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 제14장 방국의 경계/ 1. 방(方)과 국(局)의 이해(理解)

작성일
2017-04-02 07:20
조회
2020
[162] 제14장 방국(方局)의 경계(境界)

1. 방(方)과 국(局)의 이해(理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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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이 형상의 의미를 되뇌면서 생각하다가 한마디 했다.

“임싸부, 형상(形象)에서 생각해 볼 것은 결국 오행의 구조에 대한 것이었네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정리한 것을 적었다.

 

한 가지 오행은 독상(獨象)

독상은 식상(食傷)을 만나야 한다.

두 가지 오행은 양상(兩象)

양상은 균형을 만나야 한다.

다섯 가지 오행은 전상(全象)

전상은 재성(財星)으로 마무리하면 좋다.

다섯 기운이 뒤섞여 있으면 오기(五氣)

오기는 충극(沖剋)을 피해야 한다.

 

“이렇게 정리를 해 봤어요.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자꾸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리를 해 보니까 사주를 전체로 놓고 살펴야 한다는 가르침이 그 안에 있었다는 것을 알겠어요.”

고월이 이에 대해서 동의했다.

“그렇게만 공부하면 멀지 않아서 우리와 같은 수준이 되겠네. 하하~!”

“그런데 세 가지 오행인 삼행(三行)이나, 네 가지 오행인 사행(四行)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네요? 이건 미뤄서 오기(五氣)로 이해하라는 뜻일까요?”

“당연하지, 아마도 대다수의 사주팔자는 그와 같을 것이고, 그러한 것은 모두 ‘다섯 기운이 모여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네.”

“알겠어요. 이제 모두 정리가 되었어요. 다음은 뭘까요?”

형상장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을 우창이 읽었다.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은 「방국장(方局章)」이었다.

11 方局:方是方兮局是局 方要得方莫混局(방시방혜국시국 방요득방막혼국)

 

방합(方合)과 삼합(三合)

방(方)은 방합(方合)이고 합(合)은 합국(合局)이다.

방합(方合)은 방합만 이라야지 합국과 섞이면 안 되고

“방(方)은 무엇이고, 국(局)은 무엇인가?”

듣지 못한 이야기가 나오자 우창이 고월에게 물었다. 자원도 고월이 무슨 설명을 해 줄까 하고 기다렸다. 두 사람을 둘러본 고월이 입을 열었다.

“방은 동남서북(東南西北)의 방향(方向)을 말하네.”

“아, 그건 이해가 되는군. 그렇다면 국은 뭔가?”

“국은 지지(地支)가 삼합(三合)을 이뤘을 적에 붙이는 말이라네.”

“삼합이라면 인오술(寅午戌), 사유축(巳酉丑), 신자진(申子辰), 해묘미(亥卯未)를 말하는 것인가?”

“맞아. 바로 그 이야기라네.”

“그게 무슨 말이 된다고 경도 스승님이 여기에 언급했더란 말인가?”

“물론 지금 생각해 보면 말이 안 되겠지만 당시로써는 그것도 중요하게 거론이 되니까 언급을 하지 않으셨는가 싶군.”

“하긴 지금의 기준으로 옛 선현들의 식견(識見)을 단정할 수는 없지. 우창이 좀 경솔한 마음을 먹었네.”

“당연히 해 볼 수가 있는 생각이라고 보네. 다만 왜 이러한 이야기를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고 활용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또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우리 후학의 몫이라고 하겠지.”

“맞아. 언제나 올바른 말씀만 하는 고월이네.”

“별말씀을. 여하튼 내용에 대해서 한 번 들여다보세.”

“알았네. ‘방(方)이면 방, 국(局)이면 국’이라고 했군. 이것은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간단해 보이네.”

“다음 구절은 어떻게 해결을 할 것인가?”

“음, ‘방이면 방을 얻어야지 국과 섞이진 말라’는 건데 이건 설명이 좀 필요한 것으로 보이네.”

“방을 대표하는 오행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나?”

“설명을 듣기로는 인묘진(寅卯辰)은 동방(東方)이니 목방(木方)도 된다는 것으로 보면 되지 않을까?”

“맞아, 그러게 보면 되지.”

그러자 자원도 나서서 거들었다.

“저도요.”

“어디 자원이 설명해 보시려나?”

“사오미(巳午未)는 남방(南方)이니까 화방(火方)도 되죠.”

“맞아.”

“신유술(申酉戌)은 서방(西方)이니까 금방(金方)도 되고요. 맞죠?”

“정확히 이해했네.”

“또, 해자축(亥子丑)은 북방(北方)이니까 수방(水方)도 되네요.”

“아주 쉬웠군. 잘하셨네. 하하~!”

“그런데 방으로만 되면 좋지만, 국이 섞이면 안 된다는 거잖아요?”

“그런 이야기지.”

“그게 무슨 뜻인가요? 그러니까 가령 인묘진(寅卯辰)이 지지(地支)에 있는 사주에서 뭐가 섞이면 안 된단 말이에요?”

