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1] 안료로 쓰이는 뇌록(磊綠)과 석간주(石間硃)를 만나게 된 인연

작성일
2024-11-23 06:4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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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1] 안료(顔料)로 쓰이는 뇌록(磊綠)과 석간주(石間硃)를 만나게 된 인연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 졌습니다. 계룡산의 새벽 기온은 영하 2~3℃를 오락가락하는 11월 하순이네요. 하긴, 어제가 소설(小雪)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겠습니다. 그렇게 더웠던 갑진년(甲辰年)의 여름도 세월에는 버티지 못하고 어디로 사라졌나 봅니다. 

 

①안료(顔料)란 무엇인가?

 

여태 안료(顔料)와 염료(染料)를 구분하지 못하고(않고) 잘 살았습니다. 그래도 오늘을 사는데 별로 불편하지 않았기도 했습니다만 궁금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려니 싶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안료를 검색하게 된 것에는 또 인연과 계기(契機)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친 김에 안료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이해를 넓혀볼까 하고 자료를 찾아 봤습니다. 아래는 위키백과에서 설명하는 안료의 항목입니다. 조금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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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료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천연 군청색 안료

안료(顔料, pigment)는 물체에 을 입힐 수 있는 색소로 에서 녹는 염료와 달리 물이나 기름알코올 등에 녹지 않는 성질이 있다. 기름합성수지액 등의 반죽을 사용해 녹을 방지하고 광택과 도막의 강도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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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색채를 가진 광물은 안료로서 사용할 수 있다. 안료의 가루를 기름에 개어 튜브 속에 넣은 것이 유화용 그림물감이다. 그림물감의 색은 광물에 의한 것과 유기물에 의한 것이 있다. 백색 안료로는 산화티탄·산화아연·황화아연·황산바륨·산화납(鉛白) 등이 있다. 옛날에는 화장용 분의 원료로 산화납이 사용되었는데, 이것은 오래 사용하면 피부에 해로우므로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적색 안료로는 철단(鐵丹)이라고 불리는 산화철(Fe2O3)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갈색 안료로는 청분[1]이 있다. 황색 또는 오렌지색의 안료로는 크롬산납·크롬산아연·황화카드뮴·황산화철(수산화철) 등이 있다. 녹색의 안료로는 산화크롬·수산화크롬(수산화 크롬을 가열하고 탈수시키면 산화크롬(|||)으로 바뀐다) 등이 있으며, 청색 안료로는 감청(紺靑)·군청(群靑), 보라색 안료에는 망간자(manganese 紫) 등이 있다.[2]

안료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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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안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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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약이나 동굴의 벽화에서 찾아줄 수 있고, 천연 광물성 안료라 할 수 있으며, 유기 안료에 비해 무겁고, 내후성, 내약품성, 내강성 등이 우수할 수 있다.

무기안료에는 유기 착색(有機着色) 물질에 있는 것 같은 발색단이나 조색단이 없다. 그러나 대신에 무거운 금속을 함유하고 있다. 금속의 원자(이온)는 유기물질의 골격을 이루고 있는 탄소에 비해 원자핵을 둘러싼 전자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예를 들면 3가인 철이온은 26개, 코발트이온은 27개의 전자를 가지고 있다. 전자가 원자핵의 주위를 둘러싸는 상태는,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전자의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바깥쪽 궤도로 들어가게 된다. 또 각 궤도로 들어간 전자는 각각 특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인접한 궤도간의 에너지 차이는 바깥쪽 궤도인 것일수록 작아진다. 즉 전자는 비교적 용이하게, 궤도간의 차이만큼의 에너지를 받거나 버리거나 하여 하나의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원인으로 철이나 코발트의 원자는 비교적 에너지가 낮은 가시광선을 흡수하게 되며, 이로써 발색(發色)이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와 같은 상태를 금속과 화합한 다른 원소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하나의 예로서, 황산구리는 결정수(結晶水)를 함유한 상태에서는 선명한 청색이나, 충분히 건조시키면 백색이 된다. 이것도 결정수의 유무가 구리이온의 전자상태에 작용하여, 흡수되는 빛의 파장을 바꾸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건조제 실리카 겔도 사용하고 있는 동안에 청색에서 적색으로 변화한다. 이것도 실리카 겔에 가해져 있는 몰리브덴의 염(鹽)이 물의 유무에 의해 그 색이 변하는 것을 역(逆)으로 응용한 것이다. 무기안료의 색은 금속이온 자체의 색이기 때문에 매우 안정하다. 고대의 벽화 등이 변색되지도 않고 그대로 남아 있는 것도 무기안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 밖에 원료가 싸고 제법도 간단하기 때문에 가격이 싸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색의 종류나 색채의 선명도에서는 유기안료에 미치지 못한다.

