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외차 교구람(絞股藍) 칠엽담

작성일
2022-05-11 05:29
조회
689

돌외차 교구람(絞股藍), 칠엽담(七葉膽)


a20220511-03

이것은 오룡차가 아니다. 돌외차이다. 얼마 전까지는 전혀 몰랐던 차가 앞에 나타났다. 이것은 중국생활을 오래 했던 홍박사가 지난 달엔가 선물이라고 주고 간 것이다.

d20220511-03

이름도 없고 성도 없이 봉지에 단지 차(茶)라고만 써있는 허름한 것이었다. 중국명차라니 당연히 차이겠거니 했다. 새벽으로는 보이차를 마시기도 하고 요즘은 라벤더 티백도 마시는데 이건 또 뭔가 싶어서 뜯어봤다. 당연히 녹차계통이겠거니.... 했다.

a20220511-01

언뜻 봐서는 녹차로 보인다. 동그랗게 뭉쳐놓은 것은 유념을 그렇게 한 모양이라고 여겼다. 저울에 올려보니 8g 남짓이다. 여하튼 끓는 물을 부어서 차로 만들었다.

a20220511-02

그런데.....

색깔이 오묘하다. 녹차보다는 오룡차를 닮았고 오룡차라기에는 연둣빛이 황홀하다. 이게 도대체 뭔가 싶어서 엽저를 쟁반에 펼쳐봤다.

d20220511-02

어? 이건 차가 아닌데....? 아무리 다시 뒤적여 봐도 찻잎은 아니다. 뭔가 근본도 없는 놈을 주고 간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또 의심이 많은 홍박사가 아무 것이나 주고 갈 사람은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줄기가 많은 것으로 봐서는 덩굴식물인가 싶기도 했지만 아무리 짧은 지식창고를 뒤져봐도 적당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래도 물어봐야 할 모양이다. 전화챤스다.

낭월 : 잘 지내시지?
박사 : 그럼요. 무슨 일 있으세요?
낭월 : 톡으로 보낸 사진 말여. 이게 차는 아니네?
박사 : 아, 그건 쟈구란이에요.
낭월 : 난초란 말인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박사 : 아, 중국말이에요. 한국이름을 모르겠어요.
낭월 : 그럼 한자를 보내봐 검색해 보게.
박사 : 예, 몸에 좋은 것이라서 드린 거니까 차처럼 드세요.
낭월 : 그래, 알았네. 고마워요.

홍박사가 보내 온 이름이 교고람(絞股藍)이었다. 한글로도 검색하고 한자로도 검색하고 중국 사이트에서도 검색하면서 교고람이라고도 하고 자구란이라고도 하는 이 놈의 정체를 파악해 들어갔다. 맛은 괜찮았다. 약간 쌉쌀한 맛이 비치고 뒷맛은 또 약간 달달해서 먹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다만 약모르고 냠용말자는 말을 철저히 믿는 낭월인지라 그 실체가 궁금했을 따름이다. 폭풍검색을 통해서 한국의 이름은 돌외덩굴이라는 것까지 확인을 했다.

20220511_043527

박과, 돌외속, 다년생. 일단 이름을 알았으니 그 다음은 일사천리이다. 그런데 결과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이미 분말로 알약으로 한바탕 인기를 끌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상품들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서 '나만 몰랐군'하는 생각이 들 밖에. ㅎㅎㅎ

20220511_043837

돌외차로 검색하면 이렇게 상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가격도 결코 저렴하지 않아 보인다. 100g에 2만원 전후구나. 이제 유튜브에서 찾아봐야지. 영상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대략 어떤 효능을 갖고 있는지는 이해할 정도가 된다. 한마디로 하면 몸에 좋은 것이고 특히 혈관에 좋다는 것이 강조되고 다이어트는 꼭 붙어 다닌다. 그것은 모르겠고....

어디에서 구할 수가 있는 것인지가 궁금해서 또 찾아봤더니 제주도 울릉도에 자생하고 남부지방에도 있는데 근래에는 중부지방에서도 자라는 것이 보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심지어 서울 근교에서도 무리를 지어서 자라는 곳이 보인다는 말도 있는 것으로 봐서 아열대의 기후가 북상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다른 이름으로는 칠엽담(七葉膽)이라고도 한단다. 기관지염에 쓰인다는 것으로 봐서 한약명인 모양이다.

