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5] '이게 나라냐~!'고요? 당연하지요.

작성일
2016-11-21 09:09
조회
4780

[705] '이게 나라냐~!'고요? 당연하지요.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어쩌면 몸은 안녕해도 마음은 안녕하지 않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안녕하지 않다면 몸의 안녕만으로 진정한 안녕이 되기는 어려우실 겁니다. 그러니 마음부터 안녕하도록 노력하시라는 말씀을 드려야 하겠습니다.

'이게 나라냐'

여러 문자들 중에 이런 글자가 보였습니다. 무슨 마음인지 모른다면 한국인이라고 하기 어렵지 싶습니다. 그러나 이또한 편견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게 나라다'라는 사람들의 집회도 있는 것을 보고 해 본 생각입니다.

음양의 균형이란 참으로 오묘하다는 감탄을 하게 되는 것은 마음만 있다면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모습들이라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봅니다. 이게 나라가 아니면 무엇이냔 말이지요. 마음을 다스리고 잠시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게 나라냐~!"


라고 하려면 대한민국에서는 안 됩니다. 적어도 시리아나 IS점령지역에서 해야 할 말이라는 생각이 되어서입니다. 특별히 내일 이민을 가려고 짐을 싸고 계신 분이 아니시라면 모두는 나라를 사랑한다고 보고 싶습니다. 낭월도 우리 나라를 사랑합니다. 그럼요. 그리고 오늘도 나라이고, 어제도 나라였으며 1천년 전에도 나라였습니다.

낭월한담에서 이러한 이야기는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미 차고 넘치는 이야기를 하나 더 한다고 한 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글을 쓰고 싶어도 자제하고 쓰지 않는 것이 오히려 낭월학당을 방문해 주시는 벗님들께 작은 예의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래도 검색은 늘 하게 됩니다. 뉴스타파, 오마이뉴스, 한겨레까지 두루 살펴봅니다. 그러느라고 하루의 해는 짧기만 합니다. 주로 좌파언론인가요? 그렇기도 한 것 같습니다. 유튜브도 수시로 클릭해 봅니다. KBS나 MBC도 봅니다. 취재하다가 쫓겨났다는 제목으로 되어 있는 경우에만 한정한다는 조건부이기는 합니다만 하하~

그러한 곳에서 밥줄을 달고 뛰어야 하는 기자들이 안쓰러워서 또 마음이 아픕니다.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어떤 언론사는 대접을 받고 환호를 받는데 그네들은 기가 죽어서 말도 크게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인을 잘못 만나면 삶의 질이 어떻게 되는지를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자기검열기능으로 인해서입니다. 박정희 정권에서 길들여진 낭월의 세대들입니다. 특별한 열혈국민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숨을 죽이는 방법, 몸을 사리는 비법을 몸에 가르쳤습니다. 어려서부터지요. 어려서 안면도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쳐서 친구의 아버지를 잡아 가는 것을 봤습니다.

혐의는 간첩이었습니다. 전날 싸움을 했던 옆집 아저씨가 전화를 걸었습니다. 113에다가요. 어떻게 하면 인생을 망치게 되는지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거든요.

"이웃에 사는 김**씨가 밤에 이북방송을 들었습니다."

이 한 마디면 끝입니다. 실제로 들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렇게 한 마디만 하면 자동으로 형사들이 잡으러 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고생을 많이 합니다. 물론 그 아저씨가 오해였다고 적극적으로 해명을 해서 풀려나기는 했습니다만 그 후유증으로 친구네는 멀리 이사를 갔습니다.

안면도에서는 북한 방송이 잘 들립니다. 들을 마음이 없어도 채널을 돌리다가 보면 지나가는길에 들리는것이지요. 그러한 순간에 이북 방송을 듣더라고 하면 뭐... 말이 되려면 뭔들 말이 안 되겠어요. 난수방송이라고 요즘 나오는 소리는 이미 어려서 라디오 채널만 돌리면 들리는 일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신기했습니다. 저렇게 말을 하는 것으로 의사가 전달된다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동무들과 그러한 식으로 암호놀이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여하튼 그 시절에는 김일성이라는 이름은 금기어였다고 해도 될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의 학습효과는 참으로 오래 갑니다. 그로부터 50년의 세월이 흘러가도 자동화 된 자기검열기가 작동하거든요. 그래서 가족들이 계속 감시를 합니다. 혹시라도 한담에 이상한 글을 올려서 조사를 받으러 가게 될까봐서지요.

