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차를 끓여 먹자는 말에...
작성일
2022-10-2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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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차를 끓여 먹자는 말에....
올해는 모과를 좀 수확해 볼까 싶었던 것은 제법 색이 노릇노릇한 채로 떨어진 까닭이다. 예전에는 초록색으로 떨어져서 던져버리기만 했는데 뭔가 잘 다듬으면 모과차라도 만들 수가 있지 않겠느냐는 연지님의 의견을 수용했다.
언제 봐도 인물은 그저 그렇다. 그야말로 모양보다 향으로 승부하는 모과의 숙명인 모양이다. 꽃도 그렇지. 예쁘고 향이 없는 꽃이냐, 예쁘지 않은데 향이 강력한 꽃이냐의 대결이라고 하겠다. 샤프란의 작은 꽃에서 향이 풍겨 나오는 것을 보면서 느꼈던 생각이기도 하다.
그럭저럭 주워서 모아 놓으니 그것도 꽤 된다.
모과를 썰기 위해서는 반으로 갈라서 씨를 빼내야 한단다. 그래서 또 시키는대로 열심히 갈랐다. 벌레가 자리를 잡고 모과를 파먹고 있는 모습도 꽤 눈에 띄었다. 벌레의 삶은 여기까지로구나.
위아래를 자르고 반으로 갈라서 칼로 모과씨를 발라냈다.
연지님이 믿는 것은 이 절단기이다. 이것은 처음에 고구마를 자르려고 샀는데 사용하다가 보니까 뭐든 다 잘린다. 여주를 썰어서 말릴 적에도 이보다 편리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생긴 것인데, 금휘가 이리저리 검색을 해서 대략 13만원 대에서 구입했다지 아마.....
대략 1시간 정도의 작업으로 다 잘랐다. 다만, 연지님은 그후로도 벌레가 파먹은 부분을 도려내느라고 좀 더 수고로움을 더했다. 이렇게 잘라놓은 것에 설탕을 뿌려서 먹을 수가 있도록 만드는 것은 예전부터 하던 것이겠거니 싶다.
벌레가 파먹은 것이 많이 거슬렸나 싶다. 다 도려내느라고 또 한참을 매달려 있었던 것으로 봐서 말이지.
이렇게 해서 또 하나의 가을 수확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