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 소설 적천수는 열공하신 벗님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작성일
2017-01-18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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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 소설 적천수는 열공하신 벗님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정유년이 시작된 지도 보름이 지났습니다. 날씨는 조금 쌀쌀하다고 하지만 겨울이라고 하기에는 그나마 포근하다고 해야 할 정도로 겨울같지 않은 겨울의 날씨가 나쁘진 않습니다.

예전에는 겨울에 춥지 않으면 벌레들이 얼어죽지 않아서 농장물에 해로울 것이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그것도 인간의 이기적인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겨울이 없는 남방에서도 농작물은 잘도 자라는데 편견이었다는 생각을 한 거지요. 하하~!

해가 바뀌면서 메뉴에 하나가 추가되었습니다.  이름하여 『소설 적천수(滴天髓)』입니다. 두어 달 전에 아들 녀석이 소설을 써서 유료가 되면 그것도 짭짤하다는 말에 문득 옛날에 쓰다가 만 글이 생각났습니다. 제목을 소설적천수라고 해 놓고 좀 쓰다가 교재를 쓰느라고 잊어버리고 있었지요.

물론 당시에 감로사에서 공부하던 제자님들께서는 더러 읽어보시기도 했습니다만, 그게 언제인가를 생각해 보니까 20년 전이었네요. 세월도 참...

여하튼 마음이 동했으니 한 번 시작을 해 보자고 생각하고 하루에 두 편도 쓰고 한 편도 쓰면서 소설사이트에 글을 올리다가 생각해 보니까 아무래도 그곳은 낭월이 놀 곳이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재미를 생각하면, 공부가 안 되고, 공부를 생각하면 재미가 없는 이 영원한 문학의 숙제를 해결할 방법은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학자는 어쩔 수가 없는 학자인 것입니다. 하하~!

소설을 올리는 곳에 있는 다른 이들의 글을 봤습니다. 정말 이것을 읽고 있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글들이 수두룩 했습니다만, 그러한 글들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 더 신기했습니다. 물론 유료임에도 말이지요.

그리고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의미가 없는 글을 쓴다는 것은 아무래도 인생을 허비하는 것 같아서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의 생각대로 즐거워하면서 읽어 줄 벗님들과 노닥거리는 것이 백 배는 낫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과히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타나 좀 살펴보라고 딸에게 부탁했더니, 이야기가 점점 교서서로 변해 가고 있다지요. 그 말을 듣고 이원복 선생의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만화가 떠올랐습니다. 그림이 별로라서 이걸 만화라고 만들었나 싶었는데 내용이 짭짤해서 못생긴 그럼이지만 그런대로 봐줄만 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요. 벗님께서도. '이게 무슨 소설이야 교과서지~! 꿍시렁 꿍시렁'하시면서 읽으시면 됩니다. 아무렇거나 읽기만 하면 설마 그 중에 조약돌 몇 개는 얻을 수가 있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하하~!

그러니 낭월이 쓰는 소설인들 별 수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한 것이지요. 공부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낭월의 생각이 그대로 글이 되니 어쩔 수가 없겠다고 하고 웃었습니다. 첨에는 재미있었는데 이제 어려워진다는 거죠. 그래도 낭월의 생각을 바꿀 마음이 없었습니다.

화인은 나중에 다 쓰시면 책으로 묶겠답니다. 그래서 아마도 열 권은 될 거라고 했습니다. 물론 그것은 또 나중의 문제지요. 시콜에다가, 용신, 운세, 적천수이해까지 정리를 하고 보니까 공부를 할 자료는 그만하면 되었다고 봐도 무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정유년에는 소설이나 쓰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글입니다만, 공부하시다가 머리가 복잡할 적에 잠시 읽어 보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머리를 식히려다가 더 열을 받으시는 것은 '낭월의 음모'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학문의 독촉이지요. 하하~!

공부는 물이 흐르듯이 해야 합니다. 하다가 멈추면 강에 물이 흐르다가 말라버리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는 까닭입니다. 서두르지 말고 꾸준히 하는 자가 목적지에 도달을 하게 됩니다. 줄기차게 10년 세월을 오행에 대한, 그리고 간지에 대한 궁리를 한다면 그래도 밥값은 할 수가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도 좋습니다.

낭월강(朗月江)에서 노닐면서 삶을 음미하시는 물고기 벗님들께는 끊임없이 물을 공급해야 합니다. 그것도 가능하면 1급수로 말이지요. 그래서 무럭무럭 자라서 저마다 자신의 강으로 돌아갈 때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것이 낭월의 작은 화두입니다.

