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곤괘(坤卦)에서 진괘(震) 감괘(坎) 간괘(艮)가 생겨났다.

작성일
2013-07-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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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곤괘(坤卦)에서 진괘(震卦) 감괘(坎卦) 간괘(艮卦)가 생겨났다.
 
 
 
 
  건괘와 마찬가지로 곤괘도 기본적인 어머니에서 세 아들이 태어나게 된다. 그 과정은 기본적으로 건괘의 경우와 완전히 같기 때문에 이해하기에는 더욱 쉽다. 그 의미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면서 정리를 하면 좋을 것이다.  

                     

 
6. 곤괘에서 위가 동(動)하여 간괘(艮卦)가 되었다.

  하늘을 관찰하여 세 가지의 변화를 읽어냈듯이 이번에는 땅을 관찰하여 세 가지의 변화를 읽어낸다. 그 중에서 맨 위가 변화하게 되면 그것을 산(山)이라고 하는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다. 그런데 왜 아래부터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면 기억력이 좋은 벗님이라고 하겠다. 다만 하늘은 땅에서부터 위로 바라본 것이라고 하겠고, 땅은 위에서부터 점차로 깊은 곳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이것은 관찰자가 지표(地表)에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관찰하는 사람은 복희씨이든 낭월이든 인간일 것이기 때문이다.
 
  
 
  참 아름다운 산이다. 특히 초록의 들판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가 싶다. 산이야 어떤 그림을 넣어도 모두 이해하기 쉬운 모습이니 그것은 땅에서 조금이라도 높기만 하면 산이기 때문이다. 다만 산마다 갖고 있는 분위기는 다르다고 하겠는데 다른 그림도 살펴보자.
 
  
 
  이번에는 차밭이 있는 풍경이다. 또한 아름답기는 마찬가지이다. 안개가 살짝 끼어있으니 더욱 운치가 있어 보인다. 이것이 산이 갖고 있는 매력일 것이다. 그런데 왜 산의 의미인 간(艮)은 한(恨)이라고 했을까? 적어도 이러한 풍경에서 한탄스러운 느낌을 찾기는 쉽지 않겠다. 그래서 또 다른 그림을 찾아본다.
 
 

  적어도 이런 정도의 산이라면 한이 될 수도 있겠다. 산이 너무 높아서 넘어가질 못하니 한이 생길 수도 있겠기 때문이다.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풍경이기도 하다.

 
 
 
  이러한 산도 색다른 느낌이다. 다만 이러한 곳에서 살아간다면 참으로 삶이 고단할 것 같다. 이렇게 산의 형태와 주변의 환경에 따라서 아름다운 산도 있고 험준한 산도 있으니 팔괘에서의 간괘가 의미하는 바도 이와 같을 것으로 짐작을 해 본다. 그러니까 64괘의 조합에서 어떤 괘와 연결이 되느냐에 따라서 때로는 아름답고 또 때로는 고통스러운 결과로 해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는 것이다.

 
                    
  곤괘의 맨 위가 변화하여 나타난 것을 산이라고 하게 되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하기에 아무런 문제점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그대로 수용을 하는 것으로 충분히 정리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괘의 모양을 모면, 음의 괘가 겹친 위에 양효가 얹혀있으니 이것은 높이 솟아있는 모양으로 상징을 취해도 될 것 같다.
 
  산은 맥(脈)을 이루고 이어져있다. 그래서 백두대간이라고도 하는 것이니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상효가 양효로 연결이 되어 있는 것과도 서로 통하는 의미가 있겠다. 그러니까 좁게 보면 끊어진 것이 땅이지만 넓게 보면 끝없이 어어진 것이 산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땅과 산의 차이점이라고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간괘는 소남(少男)이라고 부르는데 막내아들을 어머니가 옆에 두고 사랑스러워하는 것으로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건괘에서 세 음괘인 딸이 탄생한 것과 마찬가지로 곤괘에서 세 양괘인 아들이 탄생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7. 곤괘에서 가운데가 동(動)하여 감괘(坎卦)가 되었다.
 
  곤괘의 중간이 변화하게 되면 물의 상징으로 적용하게 되는 것이 감괘이다. 감(坎)은 구덩이의 뜻이 있다. 그러니까 땅이 움푹 패였다는 의미가 되고 그 곳에는 물이 가득 채워져 있는 것으로 봐서 감괘는 수(水)가 되는 것으로 이해를 하면 무난할 것으로 생각된다.

 
  
  구덩이라고 한다면 이렇게 작은 규모로 이해를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 물의 모습을 다 이해한다고 보긴 어렵겠다. 왜냐하면 수없이 많은 산이 있듯이 또한 마찬가지로 수없이 다양한 형태의 물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조금 더 큰 규모로 구덩이를 살펴본다. 이렇게 생긴 것을 물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풍경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이것은 흡사 하늘이 연못에 드리운 것으로 이해를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면 말이다. 그래서 태괘를 연못으로 보는 것에는 뭔가 석연히 않은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연못도 당연히 물이라고 봐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천지(天池)이다. 백두산이 아무리 하늘 높이 있다고 하더라도 또한 웅덩이의 확장된 모습에 불과하니 이것도 물의 상징이 되는 모델이다. 그리고 택(澤)이기도 하다.
 
