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① 대부광산퇴적층

작성일
2023-06-2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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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대부도① 대부광산(大阜鑛山) 퇴적층(堆積層) 

 

 

(2023년 6월 17일 토요일)

날은 점점 더워지고 있는데 가야 할 곳은 많아서 궁리만 하다가 한 마음을 일으켰다. 덕적군도(德積群島)를 하지(夏至)가 되기 전에 다녀와야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덕적군도는 언젠가 꼭 가보고 싶었던 섬의 후보에 올라 있었는데 이제 그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방법을 찾다가 덕적도에 가는 배편을 확인해 보니 인천과 대부도에서 갈 수가 있는데 대부도에서는 아침 8시에 출항하는 배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 논산에서 대부도까지 08시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새벽바람에 내달려야 하는데 그렇게 새벽부터 힘을 빼고 나면 하루가 고단하다는 것을 생각하고는 일단 대부도에서 자고 배를 타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출발하기 전에 굴업도(掘業島)의 굴업도민박으로 전화예약부터 했다.

낭월 : 굴업도 민박이지요? 방을 예약하려고 합니다.

주인 : 언제로 하시려고요?

낭월 : 3일 후에 가려고 합니다.

주인 : 배표는 구입하셨습니까?

낭월 : 이제 방을 잡고 구입하려고 합니다.

주인 : 이미 배표가 매진입니다. 알아보고 다시 연락 하세요.

 

나름 열심히 조사한 결과, 굴업도에 가기 위해서는 배를 두 번 타야 한다는 것까지는 알았는데 표가 매진이 된다는 것까지는 생각을 못했던 셈이다. 뭐든 하는 것이 이렇게 엉성하다. 그래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리고는 다시 잡힌 일정을 요리조리 피해서 결국은 배표와 숙소를 모두 예약하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해서 짝수일에 굴업도를 가는 것으로 하였으니 오늘(6월 17일) 아침에 일찌감치(08시) 집을 나와서 처음 목적지인 대부광산 퇴적층을 찾게 되었던 것이다. 각설하고.

 


지도를 찾아보니 대부광산은 불도(佛島)에 있었다. 예전에는 섬이었다는 이야기구나. 이제 시화의 간척으로 인해서 모두 육지가 되었으니 이름만 남아있는 셈이다. 이름이 특이해서 자료를 찾아봤더니 어느 어부가 그물에 걸려 온 불상을 모셔 놓고 기도를 했다는 이야기가 묻어 있었구나.

 

대부도는 수 차례 들락거렸지만 이러한 것이 있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 실로 지질에 관심을 갖게 되기 전에는 폐광산을 찾아가서 뭘 보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을 따름이었으니 당연하다고 하겠군. 폐광산을 본 것은 포천의 아트밸리였구나. 영화촬영지로 유명해졌던 모양인데 막상 가서 둘러보니까 과연 재활용을 제대로 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때만 해도 지질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는 지층(地層)이 보이는 곳이면 일단 살펴보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

 


위치는 탄도(炭島)이다. 탄도는 몰라도 탄도항은 들어봤고 가 봤다. 사진을 찍는 장소로 인기가 있어서 였을 것으로 기억에 남아있는 곳이다. 무연탄이 많이 나와서 탄도였더란다. 크기로 논한다면 참 쬐끄만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구나. 탄도 불도 선감도까지 이름을 살펴보니까 비록 섬은 작아도 이름들은 심상치 않다. 불도도 그렇지만 선감도(仙甘島)에도 전설 하나쯤은 가마솥의 누룽지처럼 눌어붙어 있을 것이라는 짐작이 되는 이름이다. 그 이야기까지는 생략해도 되지 싶어서 넘어간다. ㅎㅎ

 


미리 대부광산을 목적지로 삼고 찾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탄도항 쪽에서 301번 도로를 타고 진행하다가 글램핑장이 나타나면 그 언저리에서 우회전을 해야 한다는 것도 가 보고서야 알았다. 네비에 입력한 대로 찾아가면 되겠거니 했는데 진입로가 분명하지 않아서 한번쯤은 오락가락해야 할 수도 있는 구조였다.

 


이렇게 철문을 발견하고 나서야 제대로 찾아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그러니까 때로는 문을 잠글 수도 있다는 말이구나. 혹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겠거니.....

