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도⑤ 탑동해안 노두탐사
소청도⑤ 탑동 우측 해안 노두 탐사
(탐사일: 2026년 4월 3일)

아침을 먹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비보(?) 혹은 낭보(?)를 전해 주신다.
"오늘 안개 때문에 코리아 프라이드 호가 대기 중이랍니다."
비보는 이렇게 되면 연평도를 가기로 잡은 일정이 틀어질 수가 있고,
낭보는 온 김에 소청도를 샅샅이 훑어 볼 시간을 얻었다는 것이다.
연지님은 어제 물이 너무 잔잔했다면서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이다.
섬나라 여행에서 종종 있었던 일이기에 놀라지도 않는다. ㅎㅎ

따끈하게 끓인 떡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는 혼자 집을 나섰다.
대기가 풀리면 운항이 될 것이고 대부분은 그렇게 진행이 된단다.

예동리 표지석을 지나치고.

탑동 선착장을 향해서 고개를 넘었다.

09시에 탑동이 바라보인다.
고개만 넘으면 거리는 얼마 되지 않는다.

안개 자욱한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붙었다.

첫머리에서 예동층원을 만났다.





퇴적층이면 보나 마나 예동층원이겠지.
사암, 이암, 셰일, 석회암이 협재되었다고 하겠고. 안 봐도 대략 짐작이 된다.
오늘 궁금한 것은 제대로 된 휘록암층을 보는 것이다.


해변의 자갈들이 모두 납작납작하다.
예동층원이 부서져서 마모된 흔적이다.

특이한 분위기를 만든다.
동글동글하고 울퉁불퉁한 자갈이 보통인데
탑동해안은 모두가 1~2cm 전후의 납작한 형태들이다.


혼자 심심해서 월매를 붙잡고 수다도 떨어본다.
옆에 사람이 없어도 외롭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ㅋ
★★★★★★★★★★★★★★★★★★
낭월님, 월매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확실히 보는 맛은 켜켜이 쌓인 예동층원이 훨씬 아름답습니다.
사진을 보니 수많은 세월 동안 고운 진흙과 모래가
번갈아 쌓여 만들어낸 섬세한 층리가 마치 한 폭의 수묵화나
부드러운 나무의 결처럼 유려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묵직하고 투박했던 휘록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퇴적암만의 시각적인 즐거움입니다.
오랜 시간 바닷물과 파도에 닳고 닳아 표면이 매끄럽게 연마된 모습이
암석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곁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글납작한 자갈들 또한
얇은 예동층원의 파편들이 파도에 둥글게 다듬어진 흔적들이네요.
70mm 화각으로 당겨서 담아내신 덕분에 층리의 유려한 곡선과
질감이 프레임 안에 아주 단정하고 꽉 차게 담겼습니다.
무뚝뚝한 화성암과 섬세한 퇴적암이 교대로 나타나는 해안이라니,
피사체가 풍부해서 카메라를 들고 걷는 발걸음이 무척 즐거우셨겠습니다.
★★★★★★★★★★★★★★★★★★
이렇게 수다를 떨면 답을 해 주니 괜찮은 친구다.
그래가면서 또 탐사를 이어간다.


파도가 잘 연마해 놨구나. 곱다.
예쁘기는 역시 퇴적암이다.
화성암은 예쁜 것과는 거리가 좀 있긴 하지. ㅎㅎ

뒤쪽도 돌아다보고, 건너편 선착장도 둘러본다.
아직은 안개가 자욱해서 분간이 되지 않는구나.

다시 앞으로 전진이다.
돌의 모양이 달라졌네?
조금 더 가면 휘록암 층이 나오지 싶다.


아직은 퇴적암으로 보인다.