이러한 이야기가 이해 되시면 이미 벗님도 50대 이상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자기검열기에 등록이 된 금기어의 사전을 봐가면서 말하고 글을 써야 하는 세월을 지나오신 것이라고 해도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궂이 한담에서조차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 들게 되고 그러면 여기에서라도 희망이 보이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오히려 방문하시는 벗님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알량한 주인의식으로 삼가하는 것도 적지 않음을 고백합니다. 하하~

그런데, '이게 나라냐?'라는 표어판은 동의할 수가 없었습니다. 뒤이어서 낭월의 반응기가 작동합니다. '나라가 어때서?'라고 말이 튀어 나오네요. 물론 이렇게 말씀드리면 박사모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실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모욕적인 생각은 부디 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의 현실에서 결코 듣고 싶지 않은 말인 까닭입니다.

적어도 사람을 통해서 나라를 거론하려면 100만 명의 시위 군중 정도는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옛날에야 군사를 동원할 빌미를 만들기 위해서 폭력시위를 주도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대한국민의 엄청난 능력을 보셨다면 절대로 나라 탓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대통령은 나라가 아닙니다. 국민이 나라입니다. 웬 당연한 이야기를? ㅋㅋㅋ

비폭력을 외치는 시위군중. 쓰레기를 줍는 시위군중. 외국의 언론들이 감탄을 하는 시위군중. 이것이야말로 나라라고 해도 좋지 싶습니다. 다시 묻습니다. '이게 왜 나라가 아닙니까?'라고 말이지요. 분명히 나라 중에서도 매우 좋은 나라입니다.

그런 인터뷰도 봤습니다. '외국에서 한국사람이라고 말하기도 창피스러워요.'라는 말입니다. 그것도 잘못 된 생각입니다. 한국사람이 어때서요? 이렇게 대단하고 주체적이고 공익적인 홍익인간의 피를 물려받은 한국인이 뭐가 어때서 창피스러워요. 다만 현실적으로 조금 어지러울 뿐입니다. 외국의 어느 누구도 그러한 문제로 한국인을 싸잡아서 '대통령이 그러니 너도 같잖아?'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런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생각이나 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국인으로써 '이게 나라냐?'를 들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낭월의 여망은 시위 현장에서 그 문자판은 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대신 그 자리에는 '이 나라는 당신을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써 넣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토요일에 박사모의 집회를 봤습니다. 태극기.... 태극기를 들고 나타난 모습을 봤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나라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인 것은 왜일까요? 그 태극기는 무슨 뜻일까에 대해서 또 생각해 봤습니다. 원래 철학자는 생각을 하는 인간이잖아요. 하하~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생각해 봤습니다. 아마도 어느 한 인간을 사랑했는데 인간이 인간같지 않으니까 나라를 사랑한 것이라고 자기 위로를 하고 있는 모습이 겹쳤던 것이지요.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은 한 인간의 얼굴을 들고 나타나고, 한 인간을 사랑한 사람들은 태극기를 들고 나타나는 현상..... 씁쓰레하면서도 생각을 할 꺼리는 되네요.

물론 그러한 현상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역겹게 보일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누구입니까? 음양과 오행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아닙니다. 여기에서도 감정에 휩싸여서 공부꺼리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러한 현상은 음양의 공존설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보겠습니다. 너무 양으로 기우니까 이번에는 숨을 죽이고 있던 음측에서 소리를 내어보는 것입니다. 이것을 양극즉음생(陽極卽陰生)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쩝니까.... 그렇게 해서 상황을 뒤집으려고 했는데 역부족이 되어버렸으니 말이지요. 더구나 미리 돈을 주고 받는 것까지 찍혔으니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네요.

이미 자연의 순환법칙이 깨어져 버렸습니다. 양극즉양강(陽極卽陽强)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음이 뿌리를 내릴 수가 없다는 것이 슬픈 것입니다. 이렇게 자연의 이치를 거슬러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래서 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당연한 현상일테니까요. 그러나 자연주의에서 본다면 또한 균형이 무너진 것입니다. 더구나 여기에다가 양이 더욱 활활 타오르라고 기름을 부은 김의원. 정말 가관입니다.

사람이 미운 것은 미운 것이지만 마음에 상처는 받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그래봐야 나만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축제같은 시위를 보면서 그러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즐겨야 합니다. 그래도 됩니다. 왜 분노하고 서글퍼해야 하냔 말이지요. 잘못 한 것을 잘못했다고 알려주고 얼른 바로 잡아서 다시 순환이 순조로운 아름다운 나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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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차츰차츰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떨어진 낙엽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때를 알고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는 까닭일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여전히 자연은 순환하고 있고, 우리 나라는 아름답습니다. 행복하신 오늘이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6년 11월 21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