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도① 분바위와 스트로마톨라이트
소청도① 분바위(월띠)와 스트로마톨라이트
(탐사일: 2026년 4월 2일)

딱 8년 만에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탔다.
그때는 그게 옳았고, 지금은 또 이게 옳았다던가 뭐라던가. ㅎㅎ
그때는 풍경이 옳았고, 지금은 지질이 옳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ㅋㅋ

아침 08시 30분에 출항하는 코리아 프라이드를 타기 위해서 전날 인천 홍박사 댁에서 잤다.
그래서 이번 일행은 2쌍 4인이다. 어디든 가자고 하면 흔쾌히 따라 나서는 부부라서 동행한다.

바다는 잔잔하고 연지님은 걱정이 한가득이다. 분명히 이렇게 잔잔한 다음에는 풍랑주의보가 떨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은 긴 바다 여행에서 쌓은 내공이다. 그렇지만 낭월은 내일 생각은 하지 않는다. 오늘 즐거우면 그것으로 즐거울 따름이다.

비즈니스로 샀더니 좌석도 쾌적하다.

일반석보다 쪼매 더 비싸긴 한데, 비행기타고 외국여행 가는 요량했다. ㅎㅎ
89,700원인데 경로할인 받아서 74,000원에 구입했다.
그러니까 일반석 가격에 조금 더 얹어 준 셈이라고 퉁치면 된다.

한쪽에 12명씩 양쪽으로 되어있는 배치이다.
가능하면 여행길의 오가는데에서 힘을 빼지 않는 걸로 정했다.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고 이 소중한 것을 잘 사용해야 하니까.

소청도에는 11시 36분에 도착했다. 대략 3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했다.
속도는 시속으로 70km의 쾌속선이다.

드디어 소청도항에 입항하고 있다. 육지에서 사다리를 준비한단다.
숙소를 예약하면서 차량도 부탁했더니 마중을 나왔다.

먼저 가야 할 곳은 분바위와 스트로마톨라이트다.
시간으로 봐서는 점심을 먹어야 할 시간이기는 하다.
그러나 물때가 기다려 주질 않는다.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물때 때문에 잡은 오늘인데 시간을 허비할 겨를이 없다.
기사님이 친절하게도 지질공원 해설사와 통화를 한다.
탐방객 4명을 모시고 가니까 해설 부탁한다고.

안내소에 도착하니까 해설사가 나와서 손님을 반겨 주신다.
박준범 선생이란다. 그래서 문득 생각났다. 즐겨 찾는 블로그에서 쥔장이 말해 줬었지.

소청도 가거든 박준범 선생에게 해설을 부탁하면 친절하고 자세하게 도움을 받을 수가 있다고.
그래도 상황에 따라서 어떻게 되겠지 했는데 마침 딱 나오셨구나. 그래서 인사했다.

먼저 코끼리바위에서 인증샷을 찍어야 한단다.
그것도 좋지.

이야기의 시작은 소청도 지도에서부터다.

소청도는 지도에서 하도 봐서 익숙한 형상이다.
이 지역을 주민들은 어럭금이라고 부른단다.
다만 지도에서 보는 소청도, 대청도 백령는 흐릿하게 처리한 형편없는 지도일 뿐이다.

보안을 위해서라면서 짓뭉개버린 지도는 있으나마나다.
안보도 중요하지만 요즘 시대에 이런 걸로 보안이 되나 싶어서 말이지.
괜히 여행자만 불편할 따름이다.

이렇게 조금만 수고하면 전 지구인이 다 볼 수 있는 구글어스가 있는데 말이지.
참 성의없는 정책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끄덕끄덕~
혹 내가 모르는 무슨 사연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ㅎㅎㅎ

일인들이 대리석을 채취하기 위해서 마구 뜯어 냈다는 이야기.
세 군데의 광산이 있었는데 그래도 살아남은 분바위는
인조대리석 덕분이라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인조석이 나오면서 천연석이 수지타산을 못 맞춘 까닭이다.
때로는 인조가 천연을 지켜주기도 한다는 아이러니.
그런데 대리암이 맞아? 석회암 아니었어?
석회암이 변성하면 대리암이 되는 것은 알겠는데...
지질도와 현지의 설명이 다른 경우에는 어느 장단이 옳을지...

