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9] 육갑패로 봐요? 아니면 오쇼젠으로 봐요?

작성일
2024-01-0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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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9] 육갑패로 봐요? 아니면 오쇼젠으로 봐요?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또 태세(太歲)의 이름이 바뀌었네요. 계묘년(癸卯年)에서 갑진년(甲辰年)이 되었답니다. 깜장 토끼가 변해서 푸른 용이 되었나 봅니다. 그래서 또 다가올 한 해의 삶은 어떻게 풀릴런지를 알고자 하는 제자가 묻습니다. 나름대로 공부가 깊어져서 사주 공부도 섭렵하고 오쇼젠타로카드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운용을 할 정도의 수준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는 또 육갑패까지 익히고 났는데 이제는 정작 어느 것을 이용해서 갑진년의 운수(運數)를 점쳐봐야 하는지를 몰라서 물어보는 곳까지 도달했습니다. 사주의 용신을 찾아서 대입하는 것은 이제 이미 익숙해져서 다른 방법으로 답을 구해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이것은 축하를 해야 할 일이네요. 그런데도 또 고민이 생기는 모양입니다. 어느 것이 더 정확도가 높을 것인지를 놓고서 분별심(分別心)을 일으켰으니 말입니다. ㅎㅎ

 

항상 말해줘도 막상 자신의 일을 알아보려고 하면 또 마음이 허둥대는 모양입니다. 더 잘 맞는 것이 있으면 덜 맞는 것도 있을까요? 당연히 있습니다. 목수도 대패를 써야 할 곳에 끌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은 것과 같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곤란한 모양입니다. 지금이 톱을 써야 할 것인지 대패를 써야 할 것인지조차도 구분이 되지 않았던게지요. 이렇게 해서 다시 또 묻는 것을 보면서 오행놀이를 즐기는 독자들도 이러한 문제로 고민할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수는 연장을 가리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마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도 목수에게는 엄청나게 많은 연장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연장을 가리지 않으니까 아무 것이나 하나만 있으면 될 것이잖아요? 그러니까 속담도 글자로 보지 말고 의미를 새겨봐야 할 경우도 많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약국에는 또 그 많은 약이 있어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당귀(當歸)를 써야 할지 감초(甘草)를 써야 할지 아니면 인삼(人蔘)을 써야 할 지를 판단해서 처방하는 것과도 같으려니 싶습니다. 운세전문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장은 만세력(萬歲曆)만 있어도 안 될 것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기왕에 벌인 일이니 연장이 많아서 나쁠 이유는 없지 않겠느냔 말이지요. 다만 사용법만 잘 알아둔다면 말입니다. ㅎㅎ 

 


 

전문가는 연장이 많기 마련입니다. 하다가 보면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필요한 줄을 알기 때문이지요. 아, 남의 집에 갔더니 이런 저런 연장이 많아 보여서 덩달아서 사다가 늘어놓는 경우도 없진 않을 겁니다. 뭐 그래도 괜찮습니다. 언젠가는 그 사용법을 배우면 될 테니 말이지요. 요리사의 주방에는 1년에 한 번이나 사용할까 싶은 재료도 있을 겁니다. 비록 자주 쓰이지 않는 것일지라도 반드시 그것을 써야 할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타로패도 마찬가지로 저마다 매력적인 용도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도 연장함을 보면서 오늘은 무슨 연장을 써야 할 것인지를 모른답니다. ㅎㅎ

 

제자 : 스승님 육갑패로도 보고 또 오쇼젠으로도 봤습니다.

낭월 : 뭐가 궁금해서 보신 겁니까?

제자 : 건물이 팔릴 것인지를 알아보려고 했습니다.

낭월 : 그래요? 어떤 결론이 나왔습니까?

제자 : 서로 다른 답이 나와서 혼란스럽습니다.

낭월 : 아하! 그래서 어떤 것이 정확한 것인지를 물었나 보네요?

제자 : 맞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혼란스럽습니다.

 

당연하지요. 재판을 받을 적에 판사는 두 사람 세 사람 있을 수가 있습니다만 최종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사람은 아마 한 사람일 겁니다.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영화를 보면 대체로 그렇게 나오기에 그런가보다 합니다. ㅎㅎ

 


 

공부를 할 때는 무엇이든 잡고 씨름을 해야 합니다. 그야 익히는 과정이니까 괜찮습니다. 칼질을 배울 적에는 무도 잘라보고 당근도 잘라보고 배추도 썰어가면서 익히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일단 요리를 할 적에는 무엇을 썰어야 할 것인지를 방황해서는 될 일이 아니지 않겠느냔 말이지요. 그래서 또 이렇게 말합니다.

