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9] 덮어놓고 아무때나 점치나~!

작성일
2017-07-21 06:5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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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 덮어놓고 아무때나 점치나~!


 

 

안녕하세요.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삼복 중의 계룡산도 무덥기는 매한 가지입니다. 그래도 최대한 화기(火氣)를 덜 받고 편안하게 책을 읽으면서 여름나기를 하려고 나름 애쓰고 있습니다. 백두산 갔다가 연길에서 구입한 책을 보느라고 쪼매 재미가 있기도 합니다.

부생육기

특히, 이 《부생육기(浮生六記》를 읽느라고 푸욱 빠졌습니다. 사실 이 책에 대해서는 오래 된 추억이 있습니다. 옛날에 경주 불국사에서 공부하고 있을 적에 이야기이니 대략 따져도 40년 전이네요. 당시 가까이 지내던 도반이 있었습니다.

낭월 : 뭔 책을 그리 열심히 읽으시나?
도반 : 《부생육기》라는 책이구먼.
낭월 : 이름이 워째 그려?
도반 : 이름이 어때서?
낭월 : 부생(浮生)이라니~ 허무주의에 푹 빠진거 아녀?
도반 : 사실, 따지고 보면 살아도 산 것이 아니잖은감...
낭월 : 그런 말은 세상을 한 60년은 살고서 해야 하는 말 아녀?
도반 : 깨달음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람. 
낭월 : 아니, 한참 팔팔할 나이에 그게 어울리느냐고.
도반 : 아마도 올 되려나 보지. 하하하~!
낭월 : 하다 못해 매표소 애기보살이랑 연애라도 할 일이지. 흐흐~
도반 : 부질없는 짓~

당시 젊고 팔팔한 화상들에게 매표소를 관리하거나 법당을 지키는 애기보살들, 말하자면 아가씨들의 인기는 군인들에게 소녀시대 만큼이나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 산중에서 부처만 쳐다보다가 팔팔하게 생동감 넘치는 낭자들의 매력이라니~

그래서 쉬는 시간에는 그녀들에 대한 정보로 꽃을 피웠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낭월은 주로 이야기를 듣기만 했고, 가끔 같은 반의 도반들이 그림이라도 그려 달라고 하면 그러주곤 했던, 그야말로 풋풋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렇게 역동적인 불국사에서 한쪽 구석에 쳐박혀서 부생육기를 읽고 있는 도반을 보면서 참 특이한 친구라고 생각했었지요. 더구나 그 책을 낭월에게 읽어 보겠느냐고 할 적에는 칠색팔색을 하고 거부했습니다. 제목부터가 당쵀 맘에 들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그야말로 세상을 60년 살았습니다. 그리고 연길의 서점에서 눈에 띈 《부생육기》를 보면서 문득 그 시절이 떠올랐던 것이지요. '아,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구나....' 싶었습니다. 그 후로 그 친구는 어디에서 뭘 하는지 소식은 모릅니다만, 이미 도인의 세상에서 자유로운 삶을 누리지 싶습니다. 하하~!

한 줄, 한 줄 풀어보다가 갑갑해서 권수전의 번역본을 주문했습니다. 그래서 휙휙 읽어버렸네요. 물론 그 중에서도 맘에 드는 구절이 나오면 반드시 원문을 보면서 확인하는 재미는 결코 놓칠 수가 없는 재미라고 하겠습니다. 문득 기억나는 한 구절을 소개 해보겠습니다.

저자인 심복(沈復) 선생이 좋은 글이라고 소개한 것입니다. 지은 사람은 임감당(林鑑堂) 선생이라고 하고 시의 제목은 안심시(安心詩)랍니다. 마음이 편해지는 시라고 하면 될랑가 싶네요.

