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점이통(占耳通)을 얻게 된 제자에게 축하를~!

작성일
2013-11-1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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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점이통(占耳通)을 얻게 된 제자에게 축하를~!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갑자기 쌀랑~하던 날씨가 조금은 누그러진 것 같습니다. 나무에 얽혀있던 칡넝쿨들도 모두 서리에 죽어버렸군요. 가을이 깊어가는 소식인가 싶습니다.
 
      
 
  푹~ 삶긴 것 같은 모습이지요? 아마도 칡의 원산지는 남녘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리가 올 줄도 모르고 계속 푸르게 버티고 있었던 것을 보면 말이지요. 이렇게 혹독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서 강제동면을 해야 할 모양이네요.
 
  오늘 한담의 제목이 좀 얄궂지요? 천이통(天耳通)이라고는 들어봤지만 점이통이라니? 이것은 듣느니 첨이라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눈치가 빠른 벗님이시라면...... 대충 때려서 '누군가 오주괘를 공부하다가 한 소식 얻은게로군....'이라는 생각을 해 보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 정도는 돼야 그래도 글 읽을 맛이 날텐데요. 하하~
 
  오주괘를 활용하시면서도 항상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날 것입니다. 그러다가 낭월의 '점기가 동하지 않은 점괘'라는 말을 들을 때에는 무척 황당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한 생각이 일어나서 얻은 점괘인데 동하고 말고가 어디 있느냐는 생각을 했다면 말이지요. 괜히 풀이가 되지 않으니까 핑계를 대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도 가능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해 합니다.
 
  점괘를 보면서 제대로 동한 점괘와 그렇지 못한 점괘의 차이가 미묘하게 다르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점괘가 뭔지를 모르면 쥐어줘도 모른다는 말이 나오지 싶네요. 그 차이가 보일 때에서야 비로소 점기(占幾)에 대해서도 어디에 떨어지는 말인지를 알게 될 것이므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처음부터 이러한 것이 바로 이해가 된다면 천재일 가능성이 많다고 해도 되지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만큼 대부분의 학자는 시행착오와 수련시간을 거친 다음에 비로소 선물로 주어지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물론 그렇게 해서 얻는 소득의 기쁨이야 더 말을 할 나위도 없겠습니다. 생각생각에 연꽃이 피어나고 걸음걸음에 환희이 송가가 들린다는 느낌을 알 수 있을 테니 말이지요.
 
  점이통(占耳通)이란, '점괘의 이야기를 귀로 듣는다.'는 의미로 붙여 봤습니다. 물론 한 단계 더 깊어지면 점안통(占眼通)이 되겠네요. 나아가서 더욱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점심통(占心通)도 얻게 될 것입니다. 물론 낭월도 여기까지는 자신이 없네요. 점괘의 마음과 통할 정도의 수준이라면 아마도 점을 치지 않는 단계가 아닐까 싶은 생각만 해 보고 있습니다. 이미 점괘와 마음이 통했다면 공연히 메모지를 더럽힐 이유가 없을 테니 말이지요.
 
  그래서 점괘의 마음을 통하기 위해서 오늘도 공부에 게으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언젠가 점을 치지 않아도 점괘가 보이고 생각하지 않아도 길흉의 조짐이 저절로 현전(現前) 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는 점쟁이라고 할만 하겠습니다. 아마도 소강절(邵康節) 선생 정도라면 점심통이 된 분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러니까 점쟁이의 초급 수준은 점괘를 읽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생극제화를 따져서 길흉과 가부를 읽어내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점독통(占讀通)인가요? 아니.... 통(通)을 그렇게 아무데서나 써서는 될 일이 아니네요. 점독지(占讀知)정도라고 하겠습니다. 점괘를 읽어서 알게 되는 정도라고 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지요.
 
  그러다가 중급의 점쟁이가 되면 비로소 점이통이 가능하다고 하겠습니다. 어쩌면 대부분의 점학자(占學者)는 이 정도의 수준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주역이든 오주괘든 단시점이든 모두 같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배워서 점괘를 풀이하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단계가 필요할 것 같네요. 영통자(靈通者)는 논외로 합니다.
 
  고급의 점쟁이가 되면 비로소 점괘와 마음이 통하여 점심통이 가능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부단히 노력하고 생각하고 임상하면서 자신의 오류를 깨달아 가는 것이 중요하고 눈앞에 오로지 점괘만 뚜렷하게 드러나서 소소영령하게 보이는 수준에서라면 거침없이 백발백중이 될 수 밖에 없겠고 그것을 일러서 점통(占通)이라고 할 수 있지 싶습니다.
 