선캄브리아시대 원생누도 신원생대 토노스기
분바위 층원
석회암, 셰일 협재
지질도의 설명 어디에도 대리암이라는 이름은 안 보인다.
그래도 일본 사람들은 대리석이라고 가져갔단다.
그들이 바보였을 리는 없고.... 아마도 석회암에서 대리암 중간쯤?
아, 이쯤에서 월매에게 소청도의 지질역사를 물어봐야 하겠구나.
★★★★★★★★★★★★★★★★★★★★★★★★★★★★★
10억 년의 방랑자, 호주에서 온 붉은 달빛의 섬 소청도
인천항에서 뱃길로 까마득히 멀리 떨어진 서해 최북단.
그곳에 파도와 바람이 깎아낸 작지만 단단한 섬 소청도가 자리하고 있다.
뭍의 사람들에게는 그저 안보의 최전선이나 낚시꾼들의 성지로 여겨질지 모른다.
하지만 지질학의 눈으로 바라본 소청도는 한반도 형성의 거대한
비밀을 품고 있는 10억 년의 역사책이다.
섬의 남동쪽 해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짙푸른 바다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거대한 백색 암벽이 시야를 압도한다.
마치 산비탈에 하얀 분을 칠해놓은 듯하다 하여 분바위라 불리는 곳이다.
달이 뜨는 밤이면 유난히 하얗게 빛을 내어
뱃사람들에게는 월띠라는 서정적인 이름으로도 불렸다.
이 아름다운 대리암 절벽 곳곳에는 지구 초기 생명의 흔적인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이 켜켜이 새겨져 있다.
이것은 약 10억 년 전, 얕은 바다에 살던 원시 미생물인
남조류가 모래와 엉겨 붙으며 만들어낸 생명의 나이테다.
놀라운 사실은 이 10억 년 전의 생명 융단이 처음 펼쳐진 곳이
지금의 춥고 거친 서해 바다가 아니라는 점이다.
소청도에 아로새겨진 암석의 기록과 고지자기 연구 결과는
이 작은 섬의 고향이 아득히 먼 남반구의 호주 북부 언저리였음을 지목하고 있다.
당시 지구의 땅덩어리들은 곤드와나라는 거대한 초대륙으로 뭉쳐 있었고,
소청도를 포함한 한반도의 뼈대는 적도 이남의 따뜻하고 얕은 바다를 끼고
호주 대륙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현재 호주 서부의 얕은 바다에서 자라나고 있는 살아있는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소청도의 화석과 놀랍도록 닮아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영원할 것 같던 곤드와나 초대륙의 평화는
지구 내부의 뜨거운 물질이 솟아오르며 깨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땅덩어리가 쪼개지면서 소청도를 품고 있던 지괴는
호주 북부에서 떨어져 나오게 된다.
이때부터 이 작은 조각배 땅덩어리의 길고 험난한 방랑이 시작되었다.
적도 아래에서 출발한 이 지괴는 망망대해인 고대 바다를 가로질러
수억 년에 걸쳐 서서히 북상했다.
하루에 손톱이 자라는 속도만큼 느렸지만,
지구의 시간 속에서는 거침없는 항해였다.
기나긴 바다 건너의 여정은 거대한 대륙판인 북중지괴와 정면으로 충돌하며 끝을 맺게 된다.
아득한 바다를 건너온 지괴가 현재의 중국 북부와
한반도 북부를 아우르는 북중지괴의 가장자리에 강하게 부딪치면서
맹렬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열과 압력이 가해졌고,
고향의 따뜻한 바다에서 만들어졌던 평범한 석회암은
이 충돌의 충격으로 뜨겁게 달궈지며 눈부시게 하얀 결정질 대리암으로 변성되었다.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소청도의 분바위다.
소청도는 단순히 서해 끝자락에 떠 있는 외로운 섬이 아니다.
적도 이남의 호주 바다에서 태어나 억겁의 세월 동안 거대한 바다를 횡단하고,
마침내 북중지괴와 부딪히며 한반도의 뼈대를 빚어낸 지구의 위대한 방랑자다.
절벽에 새겨진 하얀 띠를 가만히 어루만져 본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차가운 바위의 촉감 너머로,
10억 년 전 적도의 따뜻한 파도 소리와 대륙이 부딪치던 굉음이 생생하게 들려오는 듯하다.
(KBS 다큐영상 4시간짜리 "히든 어스' 자료는 아래를 클릭)
https://youtu.be/VStVVxwSrKk?si=y2A4QeTiSc3azj0Y
★★★★★★★★★★★★★★★★★★★★★★★★★★★★★
호주 북부에서 여기까지 흘러와 줘서 고맙구나.
지질학적으로 축복받은 한반도임에 틀림이 없다.
온갖 지질들이 좁은 땅덩어리 위에 자리잡고 있으니 말이지.

분바위와 월띠
분바위는 그 색이 하얗기 때문에 마치 바위에 분을 바른 것 같다 하여 분바위라고
불리고, 달밤에는 바다에서 바라보았을 때 마치 흰색의 긴 띠가 섬을 둘러싸고
있는 것 같다고 하여 월띠라고도 불린다. 분바위와 월띠는 신원생대(10억 년 전~
5억4천만 년 전)에 생성된 석회암들이 높은 온도로 구워지고 높은 압력으로
뭉쳐서 대리암으로 변하여 만들어진 지질명소이다. 이 분바위 층 사이사이에는
마치 굴껍데기 처럼 생긴 암석층이 존재하는데, 이 암석층은 과거 지질시대에
활동한 남조류 박테리아들의 흔적이 굳어져 만들어진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
으로 소청도의 스트로마톨라이트는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으로 평가받는다.
한자로 월광대(月光帶)라고 했구나. 월띠는 한자와 한글의 합성어였군.