“이 점에 대해서는 나도 처음에 좀 혼란스러웠다네. 가령 목에 해당하는 인묘진(寅卯辰)이 지지에 있을 적에 다시 해묘미(亥卯未)가 있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될 것이 있단 말인가 싶었지.”

“당연히 그럴 만하네요. 그래서 어떤 해답을 얻으셨어요?”

“결국 경도 스승님을 믿기로 했지.”

“믿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데요?”

“그럼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몰아붙일 수도 있거든.”

“무슨 이유로 몰아대죠?”

“방국(方局)이 무슨 상관이냐? 생극으로 조화만 이루면 그만 아니냐? 무슨 씨알도 안 먹히는 헛소리를 하느냐? 이렇게 따질 수도 있는 거지.”

“호호호~! 상상이 돼요. 재미있겠어요. 경도 스승님이 옆에 안 계신 것이 참으로 유감이에요. 호호호~!”

“그런데 다시 곰곰 생각을 해 보니까 그렇게 말씀하신 의도를 이해할 것 같더란 말이지.”

자원은 더욱 흥미가 동해서 다시 물었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쓸데없는 소리로 보였는데 시간이 더 지나고 보니까 틀린 말씀은 아니더라는 거죠?”

“물론 없어도 되는 말이기는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정리하는데 필요한 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러니까 임싸부는 그렇게 나날이 발전하신 거네요. 부러워요. 어서 깨달은 바를 설명해 주세요.”

“방과 국이 서로 혼잡(混雜)되면 안 된다는 것은 목방(木方)과 금국(金局)이 섞이면 안 된다는 말이었어.”

“아, 그러니까 화방(火方)과 수방(水方)이 섞이면 안 된다는 것도 같은 말이겠네요. 그런가요?”

“맞아.”

그러자 우창이 가만히 듣고 있다가 말을 꺼냈다.

“그런데 왜 방(方)이니 국(局)이라는 말을 썼을까? 글자 하나하나의 관계를 따져서 판단해야 하는데 무리를 지어서 본다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이는 것은 왜일까?”

“아, 우창도 그 생각을 했군. 내가 의혹을 가졌던 것도 바로 그 부분이었네.”

“앞에서 설명한 형상의 수준과는 현저하게 수준이 떨어져 보이는 이야기란 말이지.”

“오호~! 우창의 눈매가 나날이 매워지는걸. 하하하~!”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을? 하하~!”

“사실이지 않은가? 내가 적지 않은 시간을 궁리해서 품게 된 의혹을 우창은 듣자마자 바로 파악을 했으니 말이네.”

“아, 그런가? 행여 그러한 것이 있다면 이것은 모두가 고월의 자상한 설명 덕분이로군.”

“자, 생각해 보세. 어느 사주에 인묘진(寅卯辰)이 있다면 그것이 일간(日干)을 제외하고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당연하네. 내 말이 그 의미라네.”

“그러므로 우리의 수준으로 본다면 이 대목은 그리 큰 의미가 없다고 봐도 되겠다는 이야기라네.”

“그럼 그냥 통과하세.”

“그럴까?”

그러자 자원이 반대하고 나섰다.

“아니, 그야 두 싸부님들 생각이죠. 이 어린 양은 어쩌시고요?”

“참, 자원이 아직 이해 못 했단 말인가?”

“무슨 말인지 좀 설명해 주셔야죠. 그렇게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사기꾼들이 눈을 껌뻑이면서 협잡(挾雜)을 하듯이 그렇게 얼렁뚱땅 넘어가시면 안 되죠. 더구나 후학들이 묻더라도 정확하게 알려줘야 할 것이 아닌가요?”

자원의 이치에 닿는 말에 고월도 꼼작 못했다.

“에구~! 졌다. 그럼 잘 들어봐.”

“당연하죠. 귀 씻었어요. 호호호~!”

“그런데, 이번 구절은 더 설명할 것이 없으니 그냥 넘어가도 될 것이네. 다음 구절에서 한 번 분석(分析)을 해 보도록 하지.”

“그건 좋아요. 진싸부 어서 다음 구절을 읽어봐요.”

“알았네. 그럼 어디 보자. 나도 궁금하긴 하군.”

局混方兮有純疵 行運喜南或喜北(국혼방혜유순자 행운희남혹희북)

 

합국(合局)도 방합(方合)과 섞이면 하자(瑕疵) 된다.

행운(行運)은 남방(南方)이 좋거나 북방(北方)이 좋다.

글을 읽고 난 우창이 말했다.

“그러니까, 방(方)에 국이 섞이는 것은 순수(純粹)한 것에 하자(瑕疵)가 발생한단 말이로군.”

“맞아. 순수함은 국이나 방으로만 되어있는 것이란 말을 전제(前提)로 한다는 것이로군. 고월이 깨달은 바를 적용시킨다면 목방(木方)에 금국(金局)이 섞여 있으면 결함(缺陷)이 된다는 것이로군.”

“그렇다네. 이렇게 이해를 하면 타당하다고 해도 되지 않겠느냔 말이지.”

