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 제14장 방국의 경계(境界)/ 4. 천간(天干)에 투출(透出)한 자

작성일
2017-04-05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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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제14장 방국(方局)의 경계(境界)


4. 천간(天干)에 투출(透出)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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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行運)에 대한 내용을 살피다가 말고, 대운 이야기로 전개되었지만, 그것에 대해서 정리를 한 것이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한 우창이 천천히 다음 구절의 글을 읽었다.

 

若然方局一齊來 須是干頭無反復(약연방국일제래 수시간두무반복)

 

만약에 방국(方局)이 같이 들어온다면

모름지기 천간에서 반대되는 오행은 없어야 한다.

 

“풀이를 해 보면, ‘만약 방국이 같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름지기 천간에서 반대가 되는 오행이 덮여있으면 안 된다.’는 뜻인가?”

“그렇게 해석이 되겠네. 지지(地支)에 인묘진(寅卯辰)이 있는데 해묘(亥卯)가 추가되거나, 혹은 해묘미(亥卯未)가 있는데 다시 인묘(寅卯)가 있다면 ‘방국(方局)이 일제래(一齊來)’라고 하겠지?”

“아, ‘일제래’란 그런 의미였군. 그냥 넘어갈 뻔했네.”

“방국이 섞이면 안 된다고 했다가, 이제는 또 그렇더라도 천간에서 용납하면 괜찮다는 말이 아닌가?”

“그래서, 섞이면 안 된다는 것은 인묘진(寅卯辰)에 해묘미(亥卯未)가 섞이면 안 된다는 말이 아니고, 신유술(申酉戌)이 섞이면 안 된다고 이해하면 그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네.”

“그렇다면 이번 대목은 인묘진과 해묘미가 같이 있을 경우에 대한 설명이라고 보면 무리가 없겠지만 내용이 경도 스승님 같지 않군.”

“왜? 내용이 시답잖은가? 하하~!”

“만약에 경도 스승님이 쓴 것이 분명하다면 그냥 억지로 한 마디 써놓은 것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을 것 같단 말이지.”

“그런 기분이 들기도 하네.”

“그렇거나 말거나 해석은 해 봐야 할 테니 의미나 생각해 보는 정도로 이해를 하면 되겠지.”

“어쩌면 경도 스승님도 고량주(高梁酒)에 취하셔서 잠시 혼란스러울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이러한 것을 살피면서 혼란이 없도록 정리하는 것도 후학이 할 일이라고 보면 되겠네.”

“행운이 어떻고, 방국이 어떻고 혼잡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들은 아무래도 허접한 의미인 것 같다는 것으로 정리하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셨으면 어서 글이나 들여다보세.”

“천간에 반복(反覆)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조금 음미를 해 봐도 되겠네.”

“그렇다면 다행이군. 어떻게 해석하면 되나?”

우창은 반복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이것은 천복지재(天覆地載)와 완전히 같은 말로 보이는데 그렇지 않은가?”

“아, 그렇군. 천복지재도 하늘에서 제대로 덮어주면 좋다는 말인데, 지금은 제대로 덮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니 같은 말을 뒤집어 놓은 꼴이군.”

“방이든 국이든 관계없단 말이지 않은가?”

“맞아~!”

“이미 관계가 없다는 말을 뒤에 할 것이면서 앞에서 한 말은 괜히 써놓은 허언(虛言)이란 말이지 않은가?”

“너무 그렇게 몰아세우지 말게나. 하하하~!”

그러자 자원도 깔깔대면서 말했다.

“호호~! 진싸부, 너무 열 내지 마셔요. 그냥 제대로 이해만 하면 되는 것이잖아요. 호호호~!”

“자원은 성품이 좋아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글로 인해서 후학들은 또 얼마나 엉뚱한 길로 헤매고 다니느라고 방황을 할 수도 있음을 생각하면 안타깝다는 말이지.”

“그렇다면 뭐가 어렵겠어요? 그러심 진싸부가 주석서(注釋書)를 쓰시면 되죠.”

“그래서 공자도 술이부작(述而不作)이라고 하셨나 보군.”

“예? 그런 무슨 말씀이세요?”

“공자가 그렇게 말씀하셨다잖은가. ‘풀이는 해도 짓지는 않는다.’고.”

“그러니까요. 그게 무슨 의미냐고요.”

“그분의 생각을 난들 알겠는가. 다만 창작성이 부족했을 것이라는 짐작은 해 볼 수가 있겠지.”

“공자가 창작력이 부족하다고요?”

“그렇지 않고서야 스스로 한 생각이 일어나면 자신의 이야기를 지을 수도 있었을 텐데, ‘풀이는 할지언정 짓지는 않겠다’고 선언을 할 것까지는 없단 말이지.”

그 말을 듣고 고월이 웃었다.

“아니, 우창은 이제 공자의 마음까지도 들여다보는 수준에 도달했단 말이 아닌가? 놀랍네 놀라워~! 하하하~!”