유기 안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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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안료에 비해 색상이 선명하고, 착색력도 크고 임의의 색조를 얻을 수 있지만, 내광성과 내열성이 떨어지고, 유기 용지에 녹아서 이 번질 수 있다.

레이크(lake) 안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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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녹색이 클로로필이라는 색소에 의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클로로필의 분자는 마그네슘의 주위를 유기화합물이 둘러싼 것과 같은 구조를 하고 있으며, a, b의 2종류가 있다. 이 바깥쪽의 유기부분은 공역 이중결합(共役二重結合)으로 연결된 특수한 원자단으로, 이것을 포르피린환(porphyrin 環)이라고 부른다. 혈액의 붉은 색소인 헤모글로빈도 클로로필과 아주 비슷한 분자인데, 중앙에 철이온이 배열된 포르피린환을 가지고 있다. 이들 화합물은 색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외에 생체 내에서 광합성이나 산소의 운반과 같은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이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금속과 화합한 유기물도 일반적으로 무기안료의 경우와 같은 이유로 색이 생기기 쉽게 된다. 안료 중에서 금속과 유기화합물이 결합된 것을 레이크안료라고 한다.

이러한 종류의 대표적인 합성색소로서는 프탈로시아닌류(類)가 있는데, 흥미있는 사실은 그것이 포르피린환과 구조 면에서 아주 비슷하다는 점이다. 프탈로시아닌류의 색은 중앙에 배위(配位)하는 금속에 따라 현저히 달라지며, 납이 들어간 것은 황록색으로, 니켈·코발트·구리가 들어간 것은 심청색(深靑色)으로 된다. 매우 안정되고, 내후성(耐候性)이 좋다는 점 등 무기안료와 비교해 보면 매우 흥미가 있다. 이 밖에 쪽의 알리자린과 알루미늄의 매더 레이크 등 레이크 안료의 종류는 매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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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한 설명은 고맙습니다만, 실제로 별 도움은 되지 않는 것도 같습니다. 무기(無機)와 유기(有機)로 구분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여하튼 관심을 둔 것은 이 분류로 본다면 무기에 속하겠습니다. 광물(鑛物)의 안료이니까 말이지요. 

 

②라피스 라줄리(Lapis lazuli). 청금석(靑金石)

 

라피스 라줄리를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인연이란 얽히고 설켜서 이어지는 고리와도 같습니다. 그래서 '네 사람만 거치면 모든 것과 연결이 될 수 있다'는 말도 가끔은 일리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방색(五方色)은 알고 계시겠지요?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동방(東方) 청색(靑色)

남방(南方) 적색(赤色)

서방(西方) 백색(白色)

북방(北方) 흑색(黑色)

중앙(中央) 황색(黃色)

 

감로사에는 주불(主佛)이 약사유리광불(藥師瑠璃光佛)입니다. 그냥 줄여서 약사여래불(藥師如來佛)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유리광이 '유리의 빛'이라는 뜻은 알겠는데 이 유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에는 칠보(七寶)가 등장합니다. 물론 여기에서 법화경을 설명할 요량은 아니므로 생략하고 일곱 가지의 진귀한 보물의 이름이나 알아보고자 합니다. 

 

금(金): 예나 지금이나 귀한 금

은(銀): 은도 귀중하게 쓰이는 광물

유리(瑠璃): 황금색의 작은 점이 군데군데 있고 거무스럼한 푸른 빛을 띤 광물

자거(硨磲): 보석과 같이 아름다운 돌 (예쁜 조개일 수도)

마노(): 석영(石英), 단백석(蛋白石), 옥수(玉髓)의 혼합물 

산호(珊瑚):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산호

호박(琥珀): 나무의 송진 따위가 땅속에서 돌처럼 굳어진 것

 

여기에서 유리가 궁금했습니다. 옛날에는 창문용으로 쓰이는 그 유리로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냥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약사여래불이 유리광(瑠璃光)이라고 하니까 유리빛이겠거니...... 했던 것이지요. 그러니까 투명한 그 유리 말입니다.

