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2] 무엇이든, 배워서 전문가로 나아가는 과정이 있다.

작성일
2013-08-26 10:4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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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2] 무엇이든, 배워서 전문가로 나아가는 과정이 있다.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새벽의 찬 기운이 상쾌할 즈음에 공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어려서부터 자신의 길을 찾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다시 자신의 길을 탐색하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사주공부를 하겠다는 생각을 한 경우라고 한다면 대부분은 40대 중반은 되어야 생각해 보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래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봤습니다. 약간의 참고가 되신다면 나름대로 한 분야의 길을 가고 있는 선험자(先驗者)의 안내말씀이라고 생각하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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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熱情 - 무엇이 되고자 하더라도 가장 기본적인 것은 열정이다.
 
                         

  열정(熱情)은 에너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뜨거운 심장을 갖지 않고서는 무엇으로도 변화(變化)한다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본다. 다른 말로는 열정이 있으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의미와도 서로 통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왕성한 혈기를 갖고 있을 적에 어딘가에 몰입하는 것은 매우 아름다운 일이겠지만 나이가 중년을 훨씬 지난 다음에도 불타는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은 더욱 대단하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열정이 없다면 아무것도 기대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봐서 괜한 시간낭비를 하지 말라는 말을 해줘야 할 수도 있겠다. 사실 대단히 열정적인 마음으로 시작을 했더라도 중간에서 만나게 될 관문은 한둘이 아닌데 하물며 그러한 마음도 없이 뜻뜨미지근~한 마음으로 '이도 저도 안 되니 그것이라도 해 봐야 하나.....'라는 정도의 마음으로 시작하는 일은 성공을 하지 못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가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자신의 길을 한 방향으로 정하고자 한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맨 처음으로 해야 할 것은 불퇴심(不退心)부터 점검해야 한다. 이러한 마음에 대해서 미심쩍다면 아직은 때가 덜 되었다고 생각하고 좀 더 무르익을 때를 기다리면서 서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무엇인가를 위해서 몰입하고자 하는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비로소 첫 단계의 자격을 갖췄다고 봐도 될 것이다. 이렇게 되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되겠다.
 
 
2. 目的 - 무엇을 배워서 어떤 전문가가 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흔히 생각하기에는 목적을 정하고 나서 열정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을 수도 있겠다. 낭월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것은 이미 한 박자가 늦은 것으로 봐야 할 것으로 수정을 했다. 무엇보다도 단전 깊은 곳이 뜨끈뜨끈하지 않으면 아무 것으로도 목적을 세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단 에너지가 충전된 다음에 비로소 그 에너지를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할 자격이 주어진다고 보면 타당하겠다.

  뭔가를 배워보겠다는 생각으로 문 밖을 나가보면 온통 배우러 오라는 곳이 널려 있다. 그러므로 그 중에서 자신이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결정하지 않으면 아마도 미로에서 길을 잃고 헤매게 될 가능성도 많다고 하는 점을 생각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뚜렸한 목적이 잡히게 된다면 옆도 돌아보지 말고 몰입을 해야 한다. 그리고 목적이 서기 전까지는 약간의 방황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가다가 그만두면 아니간만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경험은 남겠기에 낭월도 이러한 과정도 또한 삶에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한가로운 상황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전문가가 되어서 자신의 나머지 삶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결정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가다가 그만두면 시간과 등록금과 에너지를 허비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니까 열정적인 힘을 확고히 한 다음에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단계로 목적을 세우게 된다.

  이러한 목적을 세우는 바탕에는 나름대로 살아온 여정과 평소의 생각들이 함께 작용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생각하면서 자신을 충분히 설득시킬 수가 있다면 비로소 제대로 목적을 찾았다고 봐도 되지 싶다. 세상의 많고 많은 목적지 중에서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곳을 결정했다는 것은 그래서 참으로 중차대하다고 해야 하겠다. 그리고 이렇게 목적지를 찾은 것만으로도 일단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니, 이것이 바로 '시작이 절반'에 해당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3. 理由 - 왜 그 목적지를 선택했는지를 물어야 한다.