세월만 보낸 '명자학자(名字學者)'는 물론 제외입니다. 글만 읽는 학자는 학자가 아니라 독자인 까닭이지요. 읽고 궁리하지 않으면 학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름만 학자'라고 하는 거지요. 여하튼 학자는 그 궁리가 아무리 사소해도 놓치지 않고 물어 뜯어야 합니다.

문득, 얼마 전에 오행에 대한 강의를 듣고 간 제자가 떠오릅니다. 멀리서 공부하러 옵니다. 그리고는 오행에 대해서 열심히 이야기를 듣고 가셨습니다. 그리고는 저녁이 되자 카톡이 날아옵니다.

제자 : 선생님 쉬시는데 죄송해요.

낭월 : 죄송하긴요. 궁금한 것이 생기셨나요?

제자 : 문득 하늘을 보다가 구름에 대해서 생각해 봤어요.

낭월 : 맨날 보던 구름에도 생각을 할 꺼리가 있었던가 보네요?

제자 : 그니깐요. 오늘따라 구름이 오행으로 보이지 뭐예요. 호호호~!

낭월 : 공부를 하신 보람이 있네요. 뭘 생각하셨어요?

제자 : 구름은 오행이 수(水)겠죠?

낭월 : 왜요?

제자 : 그야, 수증기가 모인 것이니까요.

낭월 : 알면서 왜 묻고 싶으셨을까요? 그냥 그렇게 생각하면 되잖아요?

제자 :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또 어떻게 관하실지가 궁금해졌어요.

낭월 : 왜 그런 생각을 하셨어요?

제자 : 당연하잖아요. 무심코 지나친 것들에서도 진리를 찾으시니까요.

낭월 : 그야 알면 보이고, 모르면 안 보이는 거니까요. 하하~!

제자 : 맞아요. 오늘 오행을 배우고 났더니 구름이 보였어요.

낭월 : 모범 학생입니다. 하하~!

제자 : 지금 그 말씀을 듣자는 것은 아니예요.

낭월 : 아, 기왕지사 물었으니 답은 해 드려야지요.

제자 : 그렇죠~! 제가 잘 생각을 한 건가요?

낭월 : 학생의 생각으로는 통(通), 학자의 생각으로는 불통(不通)입니다.

제자 : 예? 불합격인가요?

낭월 : 더 궁리를 해 보세요.

제자 : 이게 한계 인데요? 아무 생각도 안 나요.

낭월 : 뭐가 급해요. 평생을 생각해야 할 오행인데요.

제자 : 음. 불합격이로군요.

낭월 : 사람에게는 후한 낭월도 제자에게는 인색하답니다.

제자 : 알았어요. 더 생각해 볼께요.

이렇게 카톡의 대화를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다음 날 아침에 "띵똥~!"하고 메시지가 날아왔습니다. 그 제자였습니다.

제자 : 선생님 구름에 대해서 더 생각해 봤는데요....

낭월 : 그래요? 그랬더니 뭐가 보였어요?

제자 : 목(木)이 보였어요.

낭월 : 어떻게요?

제자 : 나무의 기운처럼 위로 뻗혀 올라갔으니까요.

낭월 : 오호~! 역시 학자셨네요. 축하~!

제자 : 그것 뿐이 아닌 걸요.

낭월 : 또 있었어요? 뭔데요?"

제자 : 화(火)도 보였어요.

낭월 : 그건 또 어디에 있던가요?

제자 : 수증기가 되기 위해서는 화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하잖아요.

낭월 : 오행 궁리의 비밀을 깨달으셨네요. 또 축하~!

제자 : 그게 다 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금도 찾아봐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낭월 : 금도 보이던가요?

제자 : 이것이 얼어서 얼음알갱이가 되면 금이라고 해도 되겠잖아요?

낭월 : 오호~! 기가 막힙니다.

제자 : 그런데.... 토(土)가 안 보여요.....

낭월 : 그만해도 훌륭합니다. 토는 또 내년에 찾아 보죠 뭐. 하하~!

제자 : 잘 생각해 보면 또 뭔가 보일 것 같아서요.

낭월 : 얼마든지 생각하세요. 뭐가 급하겠어요.

제자 : 알았어요. 또 생각해 볼께요.

그렇게 해서 또 하루가 지나고 저녁이 되었습니다. 김제동이가 진행하는 톡투유나 볼까 하고 하루의 번뇌를 씻고는 이불 속에 발을 묻고 있는데 다시 "띵똥~!"

제자 : 선생님 귀찮아서 돌아가시겠죠? 호호~!

낭월 : 원, 그럴리가요. 반가울 따름입니다. 뭐가 궁금하세요?

제자 : 구름에서 토를 찾느라고 또 하루를 보냈어요.

낭월 : 아이구~ 참 대단하십니다. 그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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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구름에 대해서 궁리를 하느라고 찾아 본 자료도 하나 날아왔습니다. 이치를 찾기 위해서는 실제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궁리를 하고 지식을 쌓아야 하니까요. 뭔가 공부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제자인 모양입니다.