我有靈丹一小錠 能醫四海群迷病
些兒吞下體安然 管取延年兼接命


아유령단일소정 능의사해군미병
사아탄하체안연 관취연년겸접명

나에게 조그만 영단 한 알이 있으니
세상의 모든 미혹병을 치료할 수 있다네.
조금만 삼켜도 몸이 편안해지리니
분명 오래 살아 목숨을 이을 수 있으리.

安心心法有誰知 卻把無形妙藥醫
醫得此心能不病 翻身跳入太虛時

안심심법유수지 각파무형묘약의
의득차심능불병 번신도입태허시

마음을 편하게 하는 이치를 누가 알까
오히려 형체도 없는 묘약으로 치료하네
의사가 이 마음을 얻으면 능히 병이 없으니
이몸 한 번 움직여서 태허로 들어간다.

念雜由來業障多 憧憧擾擾竟如何
驅魔自有玄微訣 引入堯夫安樂窩

염잡유래업장다 동동요요경여하
구마자유현미결 인임요부안락와

복잡한 생각은 업장이 많은 까닭
우왕좌왕하다가 마침내 어쩔꼬
마귀 몰아내는 현묘한 비결이 있으니
소강절의 안락궁에 들어가게 된다.

人有二心方顯念 念無二心始為人
人心無二渾無念 念絕悠然見太清

인유이심방현념 염무이심시위인
인심무이혼무념 염절유연견태청

사람들 두 마음으로 생각이 나타나고
생각 속에 두 마음이 없어야 비로소 사람이라
사람에게 좋고 나쁜 것의 분별심이 없으면
생각이 끊어진 곳에서 바로 옥황전을 보리라.

這也了時那也了 紛紛攘攘皆分曉
雲開萬里見清光 明月一輪圓皎皎

저야료시나야료 분분양양개분효
운개만리견청광 명월일륜원교교

이것이 끝나면 저것도 끝나니
얽히고 설킨 것이 모두 뚜렷해지면
구름이 흩어지고 맑은 빛을 보게 되고
더없이 밝은 달빛이 천지를 비추리라.

四海遨遊養浩然 心連碧水水連天
津頭自有漁郎問 洞裡桃花日日鮮

사해오유양호연 심연벽수수연천
진두자유어랑문 동리도화일일선

천하를 누비면서 심신을 기르니
마음은 짙푸른 물에 통하고 물은 하늘에 닿는다.
나루터에서 고기잡는 어부에게 물으니
마을 안에는 복사꽃이 나날이 신선하다고.

 

대~충~ 풀어 봤습니다. 세상에 상대적인 분별심으로 이것저것, 니것내것 찾지 말고 그냥 그렇게 일없는 사람처럼 허허롭게 살면 된다는 뜻인가 싶기도 합니다. 간단하게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역시, 임감당 선생이 여섯 수의 시로 말씀하신 것을, 운문 선사는 다섯 글자로 요약해 버렸네요. 대단한 내공입니다. 하하~!

시를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뭐 그래도 좋습니다. 다만, 글쓴 심복의 아내인 '진운(陳芸)'에 대해서는 글을 읽는 즉시로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려도 되지 싶습니다. 물론 남성의 관점이라는 점은 전제하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여기에 한 대목만 옮겨서 두 사람의 인연에 대해 소개를 해 볼까 싶습니다. 결혼을 하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대목인데....

심복이 말하기를, "당나라 때는 시로 과거를 쳐서 선비를 뽑았는데, 시로 논한다면 이백과 두보를 꼽아야 할텐데 부인은 누구를 모범으로 삼고 싶어?"

아내 운이 답하기를, "두보의 시는 정성을 들여서 다듬어 정교한 맛이 있고, 이백의 시는 시원스럽고 대범한 맛이 있어요. 저는 두보의 엄숙함 보다는 이백의 생기발랄 함을 더 배우고 싶어요."

"두보는 시의 세계를 집대성하여 배우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를 모범으로 삼는데, 당신은 유독 이백을 택한 이유가 뭐야?"

