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보러 가는 길

작성일
2024-10-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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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보러 가는 길

 

(나들이 한 날▶2024년 9월 22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


 

연예인의 공연을 보러 갔던 적이 있었나? 오래 전에 장인 장모님을 모시고 대전 정심화홀로 이미자 효콘서트를 보러 갔던 것이 전부였나 싶다. 보자..... 그때가 언제던가.....

 

 



어르신들이 너무 좋아하셔서 나름 보람이 있었던 것도 같다. 이때가 2006년 5월이었던 모양이구나. 그럭저럭 20년이 되어가는구나. 세월은 참 유수(流水)라는 말이 문득 실감난다. 

 


 

이것도 아마 처음일 게다. 당시 가족 나들이 삼아서 그야말로 큰 맘먹고 모여서 한때를 보냈던 모양이다. 사진이 있으니 알 수가 있지 사진조차도 없었더라면 기억의 저편에서 가물가물했을 것으로 밖에는 없었겠거니....

 


 

공연은 저녁 7시라고 했지만 일찌감치 나섰다. 떡을 본 김에 제사를 지내고 서울 가는 김에 가보고 싶었던 숙제를 해결하려고 조금 서둘렀다. 날씨는 화창했다. 어제만 해도 비가 오락가락하고 며칠 간 몹시도 사나웠는데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창한 날씨가 반갑다. 좀 덥기는 하겠지만 더운 것이 비 맞으면서 공연을 보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 위로가 된다. ㅎㅎ

 


 

바로 어제 알게 된 정보가 있어서 처음 목적지는 코엑스로 향했다. 예쁜 돌멩이 전시를 한다는 정보였다. 그야 별로 기대하지도 않았던 일정이 하나 추가되면서 여정을 흥겹게 했으니 돌을 보러 오라는데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비록 원석이 아니고 보석들이기는 하지만.




관람료도 있었는데 모두가 보석류의 주얼리라서 원석은 없었지만 그래도 마음먹은 것이 있어서 구입하려고 둘러봤다. 그리고 인조석으로 루비며 사파이어며 에머랄드와 블루토파즈까지 대략 마음이 가는 대로 몇 알 구입해서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원석은 엄청 고가품이지만 합성이라고도 하고 인조라고도 하는 돌은 예쁘면서도 매우 저렴해서 돌 장에 구색을 맞춰보려고 생각해서다. 1만원짜리도 있고, 5만원 짜리도 있지만 보기에는 진품원석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 위로가 된다. ㅎㅎ

 


 

이렇게 자리를 잡아주고 이름표까지 붙여 놓고서 아침저녁으로 차를 마시면서 바라보고는 또 흐뭇해 한다. 눈 딱 감고 집에 가서 혼날 요량하면서 계산을 했다. 현금만 가능하다는 말에 도매가격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기꺼이 지불했다. 아무렴. 돈 쓰러 왔으니까. ㅎㅎ

 


 

주얼리쇼에서 서둘러 나왔던 것은 다음 목적지를 둘러볼 시간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원래는 주얼리쇼만 보고 공연을 보러 갈 요량이었는데 필요한 것을 구입하고 났더니 더 머무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다음 목적지는 바로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이었다. 언제부터 한 번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 그것까지도 가능하겠다는 판단으로 서둘렀다. 3시 반인데 넉넉잡고 1시간이면 되지 싶었다. 

 



여기를 보고자 한 것은 돌멩이들이 전시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 돌이 보인다. 응회암질 역암(礫巖)이 찾아오는 관람자를 반기는구나. 그리고 맞은 편에는.....

 


 

이건 규화목(硅化木)이로구나. 멋지다. 이런 것을 마당가에 세워 놔야 하는데 말이지. 욕망과 탐욕은 상식과 지식을 먹고 오늘도 무럭무럭 자라난다. 그래도 괜찮다. 그것조차도 즐거움의 한 조각일 테니까.

 


 

자연사 박물관의 특징인 모양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김없이 공룡 한 마리가 나그네를 반긴다. 지질박물관도 그렇고 계룡산의 한국자연사박불관도 그렇다. 여기도 마찬가지구나. 아크로칸토사우루스구나. 여하튼 반갑다. 

