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 생각없이 말하다 보면 항상 틀리는 말 몇 가지

작성일
2013-10-01 07:41
조회
4627
 
[607] 생각없이 말하다 보면 항상 틀리는 말 몇 가지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요즘 커피공부를 좀 하고 있습니다. 원두커피를 먹는다고 해서 원두 볶아서(혹은 볶은 것을 사서) 갈아서 커피메이커에 넣고 물통에 물을 넣고 스위치를 누른 다음에 꼬록꼬록하고 다 내리면 전기 끄고 따라마시는 것으로 다인 줄을 알고 살았는데 또 조금 더 알아보니까 그게 아니네요. 그래서 조금 마음을 내어 봅니다.
 
  차를 좋아하는 만큼이나 커피도 좋아하여 기왕이면 조금 더 공부를 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다행이 유튜브에는 동영상도 많이 있어서 이해에 도움이 되네요. 심심풀이에 몇 편 올렸으니 참고하셔도 되겠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한담이 커피 이야기는 아니고요.
 
  상담을 하거나 방송을 보면, 항상 잘 틀리는 어휘들이 귀에 거슬려서 거북했는데 때로는 개인지도를 하면서도 틀리는 것에 대해서 교정까지도 하느라고 팔자에 없는 국어선생노릇까지도 한답니다. 참 오지랍도 넓지요. 흐~ 그 중에도 가장 많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몇 가지 정리를 해 볼까 합니다. 물론 낭월도 왕왕 틀리는 말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정리하는 마음으로 마음을 일으켜 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럼 올바른 국어 생활에 눈꼽찌꼽만큼이나마 도움이 되신다면.....
 
 
1. 가장 거슬리는 말은 '다르다'를 '틀리다'로 말하는 것
 
  틀리는 것은 용신이 틀리든지 해답이 틀리는 것은 맞겠지만 툭하면 틀리다고 하는 것이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말하는 것을 귀담아 들어보면 틀리다고 말하는 것의 99%는 다르다로 바꿔서 말해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모를 적에는 그냥 흘려들어서 거슬리지 않습니다만, 일단 이러한 것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좀 없어보인다는 생각까지도 들거든요. 그러니까 벗님도 혹 여기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았다면 이제부터라도 언어생활에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그 사과는 맛이 틀려~!' 알겠지요? 무슨 뜻인지는 누구나 다 압니다. '청도반시는 맛이 틀려' 이런답니다. 하하~ 틀리긴 왜 틀려요? 맛이 틀렸다는 것은 감의 맛이 아니라는 말이잖아요? 그런데도 그냥 무심코 그렇게 말을 하고 자신이 뭘 틀렸는지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것을 의식하면서 주변의 대화를 들어보면 참으로 많이들 틀립니다. 틀려도 너무너무 많이 틀리지요. 하하~ 그러한 것을 찾아내면 고쳐주고 싶어서 또 안달이 나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괜히 나서면 주제넘다고 할까봐 그냥 넘어갈 경우가 대부분이긴 합니다.
 
  그런데 요즘 방송을 보면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은 아나운서는 안 그러겠지만 많은 출연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전혀 신경쓰지 않고 말을 하는 바람에 이금희씨를 고생시키더군요. 아침마당에서 출연자들이 이러한 것을 신경쓰지 않고 생방으로 말하기 때문에 바로 잡을 수도 없어서 난감해 하는 표정을 읽는 것도 꽤 재미있답니다. 그러니까 벗님은 제발 이것만은 틀리지 말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상담실에서 손님과 대화를 나눌 경우에는 더욱 더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것에 신경쓰지 않고 틀리게 말하면 방문한 손님이 실망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무엇보다도 이 틀리다와 다르다는 말은 정확하게 구분을 하여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낭월도 수강생에게만큼은 바로잡아 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고치려고 노력하시는 것을 보면서 나름대로 작은 보람이 있기도 합니다. 물론 신경쓰지 않고 귀담아 듣지 않으면 그 후로는 더 말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거부하는 것을 자꾸 말하는 것은 잔소리가 되어버리까 말이지요. 하하~
 
