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번으로도 부족하다.

작성일
2019-08-23 04:37
조회
728

삼세번으로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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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송화를 간격촬영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가볍게 시도를 한 것이, 막상 촬영을 해 가면서  문제점이 하나 둘 발견되면서 다시 반복하게 되었고, 이제 그 세번째의 시도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너무 많은 꽃을 잡아서 망했고, 다음엔 노출조정을 못해서 또 망쳤다. 그리고 이제 그 작업의 마지막이 되기를 바라면서 다시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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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송화는 빛의 변화가 심한 아침 시간대에 꽃을 피운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까 해가 떠오르기 전부터 해가 뜬 다음까지의 시간에 걸쳐서 꽃을 피우기 때문에 빛 조절이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엔 아예 전등을 동원했다. 이 전등은 매미의 탈피를 살펴 볼 적에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기 때문에 다시 끌어다가 전원을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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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강의 영상을 찍는 과정에서 필요해서 마련한 것이었는데 뭐든 쓸 수가 있으면 써야 한다. 별도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새벽 6시면 벌써 꽃봉오리에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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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모기에 물린 흔적만큼 빨긋하게 솟아오르고 있는 장면이다. 마음이 급하다. 그래도 손떨림방지 기능도 끄고, 초점도 수동으로 바꾸고... 매미에서 겪었던 경험 하나로 매이 유충에다 초점을 잡았는데, 피사체가 변화하면서 초점을 벗어나게 되는 것을 생각하면서 이번엔 그것도 신중하게 판단했다.

카메라는 채송화의 잎에 초점을 잡았지만 그대로 촬영하면 다시 꽃이 피었을 적에는 초점을 벗어나게 될 것이라는 계산을 할 수가 있는 것은 스스로 얻지 않으면 내것이 될 수가 없는 소중한 경험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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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경과하면서 자꾸만 뭔가 주섬주섬 동원하게 된다. 빨래건조틀, 손수레까지 등장을 했다. 아무래도 바람이 살랑살랑 일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어서이다. 그리고 강력한 햇살이 끼어들기 전에 나름대로 차광막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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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연지님도 동원시켰다. 덮고 자던 이불도 끌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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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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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물을 보고서야 깨닫게 된 것도 있다.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남아있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도 미흡한 것을 깨닫게 되었으니 아무래도 채송화의 시간이 끝나기 전에 네번째의 시도를 해야 할 것인가 싶기도 하다.

그것은 벌의 침입에 대한 조처를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궁남지에서 수련을 타입랩스로 찍으면서 겪었던 것인데 소중한 경험을 살리지 못했다니....당연한 것인데도 그것을 안 막아서 결과물에는 애쓴 보람이 무너져버리는 것으로 인해서 마음이 아팠다.

비록 아쉽기는 해도 그런대로 봐줄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나마 애를 썼으니까 이만큼이라도 그림이 나왔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기로 했다.



네번째의 작업을 해야 할지....
바람은 도와줄지....
벌이 오지 못하게 막을 방법은 무엇인지....
그냥 이것으로 올해의 채송화 놀이는 마무리를 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