“그렇군. 다만, 순수한 것은 원원유장(遠遠悠長)하여 길게 생생(生生)으로 흘러가는 것이지 무슨 방이나 국이 된단 말인가?”

“맞는 생각이네.”

“그래도 될 일이네. 그렇다면 그것은 그렇다고 보고, 다음 구절을 살펴보세.”

“다음은, 행운(行運)에 대해서 설명이로군. 남쪽을 좋아할 수도 있고, 북쪽을 좋아할 수도 있단 말은 무슨 뜻이지?”

“남쪽은 사오미(巳午未)로 진행되는 것을 말하고, 북쪽은 해자축(亥子丑)으로 진행이 되는 것을 말한다네.”

“그것은 사주의 구조에서 화운(火運)이 좋은 경우에는 남쪽을 좋아하고, 수운(水運)을 좋아하는 경우에는 북쪽을 좋아한다는 의미인가?”

“그렇게 보면 될 것이네.”

“내용을 봐서는 서로 겉도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무슨 생각이 들었기에 그러나?”

“국과 방이 순수하거나 혼잡한 것에 따라서 운은 남쪽이 좋거나 북쪽이 좋다고 하는 말은 뭔가 중간에 상당한 내용이 빠져버린 듯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네.”

“오호~! 탁견(卓見)이로세~!”

“그렇다면 고월도 그렇게 생각을 했단 말인가?”

“왜 안 해 봤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 나온 글을 논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만 깨닫게 되니 어쩔 방법이 없었다네.”

“그렇다면 나머지는 미뤄서 짐작만 해야 한다는 뜻이로군.”

“맞아. 그렇게 추론을 하면 되겠지.”

“뭐, 궁리하는 것이야 우리의 몫이니까 궁리해 보도록 하지. 그 중간에 어떤 문구(文句)가 들어갔으면 좋을까?”

“그야말로 참 어려운 문제네. 아마도, 언급을 한다면 ‘행운희남혹희북’은 전혀 이 문장에 어울리지 않는 내용이라고 해야 하겠는걸.”

“그 자리에 들어갈 말이 무엇이었는지는 몰라도 뜬금없이 하늘에서 엉뚱한 글자들이 뛰어든 것이라고 보는 것은 타당하다고 하겠네.”

“타당한 생각이네. 그런데 앞의 문장과 어색한 것은 별개로 하더라도, 행운(行運)이란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해를 하면 좋을까?”

“매우 중요한 질문이로군. 이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겠네.”

“설명을 해 주시려나?”

“당연하지. 우선 ‘운(運)’이라는 글자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좋겠군. 여기에 대해서 우창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말하자면 운이 뭔가?”

“보통 운에 대해서 많이들 이야기하지 않는가? 재물운, 벼슬운, 건강운, 결혼운, 횡재운 등등 뭐든 운을 붙여서 말하는 것을 들었네.”

“맞아. 그래서 운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

“글자를 분석해 보면 군대 군(軍)과 천천히 걸을 착(辶)으로 되어있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석을 해 볼 텐가?”

“글자대로만 본다면, ‘군대(軍隊)가 쉬엄쉬엄 걸어간다(辶)’는 뜻이라고 하겠네. 이것은 무슨 의미라고 봐야 할까”

“아마도 군인 중에서도 보병(步兵)을 말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네. 원래 군인은 다섯 줄로 열을 지어서 걸어가는 것이라서 행오(行伍)라고도 하니까 말이지.”

“그렇군. 이것을 왜 운이라고 이름하고 사용하게 되었을까?”

“아마도 군인이 행군(行軍)하는 것처럼 물러날 수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

“아, 그런 뜻으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겠군.”

“또 산이 있으면 산을 넘고, 물이 있으면 물을 건너서 어디까지나 자신의 길을 간다는 의미도 가능하지 않을까?”

“일리가 있는 해석이라고 하겠네. 그렇다면 운(運)이라는 글자를 사용한다는 것은 그와 같이 되돌릴 수가 없는 길을 가야 하는 것이라고 하면 적당할까?”

“아마도 그렇게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싶군.”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말하는 행운(幸運)의 운은 어떤가?”

“행운이라는 말은 노력을 하지 않아도 주어지는 좋은 일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봐야겠지.”

“그런 뜻이라면 여기에는 운(運)이 붙는 것은 좀 어색하다고 봐야 하겠네.”

“그렇다면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

“행운(幸運)이라고 하지 말고, 요행(僥倖)이라고 해야 하겠지.”

“아, 그렇게 말을 하니까 느낌이 팍~! 오는군.”

“근거도 없이 좋은 일이 불쑥 생기는 것은 요행이라고 하는 것이 지당하겠네. 고로 그것은 운(運)과는 무관하다는 것으로 정리하면 되겠네.”

“그렇다면 진정으로 운이라는 글자를 쓸 수가 있는 곳은 운수(運數)라는 말이라고 하겠군.”

“내 생각도 그렇다네. 그렇다면 우선 그 운수에 대해서 궁리를 좀 해 볼까?”

그러자 자원도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저도 그게 궁금했어요. 운이 과연 무엇인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