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호를 탈출하다

작성일
2026-03-1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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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호(紫沙壺)를 탈출하다

 

 



 

한동안은 자사호에 보이차를 우려 마셨다.

그래야 하는 거라고 배웠고, 그래야 하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점점 늘어나는 것은 게으름과 꾀 뿐인 모양이다.

그게 뭐 필요하냐는 생각이 들었지.

씻기도 번거롭고 격식을 갖춰야 할 것도 아니고...

 


 

옛날 2007년도에 사 뒀던 두기 유락용파다.

이것 저것 먹다가 또 두기로 손이 간다.

두기라고 하면 당시 농약보이차로 섣달 그믐날 호되게 쎄려맞은 차다.

당시 정권이 뭔가 감추려고 조작했다는 설도 있었고

수입상이 개인적으로 억울함을 밝히려고 하다가 포기했다고 했었다.

아무 곳에서도 정부에서 검사하고 발표가 난 것은 검사 못한다나 뭐라나...

그는 억울해 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또한 지나가는 역사일 뿐.

그 바람에 그 차를 샀던 나도 께름칙했지만 조작으로 치고 넘어갔다. 

버리긴 아깝고 그래서 최면을 그렇게 걸고 넘어갔었지...

그게 벌써 19년 전이었던 모양이구나. 

 


 

차 한 편에 얽힌 이야기가 한 바가지다.

두기차는 빙도가 맛있어서 구매하게 되었던 건데...

빙도(氷島)는 뜻으로 보면 아이슬란드다.

그곳에서 차가 나올 리는 없고...

찾아 보면 의미가 싱겁다.

대나무로 싸립문을 만든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라니.

황당해도 이렇게 황당할 수가 없지. 

태족들이 사는 마을에서 딴 찻잎이라는 말인 셈인가?

 


 

차 빛이 아름답고 영롱하다.

청차의 매력이다. 혼자 마시니 한편으로도 오래 먹는다.

다른 식구들은 숙차만 먹는 까닭이다.

 

357g ÷ 6g = 59.5

그러니까 대략 두어 달은 먹는다는 이야기로군.

여하튼 오래 먹는다. 좀 지겹다 싶을 만큼...

 


 

자사호가 필요없는 것은 이 단계다.

그냥 유리 그릇에 6~7g넣고 물을 부으면 된다.

설거지도 만고 편하다.

맛? 미세하게? 그딴 것은 모른다. 

미각이 발바닥인 모양이다. ㅋㅋㅋ 

그래서 편하다. 그게 그거니까.

예민한 사람들은 그것도 고생이다.

 


 

탕색이 곱기도 하다. 

맛도 두기스럽다. 오랜만에 느끼는 순하고 부드러운 맛.

앞서서 마신 것은 하관남조금아타차다. 

 

 

개성도 강하고, 깨 먹기도 힘들고...

괜히 꺼냈다 싶기도 한 차다.

그래서 더 두기가 부드럽게 느껴질 수도...

 

은은한 회감이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