                                     
 
  일단, 목적지가 결정되었다면 바로 달려들어서 일로매진(一路邁進)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 순간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다시 자신에게 확인을 해야 한다. 그것은 흘러가버린 시간에 대해서는 아무도 보상을 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어떤 손실이 다가올지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적지를 선택한 것에 대한 자신의 합리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 이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좋아하기 때문'과 '해야 하기 때문'으로 크게 갈리게 될 가능성이다. 자신이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이었는데 이제 그 일을 추진해도 될 정도의 여건이 형성되었다고 한다면 이것은 아마도 성공으로 마무리가 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썩 내키지는 않아도 지금의 상태에서 그 길만이 자신에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이 선택하게 되었다면....... 아마도 중간에서 좌절(挫絶)을 맛보게 될 상황에서는 포기를 하기가 쉬워질 것이다.

  그리고 '해야 하기 때문에' 목적으로 삼았다면 크게 성공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냥 2류 정도로 만족해야 할 가능성이 많다고 보면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그 정도라도 좋다고 한다면 그만이겠지만 1류가 되어서 어디에 내어놔도 당당할 정도의 전문가가 되겠다고 한다면 애초에 다시 생각을 해 봐야 한다. 그래서 합당한 이유가 되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이유가 충분한 것이다.

  흔히 그런 말들을 한다. '세상에서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여기에 대해서 낭월은 이렇게 답한다. '그렇기 때문에 2류는 많지만 1류는 적은 것이라'고. 그러니까 전문가가 되려면 1류가 될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삶에 대해서 만족도는 그만큼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혹, 어쩌면 남들이 2류라고 하는 것은 신경쓰지 않겠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미안하게도 자신의 마음에서도 만족도가 그만큼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남들이 아무리 1류라고 해도 그것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오로지 스스로 1류의 만족감을 얻었을 적에 전문가라는 호칭에 자부심을 가질 수가 있는 것이다.

  어쩌면...... 단 일회성의 인생일 수도 있고, 다회성이라고 하더라도 소중하게 주어진 한 생의 삶은 결코 사소할 수가 없기에 새로운 길을 가고자 하는 목적을 삼은 다음에는 왜 그길을 가려는지를 생각해야 하고 여기에 대해서 확고부동한 의미를 얻게 되었다면 비로소 처음의 목적지를 자신이 납득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웬만한 어려움은 그를 꺼꾸러뜨리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확실하다. 이미 70%는 성공을 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가령, 낭월에게 자평명리학을 배우겠다고 찾아온 방문자가 있을 경우를 생각해 보면, 목적은 분명히 자평법을 배워서 호구지책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유를 들어보면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 나이가 들어서 정년퇴임을 하고서 노년에 치매를 방지하면서 이웃들과 대화를 나눠서 외로움을 달래는 정도로 생각한 이유는 아마도 1류가 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이가 들어서 음양오행을 배우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기특한 일이지만 그 정도의 목적과 이유로는 공부를 해 가는 과정에서 난관을 타개하는데 분명히 한계점이 들어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유를 대는 방문자에게는 공부를 해 보라는 말을 하기 어려워진, 아니 망설여진다. 그래서 '책을 읽고 동영상을 보면서 공부해도 도달할 수 있겠다'고 조언하고 개인지도는 말리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게 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적어도 1류의 전문가를 목적으로 삼지 않으면 투자대비 결과물이 만족스럽기 어려운 까닭이다. 그리고 낭월도 소중한 시간을 할애하여 지도를 할 바에는 그 정도의 목적의식이 있는 사람을 받아들이고 싶은 것도 당연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어려서부터 사주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의 사정으로 인해서 그렇게 하지를 못하여 책만 보면서 공부하다가 이제서야 여건이 되어서 나머지 인생을 음양오행의 연구에 몰입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공부하겠다는 방문자에게는 비록 기본적인 공부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기회를 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미 열정과 목적과 이유가 분명하기 때문에 기본기는 진행하면서 익혀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봐서이다. 아마 벗님의 생각도 낭월의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으실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경험을 미뤄서 생각해 보면, 다른 각 분야의 전문가도 같은 입장일 것이라는 점을 짐작할 수가 있지 싶다. 그러니까 이유가 명료하고 그 이유는 1류가 될 소지가 충분하다면 비로소 합격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혹 지금 이 순간에 무엇인가 새로운 길에 대한 도전을 해야 할 상황이거나 마음이라고 한다면 방향을 정하는데 약간의 참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4. 方法 - 어떤 과정을 통해서 도달할 것인가를 찾아야 한다.