 

"연장은 많지만 그 자리에 써야 할 연장은 하나다"

 

그 자리에 딱 맞는 연장이 있기 마련입니다. 가령 오쇼젠타로가 좋아서 애완(愛玩)을 하다가 누군가 자신의 적성(適性)이 무엇인지를 물으면 바로 카드를 뽑아서 알려 줄 수도 있습니다.

 

 


 

적성을 물었는데 짐[重擔] 카드가 나왔다면 어떤 일이 좋을까요? 무슨 일을 하든지 힘드니까 그만두라고 한다면 이 또한 식자우환(識字憂患)이랄 밖에요. 물론 그것도 맞습니다만 질문에 따라서 답도 달라진다는 것을 모르는 그야말로 대기묘용(對機妙用)의 절묘한 변화를 모르는 까닭이라고 하겠습니다. 그야말로 볼펜은 글을 쓰는 것이라는 것만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럼 뭐라고 답을 하면 좋을까요? 벗님이 앞에 있으시다면 이렇게 물어보고 싶지만 그냥 지나가야 하겠습니다. 만약에 이런 카드가 나왔을 적에 답은 '화물운송'이라고 해 주면 됩니다. 화물차를 구입할 형편이 안 된다면 택시운전도 좋습니다. 그것도 안 된다면 지게꾼도 좋습니다. 설악산이나 가야 가능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여하튼 해석하는 코드는 같습니다. 이해가 되시지요?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ㅎㅎ

 

 


 

그런데 술수[政治手腕]가 나오면 이번에는 어떻게 말할까요? 당연히 법관이 되면 좋겠다고 해 줍니다. 그리고 변호사도 좋고 정치를 해 보는 것도 적성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사업도 안 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이 카드에서는 사업보다는 정치가 어울리네요. 정치꾼과 닮지 않았습니까? ㅋㅋ

 

이렇게 적성을 봐 주면 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꼭 지켜야 할 것은 있습니다. '카드의 체면'입니다. 오쇼젠으로 봐서 정치꾼이라고 하고 다시 다른 카드를 뽑아서 짐꾼이 좋겠다고 하면 듣는 사람은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수도 있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일사일점(一事一占)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얼마든지 여러 가지를 뽑아 볼 수는 있지만 그것도 필요할 적에 한해서 뽑는다는 것 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육갑패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령 사업을 하고 싶은데 적성이 맞는지를 물었는데 정묘(丁卯)가 나왔다면 '그것은 맞지 않는다'고 해 주면 됩니다. 그리고 교육자는 어떻겠느냐고 권해 주는 것이 맞지 않겠습니까? 교육자는 교육대학교를 나와야 한다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응용해서 학원이나 교습소를 하는 것도 있으니까요. 이렇게 상황에 따라서 풀이하는 것이 능소능대(能小能大)라고 합니다. 크게도 쓰고 작게도 쓰는 것이니까요. 참 쉽죠? ㅎㅎ

 

 


 

이번에는 경오(庚午)를 뽑았다고 한다면, 공무원이 좋겠다고 하고 나이가 이미 들었다면 직장을 알아보라고 하면 될 일입니다. 언제 봐도 간지(干支)의 오행놀이는 재미있지 않습니까? 전혀 모르시겠다고요? 그러시다면 간지를 배우시면 됩니다. 모쪼록 연장은 자꾸 갈아야 제대로 쓸 수가 있는 것이니까요. 내친 김에 하나 더 볼까요?

 

 


 

이번에는 을사(乙巳)네요. 어떻게 조언하면 되겠습니까? 을목(乙木)이 바싹 말랐으니 물 장사를 하라고 하면 안 됩니다. 그것은 타로패를 놓고서 사주풀이를 한 셈이니까요. 주객전도(主客顚倒)가 되면 어쩐단 말입니까? 타로는 타로 답게 풀이하고 사주는 사주풀이 답게 해야 한다는 것이 연장사용법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풀이를 한다고 해서 안 될 것은 없다는 것을 알지만 낭월에게 묻는다면 당연히 육갑패든 오쇼젠이든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적성을 판단하는데는 당연히 사주로 풀이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일러서 적재적소(適材適所)라고 합니다. 그 자리에 꼭 맞는 도구가 있기 마련입니다.

