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위도 ①위도항주상절리
부안 위도(蝟島) ①위도항 주상절리(柱狀節理)
(여행일▶2024년 9월 19일)
위도는 예전에 다녀왔었다. 그때가 언제였던가..... 2016년이었구나. (당시여행기는 여기에서)
그때는 그냥 궁금해서 갔었다. 그리고 8년이 지났는데 이번에는 목적이 생겼다.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위도에 대월습곡(大月褶曲)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천연기념물로 유네스코에 지정이 될 것이라는 정보였다. 아니, 위도에 그렇게 멋진 곳이 있었단 말이지? 그렇다면 안 가볼 수가 없지. 그래서 여행을 해야 할 곳으로 찜을 해 두고 있었다. 다만 날씨가 너무너무 폭염인지라 기다리고 있었을 따름이다. 섬으로 가는 여행에서 제일 먼저 준비해야 할 사항은 당연히 '물때'다. 특히 서해의 바닷가에서 노두(露頭)를 보겠다면 두말하면 잔소리다.
오랜만에 「물때와 날씨」어플을 열어서 위도를 검색했다. 그리고 고조기가 9월 19일(음력 8월 17일)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추석날이 아니어서 다행이구나. 그래서 부랴부랴 배표를 예매했다. 한번 가보기로 마음 먹었는데 그 때가 이제 다가온 것임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날씨도 추석이 지나가니까 설마 폭염도 조금은 양심이 있다면 뒤로 한 발짝 정도는 물러나겠거니 했다. 그러니까 지금보다 조금은 시원해 지지 않겠느냐는 기대심리도 있었다. 다만 그건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지. 이번 기회를 미루고 나면 다음 사리는 또 다른 곳에 가야 할 수도 있으니까 여태 기다렸던 기회는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당일치기가 가능하겠군. 첫배가 7시 55분에 격포항에서 출항하니까 새벽에 서두르면 탈 수가 있겠고, 혹시 모르니까 마지막 배인 17시 5분 배로 나오면 되겠다는 일정표가 착착 진행된다. 그리고 차를 데리고 가기 위해서는 늦지 않아야 한다. 차량은 예매가 없기 때문에 줄을 세우고 표를 사는 순서이므로 늦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은근한 압박이다. 그러니까.... 격포항까지는 대략 두어 시간 걸릴게다. 늦어도 새벽 5시에는 출발을 해야 하겠군.
새벽 5시 1분, 팔월 열엿새의 달이 구름이랑 놀고 있구나. 그래 오늘 위도의 하늘에 구름이 한 겹 껴주면 더 좋지. 우야던둥 돌놀이에는 강력한 햇살보다는 구름 필터가 더 반갑다. 그렇게만 되면 사진에서 짙은 그림자를 제거하는 수고를 덜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가봐야 아니까 그냥 희망사항 하나일 따름이지만.
네비는 오전 7시 8분에 도착한다고 한다. 소요시간은 1시간 51분이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인 셈이다. 격포항이야 채석강이나 적벽강을 둘러보러 작년에도 다녀왔으니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배를 타러 오기는 또 오랜만이구나. 격포에서 배를 타야 할 일은 위도를 가는 것 말고는 없기도 하다. 그러니까......
작년 90월 30일에 둘러봤었구나. 이것은 「돌여행 1호」 앨범이다. 앞으로 짬이 나는 대로 둘러봤던 곳에 대해서 앨범을 만들어 보려고 마음먹고 먼저 시작한 것인데 표지는 모두 검정으로 통일해서 시리즈처럼 보이도록 할 요량이다. 찍스 앨범 60쪽으로 작업해서 주문하면 대략 7~8만원 든다. 그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시나부로 해야 한다. ㅎㅎ
기왕에 위도를 가는 김에 혹 대월습곡 외에도 더 둘러봐야 할 곳이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아차!'하고 탄식할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대월습곡은 당연히 봐야 하고, 공룡알화석지도 있었구나. 뭐 시간이 된다면 둘러봐야지. 소리유성응회암? 이름이 좀 특이하다만 여하튼 응회암이 볼만하다는 의미겠지. 치도리해안은 뒤로 미루고 진리주상절리와 진리용머리층간습곡은 봐도되겠구나. 대형제도와 소형제도는 배를 타야 할테니 그건 못 본 것으로 해야 할 모양이다. 위도 지도부터 들여다 보면서....
대략 검색이 되는 대로 위치를 파악해서 표시했다. 귀중한 정보도 얻었다. 어느 블로그에서 위도항 뒤편에 기가 막힌 주상절리가 있는데 물이 빠진 다음에 봐야 제대로 볼 수가 있다는 정보였다. 마침 도착하면 거의 물이 빠질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에 위도항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봐야 할 곳으로 정했다. 여기가 진리주상절리인지는 명확하지 않은데 뭐가 되었던 보면 되니까.