            
 
  목적지도 결정되었고 그에 대한 합당한 이유도 찾게 되었다면 이제는 첫걸음을 때야 할 단계이다. 흔히 인용하는 말이 있다. '서울에서 부산가는 길은 많으니 각자 상황에 따라서 그 길을 선택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말한다. 이것은 참으로 타당한 비유로 봐도 될 것이다. 과연 길은 많다. 그리고 그 길은 모두 방법에 해당하므로 최선책, 차선책 그리고 차차선책이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어느 길이 가장 좋은지는 묻지 않아도 된다. 비행기가 아마도 가장 빠를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도보의 길을 선택한다고 해도 결과는 같다. 도착지는 어차피 부산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조건 쾌속이 최선인가? 물론 대부분은 그것이 최선이다. 그렇지만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비행기나 고속열차를 타는 것이 시간을 단축시켜주는 것은 틀림없지만 막상 목적지에 도달해서도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면 비싼 교통비를 지불한 의미가 희석될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중간중간에 들리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을 얻을 수가 있는 교통편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는 걸어가고자 한다면 여기에서 얻어지는 장점은 이루 말을 할 수도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즉 모든 것은 체험을 통해서 얻어지게 되고 그러한 결과는 전문가가 되었을 적에 바로 발휘할 수가 있는 밑거름으로 작용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예전에 70년대를 생각해 보면, 철공소에 들어가서 심부름부터 하면서 일을 배우거나 가게에 점원으로 들어가서 잔심부름부터 하면서 방문자들과 대화하는 주인을 보면서 일을 배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고속철로 달리는 것은? 그것은 전문과정을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배워서 바로 현장에 투입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기술자들보다 우위에 있을지 몰라도 경험에서 얻이진 노하우를 놓고 말한다면 속된 말로 '쨉이 되지 않는'것이다. 전문과정을 다 배운 다음에 현장에서도 기술을 익힌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러기에는 많이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어느 것을 하나 택해야 한다면 심사숙고를 하여 자신에게 맞는 길을 택해야지 최선책만 추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할 것이다.

  며칠 전에는 인천에서 공부상담을 하러 온 남자가 있었다. 나이는 50대 초반인데 건강문제로 인해서 직장생활은 할 수가 없고 사주공부를 해서 호구지책을 삼아야 하겠는데, 관심이 있어서 20년 가까이 책만 봤는데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 같아서 상담하러 왔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서 목적이 이미 외길이 되었으므로 바로 공부를 한 다음에 살아온 연륜을 밑거름으로 삼고 공부를 마치는대로 현장에서 상담을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는데 과연 서둘러서 공부하러 왔다.

  더구나 눈이 내리면 길이 미끄러워서 공부하러 다니가 불편할 것 같아서 서둘러 왔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으면서 '이 정도의 열정과 목적과 이유라면 충분히 마무리를 짓고 헛된 공부가 되지 않도록 활용을 할 수 있겠구나!'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제각기 목적은 달라도 이와 비슷한 정도의 단계에 있다면 머뭇거리면서 괜한 시간낭비를 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방법은 나이와 환경과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서 선택되어야 할 조건이지만 결과적으로 정해진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은 분명할 것이고 또 그래야 한다.
 
