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자욱한 아침

작성일
2022-10-23 10:06
조회
499

안개 자욱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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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풍경에 자욱한 안개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면서... 낭월은

'운치가 있구나......'했다.

그런데 연지님은 생각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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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꼈네! 어제 털고 난 깻대를 태워야지~!"

이렇게 동무이념(同霧異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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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은 깻대를 태우는 것에 대해서 반대의 입장이다. 태우지 말고 그냥 두면 겨우내 더러 남아있을 들깨를 찾아 먹으면서 지방을 보충할 산새들이 얼마나 많겠느냐는 생각으로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말했었다. 그러나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연지님의 생각은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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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지저분하다는 이유이고, 눈에서 완전히 사라져야 마무리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입장인 모양이다. 뭔가 널려 있으면 일을 하다가 만 것처럼 생각이 되어서 자꾸 쳐다봐 진다는 거다. 그래서 기어이 태워야 한다니 달리 더 싸우기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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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안개가 짙어서 맘놓고 불을 질러도 되겠다. 혹시라도 연기가 피어 오르면 의용소방대가 물 차를 끌고 달려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한 번 그랬던 적이 있었다.

물론 안전장치를 해 놓고 산불로 번지는 것이야 당연히 방비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으므로 탈은 없었지만 이른 새벽에 곤하게 자다가 비상이 걸려서 선잠을 깨고 허겁지겁 시동을 걸고 달려올 수도 있는 수고로움을 막아야지. 그래서 안개가 최고의 선물(?)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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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싸우면 저야 한다. 원래 양은 음을 이길 수가 없는 법이니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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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개운하시겠군. 그럼 잘 된 거지.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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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가 다 사라질 때까지 엄중하게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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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무리는 언제나 수(水)가 된다.

오행에서 수가 마지막을 지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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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봄이 되면 연지님이 다시 누비게 될 고사리밭도 가을을 기다리고 있구나.

이 밭뙈기는 연지님의 놀이터이기도 하다. 낭월은 단지 거들기만 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