“없는 것을 만드는 것은 창작(創作)이지만 있는 것을 궁리하여 의견을 첨부하는 것은 주석(註釋)이니 공자는 주석가로 만족했단 의미라네.”

“그렇다면 우창은 적천수를 주석하겠는가? 아니면 새로 우창적천수를 짓겠는가?”

“감히 적천수를 어찌 짓겠는가, 이 좋은 글귀들을 잘 다듬고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에는 주의하라는 표시를 해 놓는 것만으로도 큰 보람이지.”

“아마도 공자의 마음도 그랬을 것이라는 짐작이 되는군.”

“그래도 이 구절은 가장 나아 보이는걸. 결국은 지지의 구조가 어떻게 생겼던 간에 천간에서 도와주지 못하면 헛일이라는 말이잖은가?”

“그렇다면 이해를 제대로 한 것으로 봐도 되겠군. 다음 구절은?

 

成方干透一元神 生地庫地皆非福(성방간투일원신 생지고지개비복)

 

지지(地支)에서 방합(方合)이 이뤄지고

천간에 원신(元神)이 투출(透出)하면

생지(生支)든 고지(庫支)든 모두 복(福)이 안 된다.

 

“내용을 보면, ‘방(方)이 이뤄지고 천간에 하나의 원신(元神)이 투출된다면, 생지(生支)든 고지(庫支)든 다 복(福)이 되지 못 한다’는 말인가?”

“잘 이해하셨네. 의미가 조금 어려울까?”

“원신(元神)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네. 이것만 이해한다면 무슨 뜻인지 대략 이해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네.”

“원신은 방국을 이룬 오행을 말한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군. 예를 들면 해묘미(亥卯未)나 인묘진(寅卯辰)이라면 갑을(甲乙)이 원신인 것이지.”

“아, 그야 간단한 이치로군. 혹시라도 목방(木方)이나 목국(木局)을 생하는 인성(印星)을 말하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네.”

“글쎄, 듣고 보니 그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겠네.”

“어? 그럼 어떻게 하는가? 정확히 알려주셔야지. 우린 고월만 졸졸 따라가는데.”

“난들 어찌 다 안다고 하겠는가. 다만 글자로만 봐서는 으뜸 원(元)인 것으로 봐서 대표적인 오행으로 보면 무난할 것으로 생각이 되네.”

“그럼 그대로 살피도록 하면 되겠군. 근데 그렇게 되면 ‘생지(生支)든 고지(庫支)든 다 복이 되지 못한다’는 말은 뭘까?”

“생각을 해 봐야지.”

“우선, ‘비복(非福)’이란 것은 좋을 것이 없다는 뜻이겠지?”

“물론이네. 이것은 앞의 구절에서 말하는 ‘반복(反覆)’과 서로 대응되는 말이라고 봐도 되겠네.”

“그렇다면, 왜 복이 안 된다고 했을까? 그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네.”

그 말에 고월이 설명을 했다.

“인묘진(寅卯辰)으로 지지에 목기(木氣)가 가득한데, 천간에는 또 다시 갑을목(甲乙木)이 있다고 생각해 보게. 여기에 생지(生支)에 해당하는 인(寅)이 들어온들 넘치는데 다시 더 보태는 격이 되지 않는가?”

“오호, 이제 경도 스승님의 취기(醉氣)가 어지간히 사라졌나 보네. 의미심장(意味深長)한 말씀을 하신 것으로 봐서. 하하~!”

“같은 의미로 고지(庫支)에 해당하는 미(未)가 들어와도 어차피 복이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라는 말이라고 봐서 겹치는 것으로 해석하면 되겠네.”

“아마도 느낌으로는 목방(木方)에 다시 목방을 더하는 것은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의미로 보면 되겠지? 비복이라는 것은 흉하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봐서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되지 싶은걸.”

“역시, 자평학(子平學)의 핵심(核心)은 균형(均衡)과 조화(調和)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보면 되겠네.”

자원도 이해가 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다음 구절로 넘어가도 되겠다고 본 우창이 다시 글을 읽었다.

 

成局干透一官星 左邊右邊空碌碌(성국간투일관성 좌변우변공록록)

 

지지(地支)에서 삼합(三合)이 이뤄지고

관살(官殺)이 하나 투출(透出)한다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이번에는 앞의 구절과 대응(對應)으로 설명하는 것 같으니 어디 풀이를 해 보도록 하겠네.”

우창의 그 말에 고월이 동의했다. 우창이 원문을 보면서 차근차근 풀었다.

“국을 이뤘다는 것은 가령 해묘미(亥卯未)라고 할 수가 있겠지?”

“틀림없네.”

“그러한 상황에서 천간에 관성(官星)이 하나 나와 있단 말이로군.”

“여기에서 투출(透出)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을까?”

“아, 투(透)는 투출(透出)의 줄임말인가?”

“그렇게 보면 될 것이네.”

“투출은 지지에서 천간으로 튀어나왔다는 의미로 이해를 하면 될까?”

“그것이 원래의 투출에 잘 어울리는 뜻이네. 다만 일반론으로 본다면 천간에 있다는 의미로 쓰일 수도 있음을 참고하시게.”