제자 : 드디어 토를 본 것 같아서 확인을 받고 싶어졌어요.

낭월 : 어디 이야기를 들어 봅시다.

제자 : 구름이 하늘에 떠 있으려면 중력의 영향을 받아야 하잖아요.

낭월 : 옳거니~!

제자 : 그리고 다시 내려와서 순환이 되는 것도 토의 힘이 필요해요.

낭월 : 궁리를 참 많이도 하셨네요.

제자 : 이렇게 구름에 대해서 오행을 모두 찾을 수가 있었어요.

낭월 :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통(通)~!

제자 : 그래요? 정말요? 아이 좋아요~! (팔팔뛰는 이모티곤)

낭월 : 오행 공부는 제대로 하셨네요.

제자 : 아니예요. 오늘 깨달았어요.

낭월 : 뭘 깨달으셨는지요?

제자 : 여태까지 보고 살았던 것은 허깨비만 보고 살았다는 걸요.

낭월 : 그럼 이제부터는 실체를 보시겠네요. 하하~!

제자 : 더 열심히 궁리 할께요. 고맙습니다.

낭월 : 천천히 하시면 됩니다. 자연스럽게 오행이 보일 거예요.

제자 : 고맙습니다. 편히 쉬시는데 방해만 했어요.

이렇게 카톡을 마쳤습니다. 공부를 한다는 것과 글을 읽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가 있겠지요? 이것이 지식과 지혜의 차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알고 있는 것은 지식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은 지혜이니까요.

이 제자에게, 공부하다가 머리가 아프거든 낭월학당에 있는 소설적천수를 읽으시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또 카톡이 와서는 이것도 또 공부라고 하면서 공부할 것이 넘쳐나서 너무 행복하시다네요. 이런 제자라면 가르치는 선생의 마음이 얼마나 행복할지 짐작이 되시지요? 하하~!

어떠세요? 이 제자는 아무래도 자신의 명리학을 찾아 낼 것 같지요? 그래서 또 많은 사람들에게 오행의 이치를 설법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낭월은 또 행복하겠지 싶습니다. 나눌수록 커지는 학문의 속성인 까닭이지요.

세상을 한 50년 넘겨 살아오면서 겪었던, 희노애락을 모두 녹여서 오행검(五行劍)을 한 자루 만들어 내지 싶습니다. 웬 오행검을요? 그러게요. 오행검을 부지런히 갈고 또 갈아서 잘 들게 날세우게 되면 천하무적이 될 수도 있답니다. 하하~!

예전에는 공부하시는 제자에게 궁금하면 메일을 보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시대가 변해서 카톡으로 문답을 하게 되네요. 이러한 것도 공부하는 것에 활용하는 문명의 이기라고 하겠습니다. 요즘 누가 편지로 문답을 하겠느냔 말이지요. 아, 교도소에서 공부하는 제자만 빼고요.

그런데 교도소에서 편지가 오는 것도 편지로 답하지 않습니다. 교정본부에 가면 전자서신이 있어서 그걸로 답을 하면 우표 값도 들이지 않고 바로 전달이 됩니다. 예전에는 우표를 붙이느라고 바빴는데 이제는 게시판에 본인 인증을 하고 글을 쓰면 됩니다.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하하~!

벗님께서의 오행 궁리는 어떠신지요? 여하튼 공부하고 궁리하고 생각하고 망상하면서 그렇게 자연을 관조하노라면 어느 사이에 자신이 오행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실 것으로 봅니다. 물론 책을 보시다가 잠시 힐링이 필요하시면 소설적천수를 읽으시면서 휴식을 취하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내심으로는 '절대로 도망 못감'이라고 외치는 것이 낭월의 속셈입니다. 왜냐하면 공부는 멈출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소설을 읽어도 소설이 아니고, 드라마를 봐도 드라마가 아닌 줄을 깨닫게 되면 비로소 도인의 문턱을 밟았다고 할 참이거든요.

오늘도 낭월명리학당을 찾아주신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아마도 올 1년은 소설이나 쓰면서 노닥거리게 될 것 같습니다. 공부를 할 만큼 교재를 썼으니까요. 그러면서 또 공부를 시킬 궁리를 하고 있는 낭월입니다. 이 음모는 영원히 이어질 것 같네요. 하하~!

끝으로 시 한 수.

산천에는 약(藥)이 되지 않는 초(草)가 없고,
공부에는 득(得)이 되지 않는 책(冊)이 없고,
생각에는 각(覺)이 되지 않는 염(念)이 없고,
노력에는 공(功)이 되지 않는 행(行)이 없다.

 

2017년 1월 18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