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스케치
작성일
2021-03-29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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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풍경 스케치
밤 사이에 비를 맞고서도 꽃잎이 그냥인 것은
피어난 지가 얼마 되지 않은 까닭일게다.
제주도 보름살이를 하고 돌아왔을 때
꽃망울이 터질듯 말듯 하던 모습이었는데
며칠 사이에 활짝 피어났구나.
제주대학교와 삼성혈에서 만개한 벚꽃도 예뻤는데
내집의 뜰에 핀 꽃이 다른 것은....
물을 주고 가꿨기 때문이려니...
쌩떽쥐뻬리의 어린왕자가 키우던 장미가 떠오른다.
여우가 말했다.
'그건 다른 꽃과 다른 거야.'
아마도 대략 그랬지 싶다.
왕벚꽃은 아직도 꿈 속인 모양이다.
벚꽃이 다 지고 난 다음에서야 슬슬 피어나려니....
비가 싫은 아이들은 고개를 숙이고....
비가 좋은 아이들은 고개를 쳐들었나 보다.
복수초도 비가 싫어서 잔뜩 오므렸나 보다.
한라산의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복수초가 떠오른다.
추억의 고리는 산지사방에 널려있으니깐.
오늘 낮에는 머위 무침이 상에 오르지 싶다.
봄향기 가득한 새벽의 풍경이 그윽하다.
연지님의 봄 농사도 시작을 알린다.
작년에 왔던 고사리가 다시 찾아왔음이다.
햇고사리가 토실토실하다.
겨우내 머금었던 기운이 마구마구 솟구쳐 나올 시절이다.
넌 무엇을 보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