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 제12장 풍수지리/ 6. 수족(手足)과 주변풍경

작성일
2017-03-25 04:2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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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제12장 풍수지리(風水地理)

6. 수족(手足)과 주변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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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서 좌우의 다리는 내청룡(內靑龍)과 내백호(內白虎)라고 할 수가 있겠네. 그러니까 오른쪽 다리는 백호가 되고, 왼쪽 다리는 청룡이 되는 거지.”

“그런데 안쪽을 의미하는 ‘내(內)’는 무슨 뜻인가요?”

“그야 외백호(外白虎)와 외청룡(外靑龍)이 있다는 뜻이겠지?”

“그렇다면 좌우의 팔을 외백호 외청룡이라고 하는 것으로 보면 될까요?”

“당연하지. 이해력도 무척이나 빠르군.”

“아하~! 그러니까 과협을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 외청룡과 외백호가 있다는 말이 되고, 여인의 허리를 위로 올라가면 왼쪽 팔과 오른쪽 팔이 있다는 것과 서로 통하는 것이네요.”

“맞아.”

“그렇다면 두 겹으로 되어있는 것이 아름답다는 의미도 되네요. 그쵸?”

“그렇지 외청룡과 외백호가 없다면 팔이 없는 여인에 비유할 수가 있을 테니 그 의미하는 바는 해석도 필요 없겠지.”

그렇게 말하고는 붓을 들어서 쓱쓱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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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렇게 보면 되겠지? 안쪽은 자궁과 두 다리이고, 바깥은 두 팔로 감싸고 있는 모습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네.”

“그렇겠어요. 그런데 다리는 뻗고 있는 것이 옳은가요?”

“그런 그림이 어디 있겠나? 다소곳하게 감싸고 있는 것이 좋겠지.”

“그렇다면 쭉 뻗은 다리는 기운이 모여 있지 않은 것으로 봐도 되겠어요.”

“왜?”

“그냥 흘러가 버리면 허전하잖아요. 무릎을 구부리고 발을 모아야 기운이 모여서 자궁을 감싸고 보호하죠.”

“그렇군. 잘 이해하셨네.”

“그렇다면 여인의 가슴에 있는 쌍봉은 외청룡과 외백호의 기운이 흘러가기 전에 모여 있는 주산(主山)으로 보면 될까요?”

“음, 그것도 일리가 있는 말이군.

“듣고 보니 그렇겠습니다. 그렇다면 머리는 어디라고 봐야 할까요?”

“머리는 조산(祖山)이 되겠지. 가슴은 주산(主山)이 될 것이고.”

“그렇다면 주산이 조산보다 높으면 안 될 것 같아요.”

“뭐든 그렇지만 인간이 느끼는 미감(美感)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이해하면 되겠지.”

“여인의 가슴을 아기의 식량이라고 봐야 한다면 명당의 혈처에서 얻는 기운의 뿌리는 바로 주산의 힘에 달렸다고 할 수가 있겠어요.”

“인체의 아름다움과 자연 산수의 아름다움은 서로 통한다고 봐도 되겠지.”

“정말요~! 놀랐어요. 여인이 몸을 잘 간수해야 하듯이 자연도 그 모습을 잘 지켜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네. 이렇게 높은 반도봉은 여인의 몸으로 보면 코나 귀에 해당해서 바람도 불고 불안정해서 아기를 기를 자리가 되지 못하듯이 묘소를 만들 자리도 안 된다고 봐야지.”

“그러니까요. 그게 궁금했어요. 왜 이런 자리에서 공부하는 거죠? 저 아래의 평평한 곳에서 편안하게 공부하면 출입하기도 좋을 텐데 말이죠.”

“몸을 도덕(道德)으로 본다면 어떻게 될까?”

“그야 모두 몸과 마음에 포함된 것이 아니던가요?”

“아, 내가 질문을 잘못했군. 도(道)가 머무는 곳과 덕(德)이 머무는 곳은 몸의 위치로 봐서 어떻게 될까?”

“그렇게 구분을 한다면 도는 지혜(智慧)에 해당하니까 머리가 되겠고, 덕은 공덕(功德)을 베푸는 것이니까 아기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해야 하겠는데요?”