 

그런데 우연히 광물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유리는 청금석(靑金石)을 말한다는 것까지 알게 되고서야 왜 약사여래불이 유리광불이며 동방의 색은 청색인데 동방만월세계 약사유리광불이 유리광인지를 비로소 연결시켰던 것이지요. 뭘 하나 제대로 안다는 것도 그냥 되는 것이 아닌 모양입니다. 그래서 청금석을 찾아서 주문을 했습니다. 그 청금석의 이름이 라피스 라줄리입니다. 우선 청금석부터 구경하시고요.

 

 



 

이 돌이 청금석입니다. 물론 폰으로 찍은 사진이 실제의 색과 다르다는 것은 감안하셔야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광물이라는 목적으로는 처음 구입한 광물인 셈입니다. 그 전에도 대만의 칠채석이나 작은 묘안석 등을 구입하기는 했습니다만 형태가 아닌 본질에 관심을 갖고서 구입한 것으로는 처음이 되는 셈이네요.

 

 

그러다가 혹시 유리광으로 된 약사여래불 그림이 있는가 싶어서 뒤져보다가 제법 그럴싸 한 그림을 하나 찾았습니다. 

 


 

이분이 바로 약사유리광불입니다. 제대로 경전에 따라 색을 맞췄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 색을 유럽의 화가들도 매우 귀하게 여겼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안료가 등장을 합니다. 라피스 라줄리를 갈아서 그림을 그릴 적에 사용했었다고 합니다.

 

 


 

뭐든지 아는 만큼 보이는 법입니다. 이 그림의 짙은 청색을 내기 위해서 그 비싼 라피스 라줄리를 사용했던 모양입니다. 여하튼 유리라고 번역했던 그 청금석에 대해서 이렇게 이해를 하게 되었고, 이것을 계기로 해서 광물에 관심을 갖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약간의 광물이 모이기도 했네요. 뭐든 마음이 가면 물질이 따르는 모양입니다. ㅎㅎ

 


 

그동안 시나부로 사모은 돌들입니다. 주로 테무와 알리를 이용하게 되었네요. 국내에서 구입하면 빠른 배송이 매력적이기는 합니다만 가격면에서 다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서 태무와 알리는 비교적 저렴한 광물 조각들을 구입하기 좋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더 구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아마존과 이베이도 뒤져봅니다만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아서 점차 찾지 않게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름과 크기와 무게를 적어 놓고 구입한 날과 가격까지도 표시해 놨습니다. 나름 족보인 셈인가요? 공식은 간단합니다. 비싸면 예쁘고 덜 비싸면 그만큼 덜 예쁘다는 공식이지요. 싸고 예쁜 돌? 그런 것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다만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봐 줄만 한 것을 찾는 것이 목적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성공하기도 하고요. ㅎㅎ

 

③포항에서 만난 뇌록(磊綠)

 

지질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면서 노두(露頭)를 찾아다니는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사진기행을 보셨으면 대략 이해가 되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포항의 지질을 소개하는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책입니다. 지광(智光) 민석규 선생이 포항에 거주하면서 직접 발로 뛰어서 만든 포항의 지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것을 본 순간 그대로 따라서 돌아다니면 즐거운 지질공부도 되고 사진놀이도 되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11월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영일만을 끼고 호미반도(虎尾半島)와 그 위쪽을 훑고 다녔습니다. 물론 재미있었고요. 돌을 만나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성동리 광정산 뇌록산지 

구룡포읍 뇌성산 뇌록산지

 

