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土의 영역에 대해서....

작성일
1999-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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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土의 영역에 대해서.....


명상에서 기가 발생하고 그 기가 건강과 만물을 관장한다는
설명을 하다 보니까 이제는 과연 그 명상은 누가 만들겠느냐고 하는 근원추구론이
발생할 지경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 항목에서는 그러한 점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결론을 말한다면 '土는 神이다.' 라는 말을 하고 싶은데,
그냥 신이라고 하면 종교적 색채가 보이므로 약간 변화를 시켜서 '신기하다.'는 정도로
의미를 제한시켜본다. 그만큼 토의 역할은 조화 속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토의 구조에
대해서 좀더 새로운 시각으로 생각을 해보도록 하자.



1. 土에 의해서 연상되는 것들



우선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인 土는 분명히 토의 성분을
대변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아무리 이 성분을 생각해봐도 역시 토라고 하는 것을
설명하는 데에는 별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낭월이가
더 부연설명을 하지 않아도 모두 잘 알고 계신 부분이다. 그래서 생략하기로 하고
보다 구체적인 기능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기로 하자.



토양(土壤)을 생각하면서 광물질(鑛物質)까지 떠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 수분과 보온성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이 된다. 그런데 실은 이러한 것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이
바로 토라고 하는 것을 생각해보려고 한다. 즉 토양에서 광물질(미량이겠지만)을
제외시키면 식물이 성장을 하는데 지장이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광물질이라고 하면
철분(鐵分=金分) 정도를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으나 온갖 미네랄이 그 속에 있다는
것으로 이해를 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토양이라고 해서 수분(水分)이 전혀 없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가 있다고 보면 곤란하다. 그러니까 또 수분이 토양 속에 포함이
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여기에서 촉촉한 토양을 '土와 水'로 볼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토양의 의미에 포함 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할 참이다. 그리고 토질의 온도도 중요하다고
해야 하겠다. 어느 정도의 보온이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역시 토양의 온도에 해당하는
부분은 화분(火分)이 포함된다고 하자. 그래서 토양에는 火도 포함이 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런가하면 부엽토(腐葉土)라는 말도 있지만, 낙엽이 썩어서
발생시킨 미생물도 논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렇게 토양 속에는 미생물이 있어서
다른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주역이 되고 있으니 과연 토에는 목분(木分)도 포함이
된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다 보면 과연 토양은 모든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을 해야 하겠고, 그러한 성분들이 결여된다면 역시 완전한
토양이라고 하기 어렵겠다는 말을 하게 된다.



2. 황토(黃土)를 좀더 생각 해보자.



앞에서 언급을 한 토양을 황토라고 한마디로 할 수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황토에서 무슨 냄새가 나는지 맡아보셨는지 모르겠는데 황토로
무엇을 만들어 놓고 말려보면 그 곳에서 유황냄새가 난다. 그렇다면 분량의 차이는
있겠지만 유황이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황토를 이용한
제품의 광고를 통해서 알고 있듯이 상당히 많은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감로사를 마련하면서 낭월이 사주에 필요한 수 기운을 보완할
겸 터의 구조적으로 빠져있는 수를 가미할 겸해서 연못을 만들었는데, 그 속에는
비단 잉어를 키우고 있다. 약 2년 정도 되었는데, 이 녀석들의 몸에 허연 궤양이
생기는 것이다. 푹푹 파이는 증세인데, 병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무슨 약을
처리하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두고 죽는 대로 열심히 묻어줬다. 그러다가 TV에서
양어장에 황토를 뿌리고 남해안의 적조 현상에도 황토를 뿌리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려서 부친께서 부뚜막을 새로 만들었을 적에 불을 때면 마르면서 발생하는
유황냄새가 연결되면서 문득 별로 신통하지 못한 나쁜 머리에서 전광석화와 같은
번쩍임이 있었다.


그 즉시로 흙을 실어오는 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황토흙으로
3대를 가져오라고 했는데, 그 덕분인지 그 궤양성 병도 사라지고 고기들도 더욱 활발하게
운동을 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 바람에 눈에 보이는 정도는 많이 떨어졌지만 실로
고기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빤히 보는데서 살기 보다는 이렇게 황토물이
우러난 연못(황토물로 우려낸 것을 지장수라고도 한다.)에서 노니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금년에는 수백 마리의 새로 부화된 아기잉어들도
늘었는데, 이렇게 활기가 넘치는 것을 보면서 과연 고기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그대가 고기가 아닌데 고기가 기뻐하는지를 어찌
안단 말이오?"



