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밭 풍경
작성일
2020-07-0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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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밭 풍경
이른 아침에 산책을 나섰다.
이제 소서(小暑)도 지났으니
그야말로 한여름이다.
참외밭이 있는 줄도 몰랐다.
꽃을 보니 참외꽃이고 그래서 다시 눈길을 준다.
상추 옆에 참외이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꼭꼭 숨겨놨기 때문이다.
어쩌면 참외의 마음이 보이는 것도 같다.
언제 꽃이 피고, 또 이만큼 자랐는지....
자연의 힘은 항상 놀라움의 연속이다.
크기를 가늠해 보려고 손바닥을 대어봤다.
왼쪽 손가락은 잉크가 묻어서. ㅋㅋㅋㅋ
꿀벌도 바쁘다.
참외꽃이 시키는대로 수분해야니까.
꽃잎이 열리고, 벌이 찾아오는 조화라니....
언젠가는 붓으로 꽃가루를 옮겨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런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녀석이 다녀가야 참외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사이에 꽃가루가 벌의 넙적다리에 그득 쌓였구나.
참으로 부지런한 존재의 모델이 될만 하다.
생겨나면서부터 암꽃임을 보여준다.
꽃이 피기 전부터 그 꽃의 길을 알 수 있겠다.
또 며칠이 지나면 따먹어도 좋다는 허락을 받을까....
계란도 3주면 병아리가 되는데....
오늘을 기준으로 날짜라도 헤어봐야 할까 보다.
앗~!
여기서도 자라고 있었구나.
사알짝~!
들여다 보고...
얼른 덮어 놓는다.
새집의 알을 훔쳐보듯.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참외밭에는 평온이 감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