 
  또한 물이다. 그리고 매우 위험하다. 여기에서 빠지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괘에는 그러한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곤괘에서 가운데가 변화한 것을 상징하는 것이 물이고 감괘이다. 이것은 적어도 지평선에서 본다고 할 경우에는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한다면 틀림없는 취상(取象)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이 땅보다 높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가운데의 양효(陽爻)는 물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있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겠다. 땅은 끊어졌는데 그 틈사이로 흐르는 물은 작은 웅덩이에서 큰 바다까지 이르도록 끊어지지 않았으니 이러한 모습을 함께 읽었을 것으로 생각해 보면 참으로 고인의 지혜는 대단하다고 해야 하겠다.
 
  가운데 아들을 의미하는 것은 중남(中男)으로 표시하게 된다. 다른 의미로는 성행위를 의미한다는 말도 있다. 가운데 있는 양효는 남자의 성기로 보고 좌우의 음효는 여성의 성기로 관찰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도 논리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특히 오행에서 수(水)는 성적인 에너지를 의미하기도 하는 까닭이다. 
 
 
8. 곤괘에서 아래가 동(動)하여 진괘(震卦)가 되었다.

  곤괘에서 가장 깊은 곳이 변화를 하게 되면 이것을 진괘(震卦)라고 한다. 그리고 이 괘가 상징하는 것은 우레가 된다. 우레는 뢰(雷)로 표시한다. 예전에는 우뢰라고 했는데 우레가 맞는 모양이다. 우뢰(雨雷)는 우리 말의 우레를 한자로 표기하였기 때문에 바로 잡아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래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땅 속 깊은 곳에서 우레가 동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 오해가 있을 법도 하다. 진위뢰(震爲雷)라고 해서 진괘는 우레가 된다는 이야기인데 우레는 누가 생각해도 하늘의 천둥과 번개를 연상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증사강 선생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막연히 생각했었다. 그런데 증 선생의 이야기는 그것이 아니었다. 즉 뢰(雷)는 진(震)인데 이것은 지진(地震)으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설명을 듣고 보니 과연 하늘의 천둥번개로 인해서 두려움을 갖는 사람은 소수라고 봐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지진이 일어난다면 모든 사람이 다 두려움으로 떨게 될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진괘의 본래 의미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왜 땅 속의 깊은 곳에서 변화가 생기면 우레가 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으니 이렇게 일반적으로 상식이었던 것이 어느 순간에 밝은 이의 설명을 듣고 나면 순식간에 업그레이드가 된다는 것이 즐겁고 이것은 학문을 하는 즐거움일게다.
 
 
 
  보라, 이것이 지진이다. 땅 속의 깊은 곳에서 요동이 일어나게 되면 지상(地上)의 모든 존재는 두려움으로 떨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장면은 또 어떤가? 과연 땅속 깊은 곳에서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도 남을 일이라는 것이 실감나면서 진괘의 의미는 바로 이것을 가르키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있겠다.
 
 
 
  사천성의 지진이 지나간 다음의 처참한 모습이다. 이것이 바로 뢰(雷)라고 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암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장면을 통해서 대충 알고 있었던 진괘의 천둥번개의 의미가 다르게 이해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진괘(震卦)가 의미하는 것이 지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진의 의미를 생각하지 못했을 적에는, 건괘의 변화에서 태괘와 곤괘의 변화에서 진괘를 서로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러한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곰곰 생각을 해 보면 64괘에서 상괘(上卦)가 진이 될 경우에는 하늘의 천둥번개로 보고, 하괘(下卦)가 진이 될 경우에는 지진으로 보는 것은 어떨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진은 이어져 있다고 이해를 하려니까 조금 어색하다. 그런데 다시 생각을 해 보면 이해를 못할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지진은 대(帶)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지진대라고 한다면 당연히 이어졌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므로 땅 속에서는 지각(地殼)이 경계를 이루고 이어져서 판을 이루고 있으니 이렇게 이해를 하면 되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다가 보니까 참으로 고인들의 지혜는 어디까지인지 알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아득한 옛날에 지진은 지진대를 형성하고 있어서 서로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낭월의 과장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진괘(震卦)에서 땅 속 깊은 곳에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을 그려놓았는데 이 시대에 지진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그 괘를 참고했을 리는 없으련만 이렇게도 멋진 띠를 그려 놓았으니 아니라고 우길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뢰(雷)가 분명히 하늘의 벼락은 아니라고 해도 되지 싶다. 벼락이 이어져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어색하기 때문이다. 즉 지진대는 항상 존재하다가 어느 순간에 요동을 치는 것이라고 한다면 벼락은 갑자기 번쩍이다가는 이내 사라져버리고 마는 것이니 띠가 있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이다.
 
  진괘는 장남(長男)이 되니 큰 아들인 것이다. 남아선호사상은 남자들이 만들어 냈을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본능적으로 봐서는 어머니들이 만들었을 가능성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하는 낭월이다. 왜냐하면 아들을 원하는 모습을 보면 여인들의 소망이 더욱 간절하기 때문이다.
 
  칠거지악을 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음양의 이치에서 아들을 낳고 싶은 열망은 여인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는 것이 심리적으로는 더욱 타당할 것으로 생각되는 까닭이다. 그리고 팔괘에서도 곤괘에서 아들들이 나오고 건괘에서 딸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이것도 또한 매우 잘 짜여진 그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정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곤괘에서 땅 위에서는 산맥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땅의 아래에서는 강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땅속 깊은 곳에서는 지진대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곤괘의 변화가 나타나게 된 것이라는 의미로 정리를 하면 될 것 같아서이다. 그리고 팔괘의 기본형을 생각하면서 고인들의 자연관찰법을 다시 생각해 보니 그 깊이가 상당하였다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