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4] 64괘(卦)가 60갑자(甲子)랑 놀기

작성일
2018-05-08 06:16
조회
6983

[734] 64괘(卦)가 60갑자(甲子)랑 놀기


 

 

NjSo9rB0pdKkbA==_dHBT0hNNFI3o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심심풀이로 시작한 주역과 간지를 비교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일단 시작을 했으니 60갑자와 64괘의 주변에서 콧노래라도 흥얼거려봐야 일단락(一段落)이 되지 싶어서 또 한 마음을 일으키는 낭월입니다. 기왕 집적거려 보는 김에 약간의 생각을 해 볼 점도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감(期待感)도 없진 않습니다만 또 모르겠습니다. 낭월이 바라는 것은 벗님의 낭월학당 나들이가 즐거우시기만을. 하하~!

 

1. 건(乾)+건(乾)=중천건(重天乾)


팔괘(八卦)를 이해하셨다면, ‘8(괘)×8(괘)=64(괘)’의 공식에 의해서 나온 것이 64괘라는 것은 아마도 알고 계시리라고 짐작(斟酌)해 봅니다. 아시다시피 건괘(乾卦☰)와 건괘(乾卦☰)가 서로 겹치게 되면 중천건(重天乾)이라고 합니다.

 

20180508_080308

이렇게 되는 것을 대성괘(大成卦)라고 하고, 더불어서 대성괘가 있으면 소성괘(小成卦)도 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해 보게 되고, 그 소성괘는 상하(上下)의 괘인 건괘(乾卦)가 해당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있겠습니다.

20180508_062830

그러니까 원래는 팔괘(八卦)인데, 대성괘(大成卦)라는 말이 생기고 나니까 이에 따라서 소성괘가 생기는 것이지요. 문득 생각나는 중국어가 있습니다. ‘2소시(小時)’라고 한다면, 이게 무슨 뜻일까요? 2소시는 1대시(大時)일까요? 그런 말도 있나요?

우선, 왜 소시(小時)라는 말이 나온 것인지를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것은 원래의 원형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생각해 보면, 대시(大時)라는 말은 없지만 120분의 지지(地支) 시간을 오래전부터 1시간으로 봤습니다. 그러다가 서양의 60분제 시간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이 60분을 1시간으로 논하게 되자, 혼란이 발생했습니다. 왜냐면, 항상 이야기할 적에는 120분 1시간인지, 60분 1시간인지를 구분해서 말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60분이 새로 생겼으므로 새로 생긴 녀석에게 패널티를 줘야 한다는 비공식 법칙에 의해서 60분 시간에다가 소시(小時)를 붙여놓게 되었을 것으로 짐작해 봅니다. 그러니까 1시(時)라고 한 것은 120분이고, 1소시(小時)라고 한 것은 60분이라는 것을 구분하는데 혼란이 없게 되었습니다. 물론 한국인이 이 문자를 보게 되었을 적에 혼란을 겪게 되는 것이야 한국인의 사정일 뿐, 그들에게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하하하~!

해서, 대성괘(大成卦)가 생긴 것은 소성괘로 인해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암묵적(暗黙的)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64괘는 대성괘라고 한다는 이야기네요. 그리고 대성괘는 어느 것이든 팔괘 중의 두 개가 서로 만나면 이뤄지는 것이라고 하면 되겠습니다. 물론 위아래로 포개어 놓는다는 것은 상식에 들지도 않는 기본이라서 설명해야 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이렇게 조합한 것이 결국은 최대의 숫자가 64가 되는 것이네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을 훑으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가 있겠습니다.

2 → 4 → 8 → 64


2는 음양(陰陽)이고, 이것이 분화(分化)해서 4의 사상(四象)이 되었고, 다시 이것이 분화해서 8의 팔괘(八卦)가 되었고, 마지막으로 이것이 분화해서 ‘8×8=64’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곤괘(坤卦☷)가 겹치면 중지곤(重地坤)이 되겠습니다. 참 쉽죠잉~!