 
2. 조금 덜하긴 하지만 그래도 잘 틀리는 것은 '굵다'와 '두껍다'
 
  어떠세요? 굵다와 두껍다의 차이에 대해서 바로 알고 계시는지요? 만약에 제목을 보고서 피식~! 웃으셨다면 분명히 바로 알고 계신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다. 그리고 웬만하면 이러한 것이야 틀리겠는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정확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네요.
 
  아시다시피 '굵은 것'은 원통처럼 생긴 것이니까 칡뿌리나 기둥이나 철사와 같은 원통형의 형태를 두고 사용하는 말이고, '두꺼운 것'은 종이나 철판이나 책상과 같이 면적의 형태를 놓고 사용하는 말인데도 이러한 것에 대해서 정말 구분없이 마구 사용하는 것을 보면 조금은 안타깝기도 합니다. 너무 없어보이잖아요...... 
 
  그런데 이러한 것은 주로 젊은 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 같더군요. 나이가 좀 드신 분들은 그래도 덜 틀리는 것 같은데 젊은 20대 들에서는 이것이 왜 틀렸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여하튼 아이들이 말을 잘못 사용하면 바로잡아줄 필요가 있기는 하잖아요? 그래서 방송에서도 자주 들리는 거슬리는 말 중에 하나라고 생각이 되어서 적어 봤습니다.
 
  아울러서 '가늘다'와 '얇다'도 사촌처럼 등장하더군요. 사실 굵은 것은 가는 것과 짝을 이뤄야 하고, 두꺼운 것은 얇은 것과 짝을 이뤄야 하는 말인데 이것들이 서로 구분되지 않아서 엉키고 꼬이다 보니까 혼용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혹 주변에서 이러한 것을 구분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사용한다면 가르쳐 주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3. 낭월도 헷갈리는 '잃어버리다'와 '잊어버리다'
 
  생각으로는 충분히 구분이 되는데 막상 말을 하다가 보면 어느 사이에 꼬이는 것이 잃어버리는 것과 잊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건을 어디에 두고서 못 찾는 것은 잃어버리는 것이고, 어제 무엇인가를 알고 있었는데 오늘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은 잊어버리는 것임을 누가 모르겠느냔 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말을 하다가 보면 서로 꼬이는 경우가 왕왕 있어서 스스로도 말을 잘 못 사용했다는 것을 느끼곤 한단 말이지요.
 
  그래서 나름대로 기준을 잡아 놓기를 '정신을 잊어버리고, 몸을 잃어버린다.'라는 표어아닌 표어를 만들어가면서까지 틀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도 가끔은 스스로 깜짝 놀라곤 할 때가 있는 것을 보면 여전히 구분이 애매한 단어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자꾸 스스로를 가르치다가 보면 언젠가는 바로잡아 질 날이 오겠지 싶습니다.
 
 
4. '가르치는 것'과 '가리키는 것'도 헷갈리는 말 중에 하나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은 왜 보느냐구~!'라고 말을 하면서도 내가 지금 말을 맞게 하고 있는 것인가 싶은 자기검열이 발생하곤 한답니다. 이것도 의미는 분명하지요. 모르는 것 즉 지식적인 것은 가르치는 것이고 사물은 가리키는 것인데 이것도 막상 실제로 사용하게 될 경우에는 정확하게 사용한다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은 용어임이 분명하다고 하겠습니다.
 