 

 


 

어제는 50대 중반의 한 여인이 방문을 했습니다. 지금은 수목원에서 관리직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용신(用神)이 목이라서 그런가 싶다고 하기에 끄덕였습니다. 그렇게 해석하는 것도 안 될 것은 없으니 말이지요. 그렇지만 이 사주를 수목원에서 관리하는 일로 적성이 맞느냐고 한다면 아마도 공부를 좀 하신 벗님이라면 도리도리 하실 겁니다. 그 용도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단박에 알아보시는 까닭이지요.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했더니 수목원의 경험을 살려서 화훼농장(花卉農場)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것도 가능합니까? 꽃은 목(木)이라서요? 뭐  그것도 틀렸다고 할 정도는 아니겠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적합하다고 하기는 어렵겠습니다. 기르는 사업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인성(印星)이 기신인데 씨앗을 뿌려 놓고 수확까지 기다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는 까닭입니다. 공감이 되시지요? ㅎㅎ

 

낭월의 반응이 시큰둥하자 이번에는 카페를 하면 어떨지를 물었습니다. 그제서야 비로소 끄덕끄덕했습니다. 점점 정답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그것이 상담가의 일이려니 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물었습니다. 타로공부를 하면 어떻겠느냐는 것이지요. 어떻습니까? 벗님이 보시기에도 잘 하지 싶지 않습니까? 카페를 하면서 손님의 고민도 풀어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지요. 그제서야 낭월이 동의했습니다. 

 

"바로 길을 찾으셨습니다~!"

 

그제야 가방에서 싸인을 받고 싶다면서 책을 꺼냈습니다. 놀랍게도 왕초보사주학 1995년도 1판1쇄였습니다. 벌써 30여 년 전에 간지학에 관심을 뒀었다는 것을 말하기에 감탄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인연이 되면 이렇게 또 만나기도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아직 늦지 않았으니까 오행 공부도 하면 좋겠다고 한 마디 얹었습니다. 그런데 명식(命式)에 감정이 실린 것은 보이십니까? 기유(己酉)보다 갑인(甲寅)이 훨씬 커 보이는 것을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무심코 써도 그렇습니다. '그대의 말년(末年)은 창대(昌大)하리라~!' 라는 무언의 메시지인가 싶습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되기도 합니다. 손끝이 알아보는 것일까요? 여하튼 그렇게 대화를 나눴습니다. 저마다 잘 하는 것이 있고, 더 잘하는 것이 있다는 의미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여하튼.

 

그나저나 처음에 질문한 제자에게는 뭐라고 답을 하면 될까요? 뭘로 보는 것이 더 적중이 잘 되겠느냐는 생각으로 물었던 것인데 물음에 답만 할까요? 아니면 답과 더불어서 또 한 수를 얹어줘야 할까요? 물론 해 주고 싶은 말은 딱 한 가지입니다. '연장은 저마다 용도가 있느니라' 라고 말이지요. 그것을 알아 들을 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송곳으로 당근을 긁을 수는 없지 않느냔 말이지요. ㅎㅎ

 

점괘를 운용하다가 보면 느낌이 전해지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 연장을 써야 하겠구나. 싶은 경우가 있지요.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떤 것을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문득 손이 가는 타로패를 꺼내어서 펼치는 것으로 답은 이미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조금 아는 사람은 다른 타로로 봐도 답이 같을 지를 물어보기도 합니다. 그러면 단호하게 말합니다. '당연하지요~!'

 

물론 당연하지 않을 것입니다. 목수는 그 연장을 쓰기로 했으면 그것으로 끝을 냅니다. 이것 저것 바꿔가면서 시도하는 것은 누가 봐도 하수(下手)라는 것을 알지 않겠습니까? 다만, 체면 때문에 잘 못 선택한 연장을 잡고서 끙끙대는 것은 공부가 부족한 것이니 논외로 하겠습니다. ㅋㅋ

 

 


 

갑진년(甲辰年)에 벗님께 드리는 기원입니다. 모든 일에 개화만발(開花滿發)하시기 바랍니다. 학자는 학문의 깨달음이 이뤄지시고, 사업가는 하시는 일들이 술술 풀려서 원하는 뜻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아울러서 수행자는 자유인이 되시기를 염원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즐거운 나날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