20180508_063146

참, 중천(重天)이나 중지(重地)의 중(重)은 겹친다는 뜻입니다. 같은 팔괘로 이뤄진 대성괘에는 모두 중(重)이 붙어 있다고 보면 틀림없겠네요. 그러니까 8개의 경우가 이에 해당하겠습니다.

 

20180508_070941

가령 건괘(乾卦)와 곤괘(坤卦)로 대성괘를 만들게 되면 천지비(天地否)가 되네요. 천지비의 천(天)은 상괘(上卦)가 건괘(乾卦)라는 의미이고, 지(地)는 곤괘(坤卦)의 상징인 땅을 말하는 것이라는 것만 알면 나머지도 그렇게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20180508_070910

또, 상괘가 곤괘이고, 하괘가 건괘라면 이번에는 지천태(地天泰)라는 이름이 붙게 됩니다. 쌈빡하게 이해가 되시지요? 부디 그러셨기를 바랍니다. 겸해서 비괘(否卦)나 태괘(泰卦)는 대성괘의 명칭(名稱)입니다. 말하자면, ‘갑자(甲子)=수달’과 같은 상징성을 포함한 의미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비(否)는 ‘안 된다’라는 뜻이 되고, ‘흉하다’라는 뜻도 됩니다. 그래서 ‘아니다’라는 뜻의 부(否)로 읽으면 안 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따로 있을 적에는 땅과 하늘이지만, 지천(地天)이 되면 형통(亨通)할 태괘(泰卦)가 되고, 천지(天地)가 되면 되는 것이 없다는 비괘(否卦)가 되는 것이야말로 《주역(周易)》의 오묘(奧妙)한 이치(理致)가 되고, 궁리해야만 할 이유가 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이렇게 파고들어 가면 점점 주역의 세상으로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20180508_063804

이제, 이러한 이치가 맘에 들면 더 볼 것도 없이 주역의 세계로 달려가면 됩니다. 그러면 역학자(易學者)가 되는 것이고, 또 그 세계에서 행복한 순간을 누리기만 하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대성괘의 구조와 의미를 이해하게 되면 64괘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은 갖춰졌다고 봐도 되지 싶습니다. 다음은 60갑자의 세계로 들어가겠습니다.

 

2. 갑(甲)+갑(甲)=갑중갑(甲重甲)


‘어?’

소리가 나오셨기를 바라는 낭월입니다. 이게 아니죠? 그렇습니다. 육십갑자는 그렇게 조합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아신다는 말씀이시네요. 그것만으로도 이미 한 발은 들여놓으셨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라고 물어주길 바라시겠지요? 예, 잘 알겠습니다.

갑(甲)+자(子)=갑자(甲子)

그렇죠~! 바로 이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육십갑자가 나오는 것이니까요. 여기에서부터 《역경(易經)》과 《육갑경(六甲經)》의 사이에는 서로 만나기 어려운 간극(間隙)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자신들만의 길로 가게 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각각 다른 집에 태어나서 중간에 서로 만났다가 결국은 자신의 길로 가게 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이것은 낭월이 이해하고 있는 두 학문의 세계입니다. 그리고 서로는 만날 기약은 없을지라도 같은 목적을 갖고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목적은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하여’가 된다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팔괘의 구조로 이해를 한다면 과연 어떻게 보는 것이 맞을까요? 같은 것이 겹쳐져서 대성괘가 된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같은 천간(天干)이 만나서 결합이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간단한 공식을 봅니다.

1 → 5 → 10 → 100


이렇게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점점 숫자가 커지는 공식에서도 완전히 부합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팔괘의 구조를 대입해 보면 더욱 명료해집니다.

[음양의 분화] 2 → 4 → 8 → 64
[오행의 분화] 1 → 5 → 10 → 100


여기에 뭔 문제가 있어 보이나요?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다시 ‘어?’가 나오겠습니다. 그렇다면 육십갑자(六十甲子)는 어디로 사라진 거지? 그렇습니다. 육십갑자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대신에 그 자리에는 일백천간(一百天干)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만 알게 되었네요. 또 한 말씀 하셔도 됩니다. ‘에이~ 그런게 어딧어~!’라고 말이죠. 하하하~!