 
5. 關門 - 반드시 철벽이 가로막는 단계를 만나게 된다.

                        
 
  관문은 대문에 빗장을 걸어놓은 것이다. 한 분야의 전문가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서 정진하는 과정에서 빗장을 풀고 밖으로 나가거나 안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과정이 반드시 나타나게 된다. 이것을 불가(佛家)에서는 '백척간두(百尺竿頭)'라고한다. 더 이상 나아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물러날 수도 없는 단계에 도달한 상황을 말하게 된다. 불가에서는 '진일보(進一步)'라는 해답을 내어놓고 있다. 물러날 길이 없으니 나아갈 수 밖에 없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지만 장대끝을 과감히 놓아버리고 한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이 더욱 타당할 것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이러한 시점이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시점에서 처음의 열정이 식지 않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만약에 에너지가 고갈되었다면 돌파를 할 용기가 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전문가의 빗장은 영원히 열리지 않을 것이 분명함이다. 관문을 만났을 적에 해결하는 방법을 불교에서는 깨달음이라고 한다. 즉 그 관문을 돌파하는 길은 깨달음을 얻는 것 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불교적인 오도(悟道)가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편견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작가는 산고(産苦)를 치른다고 했다. 그리고 전문가로 나아가는 과정에서도 그와 같은 고통을 면할 수가 없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모든 대가들은 자신의 과정에서 그러한 빗장을 통과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고 생각해도 될 것이니 이것도 또한 자신의 길에서 큰 깨달음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아마도 관문 앞에 다달아서 망설이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모두 아마추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즉 진일보를 할 수가 있느냐, 하지 못하느냐에 따라서 급수를 구분할 수가 있는 것이니 바둑으로 친다면 입단이 되느냐 아마추어로 머무느냐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기에 망설이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파하고 났을 적에 주어질 그 편안하고도 자유로운 경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스스로 그 껍질을 깨고 나오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다.

  어찌어찌하여 힘들게 어렵게 여기까지 도달은 했는데 이 관문을 돌파하는 것이 두려운 사람이 가장 쉽게 생각하는 것은 '난..... 아무래도.... 안 되려내벼.....'이다. 이러한 것을 자포자기(自暴自棄)라고 하거니와 이렇게 되어서는 영원히 그 껍질은 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1번으로 중요하다고 한 것이 열정인 것도 이 관문을 돌파할 힘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인 것이다. 그러므로 뚜렷한 처음의 목적이 잘 되어있지 않으면 대부분(아마도 98%)은 여기에서 좌절하고 물러나게 될 것이며 이 사람은 다시 다른 일을 찾는 것에서도 두려움을 갖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물이 끓는 점은 99도가 아니라 마지막 1도까지 넘어선 다음에서야 비로소 끓는다고 한다. 그것도 아마 관문으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끓여서 식힌 물과 데운 물의 차이는 차를 끌여마시면 알게 된다. 한 번 끓은 물은 끓기 이전의 물과는 다른 것이라고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전문가는 그렇게 제각기 자신의 물통해서 한바탕 끓어 본 사람이라는 것도 미뤄서 짐작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깨달은 자는 깨달은 자를 알아본다.'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비록 제각기 다른 분야에서 깨달음을 얻었을지라도 서로 마주하고 눈빛을 바라보면 그 순간에 서로는 상대방을 알아보게 된다는 것. 참으로 멋진 말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황홀한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라면 관문이 열개라도 돌파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6. 熟練 - 다 배운 다음에는 다시 익혀야 한다.

