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지질탐사⑥ 법계사

작성일
2025-02-0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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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지질탐사(論山地質探査)⑥ 양촌 법계사(法界寺) 뒷산

 

(탐사일 : 2025년 1월 25일)

소재지 : 충남 논산시 양촌면 바랑산1길 22

 


 

다시 사찰순례처럼 된 논산지질탐사다. 이번엔 양촌면(陽村面)을 둘러보기로 하고 처음으로 찾은 곳은 법계사다. 법계사는 옛날 건립할 무렵엔가 한 번 지인을 따라서 방문했었던 적이 있지만 기억에는 특별히 남은 것이 없구나. 지질공부를 하면서 문득 떠올린 이름이기도 한 셈이다. 양촌면은 어떤 곳인지 디지털 논산에서 찾아본다.

 

동부의 산지는 대둔산(大屯山, 878.9m)의 영향으로 높은 산지를 이루어 월성봉(月星峰, 647m)·바랑산(555.4m) 등이 높이 솟아 있고, 임야 지역이 넓게 형성이 되어 있다. 인천천(仁川川)은 남동에서 북서쪽으로 중앙을 관류하고 유역 평야 지대이다. 이 외에도 논산천·능천·거암천·양촌천·장성천 등이 있다.
 


 

날씨는 쾌청이다. 늘 바라기는 옅은 구름이 살짝 천막을 쳐 주기를 바라지만 그건 최상의 지질탐사의 풍경이고 이렇게 맑은 날은 그만은 못해도 괜찮은 그리고 좋은 날에 속한다고 해도 된다. 구름 천막을 원하는 것은 노두를 볼 적에 그림자의 장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명암차이로 인해서 제대로 살피는데 사진적인 관점으로는 다소 불편한 것이 사실인 까닭이다.

 


 

양촌 법계사까지는 거리도 꽤 된다.

 


 

계룡산에서 법계사까지의 거리는 32km에 소요시간은 58분이나 나온다. 아무리 끝에서 끝이지만 꽤 거리가 있는 셈이다.

 


 

9시 25분에 출발해서 법계사 안내석이 보이는 곳까지 오니까 10시 31분이다. 도중에 연지님이 설에 쓸 장을 봐야 한다고 해서 논산 시냉 잠시 들렸다가 오는 바람에 조금 더 지체되어 출발한 시간에서 한 시간이 지났구나. 

 


 

어? 이 풍경은 어딘가와 닮았잖은가? 어디와 닮았더라...... (더듬더듬....) 아, 주왕산을 닮았구나. 청송의 주왕산을 탐사하러 갔을 적에 본 풍경이 떠올랐다. 마침 지질도에서도 같은 성질인 응회암(凝灰巖)으로 나온다. 그래서 느낌도 닮았었나.....? 저 안 어딘가에 법계사가 자리하고 있겠구나...

 


 

법계사 입구에서 바라봐도 절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제대로 숨은' 명당인 모양이다. 밖에서 보이지 않는 곳은 수행처이고 드러난 곳은 기도처가 된다. 그러니까 법계사는 관광지가 아닌 수행도량이라는 의미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세워진 절임이 분명하다.

 


 

자세히 들여다 봐도 지붕만 살짝 보이는 정도로 바랑산 아래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절이다. 

 


 

법계사 대웅전 전경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법계사

1993년에 창건한 대둔산 법계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7교구 본사 수덕사 말사로서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청정 정진 도량입니다.

월성봉 아래 봉황이 내려 앉은 듯한 곳에 삼천불을

모신 108평의 대웅전,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탑과 산신각이 있습니다.


법계사 주지 합장

 

창건한 지는 30년이 넘었구나. 아마 방문했을 적에도 그 무렵이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왜 여기를 찾았는지는 지질도를 보면 바로 이해가 된다.

 


 

건물의 구조가 특이하게 보인다. 문득 떠오르는 장면은 중국에서 대가족이 함께 살아간다는 객가(客家)의 그 토루(土樓)가 떠오른다.

