀이하는 형식을 취하다 보니까 한국에서는 파자점으로 불리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을 보면 대만에서는 측자(測字)라는 이름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책의 이름을 보니 대략 짐작이 되네요. 그렇다면 한글로도 가능할까요? 왜냐하면 우리는 한문(漢文)은 어렵고 쓰기도 힘든데 한글이라면 얼마든지 쓸 수가 있을테니 말입니다. 만약에 한글도 파자가 가능하다면 안 될 것은 없으리라고 생각은 됩니다만 아무래도 범위가 좀 협소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가령 집이 언제나 팔리겠느냐고 하고서  '자음 리을(ㄹ)'을 썼다면 '오래 걸린다'고 할 수도 있지 싶기는 합니다. 또 모음 '이(ㅣ)'를 썼다면 이번에는 곧바로 팔리게 된다고 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리을(ㄹ)은 구불구불해서 곡절이 많고 시간이 지체된다고 볼 수도 있고, 모음 이(ㅣ)는 폭포수처럼 내리 꽂혀서 빨리 결과를 볼 수가 있다고 해도 될 테니까 말입니다. 어떻습니까? 재미있으십니까? 그러시다면 벗님도 글자놀이에 입문하신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다. 같이 신나게 놀아 보십시다. 신나는 놀이가 최상의 놀이니까 말이지요. 하하~

 

4. 격암유록(格菴遺錄)도 들춰보고~

 

예전에 격암유록이나 정감록(鄭鑑錄)을 보다가 명당을 찾아 보겠다고 부천(富川)의 범박골을 쑤시고 다녔던 적도 있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그 자리에서 우명성(牛鳴聲)이 들리는 곳이 도인이 나오는 자리라는 글귀를 보고나서 욕심이 생겼던 모양입니다. 정감록을 보신 벗님이라면 '인부지간(仁富之間)'이라는 글귀를 떠올릴 수도 있지 싶습니다. 인천과 부천 사이를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가 있는 구절이기도 합니다. 참 일할머리없이 돌아다녔습니다만, 그렇게 허탕질을 쳣으면서 지금은 계룡(鷄龍)에 살고 있으니 이것도 정감록 영향일랑가요? ㅋㅋㅋ

 

 


 

「계룡가(鷄龍歌)」

鷄龍石白 非公州(계룡석백 비공주) 

平沙之間 眞公州(평사지간 진공주) 

靈鷄之鳥 知時鳥(영계지조 지시조)

火龍變化 無雙龍(화룡변화 무쌍룡)

鷄龍石白 聖山地(계룡석백 성산지)

非山非野 白沙間(비산비야 백사간) 

弓弓十勝 眞人處(궁궁십승 진인처)

公州鷄龍 不避處(공주계룡 불피처)

此時代 何時也(차시대 하시야)

山不近 轉白死(산불근 전백사)

入山修道 下山時(입산수도 하산시)

 

당췌! 뭔 소린지 아시겠습니까? 이 계룡은 공주의 계룡산이 아니라는 말은 확실하게 보이네요. 그래도 계룡이 좋습니다. 그 중에서도 '비산비야(非山非野)'를 가장 좋아합니다. 계룡산도 아니고 들판도 아닌 감로사가 바로 비산비야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살아가고 있기도 하네요. 해발 106m라서 남북극의 빙하가 녹아도 당분간은 물에 잠길 염려가 없다는 것도 큰 자랑입니다. ㅋㅋㅋ

 

아, 격암유록을 들고 와서 감로사가 좋은 곳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고요. 격암유록에도 파자의 흔적들이 많이 보여서 관심을 가져보았다는 것을 말씀드리려는 것입니다. 

 

'삼인일석(三人一夕)'

 

글자 그대로 '세 사람 하루 저녁'으로 풀이를 해서는 아무런 의미도 얻을 수가 없습니다. 고스톱판을 벌인다면 혹 유의미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이것은 닦을 수(修)를 말한답니다. 그러니까 修자를 파자를 한 것이지요. 그런데 왜 구태여 이렇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놀이라고 생각하면 또 이해를 못할 바도 없습니다. 역적질을 하려는 문서라면 혹 모르겠거니와 괜히 어렵게 만들어서 아는 사람만 아는 은어(隱語)를 사용한다는 정도로 생각해 주면 될 듯 싶습니다. 요즘 아이들도 은어들로 그들만의 소통을 추구하고 있는 것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남들은 모르는 자기들 만의 대화를 통해서 뭔가 있어 보이니까요. ㅎㅎ

 

'용사적구희월야(龍蛇赤狗喜月也)'

 

이건 알고 계십니까? 아마도 정감록 어딘가에서 남북통일에 대한 구절에 언급이 된 것이 아니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만, 은어는 여기에서도 난무하고 있습니다. 용사(龍蛇)는 진사(辰巳)를 말하고, 적구(赤狗)는 병술(丙戌)이고, 희월(喜月)은 월간(月干)이 합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만, 이렇게 따지고 보면 진사년에 병술월이 되려면 경진년(庚辰年)이나 을사년(乙巳年)에는 병술월이 가능하고 그때가 언제인지를 따지면 되지만 도참설(圖讖說)의 애매한 것은 모두가 지나간 다음에 꿰어 맞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네요. 요즘 돌아가는 것을 봐서는 남북통일은 애초에 꿈이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말이지요. 여하튼 이런 식이라는 것만 말씀드리고자 함이니 참고 되셨기 바랍니다.