이 말은 혜시가 장주에게 한 말이다. 『장자』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장자와 혜자가 산책을 하다가 연못에서 고기들이 헤엄치는 것을 보고
장자가 '자유롭게 놀고 있으니 즐거움이 넘친다'고 했더니 말꼬리 잡기 좋아하는
혜자가 그렇게 물었던 것이고, 여기에 되받아서 장자는 '그대가 내가 아닌데 내가
고기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어찌 안단 말이오?' 라는 멋진 말로
응수를 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읽은 지가 하도 오래 되어서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낭월이 생각에도 고기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알 수 있겠다는 장자의 마음에 한 표
던지는 기분이다. 고기를 키워보니까 그런 느낌이 온다는 것을 알겠기에 생각이 문득
들어서 한 말씀 드렸다. 그건 그렇고,



이 황토의 위력을 직접 보니까, 위의 모든 조건을 갖춘
흙이 황토인가 싶은 생각을 하면서 地支에서 황토에 속하는 것을 찾으려고 살펴봤는데,
결론은 곤란하다는 것이었다.


戌土-미네랄은 있으나, 너무 열기가 많고 습기가 없다.


辰土-습기는 충분하지만 온기가 없다.


未土-온기는 넉넉한데, 습기가 없고 미네랄도 없다.


丑土-미네랄과 습기는 충분한데 온기가 너무 없다.


이 지경이다. 이 가운데에서 조건을 모두 갖추기 위해서는
전체를 한 덩어리로 모아야 하겠다는 결론만 나오게 된다. 그러면 전체를 놓고 생각하면
될 일이다. 그래서 나온 결론은


'辰戌丑未土-황토(黃土)는 오행이 모두 갖춰져 있다.'


이렇게 된다. 아마도 이제 황토를 배경으로 뭘 생각하고
있었는지 짐작이 되실 것으로 본다. 그렇지만 이렇게 지지를 한 자리에 모아 놓을
수가 없겠는데, 혹 지지에 진술축미가 완전하면 대귀격이라고 하는 말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혹 황토격이라서 대귀격이라고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든다. 여하튼 토의 구조를 보면서 황토가 그만큼 각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겠고, 특히 세상이 오염되어 가면서 그 정화능력에 관심을 보이게 되니까 그 동안
지천으로 널려 있는 바람에 귀하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던 황토의 성능에 다시
눈을 돌린 것은 참으로 잘 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3. 역시 토는 재료를 제공하고 있다.



여전히 황토는 무엇인가로 변화를 할 준비를 갖추고 사용을
기다라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서 문득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을 떠올렸다.
아마도 모두 알만 하실 것이다. 스타크레프트라고 하는 게임 말이다. 이 게임을 낭월이는
별로 해보지는 않았는데, 아들 녀석이 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몇번 지켜보기는 했다.
그래도 그 속에서 얻을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역시 세상 만물은 자신의 안목만큼
얻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행학자의 눈에는 그 게임에서도 멋진 법칙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지금이라도 벗님이 이 게임을 잘 안다고
생각되신다면 어떤 성분이 낭월이에게 궁리꺼리를 안겨줬을지 한번 생각 해보시고
다음 이야기를 들어보시는 것도 좋겠다.



낭월이가 시선을 멈춤 곳은 바로 에너지광산이다. 미네랄광산이라고
하던가...? 맞는 설명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쪽에 쌓여있는 번쩍이는 물질 덩어리 말이다.
대충 짐작이 되실 것이다. 이 덩어리가 바로 토를 닮았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모든 삶의 시작은 여기에서 비롯된다는 말을 보면서 토양을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또 무엇일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게임을 지켜보니까 뭐든지 필요한 것은 이 광석을
캐어내어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장이나 집이나 식량이나 그 무엇이든지
이 물질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고 아들 녀석이 설명을 해준다. 그래서 '올커니!
이것이 바로 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 물질을 관철하게 되었는데, 실제로
토양이 하는 일과 전혀 다름이 없다는 것을 생각할 수가 있었다.


우리도 모든 식량을 토양에서 구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즉 곡식이 땅에서 자라고 있지만 그 곡식은 그냥 알기에는 목이라고 했지만 이미
앞에서 목의 설명을 드린 것처럼 성장하는 기운을 빌린 토양의 다른 형태라고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알갱이의 구조는 수에게서 빌려왔다고 하겠고, 그렇게
결실이 되도록 한 것은 금의 역할이 컸다고 할 것이고, 또 화는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수분을 영양이 가득한 알 곡식으로 변화시켜준 것이니 화의 역할이라고 해도 되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다 보니까 산천초목은 토의 또 다른 형태라고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목이 나무라고 하는 말은 덜 연구된 설명이라는 생각이 또 들게 된다.