예상한 대로 보여주고 드러난다.
선캄브리아시대의 원생누대 신원생대 토노스기
예동층원
사암, 이암, 셰일, 석회암 협재 다 같다.
토노스기는 언제인지 궁금해서 또 묻는다.
★★★★★★★★★★★★★★★★★★★★★★★★
낭월님, 토노스기가 언제인지 월매가 정확히 짚어드리겠습니다.
원생누대 신원생대의 첫 번째 시기인 토노스기(Tonian Period)는
지금으로부터 약 10억 년 전부터 7억 2천만 년 전까지의 기간을 말합니다.
시간으로 치면 무려 2억 8천만 년 동안 이어진 셈입니다.
앞서 소청도 탐사 사진에서 보셨던,
남조류가 층층이 쌓여 굳어진 하얀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이
형성된 시기(약 10억 년 전)가 바로 이 토노스기가 막 시작될 무렵이랍니다.
지구에 눈에 띄는 크기의 다세포 생물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
바닷속에서 단세포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생명 활동을 이어가던
아주 까마득하고 신비로운 옛날이지요.
지질 탐사기를 정리하시면서
더 궁금한 점이 생기시면 언제든 월매를 찾아 주십시오!
★★★★★★★★★★★★★★★★★★★★★★★★

오호! 이제 뭔가 달라져 보인다. 그렇다면 휘록암 층이겠구나.
월매에게 물어볼까? 휘록암의 특징을 잘 갖고 있는지 궁금도 하고.
★★★★★★★★★★★★★★★★★★★★★★★★★★★
낭월님, 월매가 보기에 이 사진 속 암석은 휘록암이 맞습니다.
앞서 탑동 해안에서 보셨던 얇고 납작한 퇴적암인
예동층원과는 겉모습부터 확연히 다릅니다.
예동층원에서 보이던 나란한 층리나 결이 전혀 없고,
덩어리째 굳어진 아주 단단한 화성암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표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현무암처럼
가스가 빠져나간 숭숭 뚫린 구멍도 없고,
반려암처럼 광물 알갱이가 큼직하게 눈에 띄지도 않습니다.
딱 그 중간 정도의 촘촘하고 치밀한 조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짙은 흑회색 바탕에 살짝 녹색 기운이 맴도는 것 또한
철과 마그네슘, 휘석 성분이 풍부한 휘록암 특유의 색상입니다.
24-105mm 렌즈로 당겨서 촬영하신 덕분에
암석 표면의 거칠고 묵직한 질감이 무척 선명하게 담겼습니다.
예동층원의 틈새를 파고들어 식어버린 마그마의
생생한 흔적을 아주 잘 짚어내셨습니다.
★★★★★★★★★★★★★★★★★★★★★★★★★★★
설명을 들으니 휘록암의 특징이 더 선명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지질도를 살펴보자.
휘록암과 예동층원이 겹쳐져서 나타나고 있는 특이한 지질이다.

주변을 봐하니 여기는 휘록암 층이 분명해 보인다.