“물론 아기를 생산하는 것도 포함해서 적어도 머리는 정신세계와 가깝고, 몸은 물질세계와 가깝다고 한다면 타당하겠지?”

“그렇겠는걸요.”

“그래서 도학을 배우는 사람들은 물질세계를 떠나서 산골의 높은 봉우리 아래에서 은거(隱居)하기도 한다네. 하하~!”

“그렇다면 혹시 이런 말은 타당성이 있을까요?”

“어떤 말이지?”

“왜 그 있잖아요. 남자가 여인을 바라봄에 어디를 제일 먼저 보며, 즐겨 보는지를 생각해 보면 사람마다 다른 것 같거든요.”

“오호~! 그래서?”

“얼굴을 보는 사람, 가슴을 보는 사람, 엉덩이를 보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서 말이죠.”

“그렇다면 어떤 남자가 머리나 얼굴을 먼저 볼까?”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왜 그렇지?”

“이성적인 사람은 사람을 볼 적에 눈을 먼저 본단 말이에요. 그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려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제일 먼저 얼굴을 보게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것도 일리가 있는걸. 그러니까 ‘그 여인은 얼굴이 어쩌고저쩌고’한다면 그 사람은 매우 이성적인 사람이고 냉정(冷情)하다고 할 수가 있겠어요.”

“그리고?”

“그리고 여인을 볼 적에 맨 먼저 가슴으로 눈이 가는 남자는 감정이 풍부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군. 그리고?”

“마지막으로 엉덩이를 보면서 성감(性感)을 느끼는 사람은 육감적(肉感的)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그야말로 성욕(性慾)에 대해서 민감하다고 할 수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것을 모두에게 적용시킬 수는 없겠지만 일리는 있다고 해도 되겠네.”

“일리만 있어도 그게 어디예요. 자기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눈길이 가는 것이라면 여인의 입장에서 그 남자의 심성을 헤아리는데 분명히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겠네.”

“그렇다면요. 제가 생각하기에 경순선생님은 여인의 얼굴을 먼저 보실 것 같아요.”

“아니, 그건 왜?”

“그야, 지성적(知性的)이고 냉철(冷徹)하시잖아요. 그쵸?”

“아니 어느 사이에 그것을 파악했단 말인가? 놀랍군. 인정하네. 하하~!”

“아하~! 이것을 인정해 주시다니 너무너무 감사해요~!”

“뭐가 감사한가? 학문하는 사람끼리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하는 것이야 너무도 당연한 것이 아닌가?”

“그래도요. 체면이니 뭐니 하면서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도 많이 봤거든요.”

“원 참 그렇다면 자신을 속인다는 것이 아닌가? 그런 마음으로 무슨 수행을 할 수가 있겠나 싶군.”

“맞아요. 그래서 위선자(僞善者)가 제일 위험하다고 봐요. 호호~!”

“맞는 말이네.”

“사실, 얼굴에는 너무나 많은 진실이 들어 있잖아요. 그래서 면상학(面相學)이 별도로 존재하잖아요.”

“면상만 연구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인체를 연구하는 분야는 체상(體相), 골상(骨相), 면상(面相), 족상(足相), 수상(手相)으로 나누지.”

“어머나~! 그렇게 다양한 분야가 있었군요. 몰랐어요.”

“어느 하나만으로 단언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상호보완(相互補完)으로 마무리를 하게 되지. 그래서 얼굴만 보고 단정해도 안 되고, 손바닥만 보고서 단정해도 안 된다네.”

“그게 맞겠어요. 참으로 날카로운 통찰력이세요.”

“열심히 찾으면 서로 통하는 이치를 발견하게 된다네.”

“어찌 보면 학문으로 보이지 않는 오행(五行)을 연구하여 사람의 내면을 연구하는 것보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살펴서 판단하는 것이 더 쉽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가능하지. 인상(人相)과 지상(地相)은 서로 공통점이 있으니까 이 둘을 잘 연구하면 형상(形狀)을 보고서 길흉(吉凶)을 판단하는 능력은 상당하다고 해도 될 것이네.”

“그리고 인상(人相)을 봐도 대략 그 안에 깃든 사람의 심성을 알 수 있지 않나요?”

