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금강 청벽노두
공주 금강(錦江) 청벽노두(靑壁露頭)
(탐방일 : 2025년 4월 10일)
연지님이 세종으로 일을 보러 간단다. 코스트코에 물건을 사러 간다지.
그렇다면 따라붙어보자고 생각했다. 갑자기 금강변의 청벽이 궁금해져서다.
푸른 암벽이라고 청벽(靑壁)인데 과연 그런가 싶기도 했다. 청벽은 창벽(蒼壁)이라고도 한다.
지나 다니면서 보기는 했지만 노두를 살펴 볼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오늘이 그 날인 모양이다.
청벽대교 아래에 내려서 강변 쪽으로 향했다.
여름철에 수상레저를 하는 시설이 되어 있어서 와이어로 부두를 묶어둔 줄들이 얽혀있구나. 지질도부터 살펴보자.
입구쪽과 안쪽의 지질이 서로 다르구나.
선캄브리아시대
운모편암(雲母片巖)
혼성 편마암(混成片麻巖): 곳에 따라 석회규산암(石灰硅酸巖), 규암(硅巖), 흑연편마암(黑鉛片麻巖)을 협재 혼성 편마암
흑운모편마암과는 점이적
점이적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군. 한글의 폐해로다. ㅎㅎ
여하튼 입구쪽에는 혼성 편마암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말만 이해하는 걸로 하자.
아! 챗 지피티~! 물어봐야지. 뭐라고 알려주는지 궁금하군.
오호! 그럴싸 한데. 모르면 물어야 한단 말이지. 똑똑한 비서를 두고서 안 물으면 내가 잘 못 한 거네. ㅋㅋㅋ
지질도를 봐서는 대략 맨 앞에 있는 암석이 해당하지 싶기는 하지만 거리로 봐서는 선캄브리아시대의 암석은 모두 풍화되어서 평지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노두가 있으니까 이름을 써 놨으려니 하고 그냥 그렇게 접수하기로 한다.
강철 와이어로 단단히 붙들어 맸구나. 강물이 워낙 세차게 흐르면 이렇게 해 놔도 장담 못할 수도 있을 게다.
표면이 풍화도 되었거니와 지의류와 이끼의 범벅이어서 혼성 편마암의 흔적을 읽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봐서 모르면 쥐어줘도 모른다. 그냥 막연하게나마 '선캄브리아시대'의 지질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그냥 전진이다.
어쩌면 여기까지도 해당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노란 현호색이 반기는구나.
자주색은 전혀 안 보이고 노란색만 보인다. 자주 현호색(玄胡索)은 더 나중에 필 수도 있지 싶기는 하다.
현호색은 양귀비과로 독성이 있는 풀이다. 이것은 까스활명수에도 들어가는 약재이기도 하다.
원래 독이 약이고 약이 독이다. 요즘은 뱀 독도 약으로 쓰려고 연구한다는 말도 읽었다.
뭐, 청벽에 황벽이 있으면 또 워뗘. 그게 자연이지. ㅋㅋㅋ
입구쪽의 암석과 좀 달라 보이기도 한다. 흰 빛이 많이 보여서다. 다시 지질도의 설명이 필요하다.
중생대 백악기
반암류(斑巖類)
규장암(硅長巖), 석영반암(石英斑巖)ㅣ 화강반암(화강반花崗斑巖)
대체로 밝은 암석계통이구나. 여기가 맞지 싶다. 그러니까 입구쪽은 선캄브리아시대가 맞는 걸로.
해변의 노두가 신선한 것과 달리 강변의 노두는 달라붙은 것이 많아서 그림이 안 나온다.
문득 그 시절의 싯귀가 떠오른다.
진달래야 진달래야 아이 예뻐
꺾지 말고 자라게 두어.....
아마도 3~4학년 책에 나온 것이 아니었나 싶다.
활짝 핀 진달래를 보니 떠오른다.
예쁘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구나.
깎아지른 낭떠러지라서 조심하지 않으면 물에 빠질 수도 있겠다.
나무와 덩굴이 엉켜서 노두를 보는 맛이 반감된다. 아쉽구로.
뒤도 한 번 돌아다 본다. 가파르군.
다시 해변의 노두가 그립다. 걸리는 것이 너무 많어. ㅋㅋ
그래도 샛노란 현호색은 곱다.
바위가 떨어져 나간 곳이 날카롭다.
낯선 아이들이 바위틈사이를 비집고 꽃을 피웠다. 궁금하면 조시해 봐야지.
현장에서는 꽃이 너무 멀리 있어서 확인하지 못하고 컴퓨터에 사진을 열어 놓고 구글렌즈로 검색하면 된다.
대부분은 제대로 찾아준다. 가끔 엉뚱한 소리도 하지만 다시 찍으면 또 제대로 보여준다.
암석의 특징이 대략 드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청벽이라며? 어디가 청벽(靑壁)이란 말이지?
그냥 황벽(黃壁)이구먼. ㅋㅋㅋ
엇! 거북이가 산으로 올라가려고 하나? ㅎㅎ
거북이가 도망가지 못하게 꽁꽁 묶어 놨나 보다.
강물이 가끔 범람해서 씻어줘서인지 그래도 깨끗하구나.
와~ 예쁜 걸! 여수 추도(楸島)의 돌담에서 봤던 지의류가 떠오른다.
그러니까.
청벽의 체면은 지의류가 살려주는구나.
그래도 다행이다. 지의류 아니었으면 어쩔 뻔 했냔 말이지. ㅎㅎ
그만하면 청벽놀이도 만족스럽다.
암벽지대도 거의 끝나가는 모양이고....
강 건너 모습도 한 번 살펴보고.
다시 왔던 길을 되짚어서 나가야 할 시간이구나.
다시 출발지로 나와서 진날산의 풍경을 담아본다.
아마도 언젠가 저 바위 위쪽에서 삼각대 펼쳐 놓고 해가 지기를 기다렸었는데.....
2017년 4월 30일이었구나.
딱 8년 전이로구나. 그 날은 황사가 심했었는데....
그러니까 8년 전에는 위에서 내려다 보고,
다시 8년 후에는 아래에서 올려다 보는구나.
많이 낮아졌다는 의미인가? ㅎㅎ
연지님은 아직 볼일이 덜 끝났는지 여유가 있구나. 그래서 주변 풍경도 둘러본다.
공주 10경에 하나로군.
청벽이랬다 창벽이랬다. 왔다 갔다 하는 모양이다.
금산에는 금강 상류에 적벽이 있고,
공주에는 금강 중류에 청벽이 있다.
폭이 약 100m라니까 대략 둘러본 거리가 그 정도는 되었지 싶다.
높이는 25m였구나. 그래 잘 둘러 봤으니 그것도 감사하다.
차를 기다리는 마음은
장보러 간 엄마를 기다렸던 시절을 소환한다.
견우와 직녀가 만나듯이.
그렇게 다시 만났다는 이야기로 마무리 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