 

 


 

영정객가토루(永定客家土樓)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모양이구나.

 


 

객가들의 본거지라고도 하는 토루의 특이한 구조가 인상적이었는데 법계사를 보면서 그 풍경이 떠올랐다.

 


 

그럴싸 하지 않느냔 말이지. 머리속 사전이 크고 잡다하면 이렇게 어떤 풍경을 봤을 적에 떠오르는 유사한 풍경이 종종 떠오르곤 한다.

 


 

4층 건물인가? 깨끗하고 멋진 풍경이다. 전국에서 각자 수행하던 여승(女僧-비구니)이 모여서 수행하는 곳이라고도 하고, 일종의 노후복지시설이라고도 하는데 뭐가 되었던 여기에는 여승들의 공동체라는 것은 확실하다.

 


 

진신사리를 봉안했다는 것은 이 7층 석탑을 말하는 모양이다.

 


 

대웅전 증명사진도 하나 남긴다. 나중에 어떻게 쓰일지 몰라서다. 용마루 치미(鴟尾)에서 까마귀가 나그네를 반긴다.

 


 

 

 

 

 


 

그래 반가워~!!

 


 

사진은 나중에 들린 법당이지만 순서는 대웅전 본 김에 들어가 보는 것이 맞지 싶어서..... ㅎㅎ

 


 

삼존불을 모셨구나. 그리고 주변으로 모신 불상은 3천불이겠다.

 


 

대웅전의 왼쪽편에 아담한 산신각이 있다. 그리고 오늘 목표로 삼은 곳은 그 뒤쪽의 산이다.

 


 

지도에는 바랑산이라고 되어 있지만 절에서는 대둔산 자락이라고 되어 있다. 같은 암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대둔산이 맞지 싶다. 다만 이 구역만 따로 바랑산이라고 하는데 바랑산의 바랑은 화상들이 지고 다니는 그 바랑을 말한다. 등에 지고 다니니까 배낭(背囊)인 셈이다. 아마도 배낭이 불교로 들어와서 바랑이 되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그 반대일 수도.

 

 

혹시 바랑을 본 적이 없다면, 이렇게 생겼다고 안내삼아 사진 하나 찾아서 붙여놓는다.

 


 

 

산신각 옆의 산으로 달려들었다. 물론 등산을 해야 할 경우에는 올라가야지. 지질도를 보면 산으로 올라가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법계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초록지질이고 그 위쪽으로 붉은 지질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니까 법계사 뒤로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 분명하다. 짙은 지질도를 보면 더욱 분명하다.

 


 

시대 미상

옥천층군 창리층

점판암, 흑색 셰일, 천매암, 석회질 점판암

 

창리층은 이미 구면인데? 반야사 오른쪽의 지질이 창리층이었지 싶은데...... 어디.

 


 

맞아, 그런데 여기는 고생대 오르도비스키~캄브라이기로 연대가 나와 있는데 법계사 주변의 창리층은 시대를 잘 모르겠다는 말이구나. 그렇다면 그런 것이지. 여기에서 또 하나 알게 되는 것은 같은 창리층이라도 연대는 밝혀진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창리층의 구조가 무척이나 복잡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셈이기도 하다.

 


 

붉은 계통은 화성암(화성火成巖)이고 푸른 계통은 수성암(水成巖)이다. 이렇게 화성암과 수성암이 붙어있는 것도 신기하다. 

 

중생대 백악기(1억4천500만년전~6천600만년전)

서대산 응회암

석질응회암(石質凝灰巖)

 

응회암을 논산에서 만날 수가 있다는 정보를 보고서 논산지질탐사에서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결정했던 것이기도 하다. 계룡산 주변에서는 화강암만 만났었는데 응회암으로 되어 있다니 중생대 백악기에 공룡들을 사라지게 만들었던 그 화산이 여기에도 몰아쳤던 모양이다.

 


 

바랑산은 전체가 응회암이다. 그러니까 화산체의 폭발이 거대한 규모였을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가 있겠다. 