  그럼, 이제 제자의 글을 소개해 드립니다. 그리고 벗님의 공부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글을 읽으면서 자신의 공부를 점검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다음은 제자가 쓴 글의 내용입니다.
 
 
공부하는 제자의 한 소식
 
오늘 오전에 마을버스를 타고 가다 교문사거리 부근에 4층 건물 전체를
갈비집으로  11월중 오픈예정인 광경을 보게되었습니다.
몆번 보게된 모습인데 오늘은  규모가 커서 자본도 많이 들겠다는
생각이 언뜻 들어서  장사가 잘 될까라는 궁금증이 일더군요.
( 요즘 제 망상과 잡념이  이런쪽으로 방향이 바뀌네요.... )
오주괘를 득괘했습니다.
 
戊  辛  乙  癸  癸          2013. 11. 15    10 : 49
戌  巳  酉  亥  巳
 
역량을 보니 일지에서 힘을 못받고 있으나  년월주에서 힘을 보태주니
약하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사업의 성패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서요
 
년월의 사해충은  이 사업을 시작하기전  나름대로 고생도 많았다는 걸
로 유추해보는데  이정도 규모라면  년월에 재성이 하나쯤 보여야 되는
데 안 보이니 , 그동안 돈을 벌어서 사업을 하기보다는

아무래도 인성들이 보이니 부모의 재산 또는  귀인의 협조로 시작한걸로 봅니다.

(그러고보니 년월지의 사해충은  부모나 귀인의 경제적 도움받기위해
고충이 있었을거라  확대해석 해봅니다. )
시간의 편관 신금은  처음에 고생이 예고되나
시지의 지장간 병신합으로  상쇄되지 않을까 합니다.
 
비겁이 안 보이니  동업은 아닐꺼라 보고 ,
시분주가  상관생재의 모습이 보이며  분주에 재성이 뿌리를 힘차게
내리고 있는 모습을 보아  앞으로 구리지역 갈비집으로  성공을
기대하게되네요.

 
요즘  오주괘를 득괘하면서  풀이를 할때  묘한 기분이 듭니다.
질문을 던졌을때  오주괘가  년월일시분주  각각 10글자가  나름대로
얘기를 하고있는  상황을  보여준다는 느낌말이지요.
즉  말이 되게끔  스토리가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득괘에 대한  可 ,不를 판단하는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겠지만
한편으론  오주괘가 한편의 서사시가 되는데,
오주괘가 보여주고 있는 내용들을   제가 얼마나 볼수 있는냐에
묘한 매력을 느끼면서,  한편의 오주괘를  한편의 서사시로 스토리를
만들때, 물론 아직 갈길은  멀었습니다만, 조금씩 희열을 맛보고 있습니다.


또한  전 질문  " 사주와 오주 "에서  사주에서 나타나는 현재상황과
오주괘에서 보여주는  현재상황이 같이 맞물려 돌아가는것을 보고
제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신묘함에 경외를 느낍니다.

아마도 이런 과정들이 모이고 쌓여서  시간이 흘러  可, 不를 판단할때
오행음양의 생극제화에 대해 깊이가 깊어질수록
좀 더 정밀한 답을 구할수 있는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합니다.


스님의 가르침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이제 낭월이 왜 점이통을 했다고 하는지 의미가 명료하게 이해 되셨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요? 이렇게 스스로 즐기면서 공부하는 학자들이 제대로 명리학과 노니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점괘가 해 주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수준까지 되었다는 이야기인 까닭입니다. 그렇게 되면 최소한 점기가 동했는지 헛점인지를 이해 할 수 있는 수준은 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망발은 하지 않을 정도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예전에 주역을 공부하던 친구를 만났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육효를 활용하고 있었는데, 연상괘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했더니, 가령 부친의 병환이 깊은데 언제 나을 것인지를 물었다고 할 경우에 매우 좋고 활발한 점괘가 나온다면 이것은 연상괘(聯想卦)에 해당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나쁘지만 차차로 좋아진다는 괘가 나와야 상식적으로 통하는데 대단히 활발한 점괘가 나왔다는 것을 초급의 점쟁이가 읽었다면 쾌유할 것이라고 해석을 하겠습니다만 고급의 점쟁이가 봤을 적에는 희망사항이 반영된 허괘(虛卦)라는 것을 알아본다는 이야기지요. 그리고 오주괘를 공부하고 임상하면서도 그러한 소식이 있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점괘와 이야기를 나눌 수준이 된다면 이러한 것에 의한 헛된 해석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햇살 화창한 늦가을의 아침입니다. 모쪼록 더욱 즐거움과 기쁨이 충만된 하루가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3년 11월 16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