20220511_044441

검색어에 따라서 노출되는 상품이 다소 달라진다. 칠엽담으로 검색했더니 이렇게 '제주도산'이라는 것이 부각되면서 쟁반에서 봤던 형태의 돌외 잎 사진이 등장을 한다. 그래서 비로소 끄덕끄덕~~

그늘에 말린다는 말과, 덖어야 한다는 말이 등장하는 것으로 봐서 만드는 법도 여러 가지라는 것을 짐작하면서 형태가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서 캡쳐를 했다.

unnamed-file-19-845x321 (1)

음.... 왠지 낯설지 않은 형태로군. 대충 보면 그렇다. 그래서 자세히 봐야 한다. 길가에서 흔히 보게 되는 꺼끌꺼끌해서 손도 대기 싫은 환삼덩굴과 비슷한데 환삼덩굴은 별모양으로 한장의 잎인 것이 다르다. 그런데 또 다른 것이 등장을 한다. 거지덩굴이란다. 엉? 이것은 또 뭐지? 사진으로 보이는 잎으로는 식별이 어려울 정도로 흡사하구나. 그래서 실물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말이다. 자칫하면 싸리버섯을 먹겠다고 독버섯을 먹고는 고통을 당할 수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산에 살면서 버섯이나 따먹겠다고 버섯 책을 샀다가는 바로 그 꿈을 접었다. 외형이 너무나 흡사한데 하나는 식용이고 하나는 독버섯이라는 것을 보고는 놀랐기 때문이다. 가끔 싸리버섯으로 알고 먹었던 것으로 인해서 고통을 당한다는 뉴스도 봤던 터이다. 그래서 부처도 독버섯을 먹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여하튼 모르고 먹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것임을.

20220511_055015

거지덩굴의 한자 이름은 오렴매(烏蘞莓)로구나. 돌외를 보다가 난데없이 거지덩굴을 뒤지고 있다니. 참... ㅋㅋㅋ

거지덩굴도 약용으로 쓰이기는 한다지만 그래도 잘못 먹어서 좋을 것은 없을테니까 그 특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면 자연에서 채취하기 보다는 아예 만들어 진 것을 사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게다. 그래서 또 실물이 궁금한데 계룡산 주변에도 있을지는 일삼아서 찾아다녀봐야 하겠다. 꽃의 모양은 확실하게 다르다는 정보만으로 찾아봐야 할 모양이다.


거지덩굴에 대한 유튜브 영상이다. 잎만 봐서는 돌외와 구분이 되지 않는 형태이다.  꽃의 형태는 많이 다르다니까 돌외 꽃도 좀 봐야 하겠구나.



비교를 해 보지 않으면 착각하기 딱 좋은 다섯잎의 돌외와 거지덩굴이다.



이 분은 산양삼의 잎과 비교하는데 그것도 언뜻 봐서는 흡사하구나. 그래도 덩굴이냐 아니냐로 구분은 하겠는데 거지덩굴은 그게 아니로군. ㅎㅎ

하나는 박과이고 하나는 포도과인데 생긴 잎은 왜 이렇게도 흡사한지 모르겠군.

20220507_215411

잎이 다섯 장인데 왜 칠엽담이라고 하는지도 궁금해서 또 뒤졌더니 중국의 자료에서 구엽이 등장을 한다. 전하는 말로는 남쪽에서는 아홉 장이고 그 위에는 일곱 장인데 북쪽에서는 다섯 장으로 자란다는 내용을 보고서 그럴싸 해서 끄덕끄덕~ 그러니까 칠엽담은 일곱 장의 잎이 나와있는 것이라는 의미가 되겠군.

줄기가 사각의 형태에 가시가 없다는 것으로 일단 정리해야 할 모양이다. 이제 길가에 덤불이 잎으면 또 눈길로 더듬고 있지 싶다. ㅎㅎ

여하튼 아직 끝나지 않았다. 거지덩굴과 돌외덩굴의 차이를 명료하게 이해하지 못한 까닭이다. 뭐든 뜯어먹어 보고 생긴 것을 직접 봐야 확실한데 영상만으로는 미심쩍어서 말이지. 다음에 자연에서 만나게 되면 다시 상세하게 들여다 보는 것으로 하고 오늘은 어정쩡한 마무리를 할 뿐. ㅎㅎ

제일 간단한 방법은 필요하면 사 먹으면 된다. 농부들이 애써 가꾼 것으로 만들었으니 다른 식물로 오인할  것도 없으니까. 여하튼 한 봉지의 차로 인해서 모르던 것을 공부했으니 일석삼조로구나. 오늘 아침에도 수지 맞았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