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6] 그러고 보니, 낭월이 접한 온라인의 세월도 20년이 넘었네요.

작성일
2013-11-20 06:28
조회
4165
[제616화] 그러고 보니, 낭월이 접한 온라인의 세월도 20년이 넘었네요.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스마트폰으로 바꾼 후로 많이 바빠졌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새로운 일꺼리가 생기면 몰입을 해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되어야 제 자리로 돌아오는 낭월이니 어쩔 수가 없다고는 생각하면서도 참, 세상이 급박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변화에 적응하지 못 하면 또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보지 않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문득 지난 온라인 시절들을 돌이켜 보게 되었습니다.

1. 387 세대  - 1992년 -

  알고 계시는지요? 386세대라는 말. 그리고 낭월이 구입했던 컴퓨터는 387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387세대라고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도스세대라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여하튼 그러한 시절이 있었지요. 낭월의 발자취를 들여다보니까 1992년 경이라고 되어 있네요. 그때는 임신년었습니다.



  하드 40MB에 도스와 윈도우3.01을 설치하고 나온 컴퓨터에 1.2플로피디스켓과 3.5디스켓이 막 개발되고 있었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런 것이 전설일까요? 원래 전설이라고 하면 적어도 1천 년은 흘러야 명함을 내미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20년 전을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것이 바로 전설이었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윈도우터미널을 아시는지요? 윈도우3.0.1에 포함되어있던 프로그램 터미널을 말합니다. 전화선을 연결해서 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는 어쩌면..... 거의 최초라고 해도 될 프로그램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당시 도스버전으로 나온 것으로는 경북대 동아리인 하늘소가 만든 '이야기5.3'이 있었지요. 물론 통신망의 환경이래야 또한 텍스트만 가능했기 때문에 도스와 다를 바가 없었다고 해도 되겠습니다.


  그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배어나오네요. 추억은 향수를 부르는가 봅니다.
  '띠디디디딕, 삐~삑~' 이러한 추억을 공유하신다면 이미 40대를 넘기셨으리라고 생각되네요.


 
  그렇게 접속해서 갈 수가 있는 곳은 딱 두 군데였습니다. 01410이 아니면 01420이었지요. 앞의 번호는 한국PC통신망이고 뒤의 번호는 천리안이었습니다.이러한 시대를 같이 살아온 벗님들의 대부분은 아마도 1970년도를 전후로 태어난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 통신동아리에서는 대부분이 경술생이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낭월도 꽤 부지런히 온라인에 적응을 한 축에 든다고 하겠습니다. 그들이 대학생들이었을 적이라고 하면 되지 싶습니다. 다들 20대 초반이었으니 말이지요.

                   

  참으로 열광하게 만들었던 화면입니다. 이것이 뜨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으니까 말이지요. 채팅을 하느라고 컴퓨터 앞에서 밥을 먹은 적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지경이었지요. 여기에서 탄생한 것이 왕초보사주학의 원고이기도 하니 낭월도 통신과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물론 연지님으로부터 밥이라도 먹고 하라는 구박은 노랫가락으로 들어야 했고요....



  하이텔의 초기화면이었군요. 파란닷컴으로 옮기고 난 다음에도 추억하는 이용자들로 인해서 이렇게 그 분위기를 유지했던가 보네요. 



  찾아보니 추억의 파란 창이 있었네요. 아쉽게도 문을 닫는다는 공지사항이었던가 봅니다. 그야말로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라고 할만 하지요.......

  당시 하이텔에서 역학동호회가 만들어지면서 한국의 역하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눠졌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생각할 나름이기는 하겠습니다만 참 많은 시간을 푸른 화면에 하얀 글씨를 보면서 보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온라인동호회에 인연이 되었고 그로 인해서 낭월의 삶도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눠지게 되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DSC03052

   

  문득 그 시절의 추억이 새로워서 묵은 필름첩에서 사진 한 장을 찾아냈습니다. 상태는 안 좋습니다만 아는 사람은 자신의 모습을 알아 볼 정도는 되겠네요. 하이텔 역학동호회에서 모임을 갖고 찍은 기념사진인가 싶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도 있고 하나하나 기억이 새록새록한 사람도 보이네요. 세월의 흔적입니다.