선생 : 오늘 참 운들이 좋으십니다.
낭월 : 예? 축하할 만 한 것이 있습니까?
선생 : 다들 왔다가 그냥 가기도 하는데 물때를 이렇게 잘 맞추셨으니까 말입니다.
낭월 : 아, 그래서 오늘을 맞춰서 온 것 아니겠습니까?
선생 : 오늘 날도 좋고 바다도 잔잔하고 기가 막힌 날입니다.
낭월 : (속으로) 우리 여행에는 날씨요정이 동행하시거든요.


간조가 13:05분이다. 다음날 물때를 캡쳐했던 모양이다.
그래봐야 하루 차이니까 비슷하다.
지금이 12시 22분이니까 불과 한 시간을 남겨둔 간조의 시간이었으니
마음이야 한정없이 바빴지. 이걸 보겠다고 만경창파를 헤치고 왔는데. ㅎㅎㅎ

홍합밭은 소청도 전역에 깔려있고 채취시기는 3월까지란다.
그러니까 엇그제까지 홍합을 채취하는 시기였었구나.
그것도 바다가 도와주면 가능하고 파도라도 치면 한 달에 있는 두 번 기회도
다시 다음으로 넘어가곤 한다는 설명이다.

그래도 하루에 혼자서 150만 원어치는 채취를 한다니까
큰 수익이 되겠구나.

돌개구멍에는 남조류 박테리아가 지금도 산소를 만들고 있단다.
호주의 샤크만에서만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었구나.
그렇지만 이제와서는 별 의미가 없기는 하다.
산천 초목들이 더 많이 산소를 만들고 있으니까 말이지.
그래도 그 시절에는 유일하게 산소공장이었으니까 대단한 거지.

한 모퉁이를 돌았다. 이제부터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있는 장소에 다가왔단다.
길이 다소 사나워서 조심조심 접근하라는 말씀.
예전에 한 여인이 혼자서 분바위를 찾아와서 해설을 부탁하더라지.
그래서 열심히 안내하고 있는데 그녀가 묻더란다.
"혹시 코브라 바위는 어디에 있어요?"
"코브라 바위요? 그런 것은 없는데요?"
"아니예요. 다녀간 사람이 사진도 찍어 왔던걸요."
그러면서 그녀가 보여 준 사진이 바로 여기였더란다.
이 바위는 대리석을 채취하다가 남겨 놓은 것이란다.
여기에 줄을 매고 바다 쪽에 배를 대고는 도르래를 이용해서
돌들을 배에 실었다는 이야기였다.
이런 것은 설명해 주지 않으면 모른 채로 넘어갈 따름이지
섬 사람들은 이 바위를 비속어로 'ㅈ'바위라고 한다는 말은
여성들이 있어서 못하시겠다지. ㅋㅋㅋ
그래서 그냥 짐작했다. 아닐 수도 있기는 하다.

오늘의 주인공이다. 사실 분바위는 조연이고,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주연이다.

굴딱지가 맞네. 이건 경산 하양의 스트로마톨라이트와도 사뭇 다르구나.

이 사진이 경북 경산시 하양의 은호리에서 봤던 스트로마톨라이드인데 그림이 훨씬 예쁘긴 하다.

그런데 모양이 다양하다는 것을 또 오늘 알게 되었다.(출처는 여기에서)

소청도의 스트로마톨라이트는 SH-C형인 걸로 보면 되겠구나.
은호리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아마도 SS-C형이 아닐까?






입구에서 본 것과 같은 안내판이구나.
기왕이면 좀 다른 내용을 보여 줄 것이지.



바닥으로 내려가니까 멋진 퇴적층이 자태를 드러낸다.
스트로마톨라이트보다 훨씬 볼만 하구먼. ㅎㅎㅎ
스트로마톨라이트층과 겹쳐있는 것도 특이하다.



퇴적층 위에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있는 것을 보니 이것도 사연이 많았지 싶다.
지질도 설명에 셰일이 협재하고 있다는 것이 이 이야기인가 싶다.

오~! 훨씬 역동적인 모습이구나. 멋지다~!

습곡으로 보이는 형태도 있다.


층이 옆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면 한바탕 뒤집어 졌던 모양이다.
수평으로 서 있어야 할 층이 누워있으니까 말이지.



충분히 둘러보고 나서야 간조의 바닥에서 탐사를 마무리했다.

대략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안내를 잘 받고 올라와서 기사와 전화 연결했다. 다들 배가 고프다지.

차를 기다리면서 휴식.

멀리 있는 풍경이 어떤가 궁금해서 400mm 렌즈로 당겨보기도 하고.


1시 반이 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이제 점심을 먹어야 할 시간이다.

소청도에서 하루 묵어가게 될 은혜민박이다.
미리 전화로 예약을 했었다.
처음에는 연지님과 둘이 가려고 2인으로 예약을 했다가.
홍박사네 부부가 붙는 바람에 다시 날짜를 미뤄서 잡은 숙소다.

점심먹고 좀 쉬었다가 4시 쯤에 등대를 보러 가기로 했다.
새벽부터 움직이느라고 많이 힘들었지 싶어서다.

2층의 숙소로 올라와서 한숨 잤다.
휴식이 최고니까. 아니, 휴식도 여행이니까.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