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위도 ②대월습곡

작성일
2024-10-0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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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扶安) 위도(蝟島) ②대월습곡(大月褶曲) 

 

 

(여행일▶2024년 9월 19일)

 


 

뭐니뭐니 해도 오늘의 위도나들이 목적은 대월습곡이다. 그리고 위도항의 주상절리로 이미 오픈게임은 대성공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만족했으니 물이 더 들어오기 전에 서둘러서 이동을 한다. 

 


선행자의 안내를 보면 대월습곡으로 가는 방법은 위도해수욕장에서 왼쪽으로 해변을 따라서 걸으면 된다고 했다. 20분 정도 산책삼아서 걸어가면 대월습곡이 나온다고 했으니 그 말을 믿고 찾아가기로 했다. 초행길에서 믿을 것은 일단 먼저 가본 사람의 이야기밖에 없기도 하다. 그리고 또 잔머리를 굴렸다. 해수욕장에서부터 걸어가면 20분이 걸린다고 했는데 지도를 봐서 지름길이 있기만 하면 한번 새길을 개척해서 다음에 찾아올 방문자를 위해서 좋은 일도 한번 해 보자는 생각도 없지는 않았다. 꽤 괜찮은 생각이잖은가? ㅋㅋ 

 


 

일단 고개만댕이까지 가보기로 했다. 길이 보인다면 대들어 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고개너머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왔다. 여기에서 진입할 수가 있는 길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차를 대어 놓고 도구를 챙겨서 나섰다.

 


 

오호~! 어쩐지 희망적으로 보이는군. 이대로 대월습곡 부근까지 쭈욱~ 연결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면서.....

 


 

그러나 잠시 후. 상상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추석에 성묘를 하기 위해서 길을 닦아 놓았을 뿐이라는 것을 이내 확인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남들 갔던 길을 따라갈 일이지 잔머리를 굴려봐야 시간만 허비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이다. 시간은 이미 10시를 넘어가고 있는데 이거 참 바빠지는구먼. ㅠㅠ

 


 

다시 해수욕장 들머리로 와서야 현수막을 발견했다. 필시 여기로 진입하면 된다는 뜻이겠거니 싶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2023년 10월 12일 지정이구나. 지정이 되고 1년이나 지나고 나서야 찾아오게 되었으니 그래도 다행이다. 제대로 찾아왔다는 안도감도 살짝 스쳐간다. 다시 한가찌게 차를 대놓고는 길을 나섰다.

현재 시간은 10시 10분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확인하기 위한 용도이다.

 


 

현수막 뒤로 내려가면 바로 바닷가의 모래사장이다. 모래사장? 그냥 사장(沙場)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뭐하러 하는지 모르겠구나. 그런데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왠지 막막한 느낌적 느낌이 드는 것은 뭐지?

 


 

시간은 이미 흘러서 10시 12분. 물때도 들물로 돌아섰는데 여기에서 이카고 있으면 우짜란 말이고. 그래서 마음이 조급해진다. 일찍 나선 보람이 없으면 되느냔 말이지. 

 


 

연지님이 앞서서 방황하는 낭월을 보면서 주춤거린다. 어디로 갈 것인지 지켜보겠다는 심사겠거니......

 


 

오른쪽으로 가면 해안선을 따르는 것인데 멀리 살펴보니 걸어가기에는 길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 물을 따라서 가면 된다는 안내는 읽은 기억이 없어서 걷다가 다시 돌아섰다. 왔다갔다 하면서 안내판도 하나 세워놓지 않은 공무원을 탓하고 있는 낭월. ㅋㅋ

 


 

사람의 흔적이 보이는 것은 저 곳이 유일하군. 헛일 삼아서 가보는 수밖에 없지.

 


 

발자국이라도 있으면 따라갔을 텐데 앞서서 간 사람은 아무도 없는 모양이다. 공룡발자국도 중요하지만 먼저 간 사람의 흔적도 중요한데 말이지. 여기에다 안내판 하나만 세워 놨더라도 멀리서 바라보고 바로 기준을 삼고 대들었을 텐데 말이지. 그래서 아쉽다는 거다. 큰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이것은 생각이 미치지 못한 까닭으로 밖에는 볼 수가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냔 말이지. 전화 한 통이면 간판업체에서 간단히 만들어다가 그 자리에 세워 놓을 것이고 나중에 확인만 하면 될 일인데 말이지. 뭐 유네스코에 등재가 되면 뭘 하냐고. 이렇게 안내판 하나 제대로 세워 놓을 정신이 없으니. 쯧쯧~! 그리고 이렇게 자꾸 중언부언 하는 것은 나중에 누군가 이 글을 읽고 방문할 생각이 있으시다면 제대로 잘 보고 찾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안내판이 세워지기 전까지는 알아서 찾아가는 수밖에 없으니까. ㅎㅎ

 


 

여기까지는 벌초하느라고 늘어 벌여 놓은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의심도 한자락 깔려 있었는데......