 

 

 

격암유록의 서문에 있는 안내글입니다. 갑신(甲申)년이면 1944년이네요. 그때 쓴 것인데 후에 서산 사람 이도은이 필사했다는 내용인데 왜 필사하고 진본을 불태웠는지는 아리송송~합니다. 원래 그렇게 진실은 저 머언 곳으로 사라지게 되어 있나 싶기도 하고요. 근래에 검색하다가 알게 된 링크가 있고 그 격암유록 저자의 아들이 쓴 수기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구구절절합니다. ㅎㅎ

 

 

<참고자료> 격암유록의 저자의 아들 허진구(許眞求) 선생의 글 중에서....,

 

(앞은 줄임) 그로부터 얼마가 지난 후부터 아버지는 당신의 방에서 여러 권의 서책들을 쌓아 놓고 그 책들을 참고삼아 무슨 책인가를 새로 쓰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어쩌다가 내가 호기심을 가지고 아버지 어깨 너머로 쳐다보기라도 하면 아버지는 네가 볼 수 있는 책이 아니니 건너가서 공부나 해라하시면서 나를 방에서 내보내셨다. 아버지가 보시는 책들은 <삼역대경>, <정감록>, <무학비결>같은 제목을 가진 고서들과 기독교 성경, 그리고 전도관에서 나온 <오묘원리>라는 책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신앙촌 생활을 한 지 두어 해가 지날 때까지 아버지는 이따금씩 재단 사무실에 나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집에서 고서들을 보며 책을 쓰는 것이 주요 일과였다. 이따금씩 찾아와서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다가 돌아가곤 하던 이씨 성을 가진 분과 김부장님이라는 분외에는 사람들과의 교분도 별로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동안 한지에 직접 붓으로 써 오시던 책을 노끈으로 묶어 편철하고 계셨는데, 그때 내가 본 그 책 표지의 제목이 <格庵遺錄>이었다.

그럼 소사의 신앙촌에서 아버지가 쓴 격암유록이란 과연 어떤 책이며 그 내용은 무엇이었던가. 이것은 그로부터 무려 20여 년의 세월이 지난 1980년대 초, 내 나이 30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알게 된 사실이었으니, 그 놀랍고도 기이한 경위와 사정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 지 두렵기만 하다. (중간 줄임)

 

(전략)이 책은 겉으로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한 예언, 세상의 종말과 그 말세 때의 환란을 피할 수 있는 방책, 그 밖에 여러 가지 잡다한 내용이 기술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전도관과 박태선 그리고 신앙촌에 관한 것이다.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자명하게 밝혀지는 일이다. 먼저 그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몇 구절을 살펴본다.

 

 

挑符神人最好兩弓木人으로 十八卜術誕生하니 三聖水源三人之水 羊一口又八일세라는 구절이 있다. 이를 해독하려면 먼저 파자된 문자부터 알아보는 것이 순서다. 세 글자를 함께 쓰면 자가 된다. 다음 세 글자는 자를 이루고, 끝으로 , 이 넷은 이 된다. 박태선(朴泰善)을 이렇게 파자로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 구절의 전체적인 내용은 가장 훌륭한 성인으로 박태선이 탄생한다가 된다.(뒤는 줄임)

 

글의 전문을 알고 싶으신 벗님은 《격암유록의 실체를 밝힌다》(클릭) 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낭월도 격암유록의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비중을 두지 않고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그냥 파자점에서 글자를 뜯는 이야기가 나와서 언급해 볼 따름입니다. ㅎㅎ

 

 

5. 파자(破字)하는 기준 몇 가지 소개합니다.

 

이 책 저 책을 뒤적이면서 파자점에 대해서 살펴보던 중에 나름대로 공식이라고 할만 한 것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공식을 다시 정리해 보니까 대략 몇 가지로 요약을 할 수가 있겠다는 것을 생각해 봤습니다. 한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되셨다면 활용해 보셔도 좋지 싶습니다.

 

파자점(破字占)을 운용하는 순서

 

1. 글자의 뜻을 먼저 풀이한다

   (人→사람과 관계 된 것. 事→일과 관계된 것, 物→사물과 관계된 것) 

 

2. 글자를 파자(破字)해서 풀이한다. 최대한 늘어 벌려본다.

   (春→三,人,日,口口 등등)

 

3. 동음이의(同音異義)에 대해서 응용할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본다

   (甲木→소리가 갑목이지만 감옥(監獄)으로 될 수도 있음)

 

4. 뜻으로 서로 통하는 글자가 있으면 그것을 활용한다

   (옳을의義→마땅할의宜→뜻의意→생각사思 등등)

 

5. 쓴 글자라면 형태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 크기, 균형 등.