포항의 여정에서 반드시 가보고 싶은 곳으로 두 곳의 뇌록산지를 포함시켰습니다. 왜 그렇게 갑자기 뇌록에 관심이 생겼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그냥 끌리는 것이라고 할까요? 청록색의 깊어 보이는 빛에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도 여행기에 언급을 했으니 살펴보셨다면 대략 이해가 되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뇌록에 대한 소개만 보고서 허둥지둥 찾아가 보겠다고 나섰지만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 전혀 다른 곳인 칠포리 해안에서 원하던 뇌록을 발견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이 한줄기의 가느다란 맥을 본 순간 바로 알아볼 수가 있었습니다. 뇌록이 관입(貫入)한 것임을 말이지요. 그래서 여행의 마무리가 제대로 되었습니다. 목적한 일 중에서 하나는 실패했나 보다 했었는데 이렇게 마지막 날에 돌신께서 준 선물처럼 해변에서 만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그렇게 보였으니까요. ㅎㅎ 그리고 뇌록이 포함된 작은 돌도 하나 챙겼습니다.

 

 

 

이렇게 해서 포항 여행은 마무리 했습니다만, 이제 욕심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습니다. 그러니까 제대로 된 뇌록 원석을 한 점 얻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돌에 붙어있는 뇌록의 흔적도 반갑긴 합니다만 기왕이면 그러잖아요. 원석(原石)을 보고 싶다는 생각 말입니다. 그래서 또 열심히 뇌록으로 검색을 했습니다. 찾고 찾고 또 찾았지요. 마땅한 자료가 나오지 않아서. 테무도 뒤지고 알리익스프레스도 뒤지고 아마존과 이베이까지 훑었습니다. 그래도 맘에 드는 뇌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실망을 하려던 순간에 구세주처럼 검색에 하나가 걸려들었습니다.

 

④뇌록(磊綠)은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뇌록에 대해서 공부를 하다 보니까 오히려 가까이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청(丹靑)말입니다. 이름도 참 단순하지요? '붉고 푸름'이 단청의 뜻이니 말이지요. 그 단청을 하는데 쓰이는 안료였다는 것도 뇌록을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또 단청 공부로 들어갑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공부 '꼬꼬공'입니다. ㅋㅋ

 


 

단청이 있는 절간에서 살았으면서도 정작 뇌록은 몰랐습니다. 그게 아마도 정상이겠거니 싶기는 합니다. 그래도 이제 알았으니 더 알아 봐야지요. 단청을 보면 위는 청(靑)하고 아래의 기둥은 단(丹)합니다. 그래서 단청이라고 이름을 붙였나 싶기도 합니다.

 

 


 

이제야 뭔가 보입니다. 뇌록이 어디에 쓰였는지가 말이지요. 원래 단청을 처음 시작할 적에 가장 바탕이 되는 색을 칠하게 되는데 그것이 뇌록이랍니다. 그래서 남대문이나 사찰을 짓고 보수할 적에는 엄청난 양의 뇌록이 들어간다고 하네요. 경복궁을 짓고 단청하는데 뇌록이 몇 톤이 들어갔다고 하고, 불국사에 단청하는데는 3톤이 들었다고도 합니다. 워낙 원석이다 보니까 무게도 만만찮지만 그만큼 많이 들어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간단히나마 단청에 대해서 살패본 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단청에 쓰이는 색은 청색(靑色), 적색(赤色), 황색(黃色), 백색(白色), 흑색(黑色)이 기본이 됩니다. 여기에 여러 가지 비율로 다른 색을 만들어서 장식하는 것인데 앞에서 오방색을 알아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단청에서도 오방색이 쓰인다는 이야기지요. 물론 오방색은 오행색(五行色)이라고도 합니다. 오생색이라고 하는 점에서는 달리 할 말도 있긴 합니다만 그건 생략하겠습니다. ㅎㅎ

 

청색의 원료 : 청화석(靑花石)

황색의 원료 : 석자황(石紫黃)

적색의 원료 : 석간주(石間硃)

백색의 원료 : 백합피(白蛤皮)

흑색의 원료 : 자철석(磁鐵石)

녹색의 원료 : 뇌록(磊綠) 

 

여기저기에서 수집한 내용이라서 사실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그리고 오방색에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녹색이 빠진 단청은 생각할 수도 없겠습니다. 그래서 오방색에 하나 얹어 봤습니다. 

 

④드디어 뇌록(磊綠) 원석을 만나다. 