"시의 규칙을 중시하고 엄격한 것은 두보가 당연히 최고의 경지예요. 하지만 이백의 시는 뭐랄까.... 고야산에 있는 신선과 같아서 낙화유수의 자연스러움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요. 두보의 수준이 이백보다 낮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백의 풍모가 마음에 끌리는 걸요."

"당신이 이백의 벗이란 것을 진작에 몰랐네~!"

"제게는 일찍이 글을 일깨워 주셨던 백낙천 선생님도 계신걸요. 때로 그리움에 휩싸이면 감사한 마음이 절로 우러러 나곤 해요."

"어? 그건 무슨 이야기란 말이지?"

"그 분이 〈비파행〉을 지으셨잖아요. 비파행으로 글을 배웠으니 스승님이시죠."

이렇게 조곤조곤 이야기 하는 것을 읽으니 환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황진이나 사임당과 견줘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면서, '재인박명(才人薄命)'의 안타까움으로 인해서 더욱 애절한 마음을 남기게 되나 봅니다.

이러한 대목을 읽으면서, 문득 하룻밤 꿈 속에서 세상의 이치를 다 깨달았다는 조신대사도 생각나고, 인공지능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영화 〈그녀-Her〉도 생각 났습니다. 모두는 도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관음보살과 같은 존재들이려니... 싶은 생각도 해 봤습니다.

제일 반가운 것은 글의 첫머리에 자신의 생일을 적어 뒀다는 것입니다. 난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먼저 밝히는 것 같은 태도가 맘에 들었습니다. 속을 내어 보이는 것은 안경이 아니라 단추입니다. 뭔 말이냐고요? 낭월한담 에서 안경으로 검색해 보시면 글 하나가 나올 겁니다. [54]번인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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丁乙甲癸
亥亥子未


건륭 계미(1763)년 11월 22일은 이렇게 나옵니다. 시주(時柱)는 물론 추정했습니다. 그의 필력과 삶의 여정을 감안하여 식신(食神)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을해일에는 식신이 둘이 뜹니다. 축시와 해시가 그것이지요. 축시라면 정축(丁丑)이고, 해시라면 정해(丁亥)가 됩니다.

축시가 되면 끼니를 걱정할 정도는 아닐 것으로 봐서 아마도 해시가 될 것이라는 짐작을 해 봅니다. 궁핍은 재물 복이 없다는 이야기이고, 그러려면 해시가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가진 것이라고는 창작의 능력을 갖고 있는 가난한 사람이라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동짓달의 을목(乙木)이라니.... 참 많이 안타까운 사주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다만, 처궁이 이렇게도 썰렁한데 멋진 아내를 만났다는 것은 요령부득이네요. 물론 그 여인으로 인해서 마음 고생을 한 것으로 본다면 또한 처복이 없다고 해도 되지 싶기는 합니다.

각설하고.

어제 오후에 열심히 책에 빠져서 심복 선생과 중국 천하를 유람하고 있는데 문득 전화가 왔습니다. 가끔 궁금한 일이 있거나 신도들이 손자가 태어났다고 이름을 지어달라고 하면 의뢰하는 어느 사찰의 주지 화상입니다.

낭월 : 어쩐 일이신고? 폭염에 잘 지내시지?
화상 : 나야 잘 있지. 궁금한 게 생겨서....
낭월 : 뭔 일이시길래 전화를 하셨을꼬?
화상 : 아니, 도사가 전화벨소리가 끝나기 전에 무슨 일인지 몰라?
낭월 : 원, 무릎팍도사는 들어봤지만, 전화벨도사라니. 하하~!
화상 : 사실은, 전에 와 보셨지만, 절 입구의 터 있잖아.
낭월 : 아, 그거~! 기억 나는 구먼. 그게 왜?
화상 : 그걸 팔겠다고 나와서 사야 하나 싶어서....
낭월 : 오호~! 그러니까 점괘를 보고 좋으면 사겠다고?
화상 : 그렇지~! 그려~! 그런 때는 또 도사 같군.
낭월 : 그야 눈치도사지, 누구나 하는 겨. 하하~!