그러한 벗님을 위해서 또 그러한 근거를 보여드려야 하겠네요. 낭월의 말은 못 믿어도 활자나 책으로 나온 것이라면 아무래도 ‘그런가....’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으니까요. 여하튼 이야기를 하나 풀어가려면 이것저것 필요한 것이 많기도 합니다. 그래야 고집스러운 벗님을 보들보들하게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약간 끄덕이는 정도라도 기대를 해 봐야 하겠으니까요.

20180508_064035

이렇게 되어야 팔괘의 확장과 같은 구조가 되겠습니다. 그래야 기본적으로 ‘8×8=64’라면, ‘10×10=100’이 되어서 제대로 같은 그림이 나오게 되는 것이라는 이야기에는 아무런 이유도 붙일 수가 없겠습니다. 문제는 실제로 이렇게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네요.

만약에 팔괘의 조합으로 이름이 붙여지듯이 100간(百干)의 조합에다가도 이름을 붙인다면 그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름 붙이기를 하다가 그만뒀습니다. 얼마 하지 않아서 깨닫게 된 것이지요. ‘또, 쓰잘데 없는 짓’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던 것이지요. 이렇게 시도하다가도 아닌 줄을 바로 알게 되면 즉시로 그만두고 발을 빼야 합니다. 하하~!

그래서 생각만 해 보고 바로 접었습니다. 궁리해 봐도 적용하기 어려운 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안 되는 것인 줄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놓지 못하고 끙끙댄다면 그야말로 삶에 대한 모독(冒瀆)이지요. 다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래도 일할머리 없이 이런 궁리도 해 봤었다는 경과를 보고하는 것이라고 해두겠습니다.

 

3. 10간(干)+12지(支)=60갑자(甲子)


이것이 간지학(干支學)의 본류(本流)입니다. 이렇게만 흘러가면 제대로 오행의 바다에서 만나 즐거운 노래를 부르면서 흥겨워할 일만 남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주목(注目)을 해야 할 것이 있어 보입니다. ‘왜 100간(干)으로 진행(進行)되지 않고, 간지(干支)로 진행이 되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주역의 관점입니다.

그리고, 명리학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렇게 된 것이 천만다행(千萬多幸)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자칫했으면 100가지를 외웠어야 할 판인데, 고맙게도 60개만 외우면 되도록 만들어 주셨으니 말이지요. 맞죠? 하하~!

그런데, 어쩌면 처음부터 천간(天干)에 지지(地支)가 붙어 있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러니까 주역의 구조를 참고한다면, 당연히 100간(干)이 되어야 하는데 무슨 연유로 지지가 붙게 되어서 주역의 구조와 다른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을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봤습니다.

그러니까 애초에는 갑자(甲子)가 아니라 갑갑(甲甲)이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생각해 본 것이지요. 왜냐하면, 당시의 관점으로 본다면 팔괘를 배치한 관점으로 천간을 배열했을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러한 흔적은 뚜렷하지 않아서 장담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생각해 볼 여지(餘地)는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은 생각해 봐도 되지 싶습니다.

그러니까 흐름의 관점으로 본다면, 이렇게 지금은 유추(類推)를 할 근거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진화(進化)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망상을 부려봐도 되지 싶어서입니다. 그리고 옛날의 점법에서는 여전히 그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것도 한 방면으로 전래(傳來)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근거를 대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한쪽 구석에서 연기처럼 피어오르시나요? 아마도 그러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허튼소리로 우스겟이야기를 하고 있는 낭월한담이지만 그래도 말이 그럴싸~하면 더 재미있잖아요. 그쵸? 여기 근거자료 올라갑니다. 하하~!

20180508_064406

요즘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렇잖아도 독자들의 압력이 빗발치는 《임상문답》을 빨리 만들어야 하는데, 기왕에 만들어 둔 백수점대가 모두 나가버렸답니다. 그랬으면  더 이상 주문이 안 들어오면 열심히 책만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요.