                
 
  숙련(熟練)은 새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이미 배운 것을 다시 익히는 것이다. 쇠를 달궈서 두드리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숙련은 관문을 돌파한 자에게만 주어지는 기회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돌파를 한 이후의 숙련과 그 이전의 숙련은 전혀 다른 세계라고 봐도 될 것 같아서이다. 그러니까 돌파하기 이전의 익힘은 학습(學習)이라고 해야지 숙련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깨달은 다음의 숙련'을 불가에서는 오후보림(悟後保任)이라고 한다. 보림은 보임이라고 해야 하겠지만 습관적으로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그러니까 깨달은 다음에 다시 그것을 지키고 키워간다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

  불교를 공부하고 세상의 이치를 생각해 보니 어느 것 하나도 서로 어긋남이 없는 것 같다. 숙련이든 보림이든 의미하는 바는 같다. 깨달은 것을 다시 정밀하게 정리하고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작가가 글을 쓴 다음에는 퇴고를 하여 다듬는 것과 비유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욱 세련되고 우아한 전문가의 경지를 자유롭게 누릴 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서 숙련의 기간이 다를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나이가 들었을 경우에는 조금 더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겪어 온 경험 속에서 이미 유사한 관계를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에 정리에 훨씬 용이한 입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0대에 깨달은 사람이 정리하는 과정과, 중년을 훌쩍 넘긴 50대에 깨달은 사람이 정리하는 과정은 서로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은 경험의 많고 적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보면 되지 싶다.

 
  가령, 명리학을 공부한다고 할 경우에도 이치는 마찬가지라고 본다. 선생을 만나서 이론적인 것에 대해서는 전수를 다 받을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된다고 해서 바로 일선에서 원활하게 상담이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誤算)이다. 낭월에게 와서 공부에 대해서 묻는 사람도 그런 경우가 있다. 지도과정을 마치면 바로 손님을 받아서 용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느냐는 마음이 드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렇게 된다고 하면 선생이 거짓말이 아닌 거짓말을 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낭월이 그 동안 겪어 본 경험에 의하면, 적어도 개인지도를 받은 후에 1년 정도는 혼자서 익히면서 간단하게 상담을 하는 숙련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스타일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된 후에나 비로소 자신이 방문자의 질문을 받아서 능숙하게 답변을 할 수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것이 아마도 정석일 것이다.
  물론 나이가 적거나 세상의 경험이 부족한 경우에는 3년은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할 경우도 있다. 그만큼 공부를 한 이후의 문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해 주는데 귀가 밝은 사람은 잘 알아듣지만 귀가 어두운 사람은 무슨 뜻신지 못알아 듣고는 배운다고 해도 못 써먹는 것으로 생각하여 마음에 상처를 받을 적에는 그냥 안타까울 뿐이다.
 
 
7. 自由 - 그 영역 안에서 걸림이 없다.

                      
 
  '능소능대(能小能大)'라는 말이 있다. 자유자재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말한다. 관문을 돌파하고 숙련까지 거친 사람은 비로소 자신의 영역에 존재하는 모든 이론과 실기는 손바닥처럼 훤하게 밝아서 자유롭게 활용을 할 수가 있는 단계가 주어지는 것으로 보게 된다. 이 단계의 경지에서는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거침없은 해결책을 찾아 낼 수가 있는 것이다. 이 정도라고 한다면 비로소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적어도 하나의 목표를 세웠다면 여기까지 도달을 할 작정을 하고서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어느 한 분야에서 자유로운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안철수의원을 보면서 그러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경영에는 달인의 경지가 되었지만 정치에서는 다시 배워야 할 과정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 보는 것을 말한다. 이미 한 경지에 도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다른 것을 시작해도 일정 수준까지만 학습을 하게 되면 관문을 돌파하는 능력은 남다르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일단 관문을 돌파하고 난 다음에는 이전에 숙련했던 여러 경험들이 그대로 배여들어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는 자료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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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몇 단계로 나눠서 전문가의 길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봤습니다. 어쩌면 이 시점에서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할 상황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기왕지사 마음을 먹었다면 어느 분야가 되었던 간에, 불타는 정열로 마지막 관문까지 돌파하여 멋진 내일을 설계할 수 있는 자신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3년 8월 26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