그 화상이 머무르는 절 입구에 조그만 땅이 하나 있는데, 그로 인해서 절까지 차를 끌고 갈 수도 없는 아주 고약한 구조로 되어 있어서 항상 오가면서 불편한 상황이었다는 것은 예전에 방문해서 보고 알았습니다. 이제 그 땅을 팔겠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낭월 : 전에도 그 땅이 나오면 사야 한다고 하잖았던가?
화상 : 그랬었지. 그래서 사야 하는데....
낭월 : 걱정 되는 것이 뭔가?
화상 : 돈을 많이 달라고 해서 더 둬야 하나 싶은 거지.
낭월 : 얼마인데?
화상 : 3억에 내 놨다고 해서 사겠다고 했더니 더 부르는 거야.
낭월 : 그야 당연한 것이 아닌가? 얼마나 더 달라는데?
화상 : 3억 1천만원.
낭월 : 두 말도 하지 말고 오늘 저녁에 바로 계약하셔.
화상 : 그래야 할랑가?
낭월 : 그걸 지금 내게 물을 일인감?
화상 : 점괘는 어떻게 나올까 싶어서.... 물어보는 겨. 
낭월 : 그 절에서는 잠시 살다 나올 건가?
화상 : 아니지. 
낭월 : 그 땅은 꼭 화상이 사야만 길이 열리지?
화상 : 당연하지.
낭월 : 그런 것은 점을 치지 않는 겨.
화상 : 왜? 다른 때는 잘 도 봐주더니만.

그래서 이 화상에게 경봉스님께 들었던「송장재판」의 이야기를 들려 줬습니다. 혹시 들어보셨나 모르겠습니다만, 참고로 지나는 일에 알아 두시면 한 번 정도는 써먹을 일이 있을 지도 모르니 간단히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하하~!

노인이 강을 건너다가 물이 불어서 빠졌다.
허우적대다가 구조되지 못하고 실종되었다.
아랫 마을의 어부가 고기를 잡는 그물에 걸렸다.
처음에는 얼른 돌려드리려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보상금을 좀 받고 싶었다.
그래서 소문만 내고 돌려주진 않았다.

윗마을에 사는 노인의 아들이 소식을 듣고서
모시러 가려다가 분명히 보상금 이야기를 할 것으로 봤다.
왜냐하면 그 어부는 평소에도 물욕이 많음을 알기 때문이다.
동네의 훈장을 찾아갔다.
훈장이 말했다. 가만 두라고,
어부에게는 아무필요가 없으니까.
냄새가 나면 얼른 모셔가라고 할 것이라고.
그래서 아들은 송장을 모시러 가지 않았다.

어부가 아무리 기다려도 아들이 안 온다.
송장은 이미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가져가라고 하면 보상금이....
그래서 훈장을 찾아갔다. 바로 그 훈장이다.
어쩔까요? 훈장이 말 했다. 꼭 붙들고 있게.
그 아들은 시신이 없으면 절대로 안 되니까.
그 말을 듣고 어부는 다시 송장을 보관했다.

이것이 송장재판입니다. 아무리 맞는 말이긴 합니다만 이야기는 되도록 풀어야 하는데 그야말로 오로지 의뢰자의 입장에서 변호를 한 것으로 봐야 하겠습니다. 이 이야기를 해 준 것입니다. 미루지 말고 얼른 송장을 찾아와서 제사를 지내라는 거지요. 우물쭈물하면 송장 값만 더 올라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화상의 입장에서는 모셔와야 하는 송장이고, 땅 주인의 입장에서는 보상금이 필요한 이치라는 이야기입니다. 비유가 적절했나요? 하하~!