그게 맘대로 되지 않는지라, 백수점대를 사겠다고 주문이 들어오니 안 팔 수도 없고 해서 이거 늘어벌여놓고 만드느라고 책은 또 미뤄지기도 합니다. 이건 화인 담당이거든요. 그래도 출판일이 멀지는 않은 것 같기는 합니다. 5월 말쯤일 것 같기는 합니다만.... 쪼매~만 더 기다려 주시라는 말씀 밖에는 달리 드릴 말씀이 없네요.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고, 보이시죠? 갑갑(甲甲), 을갑(乙甲) 이것은 《백수점단(百首占斷》으로 점괘를 뽑는 도구입니다. 주역의 64괘도 점괘를 뽑는 도구이듯이, 놀랍게도 100갑갑(甲甲)도 점괘를 뽑는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숫자에 대한 해석만 있고, 갑갑에 대한 해석이 없어서 그 점이 못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아마도 처음에는 있었는데 숫자에 밀려서 사라진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만 해 보고 있습니다. 만약에 어딘가에서 그러한 자료가 나온다면 즉시로 한담으로라도 소개할 것을 약속해 드리겠습니다.

예? 그건 또 뭐냐고요? 낭월이 만든 것이 아니냐고요? 하다 하다 이젠 별 것을 다 만들어 낸다고요? 원 그럴리가요. 여하튼 증거를 보여드립니다. 하하하~!

20180508_065056

이렇게 떡~! 하니 책으로 전래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드립니다. 제목은 《백수영첨주해(百首靈籤註解》네요. 틀림없죠? 그래도 못 믿으시겠다고 고개를 갸웃거리시는 벗님도 한두 분 보이네요. 내용도 보여드리겠습니다. 짜쟌~~!!

20180508_065439

확인 하셨나요? 분명히 甲甲 大吉(대길) 이라고 보이시죠? 대길 정도는 한자로도 읽으실 수가 있으시려니 싶습니다만, 그래도 한자울렁증은 장담을 할 수가 없어서 10000분의 1이라도 모르실 벗님을 위해서 한글로 음을 달아 둡니다. 참 친절과잉입니다. 하하~!

아차~! 한문이라서 모르겠다고 하고 싶으실 벗님도 계실 것이란 생각을 미쳐 못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낭월의 번역으로 만든 책이 있으니 책을 팔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보면 된다는 의미로 소개를 해 드립니다.

20180508_072311

백수점대로 점을 칠 일이 있으시면 활용하시라고 만든 《백수점단》입니다. 이것도 대만에서 도교사원에서 본 것을 활용한 것이네요.

20180508_072336

여기는 한고조입궐(漢高祖入闕)이라고 되어있네요. 같은 갑갑인데 내용이 조금씩 다릅니다. 다만 뜻은 대동소이 하니까 활용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네요. 바탕으로 삼은 책이 아래의 책이라서 그렇습니다.

20180508_072858

확실하쥬? 더구나 한시는 그대로 똑 같습니다. 아마도 오랜 시간을 전해지다 보니 편저자의 견해에 따라서 제목이 약한 달라진 것으로 보면 되지 싶습니다. 그나저나 육갑을 설명하다가 이 책을 들고 나오게 될 줄은 또 미쳐 몰랐습니다. 하하~!

이나저나 한자이긴 마찬가지라고 하실 벗님을 위해서 오른쪽에 풀이한 내용을 보여드리겠습니다.

20180508_072354

내용만 보셔도 되려니 싶어서 간단히 한 쪽을 찍어서 자료로 보여드리겠습니다. 한시 아래에 써 있는 내용을 풀이한 것입니다. 결과는 좋다는 이야기네요. 좋으면 되었습니다. 갑갑은 좋은 걸로. 하하하~!

자, 이제 이러한 생각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만은 아니겠다는 생각을 한 이유를 이해하시겠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자료에서는 100간(干)을 점술(占術)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바로 주역의 용도와 같이 취급되고 있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보면 틀림이 없겠네요.