 


 

이쯤에서야 비로소 제대로 찾았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나저나 날이 너무 덥다. 땀이 줄줄 흐른다. 추석이 지나고 나면 시원해 질 것이라는 생각은 한낱 희망사항이었을 뿐임을 그대로 체감하게 되었을 따름이다. 비로소 연지님에게 전화를 해서 길을 찾았으니까 그대로 천천히 오면 된다고 해 주고는 또 부지런히 걸었다. 물때가 재촉하기 때문이다.

 


 

오솔길이지만 사람이 제법 다닌 흔적이 있어서 그대로 따라가면 되겠고, 무엇보다도 그늘이 반가웠다. 여전히 따가운 땡볕을 잠시나마 피할 수가 있어서다. 그리고 부지런히 걷기만 하면 대월습곡에 도착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걸음에 힘을 실었다.

 


 

 

 

 

 


 

 

 

 

 


 

반갑다. 대월습곡 1.000m라잖은가. 그리고 대략 100m쯤 갔을까....

 


 

 

 

 

 


 

이내 500m로 줄어들었다. 그러니까 1.000m가 너무 늦게 걸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여하튼 괜찮다. 잘 찾아가고 있다는 거니까. 

 


 

 

 

 

 


 

줄이 띄워진 것은 길이 아니니까 가지 말라는 안내인 셈이다. 그쪽은 산소로 가는 길이었다. 

 


 

 

 

 

 


 

마침내. 목적지에 도달했다. 앞이 훤하게 열린다.

도착 시간은 10시 32분이다. 22분이 걸렸구나. 대략 20여 분이 걸린다는 것은 이렇게 확인했다. 

 


 

이제 풍광을 즐기는 것만 남았다.

 


 

다행이다. 물이 들어온지 33분이 지났지만 아직은 그래도 충분히 바닥이 드러나 있어서 다행이다. 자료를 살펴보다가 아쉬움이 가득한 사진을 발견했기 때문에 보름사리를 기다려서 찾아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바로 아래의 사진이다.

 

 

 

 

한국일보 기자가 대월습곡을 방문했을 시간은 물이 만조였던 모양인데 습곡의 바로 아래까지 물이 들어차고 있는 것을 보면서 최대한 물이 많이 빠지는 시기를 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날이 바로 오늘이었던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서두른 보람이 있을 만큼 맘에 드는 이미지를 얻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 사진은 장화를 신고 찍었을까? 아니면 배를 타고 왔었을 수도 있지 싶기는 하다. 신문사에는 돈이 많으니까 그래도 되지 싶다. ㅎㅎ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어도 아직은 여유가 만만이구나. 다행이다. 

 


 

30분 더 일찍 도착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물속의 풍경이 드러났다고 하더라도 해조류들로 인해서 특별히 볼 것은 없었지 싶다는 생각으로 위로를 할 수가 있었다. ㅎㅎ

 


 

대월습곡의 증명사진을 담았다. 이 장면을 보면서 또 겹치는 풍경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말도를 찾아가다가 배에서 바라봤던 광대도의 책바위습곡이었다.

 


 

배가 방축도를 지나서 명도를 바라보고 가고 있을 적에 눈이 번쩍 뜨이는 풍경이 다가왔던 것이다. 작년 11월이었구나. 이름하여 광대도의 책바위라고 했다. 

 


 

보행교가 완성되면 다시 가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부실공사로 인해서 문제가 생겼는지 공사가 진척이 없구나. 쯧쯧~! 만약에 공사가 자꾸 지연되면 방축도로 가서 가보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하겠다. 직접 전망대에서 내려가는 길이 없을 경우에는 해안으로 돌아가려면 역시 물때를 잘 타야 하겠는데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것이 대월습곡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던 것이다.