 


 

계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웬만하면 노두를 만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저 위의 봉우리로 올라가서 보면 좋겠지만 그건 너무 힘든 일이고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 같은 암석이면 아래쪽에서 편하게 살펴봐도 되기 때문이다. 다만, 퇴적암은 좀 다르다. 각각의 풍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응회암이나 화강암과 같은 화성암은 특별한 풍경은 없어서 아무 곳에서 봐도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퉁친다. (힘드니까. ㅋㅋ)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창리층이라고 표시된 부근에서도 응회암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에서 캡쳐한 이미지다. 여기에서 현위치가 중요하다. 지질도에서는 창리층이라고 되어 있는데 암석은 응회암으로 보인다. 아마도 경계선상이라서 섞였을 수도 있지만 이러한 풍경으로 봐서는 구태어 위로 올라가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응회암은 어디에서 봐도 비슷비슷하게 보인다. 다만 포함된 역암(礫巖)의 크기가 다르다는 것의 차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더 올라가 봐야지. 지질도의 안내에 충실하자는 생각이 들어서다. 나중에라도 올라가 보지 않은 것을 후회하면 안 되니까. 

 

 



 

드디어 현 위치가 석질응회암의 영역이 되었다. 서대산은 대전의 동부에 자리잡고 있는 산이다. 처음에 지질을 연구하면서 서대산에서 본 응회암에 붙은 이름이라서 서대산응회암이다. 그것을 기준으로 해서 다른 곳에서도 같은 석질이 보이면 그것을 같은 종류로 정리해서 이름을 붙이게 되어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논산이지만 옥천층군이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의 의미다.

 


 

카카오맵이나 네이버지도는 여름에 찍은 위성사진으로 되어 있어서 계곡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쉬워서 구글지도는 혹 겨울 풍경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찾아봤다. 

 


 

오호~! 확대하면 선명도는 떨어지지만 낙엽이 진 다음의 풍경이 보여서 그래도 대략 계곡의 풍경이 구분되는구나.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운 풍경이 뭘까를 생각하면서 살펴봤다. 특히 앞에 붙는 석질(石質)의 의미를 생각해 봤는데 이것은 분명히 느껴진다. 단단하게 생긴 돌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응회암인지도 모를 만큼 야무져 보이는 것으로 구분이 된다. 좀 다른 형태의 암석도 찾아봐야지. 

 


 

앗! 화산탄(火山彈)? 응회암에도 화산탄이 있었나? 여하튼 암괴 한 덩어리가 나그네를 반긴다. 주변과 다소 다른 형태를 하고 있으니까 더욱 반갑다. 각력(角礫)이 제대로 보이는 응회암이잖은가. 이런 것을 찾았단 말이지.

 


 

 

 

 

 


 

 

 

 

 


 

 

 

 

 


 

이렇게 관찰이 되니까 응회암 탐사도 심심하지 않다. 닮은 듯 닮지 않은 다른 형태의 모습들이 반갑다.

 

 

 

 

 

 

 


 

 

 

 

 


 

전형적인 응회암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기대감으로 걸음을 위로 향한다. 

 

 

 

 

 

 

 


 

 

 

 

 


 

 

 

 

 


 

이 정도면 충분히 서대산응회암에 대해서 살펴봤다고 생각이 되어서 걸음을 돌렸다. 더 올라가 보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하고

일괴암중함바랑(一塊巖中含背囊)이라


먼지 하나 속에 우주가 들어있고

돌덩어리 하나에 바랑산이 들어있다 

 

일종의 짝퉁으로 써본 것이다. 이렇게 노는 것은 문자유희다. 일미진중함시방은 의상대사의 시에 나오는 구절인데 종종 떠올리는 아름다운 시다. 혹 관심이 있으시다면 찾아보시라고 「의상조사 법성게」라고 하는 이름을 적어 놓는다. 구구절절 멋지고 아름다운 직관으로 쓴 화염경의 세계를 펼쳐 놨으니 의상은 시인임이 분명하다고 본다.