 

원래 등하불명(燈下不明)인가 봅니다. 온 천지를 찾아 다녔는데 정작 네이버 카페에서 그 이름을 만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광물스케치라고 하는 카페에 뇌록에 대한 자료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서 '봄을 찾아서 온 천지를 누비고 다니다가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니 후원 매화가지에 봄은 이미 무르녹았더라'는 그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여하튼 빛이 보였습니다. 바로 카페에 가입을 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글을 올린 게시물을 찾았지요.

 


 

'그래! 바로 이거야~!! 찾으면 찾아 진다니까.~!!'

 

뇌록을 연구하신다는 게시글 작성자에게 바로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 사이에 이러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상당량의 뇌록을 그것도 선물로 얻게 되었습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수정동은 낭월의 카페명이기도 합니다. 이 동네가 상도리 수정골이거든요. 그래서 수정골을 수정동이라고 했는데 한글만 봐서는 수정동굴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래서 맘에 듭니다. ㅎㅎ

 


 

밝은 햇살 아래에서 뇌록의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예쁩니다. 그리고 각자 증명사진을 찍어봅니다.

 


 

 

 

 

 


 

 

 

 

 


 

 

 

 

 


 

 

 

 

 


 

 

 

 

 


 

 

 

 

 


 

 

 

 

 


 

이렇게 사진으로 기록을 남겨놓습니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은 50g짜리라도 좋은 조그만 조각 하나를 얻고 싶었을 뿐인데 이렇게 대풍년이 되었습니다. 실은 포항까지 달려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포항에 살고 있는 제자의 인연이 떠올랐지요. 그래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잠시 시간을 좀 내 달라고 말이지요. 그랬더니 기꺼이 그러겠노라고 하면서 찾아갔더랍니다. 그리고는 한보따리의 선물을 받았다고 택배로 바로 보내주셨습니다.

 

선물해 주신 분께 혹시라도 뇌록을 공개해도 되겠느냐고 문자로 물었더니 괜찮다고 하시네요. 어쩌면 천연기념물이라서 혹 귀찮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지정되기(2013.12.16) 이전에 취득한 것이어서 괜찮다고 하셔서 이렇게 포향여행기를 마무리 하고 대충 정리해서 한담으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나중에라도 찾아보기 위한 목적이기도 합니다. 정리해 놓으면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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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뇌성산 뇌록산지

 

Green Earth Pigment (CeladoniteSite in Noeseongsan Mountain, Pohang ,    ]

요약 조선시대에 단청이나 벽화를 그릴 때 사용한 천연안료인 뇌록의 산지. 2013년 12월 16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공개제한구역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으며, 관리 및 학술 연구의 목적으로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아 출입할 수 있다.
지정종목천연기념물
지정일2013년 12월 16일
소장포항시
관리단체포항시
소재지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장기면 학계리 산 7-2
종류/분류자연유산 / 천연기념물 / 지구과학기념물 / 지질지형
크기지정면적 2,841㎡

남한에서 유일한 뇌록산지로, 포항 장기면 뇌성산 기슭에 있다. 길이 40m, 폭 20m, 깊이 15m 규모의 채굴 흔적이 관찰되고, 채굴 후 폐기한 폐석더미도 남아 있다. 채굴면의 흔적으로 보아 과거에 오랫동안 채굴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조선시대에 천연안료로 사용된 ‘뇌록()’은 지질작용에 의하여 생성된 일종의 광물로 녹색을 띠며, 녹토(green earth)라고도 불린다. 뇌성산 뇌록을 구성하는 주 광물은 운모류에 속하는 철분이 풍부한 점토광물인 셀라도나이트(celadonite, 회록석)이며, 주로 현무암질 암석의 공동(cavities, 구멍)에서 산출된다. 신생대 제4기 현무암 지대에서 생성된 뇌성산 뇌록이 채취된 곳에는 여러 방향으로 절리가 발달한 현무암이 노출되어 있다. 현무암의 갈라진 틈에 채워져 있는 뇌록은 두께가 대체로 1~3cm 정도이고, 1cm 미만인 것도 흔하다.

뇌록을 채취 후 분말을 내 안료로 만들었는데, 색상은 차분한 녹색을 띤다. 조선 초부터 19세기 말까지 건축물에 입히는 단청의 바탕칠 안료로 사용되고, 벽화를 그릴 때에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주 불국사 대웅전과 기림사 대적광전, 포항 보경사 대적광전 등의 단청과 양산 통도사 영산전 벽화 등에 사용하였다고 전해진다.