“두 가지의 뜻이 있었군. 그것을 생각하지 못했는걸. 알았네.”

“가령, 기미(己未)월 임자(壬子)일이라고 한다면 정관인 기토(己土)는 미월(未月)의 미중기토(未中己土)가 있으므로 투출했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이라네.”

“매우 간단한 이야기지 않은가?”

“알고 보면 간단하지.”

“그렇다면, 기해(己亥)월의 임자(壬子)라면 정관(正官)은 있으나 투출했다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지?”

“그렇다네. 투출했다고도 하지만 실은 지지에 같은 글자가 있을 적에 제격이겠지.”

“잘 알았네. 정확히 이해했네.”

그러자 문득 생각이 난 듯이 고월이 말했다.

“참, 투출(透出)이라는 말과 비슷한 의미로 통근(通根)도 참고할 수가 있겠네. 지나는 길에 이것도 분명히 해 두고 가지.”

“통근에 대한 것은 이미 앞에서 설명을 들어서 알고 있는데?”

“그래서 지나는 길이라고 하지 않았나. 서로 연관이 있어서 정리하잔 말이네.”

“얼마든지 환영이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서 설명해 주시게.”

“가령, 기미(己未)월의 기토(己土)는 투출(透出)도 되고 통근(通根)도 된단 말이네.”

“그렇겠지.”

“그런데 기사(己巳)월이라면 투출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야 월지에는 기(己)가 없으니까 투출이라고 하긴 어렵겠는걸. 속에서 나온 것이 투출이라고 하는 것이니까 말이네.”

“맞아, 그래서 이러한 경우에는 투출이라고 하지 못하는 대신에 통근이라고는 한다는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라네.”

“아하~! 그 차이가 있군요. 이 말씀은 마치 자원을 위해서 설명해 주신 것 같아요.”

자원이 그 뜻을 이해했는지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고월이 다시 설명을 보탰다.

“이야기 한지 한참 되면 잊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다시 반복하는 셈이지. 기억했으면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도 되겠군.”

다시 우창이 말을 받아서 답을 생각해 보고는 말했다.

“관성(官星)이 하나가 있다는 말이로군.”

“느낌으로는 어떤가?”

“아마도 무력(無力)한 관성이라는 느낌이 나는데?”

“아마도 그런 뜻일 것으로 생각되네.”

“그렇다면, ‘좌변우변’은 ‘어디에서도’라고 해석을 하면 되겠지?”

“당연하지.”

“그런데 ‘공녹록’은 무슨 말인가?”

“녹록은 쓸모없다는 뜻이니 공허(空虛)하여 대우를 받지 못하고 살아간다는 의미로 보면 되지 않을까?”

“정관(正官)이 무력하면 그렇게 된단 말인가?”

“아, 정관이라는 단서가 있었지.”

“하필이면 정관이 무력하게 나와 있으면 그렇다고 하니까 말이네.”

“원래 관(官)은 벼슬을 하는 것과도 통하거든. 그러니까 벼슬을 얻을 수가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겠네.”

“벼슬이라면 녹록은 녹봉(祿俸)의 의미도 되겠나?”

“가능하지. 그렇게 되면 제대로 수입도 없는 관리일 수도 있겠다는 해석으로 보는 것도 가능하겠군.”

“그야말로 입이나 먹고 사는 관청의 노비 비슷한 느낌이로군.”

“맞아. 딱 그 느낌이로군.”

“왜 그렇다는 건지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유는 글을 읽으면서 궁리하란 뜻이겠지. 하하~!”

“궁리해야지. 그러니까 정관(正官)이 있다고 해서 모두 벼슬살이를 얻는 것이 아니라 너무 무력하게 되면 벼슬도 마땅한 자리를 얻을 수가 없겠군. 그렇다면, 성국(成局)이라도 뿌리가 튼튼한 정관(正官)이라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궁리하는 거라네.”

“일간(日干)이 강건(强健)하고 정관(正官)도 강력하다면 벼슬도 높을 수가 있겠네?”

“맞아, 잘하고 있군. 하하~!”

“정관은 국왕으로부터 지위(地位)를 부여받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을까?”

“정관은 관직(官職)의 뜻도 포함하고 있으니까 타당하다고 하겠지.”

“그렇다면 방국(方局)에서 논하고자 하는 것은 또한 균형을 어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정리를 할 수가 있겠군.”

“그렇게 보면 되겠네.”

“자원도 그렇게 생각해요. 덕분에 또 많은 것을 알게 되었어요. 두 싸부님 정말로 감사해요~!”

자원의 말에 두 사람은 마주 보고 웃었다. 우창이 정리 삼아서 한마디 거들었다.

“그러니까 방(方)이든 국(局)이든 중요한 것은 오행의 균형을 이루고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글자가 있으면 좋고, 그러한 글자가 없으면 좋을 것이 없으니 실제로 방국(方局)이 길흉(吉凶)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정리를 하면 되겠나?”

“틀림없는 이야기네.”

우창도 비로소 방국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고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