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④ 을왕리 선녀바위
영종도(永宗島)④ 을왕리 선녀바위
(탐방일 : 2025년 3월 16일)
공식적인 생일잔치는 잘 마쳤고, 잘 잤고, 아침을 먹고서야 비로소 돌을 보러 갈 시간이 주어졌다. 모두 각자 알아서 귀가하는 것으로 한 다음에 선녀바위를 보러 간 것은 바위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ㅎㅎ
하루 묵었던 오션스카이 팬션이다. 건물이야 좀 낡았지만 하룻밤 쉬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더구나 입구에 세워놓은 규화목(硅化木)이 맘에 들었다. 관심을 두고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지질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선녀바위 해변이라고 안내판이 서 있다. 옆의 아저씨가 비껴주면 찍으려고 했는데 바다에 대한 추억이 깊으셨는지 한 동안 움직이지 않아서 그냥 담았다. 그것도 인연이겠거니..... ㅎㅎ
「선녀바위」의 '선'자 왼쪽의 첨성대같이 생긴 바위가 선녀바위인가 싶다.
아마도 해변에 서 있는 바위가 선녀바위겠거니 싶다. 지질학적으로 본다면 시스텍이다. 보통은 촛대바위로 통하기도 한다. 해식으로 점점 해안이 깎여 나가면서 단단한 석질이 남아서 형성된 것이다. 어디로 봐서 선녀인지......
한 여인이 바위에서 뛰어내려 죽어서 선녀바위라면 부인바위라고 하던지 뭐 어울리는 이름을 지어 줄 일이지 툭하면 선녀라니 선녀를 너무 남발하는 듯 싶기도 하지만 뭐 그렇다고 개명을 신청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ㅋㅋ
선녀바위로 다가가는데 바닥에 주변과는 다른 색을 띤 바위가 보여서 걸음을 멈춘다.
확실히 다르군. 참, 이 지역의 지질도를 먼저 봐야지.
탐사한 곳은 대략 이렇게 생겼다.
시대 :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지층 : 각섬석 흑운모 화강암
대표암상 : 중립-조립 등립질 각섬석-흑운모 섬장화강암 및 흑운모 몬조니화강암. 부분적으로 엽리상
세월은 트라이아스키구나. 위쪽의 예단포 주변보다는 한참 아기인 것으로 봐야 할 모양이다. 트라이아스기는 한자로 삼첩기(三疊紀)라고도 한다. 세개의 지층으로 형성되어서라나 뭐라나. 일설에는 우라나라의 지층에는 삼첩기층이 빠져있다고도 했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다. 어느 특수한 층에서만 그렇다는 말이었던 모양이다. 또 뭔가 잘 못 이해하고 있었던 모양이니 이런 기회에 또 수정해야지.
각섬석(角閃石)은 오랜만에 보는 이름이구나. 기대가 된다.
흑운모 화강암이 있다니까 이것을 두고 말하는 모양이다. 검어도 너~무 검군.
주변이 다 검으면 또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이 돌만 검어서 그것도 특색으로 보인다.
주변은 온통 붉은 색에 검은 얼룩이 박혀있다. 포획암이겠거니 싶다. 흑운모가 포획된 것인가 싶다. 그러니까 바닥에도 있고 암석에도 있다고 보면 되지 싶다.
입자가 굵은 석영이 박혀있는 화강암이구나. 참, 한국의 지질노두에 선녀바위도 있었지. 확인해 보자.
영종도의 서부 지역은 옛 용유도에 해당되며 서쪽 해안의 상당 부분이 자연 그대로 남아있다.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동쪽으로 약 1km 거리에는 공항 쪽으로 가는 주 도로 외에 해안도로도 있는데 그 도로 가까이에 바다로 돌출한 부분의 해안에 선녀바위가 있다. 바로 옆에 조그만 해수욕장이 있고 주차공간도 있다. 선녀바위와 그 주변의 노두는 전체가 쥬라기 홍색 조립질 화강암으로 구성되었는데 입자들은 수 mm 크기이지만 입자와 입자 사이의 경계가 뚜렷치 않은 경우가 많다. 구성광물은 주로 석영과 장석이며 유색광물은 극히 소량 포함된다. 장석 입자들 중에는 장경이 1cm에 이르는 것도 있다. 두 방향의 절리가 발달되며 노두는 극히 신선하다.
이 화강암은 굴업도, 안면도 등에 분포하는 백악기 응회질 역암 및 각력암 속에 크고 작은 역으로 들어있어서 백악기 지층이 부정합으로 쌓인 퇴적기반의 지표에 노출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 지식백과] 선녀바위 쥬라기 화강암 [Jurassic granite at the Seonyeobawi, Yeongjongdo] (한국의 지질노두, 초판 2004., 개정판 2013., 최현일, 진명식, 신홍자, 장세원, 조경남, 길영우, 김복철)
그렇구나. 주변의 노두가 모두 쥬라기 홍색 조립질 화강암으로 되어 있었구나.
그래서 색이 온통 붉었던 모양이다. 굴업도 안면도 등에 분보하는 백악이 응회질 역암과 각력암 속에 크고 작은 역이 들어있다는 말은 반갑다. 굴업도도 알고 안면도도 안다는 말이지 뭘. ㅎㅎ
그런데 한국의 지질노두에 나온 사진은 칙칙하구나. 카메라의 조정이 잘못 되었었나 싶기도 하다. 아마도 후지필름으로 찍었지 싶기도 하다. 후지필름은 녹색이 강하고 코닥필름은 황색이 강한데 코닥으로 찍었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뭔 아는 척을 ㅋㅋ)
어제 본 예단포의 해안보다는 많이 싱겁군. 어디를 봐도 같은 바위라서 말이지. 이것도 선녀바위의 특색이긴 하니까.
앗~!
선녀가 합장하고 기도하잖여? 마침 해가 그 자리에 있어줘서 또 해랑 놀이한다.
이렇게 하면 합장하고 기도하는 풍경이 되고.
저렇게 하면 사자가 하늘에 대고 표효하는 것이라고 우긴다. ㅋㅋ
실제로 보면 별 스럽지 않지만 그냥 각도놀이를 즐기면 된다.
선녀바위의 모퉁이를 돌아서니 앞에 작은 돌섬이 나타난다. 여기가 거북바위로구나.
용왕님께 간절한 소원이 이뤄지기를 빌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렇게 봐서는 무슨 거북바위인가 싶지만....
반대쪽에서 보면 제법 그럴싸 하다. 선녀바위보다는 좀 더 현실감이 있달까? ㅋㅋ
특색이 있기는 하지만 변화가 없어서 좀 싱겁다.
바람이 차가워서인지 쌀랑하다. 차로 돌아오니 앞에 세워놓은 트럭이 눈에 띈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빵가게로구나. 잘 되었다. 따끈한 걸로 샀다.
참 오랜만에 계란빵을 맛보는구나. 없어진 줄로 알았는데 여기에서 만나네.
선녀바위도 둘러 봤으니 이제 다음 목적지로 가야 하겠는데
일행들이 그냥 가기 서운한지 어딘가 가보잔다.
"그렇다면 실미도를 가보실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