  그 무렵의 나날이야 느끼실 벗님은 이해하시겠지만 그 시절을 모르신다면 이야기를 해봐도 실감이 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연결은 수시로 끊겼지요. 속도..... 지금 생각해 보면 속도랄 것도 없었지요. 처음에는 달리 방법이 없으니까 그러려니 하다가, 그나마도 진화를 해서 1만4천bps로 바뀌게 되어서 속이 시원했습니다만 또한 옛날 이야기일 뿐이겠습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숫자여서 그냥 적어봅니다. 그러므로 사실과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

2. 인터넷으로 바뀐 세상  - 1997년 -

  그로부터 5년이 지났나요? 연도를 보면 그렇군요. 그래픽 환경의 인터넷이 열리고, 그래서 다시 도메인을 구입하고, 홈페이지를 만들고..... 또 다시 바빠졌었지요. 그 당시에는 도메인을 선점하는 것이 큰 사업처럼 인식이 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특별한 도메인은 프리미엄이 붙어서 고가에 거래되곤 했었지요. 특히 코리아닷컴(korea.com)이 유명했지 싶습니다. 그래서 계정도 만들고 했었습니다만 잠시 그렇게 소란스럽다가 이내 지나가고 말았던 것 같습니다.  



  넷스케이프가 장악하고 있던 접속프로그램에 익스플로러가 등장하면서 어느 것이 더 좋다느니 하면서 양파전이 되었습니다만 그것도 또한 세월이 흘러가면서 하나는 살아남고 하나는 사라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잊혀졌던 넥스케이프도 검색을 해 보니까 2008년까지 업그레이드를 했었나 봅니다. 그래서 문득 '지금 이 것도 곧 지나가라니~~'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여하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전통이고 관록이고 선점이고 다 세워 앞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 싶네요.



  윈도우에서 1995년도에 비로소 익스플로러 1.0을 포함시켰습니다. 이것이 그 아이콘이고요. 이때만해도 넷스케이프가 주름잡고 있었지요 아마..... 어쩌면 유일했다고 봐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만.... 여하튼...
  
  그 당시만 해도 네이버가 이렇게 한국의 온라인망을 장악하게 될 줄은 몰랐지요. 기껏해야 야후나 라이코스와 같은 외산 프로그램에 의존하다가, 대학의 동아리에서 만들기 시작한 다찻니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 언저리에서 뭔가 하나 등장하나보다..... 했었지요. 그런데 어느 사이에 온라인의 판도가 바뀌고 그로 인해서 세상의 판도가 달라진 것을 보면 주객이 전도라는 말은 옛말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있는 생생한 현실인가 봅니다.

  버스나 명함이니 책의 한 쪽에는 항상 네이버의 검색창이 붙어있을 정도이니 말이지요. 그렇지만 또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요. 그런데 이러한 추세는 한 동안 유지되지 싶네요. 왜냐하면 아후코리아는 문을 닫았는데 네어버는 모바일에서도 거뜬하게 적응하고 고객들을 모으고 있으니 말입니다.

  2012년에 겨우 감로사에도 광케이블이 깔려서 인터넷으로 중국드라마와 영화들을 거침없이 볼 수가 있어서 행복했는데 그것도 겨우 1년여가 지난 다음에는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컴퓨터의 환경에서 갑자기 스마트폰의 세계로 바뀌어버린 셈이네요.     

3. 모바일은 또 다른 세상 - 2013년 -

  남들이야 진작부터 들고 다니는 인터넷을 사용했겠습니다만 낭월은 크게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것이 새로운 세상에 적응을 하고 살아남느냐, 그렇게 안주하다가 도태하느냐는 분기점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태 달려 온 길도 숨가빴는데 또 앞으로는 어떤 세상이 등장하여 정신을 쏙~ 빼놓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겠습니다.