조선 성종(재위 1469~1494) 때 편찬한 지리지인 《동국여지승람》 제23권 장기현 편 토산조에는 ‘뇌록출 뇌성산()’이라 기록되어 있어 뇌성산 뇌록이 장기현(포항) 토산품으로서 조선 전기에도 유명하였음을 알 수 있다. 1805년(순조 5) 편찬한 창덕궁 인정전의 중수기록인 《인정전영건도감의궤》와 1830년(순조 30) 편찬한 경희궁 내전의 중수기록인 《서궐영건도감의궤》 등에는 경상감영에 장기현의 뇌록을 각각 20두(), 500두()씩 조달해 보내라고 명령하는 공문이 수록되어 있다.

뇌록은 황해도 풍천현, 평안도 가산현 등지에서도 산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17세기 이후의 문헌에는 장기현의 뇌록만 언급되어 있다. 장기현 뇌록은 특히 궁궐, 사묘, 성곽 등 국가 주요시설의 단청 안료로 채취되었다.

현재는 뇌록산지의 보호를 위해 뇌성산 일부 지역이 공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어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고 있으며, 관리 및 학술 연구의 목적으로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아 출입할 수 있다.

뇌성산 뇌록산지는 국내에서 희귀한 뇌록 광물의 산출지라는 점에서 지질학적 가치가 있고, 건축물과 관련된 전통안료의 산지라는 점에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다. 2013년 12월 16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포항 뇌성산 뇌록산지 [Green Earth Pigment (Celadonite) Site in Noeseongsan Mountain, Pohang, 浦項 磊城山 磊綠産地]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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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에서도 나름 상세히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뇌록(磊綠)의 뇌(磊)는 돌무더기를 의미하는데 글자대로 풀이하면 '녹색(綠色)의 돌무더기'가 되는 셈이네요. 뇌록이 생산되는 산지는 뇌성산(磊城山)이니까. 돌무더기로 성을 쌓았다는 의미가 되겠고, 그 산에서 초록의 광물이 산출되는 것을 알고서 이름을 뇌록이라고 지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뇌록이 자갈처럼 굴러다녀서 뇌록이라고 한 것은 아닐 테니 말이지요. 희귀한 광물을 서슴없이 나눠 주신 분께 큰 빚을 졌습니다. 그래서 뇌록을 소장하게 되었습니다.

 

  

선물을 주신 분께 어떻게 도움을 드릴 방법이 없겠느냐고 했더니 부친께서 분재원을 하시는데 혹시라도 운영에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는 효심까지 있으시네요. 그래서 도움이야 되겠습니까만서도 카페를 소개하는 것으로 마음의 빚을 조금이나마 갚을까 싶습니다. 포항 근처에 사시거나 분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찾아가셔서 분재도 보시고 뇌록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청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포항에 있는 중산분재원입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카페로 이동합니다. 

 

 


[중산분재원 카페 바로가기]

 

분재원을 예쁘게 가꿔 놓은 것 같습니다. 언제 포항에 갈 일정이 생기면 꼭 찾아뵙고 고마움을 전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붉은 돌에 대해서는 말씀을 안 드렸네요. 이것은 선물로 오면서 같이 동행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름을 알아 봤습니다. 모르는 돌이 있다는 것은 궁금증으로 잠이 오지 않거든요. ㅎㅎ

 


 

이것의 이름은 석간주(石間硃)입니다. 글자를 보면 돌 사이에 있는 주사(朱沙)라는 말인가 봅니다. 그래서 또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넌 뭐니? 뭐든 뒤지면 나옵니다. 그래서 답을 얻었습니다. 울릉도에서 나오는 광물이라는 것입니다.