 


 

자연사 박물관이 맞는다는 것을 인증하고는 서둘러서 3층으로 올라갔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걸음은 그에 비례해서 바빠질 수밖에.

 


 

공간은 넓었지만 지질박물관 만큼은 아니었다. 그래도 꽤 아기자기하게 모아 놓은 광물 원석들이 나름 예쁜 모습들을 자랑하고 있어서 관람자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둘러본 느낌은 교육에 비중을 두고 꾸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조명이 더 밝았으면 좋았겠다는 것이다. 사진이 찍히기는 하지만 카메라 이소를 팍팍 올려야 하니 컴퓨터에서는 짜글짜글한 노이즈를 만나게 된다는 안타까움이 아련하게 배어있다. 그래서 ISO16000과 늘 타협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왜 밝게 하지 않지? 용암동굴이나 석회암동굴은 빛을 받으면 이끼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하니까 이해가 되지만 단지 운영비를 절약하기 위해서라면 다른데 덜 쓰고 여기에 더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예쁜 남동석도 있구나. 초록색은 공작석이겠거니....

 


 

라피스 라줄리가 떠오르는 색감이기도 하다. 




스콜레사이트는 처음 보는 것 같은 광물이다. 고슴도치가 떠오르는구나.




참 곱다. 결정들을 잘 살펴보려면 플래시라도 터트리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다.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최선의 결과물과 타협을 하는 것도 카메라를 든 사람에게 주어진 몫이기도 하다.




결정들이 폭발하는 불꽃처럼 보이기도 한다. 참 오묘하구나.

 


 

 

 

 

 

 


 

 

 

 

 

 


 

 

 

 

 

 


 

 

 

 

 

 


 

고향이 울산인 반화강암(半花崗巖)이구나. 정감이 간다. 화강암이면 화강암이지 절반만 화강암이란 말인가? 아프라이트를 번역해서 그렇게 되었다는 설명이 지식백과에 보인다.

 


 

이번에는 화강반암(花崗斑巖)이구나. 이름은 비슷하지만 뜻은 다르다. 얼룩이 있어서 반점(斑點)의 반이기 때문이다. 언뜻 봐서는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차이가 있기는 하다. 고향이 충주로구나. 충청도 양반이구먼. ㅎㅎ

 


 

오호~! 이런 돌을 여기에서 만나는구나. 검은 현무암(玄武岩)에 포획(捕獲)된 감람암(橄欖巖)이 선명하구나. 대전 지질박물관에도 있기는 한데 이렇게 선명한 형태는 아니어서 오히려 돋보이기도 한다. 이것을 백령도 갔을 적에 알았더라면 찾아봤을 텐데 당시만 해도 지질은 몰라서 그냥 지나쳤다는 것이 앙금처럼 남아있다. 

 


 

감람암은 올리브암이라고도 하는데, 맑은 형태로 가공되면 페리도트라고 한다. 맑으면 보석이 되고, 탁하면 광물로 분류된다. 이것은 지구의 맨틀을 채우고 있는 원석인데 화산이 폭발하면서 그 맨틀의 표면을 긁고 분출하는 바람에 이렇게 포획암의 형태로 현무암에 박혀있는 것임을 알고 보니까 그러한 사연들이 대략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당연히 내 작고 소박한 돌장에도 한 점이 있다는 것.. ㅎㅎ 

 

 

미국에서 나온 돌이구나. 그러니까 저렇게 암반에 박혀있는 감람석을 잘 발라내어서 상품으로 만들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제주도를 돌아다니면서도 이런 것도 볼 줄 몰랐다니 참 안타까울 따름이다. ㅎㅎ 

 


 

서둘러서 사진으로 담느라고 마음만 바쁘다. 그래도 볼 것은 다 봐야 다음에 다시 찾아올 유혹을 막을 수가 있기에 여하튼 최대한 사진으로 담을 수가 있는 것은 봐야 한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빨리? 그렇게 둘러본다.

 


 

태백에서 왔구나. 정선의 조양강에서 봤던 친구와 비슷하구나.