 


 

산신각 뒤, 무지개다리 옆의 노두를 살펴봤지만 창리층으로 표시된 곳이었으나 실제로는 응회암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니까 어쩌면 법계사의 터도 서대산응회암으로 되었을 가능성이 있겠다는 짐작을 해 본다. 

 

지인이 방문해서 지질이야기를 하다가 화성암과 수성암에 대해서 설명했더니.

 

지인 : 스승님, 그러면 화성암에는 화기(火氣)가 있을까요?

낭월 : 어? 그 생각은 못 해 봤는데?

지인 : 그러니까 수성암에는 수기(水氣)가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낭월 :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는걸. 

 

답을 못해서 그냥 웃고 말았지만 오행놀이에 빠진 사람의 생각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ㅎㅎ

 


 

대웅전 옆에서 올려다 보면 멋진 암벽이다. 그리고 이때를 대비해서 준비한 것이 있다.

 

 

멀리 있는 풍경을 당겨 줄 400mm렌즈에 ×2텔레컨버터를 끼우면 800mm가 되는 마법렌즈다. 그리고 막상 가까이 간다고 해도 각도에 따라서 제대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때론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효과적이기도 하다.

 

 

웬만하면 삼각대를 챙겨야 하는데 그게 짐스러워서 새벽 촬영의 계획이 아니라면 챙기지 않게 된다. 그래도 나름 쓸만한 몸각대가 있기 때문이다. 팔각대 만으로는 흔들리게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몸각대를 써야 한다.  서서 쵤영하면 팔각대가 되고 앉아서 무릎에 팔꿈치를 올려 놓으면 나름 꽤 안정적인 몸각대가 되는 셈이다. 최상은 아니지만 차선책은 된다.

 


 

 

 

 

 


 

 

 

 

 


 

 

 

 

 


 

 

 

 

 


 

 

 

 

 


 

 

 

 

 


 

 

 

 

 


 

 

 

 

 


 

 

 

 

 


 

 

 

 

 


 

 

 

 

 


 

 

 

 

 


 

 

 

 

 


 

자세히 살펴봐도 특별한 풍경은 보이지 않는다. 돌 보는 재미는 퇴적암이 제격이다. 그만하면 법계사 뒷산의 응회암 풍경은 모두 살펴 봤다는 생각이 들어서 살림살이를 다시 챙겨서 넣고 일어났다.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산세를 굽어보는 법계사의 대웅전이 매우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구나. 밖에서 보면 잘 보이지 않고 안에서 보면 답답하지 않은 이런 자리가 좋은 자리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건물의 안으로 들어가서 바랑산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만 찍으면 마무리다. 아마도 일반인은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겠지. 안 된다고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팔각건물의 양쪽으로 나있는 틈처럼 보이는 출입구의 안으로 들어가는데 승용차가 들어오다가 뒤에서 브레이크를 밟는 소리가 들린다. '이크~'

 

스님 : 처사님! 여기는 들어오시면 안 되세요~!

낭월 : 아, 스님 안녕하십니까~! (정중히 합장하고 믿음직한 미소 한 방~)

스님 : 여긴 스님들만 계시는 곳이어서 출입금지입니다.

낭월 : 그렇겠습니다. 바랑산을 배경으로 사진만 한 장 찍고 싶은데.....

스님 : (2초 생각하고는) 그러세요.

 

당연히 매우 우호적인 낭월의 표정을 그 비구니도 읽었을 게다. ㅋㅋㅋ

우호적이되 비굴하지 않은 당당함이 필요하다. 그렇게 연기했다. 뭐 연기라고는 해도 늘 실제상황이기도 하지. 

 


 

사진을 찍고 보니 좀 아쉽기는 했다. 앞쪽 건물의 2층 쯤 올라가서 찍었으면 건물이 더 멋지게 나왔을 텐데 말이지. 그래도 주어진 만큼만 누려야지. 그 화상은 차에서 낭월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니 위층으로 올라가 본다는 것은 내키지 않아서 이걸로 만족했다.

 


 

 

 

 

 


 

이제 법계사의 계획은 다 이뤄졌으니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