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도사도 ⑥사도공룡발자국
낭도사도 ⑥공룡발자국
(여행일▶2024년 5월 19일)
증도에서 볼 것은 모두 봤다고 생각하니 발걸음도 가볍게 이동을 한다. 이번에는 제대로 사도탐사가 되는 셈이다.
「여수 낭도리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및 퇴적층」이라는 긴 이름을 갖고 있는 곳은 사도와 중도를 잇는 다리의 아래로 내려가면 된다.
지질도에서는 퇴적층지대라고 보여준다.
이제 외워도 되지 싶다. 중생대 백악기. 역암(礫巖), 사암(沙巖), 적색이암(赤色泥巖)으로 구성된 퇴적층이다.
안내문이 비교적 잘 보인다.
사도에서 가장 의미있는 장소라는 듯이 공룡발자국화석지라고 안내했구나. 공룡발자국도 발자국이지만 퇴적층의 모양이 예뻐서 오늘의 사도탐사 마지막으로 여기를 선택했던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증도에서 만났던 여인이 낭월을 보더니 다시 묻는다.
여인: 박사님, 공룡발자국이 있는 것은 맞아요?
낭월: 아마도 그렇겠지요?
여인: 그런데 왜 봐도 모르겠어요. 발자국을 봐야 봤다고 할텐데 말이에요.
낭월: 찾아봐야지요. 아, 여기에 있네요.
여인: 어디요? 어디를 말씀하시는 거죠?
뭐 얼떨결에 박사도 되어 본다. 모르면 바보요 알면 박사라. 바보라는 것은 쥐어줘도 모른다는 뜻일 뿐이다. 여하튼 잠시 보고 말 인연인데 구태여 박사가 아니라고 할 필요도 없지 싶어서 그냥 넘겼다. ㅎㅎ
그제야 발자국이 보였는지 그 다음에는 스스로 발자국을 찾아낸다. 안다는 것이 그래서 무섭다는 거지 뭐. 태도가 진지해서 가르쳐 주고 싶었기도 하다. ㅋㅋ
이것도 공룡발자국인가?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따개비는 아니고 뭐지? 처음 보는 생명체구먼. 둘러보고 있는데 연지님이 와보란다. 이상한 것이 있다는 이야기다. 부르면 얼른 달려가야 한다.
연지: 이게 뭐지?
낭월: 대수리고둥?
연지: 그걸 누가 몰라. 짚신처럼 생긴 아이들 말이야.
낭월: 아, 그건 나도 처음 보는 걸. 희한하게 생겼네.
연지: 먹는 건가?
낭월: 가만, 구글렌즈에게 물어봐야지?
연지: 그게 뭔데? 다음에서 꽃을 검색하는 것은 알지만.
낭월: 뭐든 보여주면 다 알려 주는 똘방한 녀석이 있어.
연지: 그래? 어디 해 봐.
구글 어플에서 실행하면 된다.
검색창의 오른쪽에 보면 마이크와 렌즈가 있는데 이 렌즈가 바로 구글렌즈이다. 뭐든 물으면 찾아주는 기특한 녀석이다. 공부하는데 효자다. 뭐든 대고 찍으면 최선을 다 해서 비슷한 것을 끌어다가 보여주기 때문에 검색으로 인한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가 있다.
구글렌즈를 실행한 다음에 알고자 하는 대상에 가까이 다가가서 범위를 맞춰주면 된다.
알고 싶은 것에 맞춰 놓고 돋보기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 게임 끝이다.
비슷한 것을 찾아서 와르르~ 쏟아부어 준다. 그 중에 공통점을 찾아보니 「군부」라는 두 글자가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구나. 그러니까 이 아이의 이름은 아마도 군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이다. 그 다음에는 네이버의 지식인에게 물어보면 된다.