부안IC를 나가면 4차선으로 격포항까지 연결이 되는 길이 좋다. 예전에는 새만금으로 다녔는데 오늘은 고속토로로 잡아주는 네비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격포항이다. 이미 익숙하다. 오른쪽으로 가면 멋지 채석강의 퇴적암층이 있지만 오늘은 해당없다. 배를 타야 하니까.
위도로 가는 천사아일랜드3호의 첫 배를 탈 사람들이 벌써부터 줄을 섰다. 차를 싣지 못하면 낭패지. 낭월도 서둘러서 줄부터 섰다. 출항은 7시 55분이다. 한 시간 전부터 표를 사러 나왔구나. 어쩌면 위도에서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 추석을 쇠고서 첫 배로 들어가려고 서두르는 것일 수도 있겠지.
격포와 위도를 다니는 배는 파장금카페리호가 있고 천사아일랜드3호가 있다. 여객선이 왕등도를 가기도 하는 모양인데 그건 아직 관심밖이라서 정보만 담아 놓는다. 또 언제 왕등도를 갈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말이지. 내일은 알 수 없는 일이니까. ㅎㅎ
요금은 5,150원이다. 지원금도 3,500원이나 있었구나. 그야 고마울 따름이지. 이제 아침을 해결해야 할 순간인데..... 주변을 둘러봤지만 요기를 할 곳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기대치는 일찍 배를 타러 나오는 사람을 고려해서 국밥집 하나쯤은 있으려니 싶었는데 전혀 근거없는 헛된 생각이었다. 그래서 위도로 건너가서 아침을 해결하기로 하고 배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저만치 있는 배가 오늘 위도로 데려다 줄 발인 모양이다.
배도 일찌거니 갖다 댄다. 해진해운이구나.
객실은 작고 차를 실을 공간은 넓구나. 그만큼 오가는 차량이 많다는 이야기겠군. 위도에는 교통편이라고 해 봐야 섬을 한 바퀴 순환하는 버스 한 대가 있는데 그것으로는 여행하기에 불편해서 차량은 필수라고 해도 되지 싶다. 예전에 갔을 적에는 그 버스로 한 바퀴 돌면서 가이드를 겸한 기사의 안내만 들었는데 오늘은 목적한 바가 있으니까 자유롭게 움직여야 한다.
만차에서 1대를 실을 자리만 남았구나. 참 많이도 태웠다. 정시에 출항한 배는 잔잔한 수면을 열심히 달린다.
저만치 위도(왼쪽)와 식도(오른쪽)가 보인다. 처음에는 위도 식도 해서 밥통을 말하는 줄로 알기도 했었다. 식도는 식도(食島)가 맞는데 위도는 위도(胃島)가 아니라 고슴도치 위(蝟)를 써서 위도(蝟島)였다. 그런데 고슴도치가 벌레[虫]가 아닌데 왜 벌레충이 있는가 의아했는데 그것도 자료조사를 해 보니까 의문이 해소되었다. 원래 위도의 한자는 위도(猬島)였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개의 종류를 뜻하는 부수인 개사슴록(犭)이 붙은 고슴도치가 맞겠군. 그런데 기본한자에는 위(猬)가 나오지 않으니까 오히려 위(蝟)를 쓰는 것이 더 편리하기도 하다. 다만 고슴도치를 벌레로 취급했다는 것은 의문으로 남겨두면 되지 싶다.ㅎㅎ
해안데크길도 만들어놨구나. 시간이 되면 둘러보는 걸로 하면 되겠다.
8시 45분에 위도항에 도착했다. 여하튼 아침을 해 주는 곳이 없으면 또 사도에서처럼 컵라면이라도 하나 사먹고 움직여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하선을 준비했다. 터미널 뒤쪽의 바위언덕에는 건물을 짓느라고 공사가 한창이다.
오늘 아침을 해결할 곳은 백제가든횟집이다. 차를 대니까 아지매가 문을 열고 나왔다가 들어간다. 그 옆의 서울식당을 들여다 보니까 기척이 없다. 마음은 사람이 움직이는 곳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아지매가 오늘 개시를 하는 날이었던 모양이다. 백반으로 아침을 먹을 수가 있어서 천만다행이다.
꽃게찌게가 나왔다. 오늘 물때의 간조(干潮)는 10시 5분이다. 지금이 9시니까 서둘러서 먹으면 충분히 시간 내에 대월습곡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위도해수욕장에서 20분 정도 걸어야 한다는 것도 염두에 뒀다.
오늘 오전의 에너지원이다. 든든하게 먹지 않으면 발걸음으로 보복을 당하다. 피로가 급하게 몰려오면 구경이고 지질이고 다 귀찮아지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을 나섰을 때는 끼니를 잘 챙겨야 한다.
아침을 해결하고는 다시 터미널로 내달렸다. 식당과 터미널은 조금 거리가 있다. 고슴도치가 섬의 상징인지라 이렇게 방문객을 맞는다.
섬의 생김새와 고슴도치와는 별반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이름은 이름일 뿐이니까.
