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8] 대북에서 월세 방을 얻는 다는 것.

작성일
2014-09-16 06:50
조회
4160

[648] 대북에서 월세 방을 얻는 다는 것.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이번에는 방을 얻는 과정에 대해서 소개말씀 드립니다.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맘에 드는 방에 대해서는 일일이 캡쳐를 해서 이미지로 저장을 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몇 개만 보여드립니다. 그리고 이러한 캡쳐를 수십장 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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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조건이 여자전용이라는군요. 그래서 후보에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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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사복로라는데 가격이 적당하다고 봐서 위치를 알고 싶으면 지도표시를 클릭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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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도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헷갈리지 않으려면 어딘가에 표시를 해 놔야 해서 캡쳐를 한 다음에는 펜으로 적어둡니다. 물론 노트3이어서 가능했을 수도 있겠네요. 여하튼 갖고 있는 기능은 모두 사용해야 합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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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위치가 맘에 들어서 일단 후보에 올려 봅니다.

대략 이런 식으로 확인을 하면서 연지님과 금휘도 봐야 하기 때문에 라인으로 전송합니다. 그러면 각자 보내는 이미지를 보면서 여긴 이래서 맘에 들고, 저긴 그래서 맘에 안 든다고 평을 하지요. 그래서 채택이 된 것은 별도로 메모를 합니다. 그래야 많은 자료 중에서 어느 것인지를 알 수가 있으니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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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적어놓은 다음에 전화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전화를 해서 이미 방이 나갔다고 하면 가위표를 하고, 아예 전화가 되지 않으면 뭉개버립니다. 그렇게 해서 서너 시간을 소비한 다음에는 방을 보러 나가기 위해서 전화를 하지요. 그렇게 해서 연결이 되고 시간 약속이 되면 그 시간에 맞춰서 현장에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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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검색하는 동안에 무수히 만나야만 했던 메시지입니다.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는 이야기지요. 그래서 다시 접속하고 또 다시 접속해서 원하는 만큼의 자료를 확보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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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열심히 검색을 하고 있는데 연지님도 잠이 깨었는지 일어나서 고생하는 증명사진을 찍어 준다는군요. 그러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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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쌓은 경험은 또 나중에는 누군가에게 하나의지식으로 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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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공덕이 무량합니다. 이렇게 요긴할 줄은 또 새롭게 알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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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마르다기에 엇저녁에 호텔에 들어오면서 사온 수박을 깨서 나눠먹었습니다. 과일은 봄철만 못하네요. 역시 과일을 먹으려면 봄에 대만나들이를 하는 것이 최상이라고 해야 할까 봅니다.

1. 곤명가의 장선생 - 6800원짜리 6평


집을 알아보러 다니는 과정에서 땀이 비오듯 하는 것이지요. 어떻게 해서든 한 집이라도 더 봐야 그 중에서 나은 곳을 고를 수가 있을 것이고, 돌아갈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 바쁠 수 밖에 없는 일이겠습니다. 그래서 당첨이 된 한 집을 찾아기기로 했습니다.

여러 가지로 조건을 따져봐서 비교적 저렴하다고 생각이 되는 곳을 하나 골랐습니다. 그리고 약속을 한 다음에 문 앞에서 만났지요. 동영상은 집을 들어가서 방문을 따는 것부터 찍은 것입니다.



뭐 특별한 것을 기대하진 않았습니다만, 창문이 없어서 갑갑했습니다. 그래서 창문이 없다고 했더니 넷이나 있잖아요. 어디에 있느냐고 했더니 복도로 통하는 곳을가리키는 것입니다. 창문이기는 하네요. 그러나 내가 원하는 창문은 그것이 아니지요. 그래서 둘러보고는 안 되는 것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여러 가지가 다 좋아도 창문 하나 없는 곳에 딸을 묵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더구나 선불로 6개월치를 내라는 겁니다. 그것은 마치 예전의 삭월세와 같은 개념인가 싶었습니다. 그것조차도 맘에 안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지요. 그래서 일단 툇짜를 놓고 다른 곳을 알아보기 위해서 또 자료를 뒤졌습니다.