그래서 생각해 보건대, 처음에는 이렇게 이용하다가 이것이 점차로 체계가 잡히면서 지지(地支)를 도입해서 육십갑자(六十甲子)가 완성되면서 역법(曆法)으로 진화하고, 역법이 완성되고 나서 비로소 사주학(四柱學)의 시초가 마련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상상(想像)을 해 보게 됩니다. 상상은 자유니까요.

 

4. 동효(動爻)와 지장간(支藏干)의 관계


그렇다면, 64괘와 60갑자의 닮은 점은 전혀 없겠는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뭔가 닮은 것이 있으면 또 반갑잖아요. 낭월의 고향이 청도인데, 먼 홍콩에서 밀양 사람을 만난다면 비록 고향은 아니라도 고향의 이웃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더 반가울 수가 있는 까닭입니다. 하하~!

주역에서는 ‘동효(動爻)’라는 것이 있습니다. 효(爻)는 여섯 개가 있고, 그래서 육효(六爻)라고 하는데, 점괘의 조짐에 따라서 그중에 어느 하나가 변화(變化)의 조짐을 품고 있으면 그것을 찾아서 길흉(吉凶)의 결과를 유추(類推)하는 힌트로 삼게 됩니다. 앞서 말씀드리기를, 주역을 바랑에 넣고 다녔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중에 생각나는 기억이 있어서 소개말씀 드립니다.

때는 통도사(通度寺)의 학당(學堂)에서 공부하고 있다가, 봄바람이 살랑랑랑 불자, 역마살(驛馬殺)이 동했습니다. 그래서 도반들이 새벽예불을 간 사이에 조용히 짐을 쌌지요. 원래 떠날 때는 말 없이 떠난다는 것이 여기에서 나온 말이기도 합니다.

짐을 싸다가 손에 집힌 책이 《주역(周易)》이었습니다. 문득 점괘를 뽑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지요. 득괘법(得卦法)은 그때그때 맘이 내키는 대로 사용하니까 뭘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점괘는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화산려(火山旅)괘 삼효(三爻)


20180508_065948

※혹 색깔에 대해서 신경쓰실 벗님도 계실랑가 싶어서 한 말씀 얹어 놓습니다. 그냥 심심하지 말라고 넣은 색이니 전혀 신경쓰실 필요가 없습니다.

화산려(火山旅)가 동해서 화지진(火地晉)이 된 형상입니다. 물론 당시에는 동효까지 볼 주제가 되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래도 눈꼽만큼 발전해서 가끔 필요할 적에 뒤적거려서 찾아보는 정도라고 해야 하겠네요. 중요한 것은 괘의 이름입니다. 여괘(旅卦)라니, 나그네의 점괘잖아요. 그래서 공부를 하다가 말고 떠나가는 것에 대한 일말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준 점괘였다는 것이 너무도 신기해서 기억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말이 되든 말든 나름대로 해석을 한다면 대략 이렇게 되겠습니다. 물론 꿰어맞추기입니다.

통도사(通度寺)의 영취산(靈鷲山)에 → 하괘의 간(艮☶)
따뜻한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온다 → 상괘의 리(離☲)
광야(廣野)를 장삼자락 휘날리면서 → 동괘의 하괘 곤(坤☷)
봄꽃이 흩날리는 대로 휘적휘적 → 상괘는 그대로 리(離☲)

어떻습니까? 그럴싸하지요? 이렇게 해석을 하면 됩니다. 그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능력만큼의 조짐이 주어지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공부가 열 냥인 학자도 활용하고, 백 냥인 학자도 활용하고, 서 푼의 마당쇠도 활용하는 것이려니 싶습니다. 그렇게 ‘화산려(火山旅)~’를 중얼거리면서 어둠에 잠긴 통도사의 송림을 활보(闊步)하며 떠났던 기억이 났습니다. 하하~!