 


 

 

 

 

 


 

 

 

 

 


 

사람이 있어야 대월습곡이 왜 대월인지 짐작이 된다. 비교대상이 없으면 가늠이 되지 않은데 겨우 도착한 연지님이 찍어줬구나. ㅎㅎ

  

 

땡볕에 험한길을 쫓아 오느라고 욕봤다. 길이 멀어서 그냥 차에서 쉬고 있으라고 했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봐야 한다고 나섰는데 잘 도착했으니 다행이다. 금휘는 낭월만 혼자 돌밭을 다니는 것에 대해서 걱정이 많은 모양이다. 혹시 위험한 절벽을 다니다가 아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전화라도 해 줄 사람이 따라가야 하는데 왜 엄마는 따로 있느냐는 말에 느낀 바가 있어서인지 웬만하면 같이 동행하려고 애쓰는 것도 있지 싶기는 하다. 그래서 가족인가 싶기도 하고.... ㅎㅎ

 


 

과연 유네스코에서 지정할 만하다. 멋진 소용돌이를 보니 역동적인 풍경이 느껴진다.

 


 

카스테라, 롤케익이 생각나기도 한다. 맛있어 보이는 것은 아마도 땀 흘리고 와서 그렇겠거니 싶기도 하다. ㅎㅎ 

  


 

 

 

 

 


 

 

 

 

 


 

해식(海蝕)으로 위의 암석들이 다 깎여 나가고 바닥만 남은 것을 보니 '옛날에는 큰 보름달이었다'는 전설이 일견 타당해 보이기도 한다. 파도가 깎아 먹고 남은 것이 현재의 대월습곡일테니까 말이지. 

 

 

 

 

 

 

 

 

대월습곡의 지질도이다. 암석층이 위도항의 주상절리와는 좀 다르구나. 

중생대(中生代) 백악기(白堊紀)는 같은데 여기는 벌금리층(筏金里層)이다.

암상(巖狀)은 응회질(凝灰質) 역암(礫巖), 사암(沙巖), 이암(泥巖)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그러니까 응회암으로 퇴적이 된 것으로 보면 되겠는데 바로 옆의 지질과도 달라서 무슨 차이인지 궁금하다. 

 


 

앗! 바로 옆은 위도항의 지질과 같은 망령봉응회암이었구나. 어쩌면 망월봉응회암일 수도 있고. 그래서 이 지역의 형태가 특이하게 드러났던 것으로 보면 되겠다. 그러니까 오른쪽은 용결 응회암이고 대월습곡은 응회질 퇴적암이 되는 셈이구나. 이렇게 지질도까지 살펴봐야 뭔가 속살을 들여다 본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2016년에 위도에 왔을 적에는 '섬의 풍경이 다 그렇지뭐....' 했는데 지금은 그 말을 취소한다. 절대로 섬은 다 그렇지 않고 섬마다 자기의 얼굴이 제각각이라는 것으로 수정해야 할 모양이다. 과연 '아는 것만큼만 보인다'는 것은 만고 불변의 진리임을 이렇게 또 깨달아 간다.

  


 

금휘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옛날에는 보름달이었다는 전설이 있었다고 하니까 '포토샵으로 어떻게 해봐 드릴까'를 묻기에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이라고 했더니 뭔가 뚝딱뚝딱 하고서는 손질한 사진을 넘겨준다. 짜잔~~~~!!

 


 

그냥..... 5만년 전에는 이렇게 생겼을 것이라는 상상으로 흐뭇했다. 왜 괜히 감동이 밀려오지? ㅋㅋㅋ

 


 

반쪽짜리 달을 보니 뭔가 아쉬움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렇지만 이 모양 이대로 봐도 웅장한 모습이 충분히 아름답다.

 

 

 

  퇴적층의 선이 선명한 모습을 배경으로 삼고 그늘에 앉아서 물도 마시고 땀도 들이면서 쉬었다.

 


 

 

 

 


 

꼬이고 끊기고 얼기설기 휘돌아 치는 풍경이 멋지구나. 

 


 

 

 

 

 


 

 

 

 

 


 

 

 

 

 


 

옷은 땀에 젖었지만 마음은 흐뭇하다. 위도에 이러한 절경이 있었구나.

 


 

 

 

 

 


 

언젠가는 대월습곡도 물 속으로 사라지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에 있는 검은 색의 암석이 위쪽의 암석과 서로 달라서 이미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 드러나서다.

 


 

짙은 색의 바닥도 지층이 습곡으로 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같은 응회암이라도 아래쪽 층이 훨씬 단단한 모양이다. 어쩌면 용암이 굳어진 화산암이려나?

 


 

 

 

 

 


 

 

 

 

 


 

 

 

 


 

 

 

 


 

건너편의 퇴적층도 멋져 보이기는 하지만 이미 대월습곡에서 충분히 멋진 장면을 봤으니 저기까지는 가보지 않아도 되지 싶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돌아보고는 걸음을 옮겼다. 보고 싶었던 곳을 충분히 조용하게 둘러봤으니 매우만족이다. 대월습곡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