  16일에 스마트폰인 삼성노트3으로 바꾸고 나서부터 또 무지하게 바빠졌습니다. 불과 4일 전입니다. 왜들 모바일 중독이 되는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그것이 남의 일이 아니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불과 3일 만이었습니다. 그만큼 스마트폰의 세계는 또다른 별천지라고 해야 할 모양이네요. 혹 벗님께서 사용하시는 전화기가 스마트폰이 아니라면...... 바꾸시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을 드리고 싶어집니다. '그거 뭐하게~~!'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오나가나 '카톡카톡' 하기에 '왜들 괜한 일로 바쁘게 사나?'했습니다. 그런데 카톡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비로소 왜 싸이월드가 폐쇄의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는지도 이해가 될 것 같았습니다. 한동안 얼마나 난리였습니까. 그런데 휘몰아치는 광풍을 이기지 못하면 나자빠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사랑을 받았었던 야후코리아도 떠나갔지요. 또 앞으로 누가 추억의 뒷편으로 사라질지는 아미도 모른다고 하겠네요.

  그런데 어느 사이에 카톡도 전설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문자를 주고 받는 것만으로는 만족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채린 발빠른 사람들이 카카오 스토리를 만들었고 누구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자신의 움직이는 블로그를 만들 수가 있게 되었으니 말이지요. 어제는 화인이 밴드를 사용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건 또 뭔가 했더니 모임을 하기 쉬운 어플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뭔가 하고 또 찾아봤더니 동창들의 모임에 최적화가 되어있더군요.

  그래서 혀를 내둘렀습니다. '무엇이든 생각하라 다 이뤄질지니~!'라는 말이 바로 코 앞에 다가와 있었던 것입니다. 밴드에 창기초등학교 1970년을 쳤더니 이미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는 한 동기가 한 달 전에 만들어 놨더군요. 그래서 참 놀랐습니다. 웬만하면 잘 놀라지 않는 낭월입니다만, 이렇게까지 감성의 구석수석을 파고 들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이러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에고~ 나도 모르겠다~!'를 외치고서 항복을 하고 말지 싶습니다. 벗님은 어떠신지요? 여하튼 열심히 적응해 보십시다. 베이비붐 세대의 위력을 보여줘야지요. 하하~

4. 힘이 자라는 데까지 즐깁시다.  - 2013년 이후 -  

  이렇게 지나 온 길을 잠시 되짚어 보니까 앞으로는 또 뭐가 나와서 즐거움을 줄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오늘 주어진 것을 누리면서 즐거우면 그만이지 싶네요.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순간이동하는 프로그램이 나오지 싶기도합니다. 머뭇거리고 있는 순간에도 외부는 급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괜히 '우물쭈물하다가 내 그럴 줄 알았다~!'는 넋두리를 널어놔봐야 이미 늦었다면 뭘 하겠느냔 거지요.

  그런데 아무리 변해도 또 그만큼 변하지 않는 것도 있기 마련이지요? 40년도 더 지난 추억을 생각하면서 초등학교 친구들을 생각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격동(나름~)의 40년을 살아오면서 사진 한 장도 간직하지 못했는데 어찌어찌하여 구하게 되었네요. 그래서 참시 추억으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어 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하는 것과 40년이 지났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있네요. 그래서 음양의 도라고 하는가 싶기도 합니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로 사용해도 되겠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싫든 좋든 여기까지 왔습니다. 카카오 스토리에, 카카오 톡에, 중국어 통역에.... 정신차를 수도 없을 많큼 다양한 어플들이 줄을 서서 한 번쯤은 사용해 주기를 바라고 있네요. 이렇게 오늘의 관점에서 잠시 뒤를 돌아다 봤습니다.

  벗님의 오늘은 어떠신지요? 이렇게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들 사이에서 너울너울 춤을 추면서 잘도 살아가고 계시겠지요? 앞으로 나아가는 만큼의 뒤로 돌아가는 것도 그에 비례하는가 싶습니다. 노인이 어린아이로 돌아가는 것을 생각해 보면 자신의 미래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그리고 이것도 또한 자연의 이치겠거니...... 싶습니다.

  오늘 아침 뉴스에서도 초등학생들의 이야기가 나오네요. 스마트폰 중독이 인터넷 중동보다 더 심하다는 군요. 그렇지 싶습니다. 낭월이 며칠 해 보니까 그럴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그리고 또 40년이 지난 다음에 그들의 추억 속에는 이러한 오늘의 환경들이 기록되어 있음을 추억하지 싶습니다.

  자, 오늘 하루도 즐겁고 신명나게 살아 보십시다. 그리고 이러한 나날을 즐길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가끔은 감사 하면서 말이지요. 벗님의 오늘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2013년 11월 20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