이렇게 주역의 기본괘에서 동효를 대입하여 변화를 읽는 것까지가 역점의 과정입니다. 동효의 위치에 따라서 집안의 일[내괘가 동하면]과 바깥의 일[외괘가 동하면]도 구분하고, 이에 따라서 또 복잡한 해석을 덧붙이는 것을 별도로 「육효점(六爻占)」이라는 이름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육효점은 주역의 변형(變形)이라고 할 수가 있겠네요. 아마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만······.

간지(干支)에서는 지장간(支藏干)이 있어서 이에 대응한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특히 월지(月支)를 고려한다면 여기(餘氣), 중기(中氣) 본기(本氣)의 구분도 이와 연관지어서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만, 또한 억지로 꿰어맞춘 것은 사실입니다. 하하~!

그렇지만 태어난 날짜의 월기심천(月氣深淺)을 찾아서 어느 기운이 사령(司令)했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지는 것은 주역의 동효(動爻) 개념과 살짝 닮았다고 할 수는 있지 싶습니다. 물론 이것을 어떻게 대입할 것이냐는 점은 논외(論外)로 합니다. 말하자면 대입법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냥~~!

물론, 간지(干支)를 겹겹이 쌓아서 오주(五柱)로 만들면 오주괘(五柱卦)가 되어서 점단(占斷)을 풀어볼 방법은 찾아냈습니다만, 이것은 이미 기본적인 괘상과는 다른 이야기인지라 여기에서 논하는 것은 생뚱맞지 싶어서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어떻게 해서라도 닮은꼴을 찾아보려니까 지장간의 이치가 자꾸만 밟혀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봤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5. 갑갑(甲甲)에서 갑자(甲子)가 되기까지


상상(想像)하는 것이 실제상황(實際狀況)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실제상황을 알 방법이 없으니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부득이 상상력(想像力)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해 놓고 생각을 더해봅니다.

처음에는 단순(單純)한 갑갑(甲甲)에서 계계(癸癸)까지 100가지의 경우를 전제(前提)하고 대입해서 조짐(兆朕)을 읽어 내려고 했을 것으로 짐작(斟酌)해 봅니다. 이것은 주역의 팔괘 구조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므로 초창기의 모습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의 흐름으로 방향을 잡아 봅니다.

그렇게 대입하다가 보니까 처음에는 변화막측(變化莫測)한 것에 빠져서 열심히 대입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박수(拍手)소리가 점점 희미해져 갈 적에 새로운 관점을 적용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으로 봅니다. 십간(十干)이 먼저 만들어진 다음에 십이지(十二支)가 탄생(誕生)하게 되었을 것으로 보는 데는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 설화(說話)가 있기 때문입니다.

 

【설화(說話) : 육갑(六甲)의 탄생이야기】

옛날에 황제(黃帝)가 치우(蚩尤)와 싸우느라고 하늘에 기도하여 얻은 열 명의 전사(戰士)들의 도움으로 마침내 천하는 평정(平正)되었습니다. 일거리가 없어진 전사들이 심심해서 견딜 수가 없자. 짝을 찾아 달라고 황제에게 청원을 했습니다. 그러자 황제도 이들이 말썽이라도 부리게 되면 곤란하겠다 싶어서 지기(地氣)를 모아서 만들어진 것이 12여인(女人)이었더랍니다.

첫날은 열 명의 전사와 짝을 채운 열 명의 여인은 합방을 했지만 두 명의 여인에게는 짝을 채울 전사가 없었지요. 그래서 생겨난 것이 공방(空房)을 지킨다고 해서 공망(空亡)이라는 말이 나왔더랍니다. 물론 공망은 헛소리입니다. 왜냐하면, 육십갑자의 순환(循環)이지 10천간씩의 자름이 아니거든요. 여하튼 설화(說話)는 이렇게 헛소리가 들어가야 재미가 있습니다.

다음 날에는 다시 나머지 두 명인 술녀(戌女)와 해녀(亥女)부터 시작해서 또 열 명을 뽑으니까 이번에는 신녀(申女)와 유녀(酉女)가 빈방을 지키게 되었다나 뭐라나. 하하하~!