  '김서방을 가르치는 것'은 교육적으로 전달을 해 주는 것이고, '김서방을 가리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조놈이 김서방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므로 전혀 다른 의미가 되는데도 그렇게 섞어서 사용하고 또 잘들 알아듣지요. 아마도 이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외국인에게 그렇게 말하면 못알아 들을 것이므로 다시 고쳐서 말을 하겠는데 우리끼리는 서로 잘 틀리고 또 맞게 알아들어니 그것이 문제랄 밖에요. 하하~
 
  그래서 속담에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들어라'라는 말도 있는 것이겠습니다만 낭월이 생각하는 것은 왜 좋은 우리말을 개떡같이 하느냐는 것이지요. 참 시시콜콜 잔소리도 많은 낭월입니다. 하하~
 
 
5. 이것은 시비꺼리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른쪽'과 '왼쪽'을 생각해 봅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언어적 유희라고 생각하고 살펴보십시다. '왼쪽'의 상대는 무슨 말입니까? 이렇게 물으면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생각이 되시겠지요? 그야 당연히 '오른쪽'이라는 답변이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낭월은 여기에서 또 생각의 실마리를 잃어버리곤 합니다. 왜냐하면 오른쪽의 상대는 '틀린쪽'이 더 가깝지 않을까 싶은 생각 때문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왼쪽의 상대가 오른쪽이라는 것은 달리 이유가 없겠습니다. 오른쪽을 제외하고 그 자리를 매꿀 단어는 생각이 나지 않아서 말이지요. 그런데 일단 오른쪽이라고 하게 되면 상대자리에 반드시 왼쪽이어야 한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오른쪽'은 옳은쪽'의 변형일 것이라는 생각이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왼쪽'이 외쪽(-외측外側)에서 나온 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렇다면 왼쪽의 상대는 '내쪽'이 되면 간단하게 해결이 되겠습니다만, 내쪽이든 낸쪽이든 그렇게 사용하는 말이 없으니 달리 우겨 볼 수도 없네요. 그래서 뭔가 개운한 뒷맛이 없어서 혼자 쭝얼거리곤 한답니다.
 
 
  왼쪽 = 외측(外側), 바깥, 아웃사이더, 제도권에 들어오지 못함, 제외되는 사람들
  낸쪽 = 내측(內側), 안쪽, 인사이더, 제도권에서 인정을 받음, 포함되는 사람들
 
  말이 되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우겨 볼 수는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라도 합의를 본다면 왼쪽 오른쪽보다는 훨씬 합당해 보이는데 말이지요. 그렇다면 오른쪽은 어디에 쓰면 될까도 생각해 봅니다. 
 
  오른쪽 = 옳은쪽, 가측(可側), 이치에 타당하여 문제가 없음 
  그른쪽 = 글른쪽, 불가측(不可側), 이치에 합당하지 않아서 문제가 있음 
 
  글른쪽이라는 말은 경상도 사투리에 글렀다. 라는 말이 있어서 생각해 봤습니다. 낭월은 충청도 사투리로 알고 있는데 네이버 사전에는 경상도 사투리라는군요. 뭐 그럴 수도 있겠지요. 우짜던둥 이렇게 정리를 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오른쪽은 내쪽이라고 하거나 안쪽이라고 해야 하는데 안쪽은 또 바깥쪽과 싸우게 되어서 왼쪽은 간곳이 없게 되는군요. 그래서 이렇게 낭월의 생각으로는 미완성인 채로 짝을 이루고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보는 것이랍니다. 참 일할머리도 없지요. 흐~
 
  그런데 이런 것에 대해서 불편해하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오지랍은 무슨 성분일지도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정관(正官)이 월간에서 합이 되어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정관은 뭔가 잘못되어 있으면 그것이 불편해서 맘에 걸리니까 말이지요. 그래서 좀쌀영감이 되어갈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하하~  
 
  낙엽사이로 햇살이 화사한 아침에 잠시 우리말의 어려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봤습니다. 모쪼록 올바른 우리말을 더욱 아름답게 갈고 다듬어서 세계에 빛나는 일등 말로 가꿔가도록 하십니다.
 
 
                     2013년 10월 1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