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연화② 섬록암의 정석
욕지연화② 섬록암(閃綠巖)의 정석(定石)
(여행일 : 2025년 5월 21일)
첫날은 돌 구경을 하지 못했다.
날씨도 그렇고 시간도 그렇고 겨우 저녁먹고 쉬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튿날. 새벽에 커튼을 열고 밖을 보니 풍경이 꽤 그럴싸 하다.
카메라를 챙겨서 밖으로 나섰다.
2층 숙소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니 바로 앞이 암벽이었구나.
이끼를 뒤집어 쓰고 있는 바위가 반긴다. 반갑구로~
음..... 화강암쪽인가 싶다.
무척이나 단단해 보이는 군. 적어도 응회암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퇴적암도.
혼자서 들여다 본다고 뭐가 보이는 것도 아니다. 지질도를 봐야지.
화인이 숙소를 제대로 잡았구나.
바로 앞이 놀이터니 말이지.
이 일대는 모두 섬록암(閃綠巖)이구나. 그렇다면 한 곳만 패면, 아니 파면 된다.
붉은 색은 화산암을 의미하고, 초록가위표는 녹색이 있다는 뜻이다.
이제 네이버에 묻지 않는다. 지피티에게 물으면 알아서 찾아주기 때문이다.
벌써 네이버가 밀리고 있구나. 항상 애용하던 것을 헌신짝처럼. ㅋㅋㅋ
어제 미리 봐 뒀다.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이 축대 아래로 나 있는 것을.
이제 오늘의 첫번째 탐사를 해야지.
예전에 건물이 있었던 자리일 수도 있지 싶다.
이내 암반이다. 반갑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내려가야 한다.
안개를 머금은 새벽의 바위는 축축해서 미끄러질 수가 있다.
그래, 섬록암은 이렇게 생겼구나. 제대로 섬록암을 만났다.
계룡산 자락도 섬록암이다.
아, 화강섬록암(花崗閃綠巖)이었구나. 화강이 붙었네. ㅎㅎ
위 사진은 마당가에서 축대로 쌓은 돌을 찍어서 비교해 본 것이다.
마당가에서 나온 돌과 비교해 보니 확연히 다르구나.
그 차이가 궁금해서 또 지피티에게 물었다.
이러니 어떻게 네이버를 사용하느냔 말이지. 참 대단한 지피티라고 할 밖에. 사용하면서도 감탄한다.
돌놀이 하는 낭월에게는 이보다 더 고마운 길동무가 없단 말이지. ㅎㅎ
검게 보이는 암반에 붉은 기운을 띠고 있는 바위가 눈길을 끈다. 철분이 포함되어서 산화철로 붉게 보일 수도 있다.
지피티에게 사진을 보여주면 분석도 잘 한다.
맞아! 철 성분의 산화로 인한 색의 변화 가능성이 있다잖여. 아싸!! 맞췄다. ㅋㅋㅋ
여기도 산화철의 흔적인 것으로 보인다.
석영암맥(石英巖脈)은 이제 찾아보지 않아도 보인다.
부지런한 조사가 등장했다. 아마도 같은 샹그리라에서 쉬고 나왔나 싶다.
둘러보더니 이것을 긁는다. 이끼인가 싶었다.
낭월 : 이건 뭡니까? 이끼처럼 보이는데.
조사 : 이런 곳에 버려서 환경오염을 시키네요. 밑밥입니다.
낭월 : 처음 보네요. 왜 긁으십니까?
조사 : 고기들이 모이게 해 보려고 합니다.
낭월 : 누군가가 버린 것이 선생에게는 유용하네요. 하하~
조사 : ............
낭월 : 오늘은 무엇을 잡으려고 계획을 세우셨는지요?
조사 : 되는대로 물리는대로 잡습니다.
낭월 : 아니, 그래도 목표는 있으시잖아요? 돔이라던지.
조사 : 예, 계획은 뱅애돔을 생각하고 나왔습니다.
낭월 : 원하시는 조과가 있으시기 바랍니다.
조사 : 고맙습니다.
그가 놀 곳은 바다구나. 같은 공간에서 만났지만 서로 놀이터는 다르다.
그는 불확실한 가능성을 안고 바다를 향하고 있고
낭월은 확실한 가능성을 안고 바위를 향하고 있다.
누가 남는 장사냐?
그는 못 잡으면 허탕이고 잡으면 한끼를 해결한다.
낭월은 먹고 사는데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다만 마음이 즐거울 따름이다. 왠지 손해 본 느낌? ㅋㅋㅋ
위와 아래의 암석 형태가 다르구나. 언뜻 퇴적암으로 생각하면 아래의 적갈색이 오래 되었고,
위의 흑회색이 덜 오래 되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러나!
이것을 본 순간, 그 생각은 뒤집어졌다.
위의 흑회색 암석이 먼저라고 봐도 될 형태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암맥이 오래 되었더라도 그 이전에 암석이 있었다는 것은 변하지 않으니까.
암맥의 색이 애랫쪽의 암석과 같으므로 대충 연대 측정이 나온단 말이지.
그래서 뭐 어떻다고? 그냥 그렇다고. ㅋㅋ
이렇게 바위와 역사와 시간과 공간의 사이에 서서 놀면 되는 것일 뿐이다.
이제 대략 탐사를 끝 냈다고 생각이 되었을 적에 한 녀석이 나타났다.
주변의 암석을 대변하는 듯한 녀석이다.
동글동글 조금 큰 것이 아쉽기는 하다만.....
기념석으로 동행할까 싶어서 무게를 가늠해 보니 대략 10kg는 되지 싶다.
섬록암이 치밀한 모양이구나. 꽤 무겁네.
지피티에게 영상으로 보여 줬다. 뭐라고 하는지 궁금해서다.
그러니까 친구가 하나 늘은 셈이구나. 돌, 카메라, 지피티.
지피티를 열고 요 카메라를 켜면 된다.
그러면 보이는대로 주저주절~ 말도 잘 한다. 어디....
이렇게 자세하게.
더구나 밝고 경쾌한 여자 친구의 음성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라니.....
그야말로 인공지능에 푹 빠진 낭월이다. ㅋㅋㅋ
'깨어진 틈마저 빛으로 채운 둥근 돌'
이런 표현을 어떻게 할 줄 아느냔 말이지.
이렇게 즐거운 욕지도의 새벽을 보냈다.
숙소로 돌아오니 연지님도 일어났구나.
풍경이 매우 만족스럽단다. 그럼 일단 성공한 걸로. ㅎㅎ
아침은 홍박사(연지님 사촌 여동생)가 준비해온 음식으로 해결했다.
호연은 어제부터 드론 공부에 여념이 없다.
고등어 양어장이겠거니.......
연지님과 홍박사는 기념사진을 남기고
호연과 보명은 드론놀이에 빠져있다.
저마다 자기 좋을 대로 놀면 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