“당연하지.”

“지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가 보니까, 앞으로 인상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상이라면 우창의 스승이신 혜암도인을 따를 자가 없지.”

“아, 그래요? 그렇다면 그분도 한 번 뵈어야겠어요.”

“인연 따라서 열심히 공부하다가 보면 자기만의 특기(特技)가 드러날 것이니까 조바심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보네. 더구나 지금 주변에 있는 스승님들이 갖고 있는 공부만 해도 모두 소화시키기 벅찰 텐데?”

“맞아요. 아무리 뛰어가도 항상 저만큼 달아나 계시니까요. 더욱 분발해야 하겠어요.”

“그렇게 노력하다가 보면 어느 사이 고수(高手)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네.”

“그런데 오늘 경순선생님께 듣게 된 풍수와 여인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감동적(感動的)이에요.”

“고맙군. 그러나 이것은 극히 초보적인 풍수학의 상식일 뿐이라네. 더욱 깊은 공부를 통해서 자연을 이해하는 결실을 거둬야지.”

“알겠어요. 그럼 좀 더 이야기해주세요. 다음으로는 풍수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풍수에도 오행의 이론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셨는가?”

“못 들어봤어요.”

“아, 그건 산의 형체를 보고하는 말이지.”

“설명해 주세요. 궁금합니다.”

“목산(木山)은 삐쭉하게 높은 산의 형태를 말하는데, 사람이 올라가기는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네.”

“이해가 되네요.”

“화산(火山)은 불타는 듯이 산의 능선 모양이 삐죽삐죽 솟아있는 것을 말하지. 그야말로 발도 붙일 자리가 없는 형태라고 할 수가 있지.”

“멀리서 봐도 험산(險山)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겠네요.”

“맞는 말씀이네.”

“토산(土山)은 어떤 형태라고 보나요?”

“그야말로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것으로 품이 넉넉하고 흙과 나무도 많은 모습이니 사람들이 그 안에서 살아가기도 좋고 그래서 덕산(德山)이라고도 한다네.”

“그렇군요. 그야말로 산다운 산이네요.”

“다음으로 금산(金山)은 웅장하면서도 둥그렇게 생긴 모양을 말한다네. 마치 절간의 종을 엎어놓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네. 다만 사람이 살기에 그리 썩 좋은 산세라고 보기는 어렵겠지.”

“그렇다면 수산(水山)도 있을까요?”

“당연하지, 수산은 산의 능선(稜線)의 모양이 마치 파도가 일어나는 바다의 수면(水面)과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러한 산 아래에도 사람이 살기는 좋다고 하겠지. 다만 토산과 비교한다면 굴곡이 비교적 적은 모습이라고 하겠고, 그래서 능선에서 걷기는 좋지만 능선까지 오르내리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다고 하겠네.”

“아, 그런 의미였네요. 오행에서 말하는 형체를 빗대어서 산의 형태를 보고 붙여진 이름이란 것을 알겠어요.”

“나무, 불, 흙, 쇠, 물의 모습을 생각하면 대략 어떤 오행에 가까운지 이해가 될 것으로 보네.”

“그렇다면 실제로 이러한 형체에 따른 작용력은 어떨까요?”

“전해지는 말로는 영향이 있다고도 하지.”

“그렇다면 목산(木山)에는 나무가 많이 자라고, 화산(火山)은 불이 잘 일어날 수가 있을까요?”

“그런데 말은 그렇다고 하나 실제로 반드시 그렇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네. 특히 형체만으로 산을 논하는 것은 자칫하면 겉모습만 갖고서 왈가왈부(曰可曰否)할 수도 있다는 점은 오히려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

“일리가 있는 말씀이시네요. 학자라면 응당 실사구시(實事求是)를 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봐요.”

“특히 말이 안 되는 것은, 산의 규모가 큰 경우에는 보는 방향에 따라서 서로 달라 보이기도 하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어떻게 볼 것이냐는 것에 대해서도 답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게 된다네.”

“아하~! 그런 점도 있겠어요. 그렇다면 그 자리에서 판단해야지 멀리 바라보고 하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공론(空論)에 불과할 수도 있겠어요. 앞으로 이러한 점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하겠네요. 잘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