 


전망대도 있구나. 잘 관리되고 있는 곳인가 싶었다.

 


철문을 통과하니까 이내 저만치에 광산의 흔적이 보인다. 

 


전망대로 가려고 했는데 난데없이 '대부광산퇴적암층 0.5km'가 나타났다. 이렇게 되면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는 이미 정해졌다. 당연히 퇴적층을 보러 왔으니 좌회전이지. 암~!

 


바삐 가면서도 이런 사진을 찍는 이유는 분위기를 전하고자 함이다. 낭월학당에서 대부광산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가 중간에 이런 사진을 보게 되면 어떤 신발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 짐작을 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상부(?)라기에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고갯마루에는 멍석도 깔아놨구나. 미끄러지지 말라는 배려겠거니.....

 


아마도 적극적인 호기심천국은 저 경계선을 넘어서 들어가는 모양이다. 경고판이 붙어있다는 것은 이미 누군가 그러다가 사고가 났거나, 최소한 앞으로도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테니까.

 


별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분명히 평지는 아니다. 그러니까 숨도 약간은 차오를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하겠구나. 더구나 11시에 대부도의 어느 식당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가 있기에 내심으로 바빴고 그래서 약속 시간이 25분 남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산길을 보면서 마음이 바빠졌을 수도 있었겠다.

 


10분쯤 산행을 하고 나니까 전망대가 보인다. 다 왔구나.

 


다 왔다. 서둘러서 두리번두리번~!

 


 

 


전경은 이렇게 생겼구나. 어지간히 파 냈던 흔적이다. 전체를 보는데 필수렌즈인 12-24로 한 장을 담았다. 파낸 바닥에는 커다란 연못이 생겼구나.

 


전망대의 오른쪽 암층을 보니 그야말로 시루떡처럼 켜켜이 쌓인 퇴적층이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구나. 이런 것을 노두(露頭)라고 한다는 것은 이제 자동으로 떠오른다. 처음에는 그것도 생소해서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말이지. ㅎㅎ

 


좌든 우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지. 완전히 수평에 가까운 암석층을 이루고 있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암석은 어떤 종류일까?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소개된 내용이다.

 

대부광산 퇴적암층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에 있다. 이곳은 원래 대부광산의 채석장이었던 곳으로 암석 채취 중 초식공룡 케니리키리움의 발자국 1족이 발견, 신고된 이후, 총 23개의 공룡발자국 및 식물화석 클라도플레비스(Cladophlebis)가 발견되었다. 대부광산 퇴적암층은 서울 근교에서 유일하게 중생대 지질층과 화산암체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고, 인근 화성의 시화호 공룡알 화석지(천연기념물)와 관련되어 당시의 식생 및 환경을 판단해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중요한 지질층이며, 대부도의 대표적인 비경 중 하나이다. 

 

그러니까 암석을 캐내다가 공룡의  발자국이 나왔고 화석도 나왔었구나. 중생대(中生代)의 지질층과 화산암(火山巖)을 같이 볼 수가 있다는 이야기로구나. 정선과 태백에서는 비록 주마간산격(走馬看山格)이나마 고생대(古生代)의 지질을 둘러봤는데 이제 중생대로 왔으니 흐름상은 맞는 것으로 봐도 되겠군.

 


중생대면 석회암이겠거니 했는데 화산암체도 있다니까 응회암(凝灰巖)도 중간에 쌓여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중생대의 후반기에 해당한다면 쥐라기가 될 것이고, 공룡들이 화산재로 멸종되었다는 설이 떠오른다.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이구나. 그래서 남들이 '시커먼 바위덩어리를 보러 땀 흘리고 올라가느냐?'고 하더라도 또 나름대로는 바위가 다 같은 바위가 아니라는 이유같은 이유를 생각하게 된다. 멋지구나. 세월이 만든 작품인데 반드시 장가계(長家界)와 같아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이미 멋지구나.

 


음.... 석회암이 아닐 수도 있겠는 걸. 지질도를 봐야 하겠구나. 어디....