 


 

멋지다. 쇄설성(碎屑性) 퇴적암(堆積岩)이다. 퇴적층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물이 만드는 퇴적암이 있고, 하나는 불이 만든 퇴적암이다. 화산재가 흘러가면서 쌓여서 돌이 된 것이 화산쇄설암이고 그것은 울릉도 해안에서 만날 수가 있는 진풍경이기도 하다.

 


 

다 둘러보고 나오니 고래 한 마리가 매달려 있구나. ㅎㅎ

 


 

4시 35분.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상암운동장으로 향했다. 시간을 참 알뜰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미 사람들이 삼삼오오로 모여서 즐거운 담소를 나누는 것이 보인다. 우선 표를 받아야 한단다. 금휘가 앞장서서 해결해주니 그냥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다. 금휘는 위의 자리이고 낭월은 바닥의 자리란다. 가격차이가 좀 난다는 것만 알았지 얼마인지는 몰랐다.

 


 

이렇게 큰 공간에서 공연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 아마 앞으로도 없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전무후무(前無後無)한 일회성의 체험이라고 해도 되겠다. 

 


 

금휘랑 경덕이가 티켓을 사기(잡기) 위해서 애를 많이 썼더란다. 경쟁이 치열해서 일단 팬클럽에 가입을 해야 했고, 그 다음에도 다시 표를 사기 위해서 경쟁을 벌여서 겨우 한 장을 구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그게 그렇게 치열할 일인가 싶기는 했다. 모르는 것이 만고에 속 편한 일이긴 하다. 

 


 

표를 받았다. 엉? 관람권의 가격이 187,000원이었어? 거의 20만원 돈이네. 아부지가 아이유 노래를 즐겨 듣는 것을 보고서 선물하는 자식찬스란다. 고맙구로. 주변을 둘러보니 온통 젊은네들이 북적이는 공간에 나이 지긋한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최고령자? ㅋㅋ

 


 

팔찌를 채워준다. 색갈이 모두 감람석을 닮았구나. ㅋㅋ

 


 

집에서 나오면서 부탁받은 아이유 사진도 구입하고.... 

 


 

 

 

 

 


 

낭월 : 이게 들어가는 입구인 모양이네?

금휘 : 아부지는 다른 문으로 들어가야 해요.

낭월 : 그래? 왜?

금휘 : 운동장으로 가야 하니까요. 

낭월 : 그래서 표가 비싼겨?

금휘 : 당연하죠. 호호~

 


 

그때는 몰랐다.

 


 

입구를 찾기 위해서 경기장을 한 바퀴 돌았다는 사실은 모르면 몸이 고생한다는 것을 스스로 체험했다. 그렇게 한 바퀴를 돌다가 금휘에게 전화했더니 저녁이나 먹고 들어 가잔다. 그래서 다시 만났다.

 


 

 

 

 

 


 

 

 

 

 


 

가격은 모르지만 엄청 비쌌다는 말만 전해 준다. 그래도 그냥 들어갔으면 시장할 뻔했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어묵탕과 순대로 배를 채우니 다시 기운이 난다. ㅎㅎ

 


 

나중에 알고 보니 플로어 입구는 경기장에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 따로 떨어진 곳에 있었던 것이다. 서북쪽에 있다고는 했지만 그것이 따로 나가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게다. 처음 와보니 그럴 밖에. ㅎㅎ

 


 

축구장에 선수들이 시합하러 들어가는 길이었다.

 


 

이제야 입구를 제대로 찾았으니 더 반가웠다. 

 


 

5만 석이 매진이라던가? 한 사람의 힘이 참 대단하구나.

 


 

축구팀이 경기하는 중계는 늘 봤지만 이 자리에 발을 들여놓을 줄은 또 생각지 못했다. 이렇게 생겼구나.....

 


 

멋지다. 선수들이 공을 갖고 땀을 흘리던 공간에 안전판을 깔고 의자가 그 자리를 채웠다.

 


 

다들 희색(喜色)이 만면(滿面)이다.

 


 

그라운드 7번 구역의 지정석을 찾았다. 이동식 의자는 이렇게 쓰이는구나. 의자마다 연두색 방석이 놓여있다.

 


 

그리고 이건 또 뭐냐?