그렇게 해서 5일째 밤이 되자 비로소 모든 남녀가 공평하게 잠자리를 하게 되었더랍니다. 물론 완전한 공평은 아니었네요. 남자들은 두 번의 관계를 갖게 되고, 여인들은 한 번의 관계를 갖게 되었으니 말이지요. 그러나 너무 분개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옛날이야기이고, 干支를 맞추고자 하는 것이니까 말이지요. 그렇게 해서 육십갑자(六十甲子)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파악할 수가 있는 것은 처음에는 지지(地支)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다가 점차로 진화(進化)를 하는 과정에서 지지(地支)의 이치를 도입(導入)시키게 되었을 것으로 짐작케 하는 설화로 보는 것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면, 복희(伏羲)나 신농(神農)의 시대에서는 간지(干支)가 아니라 천간(天干)만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는 것이네요. 그러다가 점차로 궁리에 연구를 거듭하여 진화하면서 100갑갑(甲甲)은 60갑자(甲子)로 음양(陰陽)의 균형을 이루게 되면서 비로소 간지(干支)의 구조가 만들어졌고, 그것으로 인해서 땅의 역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땅의 역사는 황제 때에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되겠네요. 그 후로 요순우(堯舜禹)를 지나면서 점차로 역법(曆法)이 탄생하게 되면서 탁월한 황제(黃帝)의 한 수가 빛을 발하게 되었다는 믿을 수는 없지만 일리는 있는 「전설(傳說)따라 1만 년」이었습니다. 딱히 엉터리라고 하기도 좀 거시기 하지요? 하하~!

 

6. 지장간(支藏干)의 영감(靈感)


지장간은 참으로 놀라운 발견이거나 창작이라고 감탄하게 됩니다. 그 연유는 정확히 알 방법은 없지만 오랜 시간을 연구하면서 쌓인 빅데이터에 의해서 창조된 작품이 아닐까 싶은 생각만 해 보고 있습니다.

특히 지장간의 백미(白眉)는 진술축미(辰戌丑未)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면서, 처음에는 복잡하다고 투덜대었던 미숙(未熟)함이 오히려 지장간이 오묘하다는 생각으로 바뀌자, 마음에서도 불편(不便)함이 경외심(敬畏心)으로 바뀌게 되는 것은 약간의 이해에 진전이 있었다는 까닭이려니 싶기도 합니다.

지장간의 함축미(含蓄美)는 갑갑(甲甲)의 세계에서는 도저히 얻을 수가 없는 영감(靈感)이 가득한 보물덩어리거든요. 이것은 주역에서 동효(動爻)를 발견하게 된 것만큼이나 놀랍고 획기적(劃期的)인 발견이라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인신사해(寅申巳亥)의 생지(生支)도 놀랍고, 사중경금(巳中庚金)의 이치도 감탄하게 되는 것은, 궁리하고 깨달음이 추가될수록 이렇게도 깔끔하고 빈틈이 없는 시스템을 어떻게 창안(創案)하게 되었느냐는 것이지요.

물론 그것이 자연에 있는 것이었다고 봐야 할 것이고, 그렇게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것을 천간(天干)을 이합집산(離合集散)시키면서 열두 개의 지지(地支)에 담았다는 것은 과연 ‘신(神)의 한 수’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서 팔괘파(八卦派)와 십간파(十干派)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서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되어버렸습니다. 사고(思考)가 달라지니 언어(言語)도 달라지고, 언어가 달라지니 거리는 더더욱 멀어지게 되었던 것이지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다리 위에서 40분을 대화할 수가 있었던 것은 비록 갈라진 지는 65년이나 되었건만, 오로지 언어가 같다는 이유로 가능했다고 한다면, 이제 서재(書齋)에서는 항상 만나고 있는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이지만, 대화는 되지 않는 벽이 생기게 되었던 것이라고 짐작을 해 봅니다.