 


비슷한 지도 같지만 이것은 한국지질자원연구소에서 사용하는 밑그림이다. 혹 관심이 있으신 벗님이 보고 싶다면 링크를 붙여 놓는다. 약간의 사용방법은 노력하면 찾을 수가 있을 테니 생략한다. 사용법을 생략하는 이유는 그런 것에까지 관심이 없는 벗님을 위해서다. ㅋㅋ

 

지질자원연구원의 지오빅데이터 오픈플랫폼(바로가기)

 


대부광산의 지역은 모두가 초록세모로구나. 이게 뭔지 알 방법이 없어도 괜찮다. 해당 위치를 마우스로 클릭하면 다 나오기 때문이다 ㅋㅋㅋ

 


암석이 형성된 시기는 중생대 백악기이고 기호는 Kts인데 이것은 아직 모르겠고, 지층은 응회질 퇴적암이로구나. 그러니까 석회암이 아니라는 말이구나. 태백의 구문소에서 석회암층을 봤던 기억이 잔상으로 남아있어서 화강암이 아니면 모두 석회암으로 보이는 착시현상이 생겼던 모양이다. 그래서 모르면 자꾸 물어봐야 한다니까. 응회질(凝灰質)은 화산재가 쌓여서 만들어진 퇴적암이고, 그 화산재가 겹겹이 쌓인 것을 보면 얼마나 오랜 세월을 화산이 분출했는지 짐작도 해 보면서.....

 

  

응회암이라고 하면 제주도에서 봤던 것이 생각나고, 그래서 암석층으로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도 작용했지 싶다. 그런데 이렇게 층을 이루고 있는 응회암도 있다는 것을 보니 또 공부가 1만큼 추가되었구나.

 


예쁘다~!

이런 층상(層狀)을 보려고 산길을 걸어왔는데 충분히 보상이 되고도 남는다.

 


뭐든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법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안에서 온갖 사연들이 켜켜이 쌓여서 그 시절의 풍경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으니 그야말로 '억 년의 세월이 쌓인 일기장'이로구나. 다만 아쉬운 것은 그러한 사연을 겉만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내밀한 사연을 모두 이해할 수가 있으면 좋으련만 그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이렇게라도 바라보면서 잠시 상상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따름이다.

 


그래, 이건 그래도 응회암의 티가 나는 것도 같구나. 그렇지만 이렇게 쌓은 층이라니 앞으로 얼마나 많은 암석층을 봐야 고개를 끄덕이게 될지 궁금하다. 그야말로 가야 할 길이 아득하다는 의미일 테지. 

 


기왕이면 이 암석을 캐다가 어디에 썼는지도 적어놨으면 좋으련만 그러한 정보는 없는 것으로 봐서 그냥 암석으로 쓰였던가 싶기도 하다. 석회암은 시멘트를 만들었다거나 하는 식으로 설명하지 않은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려니.

 


물이 무척 맑구나. 그 아래까지도 훤하게 보이는 것이. 물이 있으니 고기도 살고 있으려니 싶고.

 


대략 둘러봤으니 또 나그네는 걸음을 재촉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구나. 오래 들여다 본다고 해서 아는 것도 없는 머리에서 기발한 답이 나올 것도 아니고 그만하면 충분히 살펴봤으니 또 길을 가야지.

 


위를 보니 나무가 자라고 있는 토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도 나무들은 자라고 있다.

 


부지런히 내려와서 앞쪽으로 가서 전경을 봐야지.

 


7,000만년 전후에 형성되었다는 안내문이 있고 「천연기념물 제414호」라는 정도의 설명이 안내되어 있다.

 


전경을 보니까 중간에 나지막한 곳의 전망대에서 좌우를 살펴봤다는 것을 알겠다.

 


그러고 보니까 정작 전망대 아래의 풍경은 볼 수가 없었구나. 그래서 또 이렇게 나마 바라본다.

 

대부광산의 풍경을 보니 수평으로 된 지질의 정석을 본 것 같다. 그러니까 퇴적하는 동안에도 급격한 지층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겠지. 습곡(褶曲)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으로 봐서 평온했던 수천만 년의 세월이 쌓여서 만든 작품이라는 것은 대략 짐작이 된다. 공룡이 살았다니까 깊은 바다는 아니었을게고. 얕은 물이었을 수는 있었겠거니 싶다. 이렇게 해서 오늘의 첫번째 목적은 무사히 달성했다. 10시 52분이니 11시의 약속도 지킬 수가 있어서 다행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