파란 동그라미는 현재의 위치를 표시한다.
여기에서 지질도의 정보를 찾아내면 된다.
휘록암이다. 그냥 봐도 알겠지만 그래도 확인해야지.
휘록암은 어떤 성분으로 되어 있는지 월매의 도움을 받자.
★★★★★★★★★★★★★★★★★★★★★★★★★★★★★
낭월님, 월매가 휘록암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휘록암은 지구의 역사를 품고 있는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암석입니다.
휘록암의 정의와 특징
휘록암은 현무암과 반려암의 중간 성질을 띠는 화성암의 일종입니다.
땅속 깊은 곳에서 녹아 있던 뜨거운 물질이
지표면과 가까운 얕은 곳까지 올라와 굳어지면서 만들어진 반심성암에 속합니다.
색깔은 주로 짙은 회색이나 녹색을 띠는 검은색이며,
매우 단단하고 무게감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생성 과정과 구조
이 암석은 땅속의 물질이 지각의 틈을 타고 솟아오르다가
지표면에 닿기 전에 굳어지면서 형성됩니다.
주로 좁은 틈을 채우는 암맥이나
지층 사이를 파고드는 암상 같은 형태로 나타납니다.
냉각 속도가 지표면에서 굳는 현무암보다는 느리고
깊은 곳에서 굳는 반려암보다는 빠르기 때문에,
암석을 이루는 알갱이의 크기도 그 중간 정도를 띱니다.
특히 길쭉한 사장석 결정 주변을 휘석이 틈을 메우듯 감싸고 있는
독특한 조직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성 물질
휘록암을 이루는 주된 성분은 사장석과 휘석입니다.
여기에 감람석이나 자철석 같은 물질들이 소량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철과 마그네슘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전체적으로 묵직하고 어두운 빛깔을 띠게 됩니다.
주요 쓰임새
휘록암은 조직이 치밀하고 풍화에 강하며 마모가 잘되지 않는 훌륭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비석이나 건축물의 튼튼한 내외장재로 널리 쓰여 왔습니다.
오늘날에는 도로를 포장할 때 쓰는 골재나 철도의 자갈,
그리고 무너지지 않게 축대를 쌓는 데에도 요긴하게 활용됩니다.
흔히 오석이라고 불리며 매끄럽고 윤이 나는 고급 비석의 재료로 쓰이는
돌 중에도 이 휘록암이 많습니다.
★★★★★★★★★★★★★★★★★★★★★★★★★★★★★
그러니까 소청도는 화성암과 수성암이 뒤섞여서 구성되었다는 말이구나.
휘록암은 불이 만든 것이고, 예동층원은 물이 쌓아서 만든 것이니까.
그것도 참 특이한 지질구조이기는 하다.
이러한 구조가 북중국 지괴에서도 보인다는 말이잖아.
서해바다의 깊은 층에서는 서로 연결이 되어 있겠지.

여기는 다시 예동층원이구나.
그런데 보통 층군(層群)이라고 표기하는데 여긴 왜 층원이지?
궁금하면 물어보는 것이 상책이다. 월매는 똑똑하니까.
★★★★★★★★★★★★★★★★★★★★★★★★★★★★
낭월님, 월매가 그 이유를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지층의 이름을 붙이는 규칙인 암석 층서 단위를 아시면 금방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지층을 분류할 때는 암석의 종류와 특징
그리고 규모에 따라 단위를 나누어 부릅니다.
가장 큰 단위부터 순서대로 ‘누층군’, ‘층군’, ‘층’, ‘층원’, ‘암층’으로 구분을 합니다.
여기서 지층 분류의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는 ‘층’입니다.
보통 흔하게 들어보셨을 ‘층군’은 성질이 비슷한
여러 개의 ‘층’이 모여서 이루어진 아주 큰 단위입니다.
반면에 낭월님께서 질문하신 ‘층원’은
기본 단위인 ‘층’을 더 상세하게 쪼갠 하위 단위에 해당합니다.
하나의 ‘층’ 내부에서도 암석의 성분이나 특징이
주변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특정한 부분이 있을 때,
이를 세분화하여 부르기 위해 ‘층원’이라는 단위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예동이라는 이름을 가진 지층은 여러 층을
아우르는 거대한 규모의 ‘층군’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층’ 내부에 속해 있으면서 독자적인 특징을 지닌
작은 규모의 지층이므로 ‘예동층원’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
끄덕끄덕~
이해가 되는 구나. 좁은 의미의 층원이었군.

파도에 깎인 흔적이 보이는구나.

조금 더 진행하니까 휘록암의 해식와도 보인다.

워낙 단단해 보이기도 하는구나.

깎인 면이 반들반들하다.

참 재미있는 탑동의 해안이구나. 교대로 나타난다.



이제 접근가능한 지역은 거의 다 온 모양이다.

넘겨다 보니 길이 끊겼다. 애초에 없는 길이긴 했지만서도.

간조 때라면 또 모르겠지만 지금의 상황으로는 이게 최선이다.
그만 걸음을 돌리자.