 

[한민족대백과사전의 내용]
천연산 석간주는 붉은 산화철(酸化鐵)을 많이 포함한 적다색(赤茶色)의 붉은 흙으로, 석회암(石灰岩)·혈암(頁岩) 등이 분해된 곳에서 난다.
따라서 명칭 또한 대자(代赭)·자토(赭土)·주토(朱土)·적토(赤土)·토주(土朱) 등으로 불려진다. 또 단청(丹靑) 또는 도자기의 재료로 쓰여지는 석간주는 철(鐵)을 구워 녹슨 것인 제이산화철(第二酸化鐵)로 만들거나 황산제일철(黃酸第一鐵, Fe2O3), 즉 녹반(綠礬)을 구워 얻어낸 것으로 철단(鐵丹)이라고도 하는데, 농적색(濃赤色)·대황적색(大黃赤色)·담적색(淡赤色) 등 다양한 색상을 띤다.
착색력과 은폐력이 크므로 일광(日光)·공기·물기·열 등에 안전하여 도장(塗裝)에 주로 쓰인다. 일본에서는 베니가라(紅殼) 또는 벵가라·다이샤(代赭)라고 부른다.

 

 

[사진출처 : 다온다투어]

 

 

 

 

[사진출처 : 다온다투어]

 

 

울릉도 태하마을에 황토동굴이 있는데 그곳에서 산출되는 광물입니다. 울릉도에 가면 또 가볼 곳이 하나 추가되었습니다. 이것은 또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를 알아보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ㅎㅎ

 

동아일보의 기사 중(2018-11-08)

“삼척 영장 이준명이 울릉도에서 자단향(紫檀香)과 청죽(靑竹), 석간주(石間朱)를 조정에 바쳤다.” 조선왕조실록 숙종실록에는 ‘석간주’란 다소 생소한 공납품이 등장한다. 이는 산화철을 많이 포함한 붉은 흙을 일컫는데, 단청이나 불화에 많이 쓰는 천연 안료의 재료다. 조선에서 정기적으로 진상하던 귀하신 몸으로, 지금도 울릉도 토굴에서 발견된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4년부터 울릉도에서 석간주를 채취해 연구를 계속해왔다.

2013년 숭례문을 복원하며 단청이 논란이 된 뒤 천연 안료는 문화재계에서 중요한 화두였다. 7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연구소와 한국광물학회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 ‘전통 안료와 원료광물’은 전통 안료의 현재와 미를 되짚어보는 자리였다. 연구소는 2014년부터 진행하는 ‘전통 안료 복원과 문화재 현장 적용을 위한 기준 마련’ 연구 성과 등도 공개했다.

조선왕조실록 등에는 전통 안료의 등급과 산지, 수입된 유통경로까지 다양한 기록이 남아 있다. 최근엔 전통 안료를 복원할 주요 산지 후보군도 거론되고 있다. 석간주와 함께 경북 포항시 일대에서는 ‘뇌록(磊綠·녹색 계열의 천연 원료)’이 상당량 매장된 것으로 밝혀졌다. 정혜영 학예연구사는 “일성록에서 ‘뇌록의 수요가 많은데 생산되는 곳은 장기현(현 포항시 남구 장기면) 고을뿐’이란 내용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특이한 것은 석간주가 뇌록과 붙어서 나온다는 점이네요. 하긴 뇌록이 계룡산으로 오면서 석간주가 따라왔으니 이것도 운명일까 싶기도 합니다. 석간주는 단청의 아랫부분에 있는 기둥에 칠하는 안료로 쓰입니다. 그러니 짝은 짝입니다.  

 


 

이번에 포항 여행에서 둘러 본 보경사 팔상전입니다. 어느 법당이나 모두 같습니다만, 이렇게 위쪽의 초록과 아래쪽의 적색이 서로 짝을 이루는 것인데 여기에 쓰이는 붉은 안료가 바로 석간주라는 것을 또 알았습니다. 그냥 모르고 지나갈 것을 뇌록을 인연해서 또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주요 산지가 울릉도의 태하 마을이라는 것도 겸해서 알게 되었지만 포항의 뇌록 울릉도의 석간주 처럼 나름대로 산지가 특화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바람에 단청의 기본 안료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대웅전을 짓게 된다면 이것들을 빻아서 단청에 보태야 하겠습니다. ㅎㅎ

 

이제 또 무슨 공부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배우는 것은 항상 즐거우니까요. 이렇게 뇌록에 대해서 정리를 해 보게 되었네요. 벗님도 관심이 없으셨더라도 잠시 읽어 보시고 작은 상식 하나를 추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