이 정도면 원하는 만큼의 정보로는 충분하다. 더 깊이 알고 싶다면 모르겠지만 먹을 수가 있는지 없는지는 또 검색해서 확인하면 될 일이지만 맛도 좋다고 하니까 떼어내서 삶아 먹어 보든 말든 그건 연지님의 몫이다. 물론 지금은 연장도 없지만 먹고 싶은 마음도 없단다. ㅎㅎ
이건 또 뭐냐기에 직접 찾아보라고 했더니 또 시키는대로 열심히 따라서 해 본다. 그리고서 나온 답이다.
테두리고둥이구나.
일단 이름만 알면 되었으니 그만하면 충분하단다. 그렇게 검색하면서 놀으시라고 하고는 또 바위쪽으로 다가간다. 내 관심사는 군부도 테두리고둥도 아닌 암석이기 때문이다.
증도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서 또 매력적이다. 덕적군도의 굴업도에서는 오로지 응회암만 봤는데 사도에서는 두 가지의 암질(巖質)을 볼 수가 있어서 재미도 두 배구나. 어제 저녁에 본 지질과 같지만 모습까지 같지는 않아서 볼만 하다.
층층이 쌓여서 돌이 된 사연들이야 궁금하지만 돌은 말이 없으니 물어봐야 답이 없다. 그냥 바라보면서 수천 만년 전의 풍경을 상상할 따름이다. 그리고 이렇게 해 보는 상상조차도 재미있으니까 그걸로 충분하다
뭐 설명을 붙여보려고 해도 아는 것이 있어야지. 그리고 구태여 뭐라고 하지 않더라도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단 말이지. 다만, 멀리서도 담아보고 가까이 붙어서도 담아보면서 분위기와 생김새를 차곡차곡 메모리에 저장할 따름이다. 나중에 언제라도 꺼내서 보면서 기억 속의 풍경과 사진 속의 이미지가 서로 만나서 부활을 하게 될 테니까.
유난히 사도에서는 연흔(漣痕) 화석이 많이 보이는구나. 여기도 물결무늬가 돌이 되었다.
이건 아마도 건열(乾裂)이겠지? 색이 흰 것으로 봐서 사암일 것으로 짐작해 본다.
적색이암과 사암이 층을 이루고 있네. 그러니까 붉은 색의 진흙이 먼저 쌓여서 돌이 되었는데 또 하세월이 흐른 다음에 이번에는 모래를 물이 가져와서 쌓았더라는 말이겠구나.
그만하면 다 봤다고 해도 되겠다. 12시 30분에 오는 배를 타야 낭도로 건너가고 오늘 중으로 집에 갈 수가 있으니 연지님은 눈치를 준다. 지금 시간이 11시 29분이구나. 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는데 숙소로 가서 짐 챙겨서 배 타러 가려면 바쁘지 않으냐는 것이겠지. ㅎㅎ
다리 옆에 만들어 놓은 공룡발이 실감난다. 단층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같긴 하네. 그게 참 아리송해서 말이지. 여하튼 이제 차를 끌고 배를 탈 준비만이 남은 셈이구나.
사도의 수호신 티라노사우루스. 맞나?
그래 맞군. 항상 공룡상이 있으면 이 모양을 하고 있어서 유일하게 외운 것이 티라노사우루스다.
"구경 잘 하셨소? 그럼 평안히 돌아가시오. 나중에 또 찾아 오시던가 말던가. 그때는 다리가 놓여있을 수도 있고..."
12시 20분. 모두 배를 타려고 서성인다.
어김없이 배가 들어온다. 연지님은 섬에 갔다가 여러 차례 풍랑주의보에 갖혀봐서 항상 불안한 트라우마가 있다. 그래서 배를 타야만 집에 가는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대청도에서도 가거도에서도 그리고 울릉도에서도 그랬었지. 낭월은 기대하던 바이고 연지님은 원치 않는 바이지만 자연은 그렇게 자기 흐름대로 흘러갈 따름이다. ㅋㅋ
이제 낭도에 가서 두어 군데 둘러보면 이번 여정도 마무리구나. 늘 그렇듯이 시원섭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