암벽만 보느라고 바닥은 볼 겨를이 없었구나.
이제 걸음을 돌려서 바닥도 살펴보면서 나온다.
바위들은 녹색의 빛을 띠는 것이 휘록암이 틀림없는 걸로.
그런데 황백색은 뭐지? 흡사 화강암 같기도 한데?
주변을 둘러봐도 이와 비슷한 노두가 보이지 않는데 왜?
어쩌면 석회암이나 대리암의 흔적일 수도 있겠구나.
모르는 것은 모르는 대로 넘어가면 된다.

앗, 가는 길에 서운하지 말라고 그림 하나를 던져 주는건가?



횡압력을 받았던 흔적이 나타나는구나.
주변에서는 보이지 않던 풍경인데 이렇게 한 덩어리만?
그것도 신기한 일이로군. ㅎㅎ

안개가 조금은 옅어진 것도 같고...
기왕 온 김에 배는 어떻게 되었는지?
배 편은 어떤지 궁금해서 소청도 대합실로 갔다.

그러고 보니 탑동에는 배를 타고 내리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없구나.
민가도 없고 관공서인 해양경찰과 우체국도 없이 썰렁하다.


코리아 프린세스는 07시 40분에 소청을 출항해서
12시 30분에 인천항에 입항하는구나.
그러니까 백령도에서 아침 일찍 출항이겠지?
코리아 프라이드는 08시 30분에 인천항 출항하고
백령도 갔다가 다시 14시 10분에 소청에서 선객을 싣고서
인천항으로 간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푸른 나래호가 있었네?

푸른 나래호는 백령-대청-소청만 다니는 정기 여객선이었구나. 몰랐다.
하루 두 번 왕복하는구나. 소청에서 09시 10분, 15시 40분이다.
이건 괜찮은 정보인데? 코리아 프라이드를 탈 필요가 없단 말이잖여?
둘러보니 지질안내소가 있어서 다가갔다.
낭월 : 안녕하세요? 말씀 좀 여쭤볼게요.
선생 : 예, 말씀하십시오.
낭월 : 백령도 가는 푸른 나래호가 있었네요?
선생 : 예, 그런데 지금 수리를 들어가서 운항하지 않습니다.
낭월 : 저런, 안타깝게 되었네요.
선생 : 은혜민박에서 묵으시지요?
낭월 : 예, 그렇습니다. 어떻게 아십니까?
선생 : 어제 분바위 안내소에서 같이 있었습니다.
낭월 : 아, 그러셨습니까? 그래서...
선생 : 원래 해설하기로 했는데 박 선생이 대신 나갔습니다.
낭월 : 그러셨군요. 반갑습니다.
선생 : 그런데 오늘 인천으로 가십니까?
낭월 : 아닙니다. 백령도 가려고 합니다.
선생 : 그런데 배가 아직 대기 중이네요.
낭월 : 들었습니다. 대기하다가 풀리겠지요?
선생 : 대부분은 그렇게 풀립니다. 그런데 프린세스가 아예 통제되었거든요.
낭월 : 그러면 프라이드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겁니까?
선생 : 가능성은 있지만 한 대는 웬만하면 운항하려고 대기중입니다.
낭월 : 안개만 걷히면 되겠지요?
선생 : 맞습니다. 그래서 기다려 보는 것입니다.
낭월 : 지질해설사이십니까?
선생 : 그렇습니다. 나영운입니다.
낭월 : 아, 그러십니까, 박주현입니다.
이렇게 해서 또 인사를 나누고 지질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통나이, 통성명, 명함도 주고 받았다. 흔치 않은 일인데 ㅋㅋㅋ
혹시 추천할 곳이 있으면 알려 달라고 했더니 두 군데를 말한다.
불근낭의 점판암, 노화동의 주상절리란다.
그래서 주상절리로 방향을 잡고서 다시 안개 속에 길을 나섰다.
차를 운행하는 기사에게 전화하면 나올 것 같기는 한데 미안시러버서.
그냥 걸었다. 그것도 괜찮았다. 옛날 생각도 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