2. 광고현수막을 보고 찾아간 5000원짜리 아방(雅房)


길을 가면서도 이제 세를 놓는다는 안내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문득 길 건너에 붙어있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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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방분조(小雅房分租)라.....

여하튼 아(雅)자가 맘에 들었습니다. 우아하다잖아요. 그래서 또 전화를 했습니다. 15분 후에 오겠다는 주인이 25분이 되어서야 왔습니다. 날도 더운데 길가에서 기다린다는 것은 아무래도 고역이지요. 그래도 어쩝니까? 도리없잖아요.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주인이 왔고 안내하는대로 따라갔습니다.



그리고 내심 비명을 질렀습니다. "이럴수가~~~~!!!" 이런 곳에 어떻게 살 수가 있을까 싶었지요. 에어콘도 없고 침대는 먼지가 덕지덕지 붙어있고 화장실은 통로에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사람이 살 곳은 아니었던 것이지요. 순간적으로 雅자가 떠올랐습니다. 그게 무슨 뜻인지 물었지요. 그랬더니 '공용'이랍니다. 쳇, 그래서 글자만 보고 미리 지레짐작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또 하나 배웠습니다. 그러니까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 있는 것은 아방(雅房)이라고 하고,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은 투방(套房)이라고 하는 군요. 여하튼 너무 더웠습니다. 담배 냄새도 코를 찌르더군요. 투방이 있는지 물었더니 지금은 다 나가고 없답니다. 얼른 나와서 뒤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3.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되돌아온 방


연락이 되어서 저녁 7시에 보기로 하고 택시타고 찾아간 곳은 대만대학에서 가까운 곳이었습니다. 기왕이면 버스타고 다니는 것도 힘들다고 봐서 걸어서 다닐 만한 곳을 찾아보자는 연지님의 의견을 받아들였던 것이지요. 다행히 부근에 방이 있어서 연락을 했더니 할머니가 받았습니다. 물론 대만 말이 튀어나와서 좀 찝찝하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방이 있다는 말은 확실히 듣고서 시간 약속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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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대학 옆이라면 교육대학 옆이기도 하므로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수가 좀 작지만 월세는 9000원이니 꽤 비싸네요. 그렇지만 버스비 생각하고 시간 절약을 생각하면 닭장보다 작아서 새장같을 분위기이지만 웬만하면 결정을 해도 좋겠다는 희망이 있었지요. 그래서 더위를 무릅쓰고 찾아가서 보기로 했던 것입니다. 전화 받을 사람이 소마마(蘇媽媽)시니 나이가 좀 있겠다고 생각은 했습니다만 완전히 할머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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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요? 지도를 보면 여하튼 한 번 가 볼만 한 곳이라는 느낌을 이해하셨을 것입니다.

골목의 골목을 들어가서야 위치한 곳이었습니다. 골목은 항(巷)인데 다시 그 골목에서 갈라지면 농(弄)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농 다음에 번지가 있는주소였던 것이지요. 그래도 조용하긴 하겠다는 말로 위로를 하면서 찾아갔습니다. 정확히 찾아가서 그 주소 앞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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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바로 앞에 한국 식당이 있더군요. 그것도 집떠나면 반갑기 마련입니다. 가끔 냉면이라도 사 먹을 수가 있겠다는 생각도 했으니까요. 여하튼 간판의 글자들이 틀리지 않은 것으로 봐서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겠거니 싶었습니다. 다만 골목 입구에서 널널한 시간을 때울 겸으로 우육면을 먹은 다음이라서 요기하러 들어갈 분위기는 아니었지요. 그냥 오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기다린 것은 한 시간 이상이었습니다. 너무 빨리 도착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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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후텁지근한 초저녁의 복사열이 엄습하여 등은 이내 축축해 졌습니다만 그래도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골목에 바람도 불지 않으니 견디기도 만만치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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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30분을 기다렸는데 미모의 서양 여성도 와서 같이 기다리더군요. 그래서 그 방을 놓고 경쟁이 붙은 것은 아닌가 싶은 불안감도 살짝 끼여들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려서 마침내 7시가 되었고 다시 5분이 지났습니다만 집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 서양 여인도 한쪽 구석에서 앉아 있더군요. 어쩌면 그 여성에게 밀린 것일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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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틀렸다고 생각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러자니 하루의 피로가 두 배로 몰려들더군요. 그래도 달리 방법이 없는 것이니 인연이 아니라고만 생각 할 수 밖에 없더군요. 그렇게 해서 또 하루의 마무리가 속절없이 흘러갔습니다.