아, 맞다! 고슴도치는 새끼와도 떨어져야 한다. 몸에 붙은 가시로 인해서 새끼가 다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 나왔다. 가까이 해도 안 되고, 멀리 해도 안 되는 것이 고슴도치 엄마와 새끼다. 고슴도치는 딱 한 번 교미를 할 적에만 가시에 찔리는 것을 무릅쓰고 다가간단다. 그것을 의식하고 엄마와 새끼 사이를 딱 요만큼 떼어 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모습에서 그것이 떠올랐으니 성공적인 걸로. ㅎㅎ
고슴도치 뒤쪽으로 가면 된다. 터미널 건물을 끼고 가면 바로 주상절리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게 될 자리와 형태다. 그래서 콕 짚어서 지정을 해 줘야 한단 말이지. 위에서 바라봐도 그림이 되지 싶다는 기대감이 무럭무럭 솟아난다.
위쪽에서는 건물을 짓고 있다. 위치로 봐서 호텔이나 리조트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휴게소는 아니지 싶어서다.
사진은 나중에 찍었지만 소개는 먼저 한다. 순서를 생각하다 보니 그렇게 된다. 그리고 항상 그렇다. 우선은 중요한 것부터 봐야 하니까 허겁지겁 둘러보고 나서야 비로소 주변을 둘려보게 되는 것이 흐름이려니 싶기도 하다. 다만 여행기를 보는 벗님의 관점을 생각해서 이렇게 배치하는 것이 맞겠거니 싶다. ㅎㅎ
원래는 그림자로 인해서 이렇게 어둡다고 카메라가 주장을 한다. 그래도 그냥 담아 둔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라이트룸에서 밝기를 조정하면 어느 정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무리 카메라가 좋아도 눈보다 나을 수는 없다. 그래도 대략 윤곽은 파악할 수가 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괜찮다.
주상절리가 제대로구나.
이제 본격적인 주상절리로 시선이 향한다. 주변을 둘러보고 나서 아껴둔 곶감을 빼 먹듯이 걸음을 옮긴다. 아껴두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바로 접근하는 것이 망설여지는 기분을 벗님도 아시겠거니.....
기대 이상의 풍경이 전개되는구나. 멋지다.
묽이 맒으면 물속에 잠긴 부분도 볼만하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이런 풍경은 바다에서 봐야 한단 말이지.
위에서 지나가면서 봐서는 이런 그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아하~! 무등산이구나. 문득 이 풍경을 보면서 입석대 서석대를 떠올렸다는 뜻이다. 올 가을에 무등산을 올라볼까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여기를 보니까 그러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띵~하고 머리를 친다. 그보다 더 멋지잖으냔 말이지. 물론 가보지 않아서 모르긴 하지만 그렇게 알고 살면 또 그만이지 뭘. ㅋㅋㅋ
작아도 명산이 있다더니 여기를 두고 한 말인 모양이다. 과연 제대로 된 주상절리구나. 그것도 안산암주상절리겠지? 확인~!
안산암이라는 말은 없구나. 그래도 보면 안다. 안산암질(安山巖質) 응회암일게다. 지질 좀 돌아 다녔다고 건방이 하늘을 찌른다. ㅎㅎ 중생대 백악기의 망령봉 응회암이로구나. 망령봉은 또 어디일까? 검색에는 나오지 않는다. 아마도 개명한 모양인데 흔적이 없어서 물음표로 남겨둬야 할 모양이다. 호옥시.......?
망령봉이 변해서 망월봉이 된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 본다. 망령봉이 실로 어감이 좋지는 않단 말이지. 망령이 떠올라서다. 그러니까 누군가 언제부터 달을 바라본다는 망월봉(望月峰)으로 바꿔서 부르기 시작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볼만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한다. 여하튼 답을 찾고 싶으니까. 어쩌면 지오빅데이타 지질도에서 오타를 쳤을 수도 있지 싶다. 간혹 지명의 표시에 오타가 보이기 때문이다. 낭도의 신선대를 천선대라고 한 것을 보면 말이지. ㅎㅎ
망령봉이든 망월봉이든 간에 여기의 지질은 용결(鎔結) 응회암(凝灰巖)으로 화산력(火山礫)을 포함하고 있구나. 화산이 폭발하면서 함께 튀어나온 역이 같이 굳어졌다는 말이겠군. 이제 이 정도는 가볍게 이해한다. 장족의 발전인 걸로 봐야 할 모양이다. ㅎㅎ
퍼뜩 정신이 든다. 여기에서만 놀다가 정작 대월습곡에 물이 들어와 버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 걸음은 다시 바빠진다. 그만하면 다 봤다는 걸로 생각해도 되겠다. 이제 서둘러서 대월습곡으로 가야 한다. 시간은 이미 9시 30분이 지났다. 걸어가야 하는 것까지 감안하면 물이 들어오기 시작해서야 도착하겠다는 불길한 느낌이 안개처럼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