모든 것은 토에서 얻을 수가 있고, 다시 토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말을 생각해보자. 사람도 그렇고 삼라만상도 그렇다. 적어도 물질의 형태라면
토에서 생겨나서 토로 돌아간다는 말에 수긍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게임의
구조에서 나타나고 있는 미네랄광산은 그대로 모든 삶의 근원이었고, 중심이었으니
이것이 토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는 말에 아무도 부정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겠다.
일단 무엇인가 있어서 토라고 한다면 그 있는 것을 정좌시켜서 수기를 발생하도록
도와주는 성분이 금이라고 하겠고, 그래서 토양이 금의 영역에서 오래도록 안정을
취하면 바위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土生金의 이치가 그대로 설명이 되는
것으로 본다. 이 기간의 길고 짧은 것은 차이가 나겠지만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여하튼 토는 그렇게 만물의 근원이라고 하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적어도 우주를
바라다보면 모든 작용이 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별에서도 토양은 남아있는 것을
보면 역시 이러한 해석이 무리하다고 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그 속에서는 다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4. 눈에 보이지 않는 토의 역할



눈에 보이는 토는 그렇다고 하고 보이지 않는 이면에서의
토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흔히 중용이라고 하는 말로써 토를 대신하기도 하는데,
그 말은 토의 기능이 치우치지 않음이라고 생각을 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치우치지 않은 것은 어떤 위치가 될까? 일단 주동자의 역할은 분명히 아니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조연자(助演者)의 역할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토는 그렇게 조연자의 역할로써 주연의 능력을 강화시키고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된다. 그러니까 토는 주연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세상 사람들은 대체로 주연이기를 원한다. 물론 주연은
돈을 많이 받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우선 눈에 띄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조연자의
연기는 사람들이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으니까 주연의 위치에 자신을 대입하고서
만족스럽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실은 조연이 주연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어느 분야에 그런
것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또 한번 벗님은 아는 한도 내에서의 상식을 동원시켜 보시기
바란다.



판소리를 아실 것이다. 단 두 명의 출연자로 연출되는 우리
전통의 소리 마당이다. 명창과 고수 두 사람이 전부인데, 여기에서 벗님들은 아마도
명창이 주연이고 고수는 조연이라고 생각을 하실 것이다. 물론 이 결론에 낭월이도
동의를 한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냐고 한다면 바로 다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시라는 말씀을 드린다.



"스님, 그게 말이유잉, 명창이 아무리 좋은 솜씨가
있어도 북채를 잡은 놈이 놀려주지를 않으면 놀 수가 없다닝게요. 고놈의 북 장단에
소리가 죽었다 살았다 하는 걸 보통 사람들은 모르는디 창하는 사람이 고수를 잘
만나지 못하면 절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닝게요."



이렇게 하는 말을 판소리 전문가로부터 들은 낭월이는 상식에도
항상 구멍이 있음을 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누가 주연인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고수만 내어놓으면 말이 되지 않으니까 서로 같이 해야 하는데, 여기에서
주연과 조연이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것으로 생각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까 북을
치는 고수는 얼른 생각하기에는 조연 같고 아무나 해도 될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소리꾼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그 상황을 헤아리게
되었던 것이다. 낭월이가 직접 들었으니 틀림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여기에서 다시 우리의 주제인 土로 방향을 잡아보면 소리를
하는 사람은 木火金水에 속한다고 하겠다. 그러니까 온갖 소리를 섞어서 멋지게 한바탕
솜씨를 뽐내는데, 실은 북채를 잡은 土의 도움이 없이는 아무 것도 진행을 시킬 수가
없다고 하는 말이 참 의미심장하다. 이를 갈고 하는 말이 '그 놈의 인간은 정말 버러지
같은 인간인디 손목아지 하나는 아깝다닝게요~!' 라고 말을 했다. 무슨 말인지 짐작이
되실 것이다. 그 만큼 중요한 부분이라고 하는 것을 말이다. 비록 인간이 하천하더라도
북만 잘 치면 밥을 먹여주겠다는 의미가 포함된다. 그것도 왕년에 일류급 판소리꾼이
하는 이야기이다. 역시 토가 없이는 되는 것이 없다는 말을 떠올리면서 이렇게 연결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세상에는 주연과 조연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모두 주연일 뿐이다. 서로에게 상대방은 조연이 되는 셈이다. 나를 도와주지
않으면 결국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는 말을 해야 하겠다. 만약 낭월이가 강의를
하고 벗님은 그 강의를 듣는다고 해보자. 그러면 낭월이가 주연이고 벗님은 조연이
되겠는가? 어쩌면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다시 생각을 해보면 낭월이는
벗님을 도와주고 있는 셈이다. 즉 음양오행의 공부를 도와드리는 것이니까 도울 조(助)를
쓰지 않을 수가 없고, 다시 말하면 낭월이가 조연이고 벗님은 주연이 되는 셈이다.
즉 주인공은 벗님이라는 이야기도 된다는 이야기이다. 궤변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고
생각된다. 벗님이 자신의 몫을 잘 하시도록 도와드리는 것이니까 틀린 말도 아니다.
그렇다면 결국 주연과 조연을 구분할 수가 있겠느냐는 말을 해야 하겠고, 결론은
그럴 수가 없다는 것으로 내리고 싶은 것이다.