4. 내강가의 2층 방 8500원


여기저기 검색하고 알아보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방세의 가격이 점차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흐흐~ 왜냐하면, 돈에 따라서 내용물은 현격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7천원 대를 넘어서 8천원 대로 진입했습니다. 그러자 비로소 사람이 살아도 될 것 같은 방이 나오더군요.



주인을 만났더니 어디서 왔느냐지요. 그래서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이 방을 쓰다가 간 사람도 한국인이랍니다. 그래서 인연이 있나 보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방세를 놓는 전문가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방은 널널했습니다. 8평이었나 그랬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 방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지요. 월세도 한달씩 내면 된다고 했습니다. 공용으로 세탁기도 있고 비록 밖으로 통하는 창문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간이 넓으니까 답답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곤명가의 9000원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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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보기로 한 곳입니다. 드디어 9천원대로 올라갔군요. 집을 소개하는 사진 중에서 첫번째 사진이 좀 이상했습니다만 적어도 바깥의 공간을 이용할 수가 있는 옥상 정도 아닐까 싶었습니다. 여하튼 앞에서 본 것과 거리가 가까워서 앞의 주인과 1시간 후에 연락을 하기로 하고 이 집을 찾았던 것입니다. 물론 미리 각각 시간차를 두고서 예약을 했었지요. 그렇지 않으면 또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거든요.



그리고 마침내 주객이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주인도 손님이 맘에 들었고, 객들도 방이 맘에 들었습니다. 큼직한 창문도 밖으로 향하고 있었고, 7평의 공간이지만 정갈했습니다. 그만하면 되었다고 봐서 결정을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방을 구하는 짧고도 찐~한 고행은 끝을 보게 되었습니다.

부모들의 집은 근방이냐고 해서 한국이라고 했더니, 그럼 딸의 방을 구하기 위해서 온 것이냐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는 것입니다. 당연한 것을 왜 놀라는가 싶었는데 생각해 보면 대부분은 유학원에서 다 해주고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는 방법이 있었다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렇지만 귀한 딸을 그렇게 맡기고 어떻게 궁금해서 편안하게 앉아 있겠느냔 말이지요. 낭월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무모한 것으로 보이고, 혹은 대단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여하튼 아줌마는 옷을 사러 서울도 다니고 했다는 것으로 봐서 나름대로 고생도 많이 하셨던 모양입니다. 적어도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부탁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도 다행이지요. 계약서를 쓰면 방키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두달 치의 보증금과 한달 방세를 합해서 27,000원을 지불했습니다.

6. 계약서도 작성하고.




연락처를 주고 받기 위해서 라인을 켜시더군요. 네이버의 위력이 대만까지 뻗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라인으로 서로 와이파이 연결하고 연락처도 주고 받았습니다.

서로의 분쟁을 없애기 위해서는 계약서를 써야 확실하다더군요. 당연하지요. 그래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다음은 계약서입니다. 구경이나 하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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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방을 하나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1년은 여기에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가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목적지라고 해야 하겠네요. 그 다음부터는 본인이 해결해야 할 일만 남았다고 하겠습니다. 그 바람에 많은 경험도 했습니다.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마음으로 응원도 해 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어느 사이에 서늘해진 아침 기온이 느껴지네요. 상쾌한 나날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4년 9월 16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