화상 : 그래도 점괘 한 번 봐 주지...?
낭월 : 점은 아무 때나 치나~!
화상 : 왜 안되는가?
낭월 : 당연하지. 이런 일로 점을 치면 초짜인 겨.
화상 : 그럼 고수는 왜 점을 안 치지?
낭월 : 이미 선택사항이 없잖은가 말이네.
화상 : 그렇긴 하지. 그래도 5백만 원은 깎았다네. 
낭월 : 그렇다면 더 잘 되었네. 얼른 계약하시게.
화상 : 듣고 보니 그렇군. 잘 알았네.

이렇게 해서 또 상담을 마쳤습니다. 그래놓고는 다시 《부생육기》에 빠져들었지요.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니까 문득 이 화상의 점괘가 궁금하긴 했습니다. 이러한 것은 말해주는 점괘가 아니라 확인용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살며시 괘를 찾았습니다. 전화가 걸려온 시간이 있으니까요.

 

丁辛戊丁丁
酉酉申未酉


음.... 나쁘지 않군. 인성인 절에서 마을로 대로가 나겠다는 암시로 해석해도 될 것으로 봐서입니다. 월지 미(未)는 좁은 길입니다. 더구나 포장도 못 했지요. 그런데 신유(申酉)가 쫘악 깔리는 것으로 봐서 버스가 들어와도 될 만큼의 콘크리트 포장길이 열릴 것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조짐으로 봤습니다.

더구나 점괘에 관살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장애물이 모두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미중을목(未中乙木)의 장애물은 유(酉)를 만나서 말끔히 해소된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그리서 혼자서만 아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점쟁이는 아무때나 점을 치지 않는다.'
'가수는 아무 곳에서나 노래하지 않는다.'

뭔가 서로 통하는 것이 있어 보이지 않습니까? 묻는다고 해서 그것이 점괘의 소관인지, 사유의 소관인지, 판단의 소관인지, 무엇으로도 해결을 할 수가 없는 영역인지도 가리지 않고 부랴부랴, 허겁지겁 점괘를 뽑아서 말을 하지요. 그래놓고는 맞지 않는다고 투덜투덜하기도 합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도 생각해 보게 되네요.

문득 '점괘를 보기 전에 해답이 나온다.'는 고인의 가르침이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경우를 두고 말한 것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혹 점괘를 운용하시는 벗님이 계시면 참고삼아 알아 두시라고 두어 가지 말씀을 남깁니다.

1. 이야기를 들어본다.
2. 점신께 물어야 할 것이 아니면 바로 답한다.
3. 판단이 불분명할 경우에 비로소 점괘를 본다.
4. 점괘에 따라서 명쾌하게 판단을 한다.

불가피하다면 점신께 물을 일이 아닙니다. 선택의 여지가 있을 적에도 이성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그래놓고서도 명료하지 않을 경우에 비로소 점통을 들고, 시계를 보는 것이지요. 육효를 보는 점쟁이는 점통을 들어야 점괘가 나오고, 오주를 보는 점쟁이는 시계를 봐야 점괘가 나오기 때문이지요.

참. 시계점이 떠오르네요. 곽목량 선생이 알려준 비법인데... 유분(酉分)이면 시계점에서도 진행해도 된다는 말을 해 주겠습니다. 뭔 말이냐고요? 곰곰히 궁리를 해 보시고요. 궁리가 가장 좋습니다. 하하~!

오늘도 무지하게 덥지 싶습니다. 폭염에는 가능하면 최대한 쉬는 것이 상책인가 싶습니다. 무리하지 마시고 책을 읽으면서 시원한 수박화채라도 드시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생업에 바쁘신 벗님은 어쩔 수가 없으니 소금을 탄 물이라도 드시면서 견디시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신 순간들과 함께 하시기를 바라면서 이만 줄입니다. 고맙습니다.

 

2017년 7월 21일.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