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2] 아무래도 식신이 깨지긴 한 모양이여....

작성일
2014-05-20 10:31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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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2화] 아무래도 식신(食神)이 깨지긴 한 모양이여....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갑오년(甲午年)의 오화(午火)가 참 쎄긴 한 놈인가 봅니다. 《용신(用神)》편을 마무리 하고서 바로 이어서 《운세(運勢)》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길어도 6개월이면 가능하겠지....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대략 윤곽은 잡혀 있기 때문에 열심히 두드리기만 하면 글은 될 것이고 페이지 수가 800여 쪽이긴 하지만 몰아치면 그 정도의 시간으로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은 평소의 속도로 봤을 적에 무리한 계산도 아니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막상 진행되던 원고는 갑오년의 입춘이 지나가면서 지지부진하고 진전이 없는 것입니다. 애초에 그럴 줄은 알았고 그래서 넉넉하게 잡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어느 사이 5월도 하순으로 접어들었는데도 초고(草稿)조차도 보지 못하고 있으니 이러한 현상은 아무래도 세운의 오화(午火)가 낭월의 글샘인 시지(時支)의 식신(食神) 유금(酉金)을 사정없이 공격하는 바람에 창작의 우물물이 완전히 말라버린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네요. 참 핑계도 여러가지 합니다. ㅎㅎㅎ
 
  정월달 행사 마치고 하면 되지..... 하다가
  초파일 지나고 하면 되지.... 했다가
  대만 다녀와서 더 열심히 해야지.... 했습니다만,
  대만을 다녀 온지도 며칠 되었는데 아직 이러고 있습니다. 
 
  창작이라는 것이 이렇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인 줄은 진작에 알았지만 그래도 참 만만치 않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빗발치는 전화입니다. 인내심이 제법 많은 독자들께서도 한계에 부딪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긴 용신을 열 번이나 읽었는데 아직도 운세가 나오지 않으면 어떻하느냐는 말씀을 들으니 정신이 퍼뜩 나기도 합니다. "까짓꺼 지금이라도 달려들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한 달이면 탈고가 가능하다구~!" 물론 마음 속으로만 이러고 있습니다. 
 
  그렇잖아도 힘든 갑오년에다가 월건은 또 기사(己巳)네요. 사오화(巳午火)가 겹으로 달려들어서 유금(酉金)을 몰아세우니 그게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거기다가 또 다음 달은 경오(庚午)이니 쌍오(雙午)가 정말 못살게 굴 것 같습니다. 그러니 기다리는 독자의 조바심은 이해가 되지만 이것조차도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낭월도 안타깝기만 할 따름입니다.
 
  화인이 쓰고 있는 원고를 들여다 보다가, 한숨을 쉽니다.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만 "원고를 다듬으려면 죽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라고 하네요. 글이 일사천리로 써질 적에는 비누칠을 한 듯이 매끌매끌 잘도 진행되는데 이렇게 자꾸 문맥이 끊기게 되면 교정보는 사람은 또 그만큼 고충이 따르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또 미안한 낭월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감정이 잡히기를 바라다가는 또 시간이 흘러가곤 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금년 여름에는 이러다가 말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살짝 들어서 오늘 한담으로 이러한 푸념이나 하자고.... ㅎㅎㅎ
 
  그리고, 이러한 정황을 헤아리셔서 조금만 더 인내심으로 기다려 주십사 하는 마음도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설명부분은 진작에 마쳤고 대입하는 것도 150개의 명식 정도는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나머지 150개는 하루에 열 개 씩만 하더라도 보름이면 될텐데 말이지요. 예전 같으면 일주일이면 끝날 분량이라고 큰 소리를 칠 수도 있겠는데 올해 와서는 영 버벅대는 군요. 일이 손가락 끝에 착! 감겨야 하는데 뭔가 겉도는 듯한 느낌으로 인해서 자주 손이 키보드에서 떨어지게 되고 또 다른 생각들로 이어지는 바람에 자꾸만 더뎌지는 것을 어쩔 수가 없군요.
 
  아마도 이것이 운세(運勢)인가 싶습니다. 운세를 쓰면서 운세의 영향으로 원고가 나아가지 않는 이 느낌.... 이해가 되시려는지요? 갑오년에 쓴 글이 경자년에 쓴 글보다 매끄러울 수가 없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문득 일전에 읽은 조정래 선생의《정글만리》가 생각나네요. 책을 읽어보셨으면 느끼셨겠습니다만 처음에는 좀 지지부진 하다가 2권에서는 활기를 띠고 팍팍 진행이 되는 느낌이 그대로 생생하게 전해지거든요. 그러다가 다시 3권의 뒤쪽으로 가면 원고매수를 채우려고 고생하시는 듯한 느낌이 살짝 들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사람에게 마음의 흐름은 참으로 중요한데 그러한 전문가의 대필(大筆)도 영향을 받으실진대 낭월같은 하수야 당연하다고 스스로 위로를 하기도 한답니다.
 
  오늘도 신묘(辛卯)일이니 다시 묘목(卯木)이 유금(酉金)을 귀찮게 합니다. 그래서 목마른 독자의 벗님들을 위해서 저간의 사정이나마 전해 올리고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고 전화는 좀 자제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렇게 버벅대다가 또 어느 순간에 탄력을 받으면 금방 마무리가 될 수도 있기는 합니다. 그래서 호시탐탐 손가락이 키보드에 달라 붙기만 바라고 있습니다. 게으른 놈이 연장만 탓하고 충맞은 글쟁이가 키보드만 탓하는 꼴입니다. 하하하~~!!
 
  그렇거나 말거나 시간은 잘도 흘러갑니다. 벌써 5월이니 그럭저럭 두어 달만 넘기면 찬바람이 부는 임신(壬申)월과 계유(癸酉)월이 기다리고 있으니 아무리 늦어도 이 안에는 마무리가 되겠지요. 여하튼 열심히 정진하셔서 운세의 영향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깨어버리시던가 아니면 순응하고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지혜를 얻으신다면 또한 의미가 있는 나날이라고 하겠습니다.
 
  '지지(地支)에 자수(子水)가 하나만 있었더라도 이렇진 않았을텐데......아깝다~'
 
 
  참, 대만에 대한 약간의 이야기는 지대방에 올렸습니다. 심심하실 적에 파적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홈페이지 수정 작업은 막바지인가 싶습니다. 이달 중으로 변경이 되면 회원공간은 사라지고 글을 쓸 수 있는 공간도 없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회원에 대한 자료도 모두 삭제가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정보유출에 대한 불안감도 함께 사라질 것입니다. 공지사항으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어느날 문득 접속하셔서 달라진 초기화면에 회원로그인 창이 없어졌다면 변경이 된 것으로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이후로는 읽기만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만 개인적으로 궁금하신 점을 메일로 주신다면 언제라도 답변을 드릴 것이니 이점에 대해서는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2014년 5월 20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