낭월과 같이 일할 머리 없는 돌머리들이 소통로(疏通路)를 이따금씩 찾아보다가는 다시 그만두기를 반복하는 그야말로 학경선(學境線)이 생겨버리게 된 것이라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이렇게 해서 처음에는 따로 태어나서, 또 함께 보완하다가 서로 완성을 이룬 다음에는 다시 제 갈 길로 가게 되었더라는 이야기입니다. 하하하~!

 

예? 주역과 사주를 모두 통달한 사람도 있다고요? 와우~! 그러한 분은 분명히 과거에 20생(生)을 수행하셨던 분이 틀림없지 싶습니다. 경이로운 분입니다~~!!

 

7. 우주(宇宙)의 길, 인생(人生)의 길.


첫발자국이 중요하다는 말을 합니다.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은 그 출발부터가 달랐던 것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각자의 길은 달리 정해지게 되었던가 싶습니다. 우주를 논할 적에는 주역의 조짐으로 유추하고, 인생을 논할 적에는 간지의 균형으로 길흉을 판단합니다. 물론 주역의 풀이 속에 인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인생의 관계만 뽑아 온 것이 육효점이라는 것은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즉, 세상의 모든 조짐은 주역에서 답을 찾는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입니다. 대한민국의 국운(國運)이나, 지구의 미래나 화성의 조짐이나 뭐든 물으면 답이 나옵니다. 이것이 주역의 매우 뛰어난 장점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물론 낭월이 이해하고 있는 한도 내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는 말씀이네요.

반면에 사주는 오로지 인생의 여정(旅程)에 길동무가 되어주는 학문으로 발전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한창 공부할 적에는 치기(稚氣)어린 마음으로 건물의 정초(定礎)에 새겨놓은 연월일을 사주로 바꿔서 그 건물의 미래를 풀이하기도 하고, 강아지가 태어난 날의 사주를 만들어서 미래를 점치기도 했습니다만, 그것은 애초에 ‘용도변경(用途變更)으로 인한 불법사용(不法使用)’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사주(四柱)의 조합(組合)은 그 용도가 아니거든요.

물론, 지금은 그런 짓은 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사람에 대해서만 대입을 할 것은 물론이고, 특히 사람의 심리적(心理的)인 현상(現象)에 대해서 연구하는 용도에서 탁월(卓越)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 보기도 합니다. 십성(十星)의 이치를 적용시키면 그런대로 무시하지 못할 결과물을 보여주기도 하니까 말이지요.

어쩌면, 간지(干支)는 보이지 않는 심리(心理)를 탐색하는 용도로 작용할 수가 있겠고, 팔괘(八卦)는 보이는 사물에 대해서 관찰하는 용도에서 특히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해 봅니다. 말하자면 애초에 양기(陽氣-活氣)가 넘치는 음양(陰陽)이기 때문에 오히려 정적(靜的)인 사물(事物)을 관찰하는 능력에서 탁월하다고 할 수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서입니다.

반면에 오행(五行)은 고정적이기 때문에 변화하는 것에 대해서 관찰력이 더 좋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물론 어느 것이라도 감당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이 둘은 모두 대단히 멋진 인류(人類) 문명(文明)이 남겨 놓은 걸작(傑作)이라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그래서 벗님도, 여건이 되신다면 이 둘 중에 하나 정도는 어느 정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가 있도록 연마(鍊磨)를 하시라고 짐짓 바람을 넣습니다.

마치, 날아가는 새를 총으로 쏘려면 총이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적국의 군사시설을 폭격하려면 하늘에서 비행기로 공격하는 것이 제격인 것처럼 말이지요. 전쟁이야기는 하지 말자고요? 그렇네요. 카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움직이는 사물을 찍으려면 카메라를 고정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도 같은 맥략이라고 하겠습니다.

20180508_074656

이렇게 64괘(卦)와 60갑자(甲子)를 바탕으로 삼고,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로 한바탕 허튼춤을 춰 봤습니다. 그러면서도 행여라도 그 속에서 약간의 참고를 할 만한 힌트를 얻으실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글 값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함께 생각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새봄의 향기로운 꽃을 한 다발 선물하고 싶네요. 더욱 행복하시기를 기원(祈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8년 5월 4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