 


 

아, 쌍안경이구나. 멀어서 잘 보이지 않는 아이유를 이렇게라도 잘 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선물한 모양이다. 색깔도 마춤이구나. 얼른 대 봤는데.... 안경이 있으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5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기념품으로 간직하는 용도임을. ㅠㅠ

 


 

 

 

 

 


 

 

 

 

 


 

 

 

 

 


 

 

 

 

 


 

함성~!
함성~!

또 함성~!!

 

 

 

 "어느 팬이 제 공연을 헤아려 보니까 오늘이 딱 100번째라고 하네요. 100번째 제 공연에 와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2시간 반 동안 갖은 재능을 발휘해서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플로어가 아닌 윗자리에 앉은 관객들을 위해서 부지런히 그네를 타고 오락가락한다. 너무 멀어서 점으로 보일 자신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볼 팬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서 무대에서 사라져도 조금도 안타깝지 않았다.

 


 

폭죽이 터지고 꽃비가 내린다.

떼창이 질서정연하게 운동장을 흔든다. 

 


 

"가실 적에는 꼭 방석과 쌍안경을 갖고 가세요. 혹 필요가 없으면 입구에 통을 준비할 테니 그곳에 버려 주세요. 부탁합니다~!"

허리를 깊이 숙이는 모습도 곱구나. ㅎㅎ

 


 

같이 노래를 부르지 못해도 답답하지는 않았다. 

아이유의 노래라고 해봐야 아는 것은

그것도 앞 부분만 아는 것은 가을아침이다.

그리고 효리네 민박? 그렇지. 재미있게 봤었네.

 

 

 

물을 마시는 시간도 오디오가 비면 안 된다는 듯이 함성이 하늘을 진동시킨다. 이런 것이 공연장의 분위기로구나...

 


 

금휘가 마련해준 손전등과 아이유가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내가 너야' 

 

아이유(IU)는 아마도 그런 뜻이겠거니 싶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잔칫상을 만들어 가고 있구나. 그것도 볼만하다.

 

"어제 왔었던 팬분들께는 정말 죄송했어요.

날씨가 나쁘고 바람이 분다고 폭죽을 사용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래서 대신에 제가 바쁘게 앞뒤로 뛰어다녔지만 오늘은 어때요?"

 

다시 떠나갈 듯한 함성.

 

"아이유가 참 좋다~!"

 

어느 관객의 외침이 큰 경기장을 울려 넘친다.

 


 

경기장 하늘에 글자가 떴다. 1000대의 드론으로 만드는 오늘 공연의 로고구나.   

 

 

 

이건 윗자리에서 관람하던 금휘가 찍은 사진이다. 폰이 좋아서 그림도 좋구나. ㅎㅎ

 


 

온통 손전등의 물결이다.

 


 

앵콜도 하고 무대의 불도 꺼지고 .....

그래서 낭월은 일어났다.

다른 사람들은 일어나기가 아쉬웠는지

그냥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순간, 손을 내밀어서 색종이들을 한웅큼 쥐었다. 누군가에게는 쓰레기에 불과하겠지만 낭월에게는 이것도 기념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아직도 몰랐다. 공연을 다 보고 나가는데 관리원이 말한다.

 

"나가시면 다시는 들어오실 수가 없으세요"

 

이게 또 뭔 소린가 했다. 그리고 그 후로 다시 울려 퍼지는 노래를 들으면서 뒷풀이가 있었다는 것을 짐작했다. 다만 볼만큼 보고 즐길 만큼 즐겨서 다시 들어가서 저 관리원들과 아쉬운 소리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미 충분했기 때문이다.

 


 

카페에 가서 아이스커피를 한 잔 시켜 놓고서 휴식을 즐겼다. 함성이 계속해서 울려 나온다. 대략 20~30분?

 


 

금휘가 찍은 풍경이었구나. 윗자리에서 본 모습이네. 바로 코앞에서 그네를 타고 와서 노래를 불러줘서 만족스러웠더란다.

 


 

공연이 끝나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손에 손에는 그 방석이 들려있구나. 

오늘은 또 새로운 공부를 한 하루였음을 감사하면서 귀가를 서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