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일의 꽃대

작성일
2020-01-02 15:55
조회
667

2020년 1월 2일의 꽃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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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둘째 날에 문득 화분으로 시선이 간다. '어? 뭐지?' 무심코 바라보면서도 눈여겨 보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그러는 사이에 잎이 아닌 것이 보인다. 그제서야 비로소 눈길이 가고, 눈길이 가니 마음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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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름이 뭐더라....'

이름을 불러주려고 생각해 보니 생각이 나지 않는다. 자꾸 떠오르는 이름은 '부겐베리아'인데, 그건 또 이름과 함께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그건 아니다... 뭐더라.... 그래서 지난 겨울에 찍어 놓은 사진폴더를 뒤적인다.

'아마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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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아이들이겠지.... 아마릴리스의 꽃대를 보니 또 새로운 생명력의 꿈틀거림이 드러난다. 그래서 작년에 왔던 친구를 다시 본듯 하다. 작년에는 2월 3일이구나. 아마 앞으로 한 달이 지나면 대략 이러한 모습을 보게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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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보이는 것은 하나였지만 기왕 눈길을 준 김에 다른 화분들도 살펴본다. 그리고 강아지의 혀만큼 뾰족하게 고개를 내민 꽃대가 보인다. 알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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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피었던 줄기의 잎을 헤치고 빼꼼 얼굴을 내미는 것을 보니 한겨울의 봄소식인 것처럼 반갑다. 연둣빛의 꽃대가 예뻐서 카메라를 찾았다. 그 옆에는 또 무슨 풀인지 나름대로 삶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보인다. 지나치면 화분이고, 눈길을 주면 초록초록한 생명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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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제부터는 계속해서 솟아오르는 꽃대를 보게 되지 싶다. 작년에는 꽃만 봤는데 올해는 꽃대가 보인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은 만고의 진리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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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잘 자라거라. 부지런한 주인을 만나서 따뜻하게 방에서 겨울을 나는 값으로 예쁜 꽃을 선물하는 것을 보면 자연은 거저가 없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날은 춥고 미세먼지는 가득한데도 카메라를 들고 들여다 볼꺼리가 생겼으니 이것도 고마울 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