이렇게 토의 작용에 대해서 이리저리 생각을 해보면서 조연자로써의
멋진 역할을 잘도 수행한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의 개성을 살려주는 역할이다. 콩을
만나면 콩을 만들어주고 벼를 만나면 벼를 만들어주는데, 우리는 물이 나무를 길러준다고
했지만 실은 물은 수분공급만 할뿐이다. 그 변화는 토양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보는 것이 보다 의미심장할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토양이 없다면 변화는
여간해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토는 조화(造化)의 성분이니 그야말로 神이라고
해서 과히 틀린 말이라고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앞머리에
토는 신이라고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겉으로 보이기에는 물이 있어서 목을 길러주는
것이지만 그 내부에서 변화를 주는 기능은 토의 작용이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토양에
단지 뿌리만 내리고 있다고 생각을 하지 말고 대기에 가득한 토의 기운이 모든 것을
바로잡아서 자신의 성향대로 자라고 결실을 하도록 도와준다는 개념으로 이해를 하자는
말씀이다.



5. 결국 토의 특성은 보조자이다.



이제 결론을 내려야 할 모양이다. 한마디로 요약을 한다면
토의 작용은 보조자로써의 자신의 개성을 뚜렷하게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하면 되겠다. 잘 설명을 하다가도 이렇게 토에 대해서 설명을 하려면 더듬거리고
버벅대는 것을 벗님도 느낄 것이다. 그렇게라도 설명을 해야 하겠기에 이렇게 명확하지
않은 말을 빌어서 토의 성분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자의 내부에서는 뭔가가 하나 발생하면 그 균형을 잡기
위해서 다른 성분이 자동으로 생성된다는 말을 들었다. 여기에서 용어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말아달라고 당부를 드린다. 중요한 것은 자동으로 균형을 잡아가는
어떤 성분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 성분을 토의 작용이라고 이해를
하시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 사람의 기분에도 그렇다. 우울하면
노래를 흥얼거리는 습관이 있는 벗님이 많을 것이다. 낭월이도 화가 난 다음에 스스로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에도 바로 토의
작용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토는 다시 위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실은 토가 아니라면 서로 각자의 능력대로 진행하다가 자폭을 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발생하는 것이다. 심장이 계속 콩콩거리고 뛰다가 보면 언젠가
터져 버리고 말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것을 잡아주려고 토는 금기운을 이끌어다
붙여줄 것이다. 그래서 심장이 뛸 적에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깊이 쉬면서 가슴을
쓸어 내리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안정을 취하려고 하는 것이 금의 작용인데
이것을 금이 나서서 하는 것이 아니라 토가 연결을 시켜준다고 이해를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제 오행상생도표의 이치가 좀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즉 방향으로 돌아가면 화에서 금으로 가는 방향에서 다시 중앙의
토로 들어왔다가 금으로 나가야 하는 것이 오행상생표인데, 그보다는 화에서 금으로
가면서 다시 토의 작용은 모두와 연관을 갖는 것으로 이해를 하자는 말씀을 드려본다.
이것이 어쩌면 자연의 모습일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렇다면 화생금의 이치도 뭔가
설명이 될 듯도 하다. 토의 명상은 여기까지이다.



        비가 한바탕 올 듯도 한 오후에 낭월 두손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