   (앞에서 살펴 본 問과 且의 경우에서 처럼)

 

6. 일진(日辰), 월건(月建), 태세(太歲)를 대입해서 풀이할 수도 있다

   (甲辰(2024년)→청룡(靑龍), 촉촉한 밭 등등)

 

7. 본인의 띠를 적용해서 풀이한다

   (호랑이띠寅生가 甲辰年을 만나면 충돌, 분쟁이 생긴다)

 

8. 주변의 응기(應機)를 살핀다.

   (천둥, 바람, , , 땡볕, 물건을 떨어트리는 소리, 동작 등등)

 

 

 

대략 이 정도를 생각하면서 파자점을 운용한다면 나름대로 재미있는 조짐을 찾을 수가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 봅니다. 책에는 16가지, 18가지 등등이 있습니다만, 정리해 보니까 이 정도만 살펴도 아쉬운대로 파자점에 입문할 준비는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6. 파자점의 고수가 되면 글자의 변형도 볼 수 있을 듯

 

능력자들의 글자풀이하는 방법이 기상천외(奇想天外)한 때도 있는 모양입니다. 거두절미(去頭截尾)라고 하는 것은 고기어(魚)에서 머리와 꼬리를 뗐다는 것이니 밭전(田)을 말한다는 것을 어찌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그런 생각도 하셨다면 참으로 타고난 파자점의 자질이라고 할 수가 있지 싶습니다. ㅎㅎ

 

양(羊)도 거두절미하면 임금왕(王)자가 되기도 하네요. 이런 식으로 운용하려면 아무래도 한자를 많이 알고 있어야 가능하지 싶긴 합니다. 그래도 능력에 따라서 알아둔다면 활용할 방법은 무궁무진하다고 하겠네요. 글자를 파자하면서 자유자재로 첨삭(添削)을 해야 진정한 파자점의 달인(達人)이라고 하지 싶습니다. 

 

또 아들의 결혼을 물으면서 여자여(女)를 짚었다면 결혼이 가능하다고 해석합니다. 아들이 있으니까 좋을호(好)가 되는 까닭이지요. 그럼 딸의 결혼을 물으면서 여(女)를 짚었다면 아직 친구들과 노느라고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가 하면 글자의 뜻은 좋아도 해석은 나쁜 경우도 있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당연히 있으니까 커닝으로 대충 좋은 뜻의 글자를 짚는다고 해서 결과도 좋으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여하튼 파자점을 자유롭게 구사하려면 한자를 많이 이해하고 뜯어보는 연습도 많이 하면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파자(破字)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고, 또 첨자(添字)나 삭자(削字)에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여기에 추가해서 변자(變字)까지 통달한다면 그야말로 문중신출(文中神出)이라고 할 수도 있지 싶습니다. 여하튼 한 마음이 동하시면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ㅋㅋ

 

7. 인(寅) 자가 떠오른다는 제자의 물음에 답하기를~

 

낭월이 요즘 파자에 대해서 궁리한다는 말을 들은 어느 제자가 카톡으로 寅을 써 보냈습니다. 어떻게 해석을 해 줄 것인지를 묻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풀이를 했습니다.

 

寅→ 宀 一 由 八

 

날이 추우니 밖에는 나기기 싫고 

집안[宀]에 들 앉아서 

하루 온 종일[一]

간지의 6갑[甲]을

바로도 보고[甲]

뒤집어도 보면서[由]

팔자[八] 공부에 빠지셨구려!

 

이렇게 풀이했더니 좋아합니다. 그래도 되지 않을 이유가 없으니까 말입니다. 주변의 지인들과 재미 삼아서 이렇게 놀아보시기 바랍니다. 뭐든 즐기는 자가 최고니까요. ㅎㅎ

 

8. 내친 김에 글자판도 만들었습니다 

 

원칙은 직접 펜을 주고 한 글자 써보라고 하는 것이겠습니다만, 막상 써보라고 하면 좀 막막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노느니 글자판이나 하나 만들까 하고 천자문(千字文)을 A3 용지에 깔았습니다. 그래놓고 보니까 또 코팅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코팅도 했습니다. 또 뒷면이 노는 것을 못 봐주고 뒷면에는 적천수(滴天髓) 원문을 집어넣었습니다. 그랬더니 꽤 볼만 합니다. 

 

 

 

 

앞면에는 이렇게 천자문을 깔아놓고 글자를 맞추려고 끝에는 낭월명리학당제작도 끼워넣었습니다. 

 

 

 

 

뒷면에는 『적천수이해』의 원문을 우겨넣었습니다. 그러니까 평소에는 적천수를 보면서 명리학의 이치를 궁리하다가 유사시(누가 뭘 묻던가 하면)에는 뒤집어 놓고서 '한 글자 짚어보시지요~!'라고 하면 되지 싶습니다. ㅎㅎ

 

앞으로 짬이 나는대로 파자점에 얽힌 이야기들을 한편씩 삼명TV에 올릴까 싶습니다. 그러면 함께 보시면서 글자놀이에 동참하시기에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파자점에 대한 이야기를 중언부언 적어 봤습니다. 함께 즐거운 문자놀이가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ㅎㅎ 

 

2024년 1월 27일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